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대한 서로다른 여러 해석들이 있어서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이 있다고 믿는 관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선정수행이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상을 멸하는 상수멸정에 이르는 수행임을 미루어보면,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의미가 단순히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에 대한 상을 뜻하는 의미가 아닌,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상을 뜻하는 의미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해석입니다.
선정 수행은 4선8정의 수행을 거쳐서 위에서 말한 상수멸정을 이루는 성문 벽지불의 수행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설송큰스님께서는, “성문 벽지불은 부처에 대한 망상일 뿐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정수행을 완성한 상수멸정이라도 부처에 대한 망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4선8정의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살펴보면, 선정에 들어간 후 색계의 상을 멸하는 것을 선정수행의 시작으로 하여 최종적으로 모든 상과 느낌까지 완전히 멸하는 상수멸정에 이르는 수행법인 것입니다. 그러나 상수멸정에 이르는 4선8정의 선정수행은 좋은 수행법이기는 하지만 선정 중에만 상과 수를 멸하는, 말하자면 상수멸정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선정에서 깨어나면 다시 상과 수로 돌아와 버리는 한계가 있습니다.
성문의 수행법인 상수멸정의 수행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선정에서 나오면 다시 상과 수로 돌아와 버리는 한계를 발견할 수있습니다. 이는 선정을 끝낸 후에도 역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되어있는 금강경과 차이가 있습니다. 성문 벽지불은 부처에 대한 망상일 뿐이라는 설송큰스님의 말씀의 뜻은, 모든 생각과 느낌까지도 멸하는 상수멸정 수행을 망상으로 보신 것입니다. 설송큰스님의 설법은 선정을 끝낸 후에도 역시 어떤 상도 남아있으면 보살이 아니라는 금강경과 일치합니다.
若菩薩 有 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則非菩薩(약보살 유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즉비보살)
만일 어떤 보살이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다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성문 벽지불의 상수멸정도 역시 부처에 대한 망상일 뿐이라면 그렇다면 어떤 수행방법이 아뇩다라샴막삼보리를 얻는 방법일까? 그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각각의 낱말의 의미는 아트만(atman), 자성(pudgala), 중생(sattva), 영혼(jiva)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은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관념을 말하는 것이지,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 각각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주관에서 벗어나서 객관적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아상이란? “주관에서 벗어나서 객관적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표현에서 사용한 주관이라는 의미이며, 인상 · 중생상은 객관적인 사람의 의미와 같습니다. 아상은 주관을 말하는 것이고, 인상· 중생상은 객관을, 수자상은 절대객관을 말하는 것입니다. 금강경은 주관과 객관을 모두 벗어나야만 보살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대하거나 모든 일상생활을 할 때는 아상 즉 주관에서 벗어나야 하고, 객관에서도 벗어나야 하고, 절대객관이 있다는 신앙적인 믿음마저도 벗어나야만 진정한 보살행이라는 가르침이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정확한 의미인 것입니다.
아상 (atman samjma)
사상(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을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이 있다는 관념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왜냐하면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은 아상에 전부 포함되는 것이라서 그냥 아상이라고만 해도 되는 것을 공연한 중복일 뿐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은 아·인·중생·수자의 본뜻과 다르게 잘못알고 있는 망상만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해석할 경우도 마찮가지입니다.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K.650, T.99), p. 74 / 2145 (1).
"'세존이시여, 이 5수음(五受陰)은 무엇이 그것의 근본[根]입니까? [즉,] 무엇이 5수음을 모으[集]고, 무엇이 [모아진] 5수음을 생겨나[生]게 하고, 무엇이 [마음으로 하여금 생겨난] 5수음과 접촉[觸]하게 하는 것입니까?' 고타마 붓다는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 5수음(五受陰)은 욕탐[欲, 欲貪]이 그것의 근본[根]이다. [즉,] 욕탐[欲, 欲貪]이 5수음을 모으[集]고, 욕탐[欲, 欲貪]이 [모아진] 5수음을 생겨나[生]게 하고, 욕탐[欲, 欲貪]이 [마음으로 하여금, 생겨난] 5수음과 접촉[觸]하게 한다.'"
오취온은 욕탐[欲, 欲貪]이 근본[根]이고 욕탐[欲, 欲貪]이 5수음을 모으[集]고, 욕탐[欲, 欲貪]이 [모아진] 5수음을 생겨나[生]게 하고, 욕탐[欲, 欲貪]이 [마음으로 하여금, 생겨난] 5수음과 접촉[觸]하게 합니다.
모든 인간의 오온은 오취온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인식은 항상 욕탐이 만들어낸 상(samjma)인 것이지, 색 수 상 행 식의 오온 중에는 상(samjma)이 아닌 아·인·중생·수자를 아는 요소는 없습니다.
따라서 아상이란?
아트만 자성 중생 영혼 등을 한정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식 행위 자체 즉 의식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상 (pudgala samjma)
인상이란?
