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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公心을 若比私心이면 何事不辨이며 道念을 若同情念이면 成佛多時니라
(공심 약비사심 하사불변 도념 약동정념 성불다시)
공을 위하는 마음이 사를 위하는 마음에 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옳고 그름을 가려내지 못할 것이 없으며, 도를 향하는 마음이 만약 감정에서 생기는 사념과 같다면 성불한 지도 오래될 것이다.
⋇ 若比(약비) : 만약 ~에 비한다면. 만약 ~과 같다면.
⋇ 不辨(불변) : 분별하지 못함.
⋇ 何事不辨(하사불변) : 무슨 일이든 분별하지 못할 일이 없다. 무슨 일이든 분별하지 못하랴(반어적 표현임).
⋇ 道念(도념) : 도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
⋇ 若同(약동) : 만약 ~과 같다면. “약비(若比)”와 같은 뜻.
⋇ 情念(정념) : 감정에서 생겨나는 생각.
⋇ 多時(다시) : 오래 됨.
(해설)
선과 악의 구별은 그 경계가 뚜렷하지만 때론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도 발생한다. 주관적인 시각이냐, 객관적인 시각이냐의 차이에서 오는가 하면 어떠한 상황과 그 결과에 대한 최종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확연하게 구별되지 못하고 혼란과 부추김에 따라 결론이 애매모호하게 되어 버리는 것들도 있다. 즉, 개인의 욕구와 이익을 추구한 것인가, 많은 이들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그 진행과정에서 벌어지는 역기능과 수단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점에 있다. 반면에, 그 경계선에 접근되어 한 발자국을 어떻게 딛는가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일들도 많이 존재한다. 자신은 정당하고 올바르다고 항변하여도 그를 받아 드리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면 그 결과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무엇이 정당하지 아니한가를 가려내어야 한다. 목적과 수단과 방법 등 모든 과정에서 진정 공정성을 잃지 아니하였는가를.
무엇을 어떻게 어떠한 방법으로 하는가?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일이 옳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당한 방법과 정당한 수단으로 행한다면 당연히 私心(사심)은 배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조그마한 사심이라도 남아있는 상태라면 아무리 옳고 바른 길을 걸었다고 해도 그 결과는 정당성을 갖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것이 되리라.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그 결과는 만족과 뿌듯한 성취감을 준다. 이처럼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작은 도움이라도 나누면 그 자체가 보람되고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 그를 행하는 과정이 아무리 고되고, 어려우며, 힘들어도 흘린 땀방울에 비례하여 기쁨을 누리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투자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더 큰 기쁨과 보람을 맛볼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하였는데, 공공의 이익과 편리를 위한 절차(기초질서)건 공용물들(공중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시설물)에 대한 시각은 선진국이라는 국가를 제외하고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자신의 물건처럼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미흡하다. 또한 공인(公人)들의 사고방식도 그러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여 공공의 이익보다는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하여 권력의 남용이라는지, 政經(정경)밀착이라든지 등등의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여 왔다.
모든 공인들이 다 그렇다면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겠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놓듯이 몇몇의 공인들이 그 길을 가기에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희생, 봉사하는 공인들도 도매금으로 지탄을 받는다. 밤과 낮이 있듯이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는 양지와 음지가 있고, 선한 자가 있으면 악한 자도 있어 균형을 이룬다는 것과 모든 일에는 작은 부정이 있어야 기계가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윤활유를 칠하듯 제대로 작동 된다는 궤변에 가까운 항변을 필요악이라며 인정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사욕과 공익과의 다툼에서 사욕을 억제시키고 공익을 먼저 한다는 결심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렸다는 우리들이 즐겨하는 말의 가치가 입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앞을 가로막을 것인가? 굳은 마음을 잠시라도 소홀히 하여 틈을 보이지 않고 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中庸(중용) 군자 2부
제14장 제1절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군자소기위이행 불원호기외)
- 군자는 그 자리에 따라 행하고, 그 밖의 것은 원하지 않는다.
2절
素富貴行乎富貴, 素貧賤行乎貧賤, 素夷狄行乎夷狄, 素患難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肖自得焉(소부귀행호부귀, 소빈천행호빈천, 소이적행호이적, 소환난행호환난, 군자무입이불초자득언)
- 부귀에 처하여서는 부귀를 행하며, 빈천에 처하여서는 빈천을 행하며, 이적에 처하여서는 이적을 행하며, 환난에 처하여서는 환난을 행하는 것이니, 군자는 들어가 스스로 얻지 못하는 것이 없다.
4절
“故 君子居易以俟命, 小人行險以徼幸(고 군자거이이사명, 소인행험이요행)”
- 고로 군자는 평이함에 처하여 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을 행하여 요행을 바란다.
※ 俟(기다릴 사), 徼(구할 요)
5절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자왈, 사유사호군자, 실제정곡, 반구제기신)”
- 자왈, 활쏘기는 군자의 태도와 비슷함이 있으니 그 정곡을 맞히지 못하면 돌이켜 그 자신에게 원인을 찾는다. ※ 鵠(과녁 곡, 고니 곡)
제15장 제1절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군자지도, 피여행원필자이, 피여등고필자비)”
- 군자의 도는 비유하건데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고, 또한 높은 곳으로 오르는 데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올라야 한다.
