마이산 가는 길은 멀다. 전라북도 진안군이라서 먼게 아니라 오늘이 토요일인데 고속도로가 꽉 막혀서 차가 도통 빠지질 않아 멀다. 여행객들도 가슴이 답답해 온다. 새벽부터 나와 화장실을 가야될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모두들 꽃 구경가느라 차가 많은가?"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용기를 내어 외친다. "아 급하니 잠간 섰다가 가요" 버스에서 먹을 아침을 나누어 주려던 가이드는 잠시 머뭇한다. "그럼 아침을 휴게소 들른 다음에 먹지요" 굿모닝투어는 처음 이용해본다. 새벽 일찍 온 사람들을 위해 찰밥과 몇가지 반찬을 제공해주니 김밥보다는 훨 낫다. 물도 한병씩 준다. 차를 타고보니 죄다 60대 중반 근처 할머니들이다. 차를 잘못탄 거 같다. 꼭 경노잔치 버스를 탄 기분이다. 가이드도 할머니다. 6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가이드는 물은 한병만 준다고 강조한다. 29000원짜리 가장 싼 여행을 하면서 무리한 요구하지 말라는 표시인 것 같다.
논산을 지나니 버스가 속도를 낸다. 무려 4시간 30분 걸려 12시경에 마이산 입구 북측 주차장에 도착한다. 도착하니 산에 환하게 핀 벚꽃이 반겨준다. 거리에 가로수는 많이 봤어도 산에 핀 벚꽃군락은 처음이다. 남한산성에도 군데군데 핀 것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저렇게 모여있지는 않았다.
상가를 지나 등산로로 접어들어 20분정도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암마이봉, 숫마이봉 중간 고개에 도착한다. 등산은 암마이봉만 가능하다. 지난해까진 10년간의 휴식년이라 올라갈 수 없었는데 금년도에 해제되어 올라갈 수가 있다. 숫마이봉은 경사가 심해 등산자체가 불가능하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등산객들 마이산은 1억년전엔 호수였단다. 그 호수가 융기하여 역암을 형성하였는데 꼭 콘크리트가 벗겨진 건물 잔해처럼 생긴 모양이 너무 신기하다. 은수사쪽에서 바라본 숫마이봉, 꼭 거대한 코끼리 모습을 하고 있다. 은수사는 관광객들에게 여느 절과는 달리 북을 직접 쳐보게 하는 체험을 하게 해준다. 처음엔 쭈뼛대다가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북을 치면서 신기해한다. 일본 사찰에 가면 세숫대야럼 생긴 종에다가 끈을 매달아 놓고 종을 치면 행운이 온다고 뻥치는데 그것보다는 훨 소박하다. 치고나서 기분이 좋으면 옆에 있는 복전함에 돈 천원이라도 넣으면 좋지 않겠는가? 은수사는 이성계와 인연이 깊다. 이성계가 이곳에서 물을 마시니 물이 은처럼 맑았다고 해서 은수사이고, 우리가 흔히 보는 대궐에 용상뒤에 있는 병풍의 산 그림이 마이산 형상 2개에 하나를 더해서 그려 놓은 것이라 한다. 또한 이성계는 합미산성에서 마이산에 이르는 길을 백일동안왕복하며 기운을 받기를 바랐고, 은수사에서 백일기도후 금척을 받는 꿈을 꾸게 된다. 이를 몽금척이라고 한다. 은수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마이산 탑사가 보인다. 마이산에 오는 이유는 보통 두가지이다. 한가지는 마이산이요, 두번째는 탑사를 보기 위함이다. 세운지 백년만에 전설이 되어버린 절이 바로 마이산 탑사이다. 또 한가지 봄에 오는 이유는 바로 이곳에 만개하는 벚꽃을 보기 위함이다. 이 절을 세운 이갑용은 1890년3월25일 전북 임실군에서 효령대군의 15대손 이성우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상을 치른 후에도 3년간의 시료를 하였으며 그후 나라의 어지러움과 인생의 괴로움에 회의를 느끼고 명산을 찾아 수도하던 중 난세와 역조 창생을 구원하려면 공을 드려야 한다는 신의 계시와 깨닫음 으로 솔잎을 생식하며 이곳에서 탑을 쌓았다(자료참조). 이갑용동상 "막돌하든식"이라는 조형양식으로 교묘하게 음양의 이치와 팔진도법이 적용된 이 탑들은 정성과 탁월한 솜씨로 쌓아졌다. 심한 바람에도 약간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은 탑에서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고 특히 겨울철에도 탑난에 돌 한 사방을 올려 놓고 정성스레 기도하면 역고드름이 하늘을 향해 자라나는 신비한 현상을 감상할 수 있다(자료참조) 이 탑들은 비바람이나 태풍속에서도 한번도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앞에서 본 천지탑 이 탑은 이갑룡처사님께서 만 3년의 고행끝에(1930년경) 완성된 탑으로서 축지법이 가장 많이 들였다고한다. 