개인이 집밖으로 나오면 단체 생활을 하게 되는데,
사람이 둘이상 모이면 반드시 군체가 됩니다.
사람 뿐만 아니고 모든 생명체는 둘이상이 되면 군체가 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군체라는 것은 여러사람이 모이게 되면
그중에 머리역활을 하는 사람이 한사람 생기고
손발역활을 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음식을 먹는 입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먹은 음식 찌꺼기를 배설하는 항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인데
항문을 해야할 사람이 나도 맛있는거 좀 먹자고 달라들면
전체 조직이 한꺼번에 죽어버립니다.
아상을 완전히 버려야하고 군체의 세포가 되어야하는 것인데
이때 군체의 전체에 있는 정신 영혼이 바로 인상인 것입니다
중생상 (sattva samjma)
4상중 중생상은 다른 3상과는 다른 것입니다. 아트만(atman), 자성(pudgala), 영혼(jiva)은 모두 외도들의 믿음의 대상이었지만 중생상은 외도들의 믿음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붓다께서 4상을 말씀하신 목적은 외도를 타파할 목적이다 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붓다를 속좁은 종교지도자로 깍아내린 결과가 되는 것을 모릅니다. 붓다 당시에 아트만(atman), 자성(pudgala), 영혼(jiva)을 믿는 종파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런 믿음만 모든 중생들의 상이라고 볼수도 없는 것입니다. 동양의 도가라든가 서양의 유대교는 괜찮냐는 문제도 시비꺼리가 될 수있을 뿐만아니라, 약보살 유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즉비보살 에서 보살상은 왜 포함되지않느냐는 것도 문제가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붓다께서 4상을 말씀하신 것은 외도를 타파할 목적이다 라는 해석은 잘못된 해석인 것입니다.
중생이라는 것은 본래 유정 무정의 모든 중생을 말하는 것인데, 금강경 4상의 중생상은 유정의 중생상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유정의 중생과 무정의 중생의 차이는 욕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갈라집니다. 그러므로 중생상이라는 것은 욕탐을 말하는 것입니다.
중생은 각각 중생들 종류별로 가지고 있는 욕탐이 조금씩 다릅니다. 기린은 높은곳에 풀을 뜯어먹으려는 욕구때문에 목이 길어지고, 쥐나 두더지의 의식은 땅속에서 사는 것을 지향합니다. 물고기, 새 등 모든 유정의 중생은 각각 의식이 무엇을 지향하는 가에 따라서 습성과 모습이 다릅니다. 개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우선 개의 습성을 먼저 모두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생상인 것입니다 .
수자상 ( jiva samjma)
도반들이여, 눈(眼)과 형색(色)을 조건으로[緣] 눈의 알음알이[眼識]가 일어납니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觸]입니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하여 느낌이 있습니다.
느끼는 것을 인식하고, 인식하는 것을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을 퍼져나가게 하고,퍼져나가게 하는 것을 근거로 해서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상(samjma)이 일어납니다.
4상은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붓다께서는 식(識)을 조건으로 하여 상(samjma)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셨고, 상(samjma)이 일어나는 것은 "욕탐[欲, 欲貪]이 근본[根]이고 욕탐[欲, 欲貪]이 5수음을 모으[集]고, 욕탐[欲, 欲貪]이 [모아진] 5수음을 생겨나[生]게 하고, 욕탐[欲, 欲貪]이 [마음으로 하여금, 생겨난] 5수음과 접촉[觸]하게 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인간의 오온은 오취온이므로 , 모든 인간의 의식은 욕탐이 만들어낸 상(samjma)이라는 것이 붓다의 말씀인 것입니다. 붓다의 말씀이 정말 맞는지를 현대 인식론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의식이 의식외부에 실재로 존재하는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시각 청각 기타의 체감각을 통하여 들어온 감각신호를 오성의 틀로 인식한 후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과거의 경험된 상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인식된 것은 실재로 존재하는 사물이 아니고 과거의 경험된 상인 것인데, 수많은 과거의 경험 중 어떤 경험이 상기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욕탐이므로 의식은 욕탐이 상기시킨 과거의 기억(상)입니다. 욕탐이 상기시킨 과거의 기억(상)이란 samjma이므로, 붓다의 상(samjma)은 현대인식론에서 본 실제 인간의 의식 작용에서 일어나는 상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때 나오는 오성이 바로 수자상(jiva samjma)입니다. 오성은 과거에는 우주에 존재하는 우주적 영혼의 절대 객관인 선험적 의식으로 여겼으나, 현대인식론에서는 선험적의식은 단순히 검험주의 인식론의 예외적인 사례로만 취급합니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이 임산출산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이도 임신 출산에 대한 모든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을 과거에는 우주적 절대적 영혼에 의한 것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진화론적인 검험적 의식으로 봅니다. 수자상(jiva samjma)은 수억년동안 진화하면서 쌓인 경험적인 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가입인사드립니다.
계속 공부하면서 알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