※ 辟(피할 피, 물리칠 벽), 邇(가까울 이)
제17장 제4절
“詩曰, 嘉樂君子, 憲憲(顯顯 : 원본)令德, 宣民宣人, 受祿于天, 保佑命之, 自天申之
(시왈, 가락군자, 헌헌(현현) 영덕, 선민선인, 수록우천, 보우명지, 자천신지)”
- 시에 이르길, 훌륭한 군자의 밝고 착하신 덕이여,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관리들을 잘 이끌어 녹은 하늘에서 받으셨도다. 보우하시고, 명하시고 하늘은 이를 거듭하시었다. 하였다.
※ 시는 大雅生民(대아생민)의 假樂篇(가락편)
※ 시경에는 憲憲(헌헌)이 顯顯(현현)으로 되어 있음.
※ 申(신)은 거듭하다(重 : 중)
제20장 제6절
“故 君子不可以不修身, 思修身, 不可以不事親, 思事親, 不可以不知人, 思知人, 不可以不知天(고 군자불가이불수신, 사수신, 불가이불사친, 사사친, 불가이부지인, 사지인, 불가이부지천)
- 고로 군자는 몸을 닦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몸을 닦으려고 생각한다면, 어버이를 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어버이를 섬기고자 한다면 사람을 알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사람을 알려고 생각한다면, 하늘을 알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제27장 제6절
“故 君子尊德性而道問學, 致廣大而盡精微, 極高明而道中庸, 溫故而知新, 敦厚而崇禮
(고 군자존덕성이도문학, 치광대이진정미, 극고명이도중용, 온고이지신, 돈후이숭례)”
- 고로 군자는 덕성을 높이고 문학의 길을 가는 것이니, 광대함에 이르러 정미함을 다하고 고명을 극하되 중용의 길을 가며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알며 돈후하게 하여 예를 숭앙 하는 것이다.
※ 德性(덕성) : 인간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도덕적 경향
※ 問學(문학) : 학문을 말함.
※ 致廣大(치광대) : 넓고, 두터움(博厚)
※ 敦厚(돈후) : 성실한 태도
제29장 제3절
“故 君子之道, 本諸身, 微諸庶民, 考諸三王而不穆, 建諸天地而不悖, 質諸思神而無疑, 百世以俟聖人而不惑(고 군자지도, 본제신, 미제서민, 고제삼왕이불목, 건제천지이불패, 질제사신이무의, 백세이사성인이불혹)”
- 고로 군자의 도는 그 자신에 근본을 두고 백성들에게 징험하고 삼왕(하, 은, 주 3대)에 검토(비교)하여도 그릇됨이 없고, 천지에 세워보아도 어긋나지 않고 귀신에게 물어보아도 의심이 없고 백세후의 성인이 기다려도 곤혹(困惑)되지 않는다.
5절
“是故君子, 動而世爲天下道, 行而世爲天下法, 言而世爲天下則, 遠之則有望, 近之則不厭(시고군자, 동이세위천하도, 행이세위천하법, 언이세위천하칙, 원지즉유망, 근지즉불염)”
- 고로 군자는 움직이면 世世(세세)로 천하의 도가 되는 것이니, 행하면 세세로 천하의 법도가 되고, 말하면 세세로 천하의 준칙이 된다. 멀리 있으면 바람을 두고, 가까이 있으면 싫어하지 않는다.
제33장 제1절
“詩云, 衣錦尙絅, 惡其六之箸也, 故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 君子之道, 淡而不厭, 簡而文, 溫而理, 知遠之近, 知風之自, 知微之顯, 可與入德矣(시운, 의금상경, 악기육지저야, 고군자지도, 암연이일장, 소인지도, 적연이일망, 군자지도, 담이불염, 간이문, 온이리, 지원지근, 지풍지자, 지미지현, 가여입덕의)”
- 시경에 이르길, “비단 옷을 입고, 홋 옷을 겹쳐 입었다.”고 했으니 그 文彩(문체)의 드러남을 꺼려한 것이다. 고로 군자의 도는 어두워 보이나 날로 밝아지고 소인의 도는 분명해 보이나 날로 희미해지는 것이다. 군자의 도는 담담하되 싫지가 않고 간편하면서 문채가 있으며 溫厚(온후)하면서도 조리가 있는 것이다. 먼 곳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 됨을 알고 바람은 그 불어오는 곳이 있음을 알며 미세한 것이 뚜렷해 짐을 알면 가히 덕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 시는 시경 “위풍석인편(衛風碩人篇)” 및 “鄭風丰篇(정풍봉편)”
※ 尙(오히려 상)은 겹쳐 입다. 絅(끌어 쥘 경)은 홋 옷
2절
詩云, 潛雖伏矣, 亦孔之昭, 故君子內省不疚, 無惡於志, 君子之所不可及者, 其唯人之所不見乎(시운, 잠수복의, 역공지소, 고군자내성불구, 무오어지, 군자지소불가급자, 기유인지소불견호)
- 시에 이르길, “잠복해 있어서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또한 밝게 들어난다.”고 하였다. 고로 군자는 안으로 반성하여도 病(병)되지 않고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나니 군자에게 미칠 수 없는 바의 것은 바로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이다.
※ 시는 시경 “소아 정월편(小雅 正月篇)”
※ 孔(공) : 매우, 심히
※ 不疚(불구) : 마음에 병폐(잘못)이 없는 것.
