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전도사를 꿈꾸는 홍덕기 씨
우리 말에는 맛이 있다. 같은 말에도 장음과 단음에 따라 그 뜻과 맛이 달라진다. 시에는 운율이 있다. 시의 운율을 살려 시를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귀로 듣는 것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낭송가’.
지난 10일 전국시낭송가협회가 주최(한국시낭송예술인협회)한 제4회 전국시낭송아티스트 경연대회에서 황금찬 시인의 ‘출발을 위한 날개’를 낭송해 대상을 받은 홍덕기(56) 씨. 그는 이번 대회 수상으로 시낭송가 증서를 받아 시낭송가로 당당히 인정받았다.
태장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시낭송반 프로그램 수강생인 홍덕기 씨는 “지난 7개월 동안 시낭송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연습했다”며 “시 선택이 좋았고 시의 포인트를 살려 낭송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문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시낭송 수업을 들으면서 시를 좋아하고 낭송하는 일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매일 놀라고 있다. ‘시를 통해 받은 이 감동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욕심에 더 열심히 연습했던 것 같다. 내가 낭송하는 시가 듣는 이에게 행복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그는 현재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센터를 운영 중이다.
“시낭송을 배우면서 어르신들에게 시를 들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드릴 시를 찾아 들려드릴 계획이다. 시낭송반에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라 경험을 쌓은 만큼 더 멋진 시를 낭송해드리고 싶다.”
홍덕기 씨가 시를 낭송하자 가족들도 시를 읽고 낭송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시낭송을 시작하면서 더 건강해지고 더 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시낭송은 시를 단순히 읽는 것에서 나아가 시 속에 빠져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속에 담긴 시인의 호흡, 숨결을 듣는 이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시인이 쓴 운율이나 리듬을 찾아 시인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시낭송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시인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앞으로 많이 연습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대회 상금을 이웃과 나누기 위해 태장1동 주민센터에 전액 기부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연말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시낭송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 상까지 받았으니 이웃과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
시는 행복을 나누는 일이고 자신이 그 행복을 전하는 행복전도사를 꿈꾼다는 홍덕기 씨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시를 많이 들려줄 기회가 생기면 좋다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