보는 쪽에서 왼쪽에 있는 탑이 陰塔이고 오른쪽에 있는 탑이 陽塔이다. 이탑은 만 3년이 걸려서 쌓은 탑이고 타원형으로 돌아 올라가면서 쌓았다. 상단부 상단부에 있는 자그마한 돌들은 쿳션 역활을 하는 부분으로 작은 돌들이 서로 뭉치면서 탑신을 지켜준다. 넒은 판석 자연석은 하루에 한 덩어리씩 올렸고 맨 꼭대기 돌은 백일기도 후 올렸다 한다. 탑 주변의 일자 神將塔 33神將軍으로서 天地塔을 보호하는 神將軍塔들이다. 천지탑앞에 있는 5개의 일자형탑은 五方塔이다. 오행을 상징하고 인간은 하늘 아래로 내려오고 땅에서 서고 四大(地, 水, 火, 風)에서 태어나고 다시 四大로 돌아 간다는 뜻이 담겨있다(자료참조). 뒤에서 내려다 본 천지탑 월광탑 음양오행에 맞춰 지어진 수많은 돌탑들 기가 넘치는 마이산에서 샘솟는 샘물, 한잔 마시면 기가 팍팍 샘솟는다네요. 한잔 마셨으니 얼마나 더 오래살 것인가! 암마이봉에서 내려오거나 올라가는 등산로 마이산의 벚꽃은 남한에서 가장 늦게 피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곳의 벚꽃이 다 지고 새잎이 한창일 때 마이산 벚꽃은 서서히 피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진안 고원이 해발 400미터에 이르는 고원지대라 춥기 때문이다. 오늘이 4월 9일, 여의도 벚꽃놀이가 다 끝날 시기이지만 여기 ?나무는 아직 꽃망울이 더 많다. 한 주일쯤 후면 반개할 듯하다. 탑형제의 한가로운 모습 탑사에서 한 삼십분 정도 걸어서 내려오면 금당사에 닿는다. 금당사를 지나 조금 내려오면 식당마을에 이른다. 먹을게 많지만 이곳의 명물은 진안 흑돼지구이다. 셋트메뉴로도 팔고 단품으로도 파는데 셋트메뉴가 2인분에 30,000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셋트 메뉴를 먹는데 가격에 비해 내룡이 알차기 때문이다. 특히 도토리묵이나 목살직화구이는 양도 많도 맛도 좋았다. 불암산초입에선 이미 지고있을 진달래가 여기에선 이제 피기시작한다. 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마이산 마이산은 이름이 네개이다. 봄에는 돛대처럼 보여서 돛대봉, 여름에는 용의 뿔처럼 생겨서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산, 겨울에는 눈이 쌓이질 않아 붓끝처럼 보인다고 문필봉이다. 버스는 전주로 방향을 틀어 송광사로 향한다. 이 송광사는 구례의 송광사와는 이름만 같다. 오늘은 애석하게도 송광사는 들르지 못하고 입구에서 벌어지는 송광사 벚꽃축제만 잠시 들른다. 개울가에 벚꽃이 활짝 폈다. 마이산과 지척인데 여기는 벚꽃이 만발하여 그 화려함에 숨이 막힌다. 벚꽃축제를 알리는 대형 막대 풍선 축제마다 등장하는 각설이. 지금 이들은 엿이나 파는 거지가 아니다. 거리의 예술가로서 인정을 받는다. 아주 초등학교 동창에게 뭐하냐고 물었더니 문화공연을 한다고 하길레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바로 각설이패란다. 이들을 행사장에 불러오려면 커미션도 줘야 한다는데... 추억의 뽐기도 왔다. 야구공던져서 맞추기도 하고... 축제에 먹을게 빠질 수야 없지. TV에서만 보던 섬진강 벚굴이 왔다! 섬진강가서 먹을 수는 없더라도 바로 앞에 차려진 귀한 음식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않은가? 주방에 가득 쌓인 벚굴, 주방장이 손질을 하고 있다. 한접시에 3만원이라는데 우린 맛이나 보자고 2만원어치만 샀다. 맛은? 민물에서 자란 것이라 그런지 밍밍하다. 오늘 하루 구경한번 잘했다. 이날 서울에 올라오니 서울은 미세먼지로 인해 아주 힘들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구경도 잘하고, 미세먼지도 피할 수 있어서 좋은 하루였다. 여기까지 오신 분들을 위하여 요즘 가장 유명한 각설이 "버들이"노래 한곡 보내드립니다. |
출처: 오늘도 걷는다마는 원문보기 글쓴이: 장땡이
첫댓글 국내여행도 하시라고 올려봅니다.
언제 한번 국내여행도 같이 해야 하는데요...ㅎ 잘보고 갑니다~~
친절한 마이산 여행기 잼나게 읽었네요^^
한국 들어와서 보니,까폐의 요즘 활력소가
님의 글인듯 합니당.ㅎㅎ
저도 좀 본받아야 되는뎅^^
올리 시느라 애쓰셨습니당^^
지난 몇년전
봄비가 내리는 그날...
가봤던기억인데.....!!
좋당..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