※ 無惡於志(무오어지) :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
3절
“詩云, 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 故君子不動而敬, 不言而信
(시운, 상재이실, 상불괴우옥루, 고군자부동이경, 불언이신)”
- 시에 이르길, “그대가 방안에 있을 때도 屋漏(옥루)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고로 군자는 움직이지 않아도 존경 받고 말하지 않아도 믿게 되어 진다.
※ 시는 시경 “大雅抑篇(대아억편)”
※ 屋漏(옥루) : 방의 서북쪽 모퉁이를 말하는데, 원래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곳으로 神主(신주)를 모시는 곳이라 한다.
4절
“詩曰 秦假無言, 時靡有爭, 是故君子不賞而民勸, 不怒而民威於鈇鉞
(시왈 진가무언, 시미유쟁, 시고군자불상이민권, 불노이민위어부월)”
- 시에 이르길, “나아가서 신께 감화되어 말이 없으며, 그때에는 아무도 다투는 이 없도다.” 그런고로 군자는 상주지 않아도 백성들이 근면하고 노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도끼보다 더 두려워했다.
※ 시는 商頌(상송)의 列祖篇(열조편)
※ 秦假(진가) : 秦은 나아간다(進), 假는 格의 뜻으로 감화가 내린 자.(주자의 해석), 반면에 鄭註(정주)에서는 종묘 속에서 大樂(대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해석.
※ 時靡有爭(시미유쟁) : 靡를 無와 같은 뜻으로 “그때는 다툼이 없었다.”
5절
“詩云, 不顯惟德, 百辟其刑之, 是故君子篤恭而天下平
(시운, 부현유덕, 백벽기형지, 시고군자독공이천하평)”
- 시에 이르길 “유현심원(유현심원)한 덕을 諸侯(제후)들이 그대로 본받는다.”고 하였다. 그런고로 군자는 공경을 篤實(독실)하게 해서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것이다.
※ 시는 周頌(주송)의 烈文篇(열문편)
※ 百辟(백벽) : 제후를 말함.
중용 끝.
12-23. 濂溪先生曰 巧者言하고 拙者黙하며 巧者勞하고 拙者逸하며 巧者賊하고
(염계선생왈 교자언 졸자묵 교자노 졸자일 교자적
拙者德하며 巧者凶하고 拙者吉하나니 嗚呼라 天下拙이면 刑政이 撤하여 上安
졸자덕 교자흉 졸자길 오호 천하졸 형정 철 상안
下順하며 風淸弊絶이니라
하순 풍청폐절)
염계선생이 말하기를 “교자(순수함을 벗어나 꾀를 부리는 사람)는 말을 잘하고 졸자(재주나 꾀는 없어도 순수한 사람)는 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로우나 졸자는 한가하며, 교자는 해침을 주나 졸자는 덕성스러우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니, 아아! 천하가 졸하면 형정(刑政)이 폐해져서 윗사람은 편안하고 아랫사람은 순하며, 풍속이 맑아지고 나쁜 습관은 없어진다.”고 하였다.
⋇ 濂溪先生(물 이름 렴. 계선생) :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성은 주(周) 이름은 돈이(敦頤), 자는 무숙(茂叔), 염계는 호. 송학(宋學)의 시조로 불림.
⋇ 賊(도둑 적. 해치다. 죽이다) : 일반적으로 쓰일 때는 “도적”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해치다”로 해석함.
⋇ 형정(刑政) : 죄인을 다스리는 정사(政事).
⋇ 撤(거둘 철. 치우다. 폐하다) : 걷어치움. 철폐하다. 그만 두다.
⋇ 弊絶(폐절) : 폐단이 없어짐. 나쁜 습관이 없어 짐.
(해설)
巧言令色(교언영색)이라 하였던가? 사람의 마음을 쉽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달콤하고 유혹적이며 꿈같은 말은 그 속에 독과 가시를 품고 있어 득보다는 해로움을 끼치는 무서운 도구가 되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귀가 솔깃하여 쉽게 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대개 충고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더 선호하는 심정을 지닌 것이 사람인지라 고달프고 힘든 역경의 길을 가기 보다는 평탄하고 굴곡 없는 편안한 길을 걷고자 한다. 한 나라가 망하는 길로 접어들 때 왕성해 지는 것이 바로 부정부패와 향락 그리고 감언이설과 참언 등 유언비어가 횡행하며 奸臣(간신)들이 판을 치고 충신들은 자기 위치를 지키기조차 힘겨운 시기가 된다. 백성들은 도탄에 빠진다 하지요. 학정에 시달리고 자연재해에 의한 굶주림과 전염병 그리고 날뛰는 도적 때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말없는 다수”란 혼란스럽고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사회제도, 정치건 경제건 돌아가는 추이에 대해 가타부타 없이 관망하며 바른 길로 들어서기를 갈망하는 많은 국민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건강하고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으면서 조그마한 움직임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고수하는 의지 또는 신념을 들어내지는 않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엄격함을 갖고 있어 심판을 할 때면 과감히 감정을 표출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예부터 “민심은 천심”이라 하며 치자들이 두려워하지 않는가? 선진국들을 관찰해 보면 후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기초적인 기본질서, 즉 공중도덕에 대한 타인의 배려와 함께 철저하게 지켜간다는 점과 타인을 위한 희생정신과 약자들을 위한 봉사정신이 투철하며 그를 실천한 사람은 영웅으로 칭송하며 기린다는 점, 그리고 부를 축적하되 자손들에게 양도하지 않고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제도가 정착되어 있고, 모든 정책이나 법안 등을 입안할 때도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하며, 모든 경제활동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며, 개인의 창조적이고 공익에 도움이 되는 계획이나 업적에 대해 철저하게 보장하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역사에서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는 王朝(왕조)를 보면 절대군주국가임에도 모든 정책이나 권력을 백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원하고 그들이 평화롭게 일상을 보낼 수 있게 하는데 최선을 다하며, 더불어 문화와 예술 그리고 부적절한 제도의 정비 등을 통해 최상의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음을 볼 수 있다. 너무나 똑똑한 사람이 권력을 쥐면 독재로 흐르기 쉽고, 너무나 어리석은 사람이 권력을 쥐면 향락과 폭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이 간섭도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너무 방임해서도 안 된다. 보이지 않게 하되, 작동이 멈추지 않고 유연하게 돌아가도록 필요한 부분만 손질하면서 잘못되어 갈 때는 올은 방향으로 틀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자연의 섭리와 같아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고픈 가장 이상적인 곳을 꼽는다면 천국(극락, 도원향, 이상향 등등)이라 말하겠지만, 사람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은 실현되기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그러한 경지까지는 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자원입니다.
