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그리고 또 걷고
오만가지 생각들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열살즈음 동심으로
회상의 나래를 펴고 또 편다.
그것이 황혼 같은 이 시절의
숙명 같은 운명이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오르고 또 오른다.
산이 있어
삶은 무의미 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또 느끼며
..........
우리나라에 다수의 천주산이 있다.
그중 진달래로로 유명한 마산의 천주산과 문경에 있는 한국의 마테호른 이라는 천주산(836) 두곳중에
진달래보다는 마테호른에 끌려
문경으로 향한다.
마테호른은 스위스에 있는 4500 미터의 피라미드형 뾰족한 산이다.
근 3년만에 그전에 자주산행 했던 친우와 다시 함께하는 산행이다.
시간의 흐름은 누구도 말릴수 없는듯 바로 며칠전만 해도 호화롭기만 하던 벚꽃은 세월을 아쉬워 하듯, 스치는 바람결에도 휘어이 흘러내리고 푸른잎 들만이 듬성 여름을 재촉하고 있다.
봄을 느끼기 바쁘게 여름이 오니 계절도
세월과 경쟁하는것 같다.
기온이 28도 가까이 오르니 봄속의 여름이다.
북상주 ic를 나와 꼬불 국도를 따라 문경시 동로면 소재 윤필암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은 원점회귀가 아닌 천주사에서 시작 천주산 공덕산을 거쳐 윤필암으로 하산 하는 종주산행이다.
미리 예약하여둔 산북개인택시를 윤필암 주차장에서 만나 천주사 주차장까지 가는데 주변 분위기는 오지 같다. 택시는 콜을 해야 함으로 다소 비싸다 (35.000 원)
이곳의 느낌은 봉화나 태백에 와 있는 듯 하다.
25분여를 달려 천주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천주산은 천주사 바로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이다.
천주사는 산 3부 능선 정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해발상 높은곳에서
산행하는 셈이다.
친우와 인증샷을 하고 간단히 준비 운동을 한후 산행시작이다.
많은 가파른곳을 가봤지만 이곳도 시작부터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길을 정상까지 올라야한다.
뾰족하게 솟아 있으니 그럴수 밖에...
천천히 숨을 고르며 흙길을 어느 정도 오르니 눈앞엔 까마득한 절벽이다. 온통 암릉의 산 허리에 예술 처럼 둘러쳐저 있는 계단길이 나타난다. 조망도 확 트여있다. 멀리 경천호가 환하게 보인다. 그뒤로 이름조차 알수 산군들이 너머 너머 아스라히 떠가는 구름처럼 쌓여있다.
문득 이곳은 순창의 용궐산 같은 느낌이 든다. 그곳은 잔도길로 만들어진 멋진길 이었는데 그때도
오늘 친구와 함께 했었다.
봉우리만을 봤을때는 순창의 아미산 같은 느낌도 들었다.
계단길에 접어들 무렵 몇사람이 하산 하길래 물어보니 점촌에서 왔다는데 거의 매주 온다고 하네.
그렇게 좋은가?
정상 올랐다가 다시 원점 회귀하는중 이란다.
이 사람들과 정상에서 한사람 만난 외는 산행끝날때 까지 한사람도 만날수 없는 조용한(?) 산이었다.
정상부근 능선에 올라서니 신세계가 나타난다. 온 천지가 사통팔달?
정상은 나무도 거의 없고 온통암릉으로 이어져 주변 경관이 막힘이 없다. 소백,월악,황장.황정.도락.주흘. 조령. 포암산등 문경의 모든 산들이 다 눈앞이다.
정상에서는 백두대간을 종주했다는 사람이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그냥 봐서는 도저히 알수 없는 지형의 산들인데 설명을 해주니 쉽게 알수 있을것 같다.
몇해전 가본 도락산,황장산 등이 세월을 거슬러 그때의 기억들이 나의 뇌리에 주마등처럼 스며든다.
그땐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나를 잊고 세상을 잊고 세월을 잊기 위해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냥 걷고 또 걸었었다.
공덕산 가는길은 험한듯 아닌듯 하다. 올랐던 만큼 5분쯤 급하게 잠시 내려가다 왼편쪽으로 이산의 허리를 따라 가면 급격한 내리막 계단길이 이어지고 거의 3부 능선의 재를 바닥으로 다시 산 하나를 올라야 하는격이다.