黙(침묵 할 묵)은 짖던 개(犬)도 밤이 되어 깜깜해지면(黑) 잠잠해 진다.
撤(걷을 철)은 손으로(扌) 통하도록(철 : 통할 철) 장애물을 헤치고 나아가다. 철은 연약한 한줄기 싹이 모진 비바람을 물리치고(攵) 자라나(育) 꽃을 피우는 절정을 맞다.
弊(해질 폐)은 떨어진(敝 : 떨어질 폐) 누더기처럼 보잘 것 없는 것을 두 손에 잡고(廾) 드리는 모양.
盤根錯節(반근착절)
- 서리어 얽힌 나무뿌리와 울퉁불퉁한 나무의 마디라는 뜻. 세상일에는 난관이 많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 -
後漢(후한)의 安帝(안제)가 어린 나이로 즉위하게 되자, 母后(모후)의 오라버니 鄧騭(등즐)이 대장군이 되었는데, 당시 서북 변방은 변방족의 침략이 잦았다. 등즐은 국비가 부족하자 凉州(양주)를 포기하고 幷州(병주) 방비에만 전력을 다하려 하였다. 그러나 郎中(낭중) 虞詡(우후)가 函谷關(함곡관)의 서쪽은 장수를 낳고 동쪽은 재상을 낳는다 하여 관서의 凉州(양주)는 烈士(열사)와 무인이 많이 배출된 이름 있는 고장인데, 양주를 羌(강)에게 양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 말을 들은 등즐은 못마땅하게 여겨 우후에게 그 무렵 朝歌縣(조가현)에서 일어난 폭도를 진압하라고 명하였다. 이에 주위의 친구들은 이제 우후는 거기서 전사할는지도 모른다고 하며 걱정하였다(鄧騭 兄弟以詡異其議 因此不平 欲以吏法中傷詡 詡朝歌賊甯季等數千人攻殺長吏, 屯聚連年 州郡不能禁 乃以詡爲 朝歌長 故舊皆弔 詡曰 得朝歌何衰 : 등즐 형제이후이기의 인차불평 욕이이법중상후 후조가적영계등수천인공살장이, 둔취연년 주군불능금 내이후위 조가장 고구개조 후왈 득조가하쇠). 그러나 우후는 태연히 “서리어 얽힌 뿌리나 얼키고 설킨 나무 마디에 부딪치지 않고서 어찌 칼날의 예리함을 알 수 있겠는가.(志不求易 事不避難 臣之職也 不遇盤根錯節 何以別利器乎 : 지불구이 사불피난 신지직야 불우반근착절 하이별리기호)”하고 말했다. 그리고는 적을 맞아 싸웠다고 함.(출전 後漢書 : 후한서)(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
※ 騭(수말 즐), 詡(자랑할 후), 甯(차라리 영), 聚(모일 취).
『설서 송인명이 아뢰기를, “고어에 이르기를, ‘반근착절을 만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예리한 무기인지를 어찌 알겠는가?’ 하였습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진실로 몹시 처리하기 어려운 지경을 선처하지 못한다면 어찌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학문에서 득력하는 요체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당나라의 숙종은 나라를 중흥시킨 훌륭한 임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환관 이보국이 궁중을 교란하여 대종이 여러 차례 위험한 역모의 지경에 빠졌습니다. 다행이 이필의 충성과 보호에 힘입어 끝내 보존하고 다른 해는 입지 않았습니다. 저하께서는 우선 효경의 도를 다하시고 이필의 일은 일체 대신에게 맡기시면 이것이 바로 신이 원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 說書宋寅明曰 古語曰 不遇盤根錯節 何以別利器 臣以爲 苟不善處於至難處之境 何以稱聖人 學問得力 正在於此 且唐肅宗 豈非中興喆辟 而宦官李輔國交亂宮中 代宗屢處危逆 賴李泌竭忠調護 竟保無他 邸下先盡孝敬之道 而以李泌事 一切責大臣 是臣所望也 : 설서송인명왈 고어왈 불우반근착절 하이별리기 신이위 구불선처어지난처지경 하이칭성인 학문득력 정재어차 차당숙종 개비중흥철벽 이환관이보국교란궁중 대종루처위역 뢰이필갈충조호 경보무야 저하선진효경지도 이이이필사 일체책대신 시신소망야』[경종실록 권제5, 37장 앞쪽, 경종 원년 12월 23일(기묘)](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지식과 지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일전에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미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실력을 세계제일로 만들겠다는 야심에 찬 교육정책을 피력하였다. 이런 정책을 맘먹게 된 데는 열 살 난 각국 학생을 상대로 수학과 과학시험을 치렀더니, 한국과 일본학생이 1위를 차지하고 미국학생이 8위를 차지한 데 대한 자극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한국학생들을 꽤나 의식한 정책발표랄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성적이 제일 좋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성적이 좋다는 것이 반드시 공부의 효율과 직결된다는 법은 없다. 한국에서는 수험위주의 교육을 하기에 지식(Intelligence)의 양적 축적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미국에서는 응용력, 비교력, 연관력, 추리력, 창의력 위주의 교육을 하기에 지혜(Intellect)의 질적인 확산이 넓어진다. 미국 초등학교의 한 교실을 들어가 보자. 선생은 케이크 만들 설탕과 밀가루와 계란 등의 재료를 들고 나온다. 수업이 시작되면 밀가루와 설탕, 계란의 과학과 영양에 대한 슬라이드 교육을 선행한다. 재료학습이 끝나면 케이크 만드는 실습에 들어간다. 이렇게 만든 케이크를 잘라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고는 케이크의 중심각이 몇 도인가 재도록 한다. 계산치가 각기 다르고 평균치를 내는데 나누어지질 않으면 循環小數(순환소수)를 도입, 槪數(개수)해 내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어 성서에 있어 빵의 의미, 장발장이 빵 훔친 것을 위시해 빵의 문화적 비중, 빵을 둔 사회운동 등이 설명된다. 이렇게 가르치고 나면 나누어준 빵을 먹는데 그 먹는 매너와 에티켓까지 가르쳐준다. 이 같이 종하적인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알게 모르게 과학, 생물, 수학, 가사, 도덕, 종교, 역사, 문화, 사회 등이 연관되어 터득되고 따라서 지식 축적만이 아닌 지혜가 함양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에서도 그러하다. “종이”에 대해 가르칠 때 그 제조과정, 역사, 종류 등의 종이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고 이어 종이에 대한 지혜를 가르친다. 안네 프랑크가 쓴 일기장의 종이를 어떻게 입수했으며 얼 만큼 절약해서 썼는가. 폴란드에서 추방을 당한 유태인들이 추운 허허벌판에서 노숙할 때 어떻게 종이로 담요를 만들어 덮었는가? 등등을 가르친다. 이렇게 민족의 고난에 겹쳐 종이에 대한 응용, 발상, 창의력을 가르친다. 고기 한 마리를 주면 그것으로써 하루를 살 수 있지만 고기를 어떻게 잡느냐를 가르치면 평생 먹고 산다는 것이 유태인의 교육이념이다. 곧 고기를 주는 것은 지식을 주는 것이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지혜를 주는 것이다.
우리 한국의 교육은 고기만 주고 있은 뿐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지 못하다.
(이규태 코너 1990년)
12-24. 易에 曰 德微而位尊하고 智小而謀大면 無禍者鮮矣니라
(역 왈 덕미이위존 지소이모대 무화자선의)
주역에 이르길 “덕이 적으면 지위가 높고, 지혜가 없으면서 꾀하는 것이 크다면, 화가 없는 자가 드물 것이다.”고 하였다.
⋇ 易(역) : 주역(周易)을 말함. 천문. 지리. 인사. 물상(物象) 등을 음양 변화의 원리에 따라 해명하였음.
⋇ 鮮(드물 선. 고을 선) : 적다. 드물다. 거의 없다.