공덕산 정상에 다와갈 무렵 다소
가파른길에 약간의 힘이 딸리는
느낌이 들었으나 쉬엄 걷는데, 지난번 산 같지도 않은 장복산에서 힘에 겨웠던 것에 비하면 이상하리 만치 힘겹다는 생각은 없다.
3년만에 산행한다는 친우도 꾸역 잘도 따라오는데 크게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잠시 오르고 또 평지를 걷고 또 오르고 서너번의 얕은 오름을 거치니 공덕산(913)의 정상이 나타난다.
벤치하나와 자그만 정상석 하나 외는 특히 볼것도 조망도 없는 초라한 정상이었다.
잠시 머무르다 윤필암쪽로 내려 가는데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등로 중간에 바위 서너개가 있어 거기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이 높은 산에서도 지열이 확 느껴지는게 봄은 저멀리 가버렸나 싶다.
세상이 미쳐 가듯 계절도 봄인가 싶으면 금새 여름이다. 이제 봄은 우리 앞에 없는듯 하다.
늘 혼자만의 오찬 이었는데 그래도 대화 할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 좋다.
사람은 혼자일때도 좋지만 함께여야 좋은것이 아닐지..
1시간25분여의 다소긴 점심을 끝내고 능선길인듯 아닌듯 약간의 오르막길을 걷는데 시절은 가도 그 시절에 머무르고만 싶은듯
우리의 꽃 진달래가 등로 좌우측에 도열해 환한 웃음을 짓고있다
속세에는 봄이 가도 여기는
아직 봄인듯 하다.그것도 절정인~~
30여분에 만에 다소 솟아 있는 봉우리에 도착 한다. 정상석은 없어도 이정표를 보니 쌍림봉이다.
윤필암쪽으로 하산하는 길과 묘봉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어느쪽으로 가든 윤필암에서 만난다.
단 묘봉쪽으로는 등로가 아니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암릉을 좋아하면 그길로 가야한다.
우린 그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잠시 능선을 따라가니 낮은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묘봉이다.
묘봉을 지난 하산길은 온통바위길이다. 안장바위,부부바위등 다수의 바위들과 암릉을 오르는 밧줄이 있는등 다소 변화와 재미가 있는 길이었다.
사진찍고, 아래를 바라보고, 줄을타고 기어 오르면서 때늦게 동심 아닌 동심으로 돌아간다.
세상이 변하고 몸이 변해도
마음만은 늙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지루할 새 없이 금새 묘적암이 나타나고 바로옆 마애불 좌상을 만난 후 산행이 종료된다.
한국의 마테호른?
좀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온통암릉의 뾰족한 모습으로
그 형상은 닮았겠지만 감히 그것에 견줄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정상에서의 풍광은 그 어느산 보다 장쾌하고 시원하였다.
천주산에서 공덕산을 지나 묘봉까지는 크게 볼것이 없고 또한 숲에 가려 조망도 없는 평범한 산길인데 공덕산 오를때 다소 힘이 들며 그외는 무난한데
묘봉 이후 하산길엔 특이한 바위와 몇군데 암릉을 타는 소소한 재미가 있을뿐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는 산으로 기억될거 같다.
친구여!
3년여만의 산행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이렇게 가는듯 아닌듯 인생은 가는것이 아닐까?
싫든 좋던말이다!
훗날 이 아름다운 산행 추억이 마음속에 깊히 남기를...
함께 해줘 고마웠다!♥︎
08.00 아양교 출발
09.55 윤필암주차장 도착
10.20 천주사 주차장도착
10.28 출발
11.25 천주산 정상
11.40 정상출발
12.05 재
13.00 공덕산 정상도착
13.10 출발
13.15 점심
14.40 출발
15.10 쌍림봉
15.30 묘봉
16.35 마애여래 좌상
16.40 주차장 도착
천주산주차장
들머리 안내판
올라온 길
가파른 오르막
첫번째 계단
108 계단
산허리를 가로질러 나무계단
순창 용궐산(21년6월)
경천호
정상 능선
가운데 황장산
가운데 도락산, 황정산,수리봉(세 봉우리)
소백산 하늘전망대(줌업)
구 정상석
신 정상석
윤필암 가는길
공덕산 가는 계단(내리막)
공덕산
능선
천주산
순창 아미산(23년9월)
공덕산 정상
쌍림봉가는길. 내리막
묘봉가는길
묘봉 정상
안장바위?
소나무가 춤을 춘다
날머리. 묘적암 가는길
석조 마애여래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