(해설)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여야 한다. 남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 하는 건곤일척의 순간순간마다 결단을 요구한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 두 가지 모두를 향유하도록 허락하지를 않는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함은 그만큼 많은 적을 주위에 두고 있다는 말도 된다. 화무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고 기운이 다하면 밀쳐내려고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는 보이지 않는 적까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장군 한 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병사의 피를 필요로 한다 했듯이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 발자국 마다 쌓이는 피와 원망과 눈물을 필요로 한다. 본인의 뜻과는 다르게 즉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일지라도 후환을 없애버리는 차원에서 결단을 촉구한다. 토사구팽이라 했는가? 그래서 千辛萬苦(천신만고) 끝에 어렵게 차지한 그 자리를 자손만대까지 보존하려는 욕심이 사선을 함께 넘은 많은 공신들을 억지로 갖은 누명을 씌어 무자비하게 참살하는 무리수가 나온다. 피로 점철된 길을 걸었는데 덕이 있을 수 있는가? 난세는 영웅을 낳고 영웅은 수많은 이들이 흘린 피 위에 피어나는 꽃 같은 존재이다. 조그만 동정도 용납하지 않고, 조그만 빈틈도 허락되지 않기에 늘 칼날 위에 살아가는 비정함과 긴장감에 민감해진 신경은 늘 초긴장상태를 유지하기에 작은 일에도 날카롭게 대응하게 되며 눈에 거슬리는 일을 그냥 넘기지를 못하는 비정함을 보인다. 그런 환경 속에 배려와 여유 그리고 용서는 배부른 자의 만용이라 치부하며 사치스런 단어가 된다. 천인절벽 끝에 서있는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오가도 못하는 막다른 골목길에 갇힌 때를 독안에 든 쥐라 부르듯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배수진을 치고 결전을 기다리는 장수의 마음은 또한 어떠할까? 죽느냐 사느냐의 결정적인 최후의 상황에서 과연 남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겠는가? 絶代絶命(절대절명)의 순간이 코앞인데 그 무엇이 필요하고 그 무엇이 위로가 되겠는가?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과연 몇 사람이나 이 명제에 대하여 명쾌하게 그렇다 라고 답할 수 있을까? 대개 자신이 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똑똑하고, 무엇이든지 다 잘하는 최고이다 착각 아닌 착각 속에 “제 잘난 맛에 산다.”고 한다. 그래서 실패가 있고 고난이 다가오고, 역경이 벌어지며, 좌절과 무기력을 경험한다. 속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큰소리 치고, 감당하지 못할 일을 벌려 놓고 수습하느라 동분서주하기도 한다. 입으로는 천하에 안 되는 것 없고, 못 할 것도 없지만 세상일이 그리 호락하지만은 않다. 사서 고생한다고 말하는데, 젊어서는 오히려 많은 일을 겪어 봐야 한다며 적극 추천하지만 늘 청춘만은 아니기에 문제는 존재한다. 타산지석이라 실패와 고난을 겪은 앞 사람들의 사례를 보고 똑 같은 길을 걸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틀리다라며 고집과 오기로 주위 사람들이 만류를 해도 그 길을 고집한다. 모든 화와 복은 자신이 어떻게 처신하는 가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잘못되고 자기 분수를 넘는 일을 행하면 결국 돌아오는 것이 화요, 올바르고 분수에 맞게 행하면 복으로 돌아온다. 때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필귀정이라 본인이 아니면 그 자손에게라도 그 결과는 나타나게 된다. 살피고 살펴서 행하여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분수에 맞는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를.
자원입니다.
微(적을 미)는 원래 앞의 彳을 뺀 것으로 耑(끝 단)과 문(文)의 합자. 사물이 처음 생길 때(耑)의 모양(文)은 미미해서 눈에 잘 띠지 않는다. 여기에 彳을 덧붙여 눈에 띠지 않게 다니다.
杯盤狼藉(배반낭자)
- 술 먹은 자리가 마치 이리가 풀을 깔고 잠을 잔 것처럼 어지러움을 형용해 이르는 말. -
齊(제)나라의 威王(위왕) 때에 楚(초)나라의 침략을 받게 되자, 淳于髡(순우곤)을 趙(조)나라에 보내어 원병을 청하여 초나라를 물리친 뒤에 제나라 궁전에서는 축하연이 벌어졌다. 제왕이 순우곤에게 술을 권하며 “그대는 술을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가?”하고 물었다. 이에 순우곤은 “소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하옵니다. 만일 왕께서 술을 내리시어 마시려 하는데 법을 집행하고 재판하는 관리가 옆에 있다면, 두려워서 한 말도 못 마시고 취할 것이옵니다. 또 친척 어른을 모시고 마신다면 몸을 단정히 하고 여러 번 일어서서 잔을 드려야 하니 두 말도 마시기 전에 취할 것이며, 옛 벗을 만나 정담을 나누면서 마시면 여섯 말쯤 마시면 취할 것이옵니다. 동네 남녀가 모여 놀이를 하면서 손을 잡기도 하고 마시면 여덟 말 이옵고, 저녁때가 되어 주흥이 일어나 남녀가 무릎을 맞대고 신발이 뒤섞이며 배반낭자하게 되고, 불이 꺼지고 손님이 다 돌아간 뒤에 엷은 저고리 깃이 풀리면서 그윽한 향내가 감돈다면 아마 한 섬을 마셔도 좋을 것이옵니다.”하고 아뢰었다. 주색을 좋아하는 왕에게 무엇이든 극도에 달하면 나라가 쇠하게 마련이라고 간한 말임.(출전 史記 滑稽列傳 : 사기 골계열전) ※ 滑(어지러울 , 교활할 골), 髡(머리 깎을 곤).
(日暮酒闌 合尊促坐 男女同席 履舃交錯 杯盤狼藉 堂上燭滅 主人留髡 而送客 羅襦襟解 微聞薌澤. 當此之時 髡心最歡 能飮一石. 故曰 酒極 則亂 樂極則悲 萬事盡然 : 일모주란 합존촉좌 남녀동석 이석교착 배반낭자 당상촉멸 주인유곤 이송객 나유금해 미문향택. 당차지시 곤심최환 능음일석. 고왈 주극 즉난 락극칙비 만사진연.
- 해가 넘어가고 술도 거의 떨어지게 되면, 술통을 모으고 자리를 함께하여, 신발은 뒤섞이고 술잔과 그릇들이 어지러이 흩어져, 당위의 촛불을 끄고, 주인이 저만을 머물게 하고 손님을 보내어, 비단 적삼 옷깃이 풀어지고 희미하게 향냄새가 풍겨옵니다. 이런 때를 당하면 저는 마음이 가장 기뻐져 능히 한 섬을 마십니다. 그러므로 술이 지극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지극하면 슬퍼진다. 고 하는 것입니다. 만사는 다 그와 같습니다.)
※ 闌(늦을, 가로막을 란), 促(재촉할 촉), 舃(신, 까치 석), 藉(깔개 자), 錯(섞일 착), 髡(머리 깎을 곤), 襦(저고리 유), 襟(옷깃 금), 薌(향기로울 향).
한국판 샤일록
신은 믿음의 크기를 그 사람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느냐의 여부로써 가름한다. 아브라함은 어린 아들을 희생의 재단에 올려놓음으로써 믿음을 시련 받았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중했던 것이 소(牛)다. 삼국시대 이래 豊凶(풍흉)을 관장하는 先農神(선농신)에게 소를 희생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하듯이 부모의 병을 낫게 하는 데는 정성이 感天(감천)해야 하고 감천시키려면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해야만 했다. 육신의 일부를 먹음으로써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발상이 그것이다.
공주 계룡면에 向孝浦(향효포)라는 마을과 피흐리내(血痕川 : 혈흔천)라는 냇물이 있다. 백제의 효자 向德(향덕)이 어머니의 救患(구환)을 위해서 허벅지 살점을 베어낸 효도의 현장이라서 얻은 이름들이다.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받아 병든 부모에게 먹여 소생시키는 炸指(작지)효도는 흔했다. 한 손가락보다 三炸指(삼작지), 五炸指(오작지)가 보다 감천시키는 정성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성의 감천 수단이던 人身割肉(인신할육)이 서양에서는 형벌이나 응징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기원 61년 로마시장이 한 노예에 의해 살해당하자 원로원에서 그 로마 시 산하 노예들에게 연대책임을 지워 전원 처형을 선고했다. 민중의 반발이 거세지자 황제 네로는 3파운드의 인육을 도려내는 割肉刑(할육형)으로 감형하고 있다. 유태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으로부터 계약 미수의 조건으로 인육 1파운드를 요구받은 “베니스의 상인”은 섹스피어의 발생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이 같은 인체 파괴는 유럽 중세의 소설 “일페코로네”, “마르타섬의 유태인”, “인육재판”등에도 등장하는 금전지상 사회의 잔인한 계약조건이었다.
빚쟁이가 몰려가 빚을 못 갚으면 그 대신 臟器(장기)를 떼 주겠다는 강제계약을 하게 한 인체파괴범이 법망에 걸려들었다. 한국에도 장기로써 빚 볼모로 잡는 샤일록 후생이 탄생한 셈이다. 정성의 감천수단이요, 인도(人道)의 구현수단이 이 지경으로 타락했다면 여타 정신적 가치들의 위상이 가늠되어 허탈해 진다.(이규태 코너 1998년)
“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추전랑)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내니”
“一代新人換舊人(일대신인환구인) 새 시대 사람이 옛사람을 바꾸네”
12-25. 說苑에 曰 官怠於宦成하고 病加於小愈하며 禍生於懈惰하고 孝衰於妻子
(설원 왈 관태어환성 병가어소유 화생어해타 효쇠어처자
이니 察此四者하여 愼終如始니라
찰차사자 신종여시)
설원에 이르길 “벼슬하는 사람은 지위가 성취되는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낫는데서 더해지며, 재앙은 게으른데서 생기며, 효도는 처자에게서 쇠하여지느니, 이 네 가지를 살펴서 끝까지 삼가기를 처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 說苑(설원) : 전한(前漢)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유문(遺聞), 일사(逸事)를 모은 책.
⋇ 宦成(환성) : 벼슬이 이루어짐. 지위가 성취됨.
⋇ 懈惰(게으를 해. 게으를 타) : 게으름.
(해설)
사람의 욕망은 하나를 성취하면 그 보다 더 높은 단계로 가기를 꿈꾸며 그 몸매를 더 크게 하려는 충동을 막지 못한다. 그렇게 만족을 모르는 욕망은 자칫 잘못하면 그 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을 하루아침에 잃게 되는 불상사를 맞이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멈추지를 못하고 커져만 가는 욕망이 권력 혹은 재물과 함께하게 되면 그 파괴력은 많은 이들까지 영향권에 들어 평화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에게는 꿈속에서도 조차 생각지 못한 청천벽력과 같은 고통과 좌절 그리고 평생을 지고 살아야 하는 치욕과 울분을 선사한다. 반면에 어느 정도의 지위와 재물을 얻게 되면 그에 만족하며 게을러지고 흥청망청 소비하는가 하면, 그 지위를 이용한 부정과 약자를 등치는데 골몰하며 제대로 쓰여야 할 돈의 흐름을 바뀌게 만들어 많은 부작용을 양산하기도 한다.
대개의 사람은 몸이 웬만큼 아프더라도 병원에 가기를 꺼려한다. 심정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또한 금방 죽을 것 같은 통증과 아픔을 못 이겨 마지못해 찾아가더라도 조금만 사라진 상태가 되면 다 나은 것으로 착각하고 얼른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려 한다. 병을 키운다고 합니다만 겉으로 들어나지 아니하는 병의 경우에는 그러한 경향이 크고 또 친지나 가족들도 겉은 멀쩡하니 꾀병을 부린다고 오히려 핀잔을 주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치료시기가 지나버려 며칠이면 완치될 병을 불치의 병으로 키우고 마는 우를 범한다. 농부이야기가 떠오른다. 최상의 농부는 풀이 나기 전에 김을 매고, 중은 농부는 풀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에 김을 매고 하의 농부는 무성해져서야 김을 맨다는 비유가 통상의 사람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태풍이건 홍수건 많은 피해가 발생하면 늘 나오는 말이 人災(인재)다 라며 단정 지어 버린다. 피해가 날 것이 확실한 것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구도 또한 같다. 예산의 집행이 결정과 분배 등 절차에 따라야 하기에 눈앞에 벌어진 급박한 사태에 대한 피해자들의 심정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러하며, 늦장 집행은 재난 및 재해가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한 가정에 피해를 넘어 한 고을 전체가 당하는 참상을 보도매체를 통해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군가 대상은 없지만 솟는 분노와 허탈감은 나도 그렇게 당할 수 있다는 생각과 겹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예방이 먼저라고 늘 강조하며 대비하는데 만에 하나라도 결점이 없도록 하여도 역부족인 경우가 많은데 대충 혹은 날림으로 공사를 하거나 계획만 그럴싸하게 만들어 일이 벌어지면 휴지조각에 불과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그런 한탄이 나올 만도 하다.
부모에 대한 효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하여야 하는 최상의 덕목이다. 요즘 말로 열심히 가르치어 놓았더니 사돈집만 좋게 만들었고 공부 못한다고 구박만 받던 못난 자식이 효도를 한다는 말. 역설적이지만 머리 좋아 공부 잘하는 자식들은 결혼과 함께 외국으로 나가 버리고 부모는 외면한 채 처갓집만 왕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나 조기 유학바람은 영어와 그 문화에는 익숙해질지 몰라도 전통문화와 예절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의 야기로 죽밥 밥도 아닌 어정쩡한 인재를 양산하고 있다. 기러기 아빠는 홀로 저녁 늦게 집에 앉아 궁상을 떨고 왜란 단어를 곰씹으며 몸부림을 친다. 밥상머리 교육이란 전통방식의 예절교육이 실종되면서 효에 대한 가치관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맞벌이 부부에 다가 아이에 대한 교육열풍은 핵가족이면서도 일주일에 온 식구가 얼굴 맞대고 식사 한 번도 못하며, 심지어는 한 달에 한 번도 어려우면서 더불어 얼굴 보기 또한 힘든 경우도 왕왕 있는 바쁜 시간을 보낸다. 주말부부도 있고, 견우직녀와 같은 부부도 있다.
살아가는데 늘 명심해야할 네 가지의 교훈을 初志一貫(초지일관)의 굳은 마음으로 변치 않도록 지켜나가야 한다. 늘 자신을 살피고 잠시라도 게으름을 피웠는가, 너무 앞서 나아가지는 않았는가,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에 무심하지는 않았는가, 화를 불러들이는 일들을 벌리지 않았는가?
자원입니다.
宦(벼슬 환)은 실내(宀)에서 임금을 모시는 신하(臣)인 관리나 내시.
愈(나을 유)는 체증이 시원하게 뚤리니(兪 : 대답할 유) 마음(心)이 한결 더 나은 것. 兪는 入과 一과 月(舟) 그리고 巛의 합자로, 배(月) 한 척(一)이 겨우 드나들(入)만큼 좁은 내(巛)로 운하.
懈(게으를 해)는 해(解와 : 풀 해)와 심(忄)의 합자로 긴장이 풀려(解) 마음(忄)이 느슨해지다. 解는 소(牛)의 뿔(角)을 잡고 몸통과 머리를 칼(刀)로 분해하다.
惰(게으를 타)는 심지(忄)가 굳지 못하고 쉬 부스러져(타 : 부스러기 타) 게으른 것.
背水之陣(배수지진)
-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물러설 곳이 없으니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지경을 이르는 말 -
漢高祖(한고조)의 무장 韓信(한신)이 魏(위)나라를 무찌른 여세를 몰아 趙(조)나라로 진격하자, 조나라의 왕은 급히 20만의 군사를 동원하여 井陘(정형)의 좁은 길 출구에 집결시켜 견고한 방어선을 쳤다. 조군 측의 李左車(이좌거)라는 참모는 한 군이 정형의 좁은 길목에 이르렀을 때, 단숨에 공격하자고 하였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이를 안 한신은 작전을 짰다. “정형의 좁은 길을 단숨에 빠져 정형의 출구 십리 거리에서 일단 대기하였다가 야반에 진격한다. 그리고 기마병 2천에 붉은 깃발을 하나씩 주어 조군의 진지 근처에 매복시킨다. 싸우다가 아군이 거짓 패주하면 기병은 조군의 城塞(성쇄)에 들어가 한군의 붉은 깃발을 꽂는다. 1만 여의 군사는 정형의 출구로부터 진격하여 강물을 등에 지고 진을 친다. 마지막으로 주력부대를 좁은 길목 최선봉에 진격시킨다(令裨將傳餐曰 今日 破趙會食 諸將 皆莫信 佯應 曰 諾 乃使萬人 先行出背水陣 趙軍 望見大笑 : 영비장전찬왈 금일 파조회식 제장 개막신 양응왈 약 내사만인 선행출배수진 조군 망견대소).”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배수진을 친 한 군의 진용을 살펴본 조군은 병법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어설프게 보여 공격을 개시하여 한 군과 격전을 벌였다. 수차의 공방전 끝에 작전대로 한 군이 후퇴를 하여 강가에 있던 부대에 합류하자 조군은 맹렬히 추격하였다. 그 틈을 타서 숨어있던 기병대가 붉은 기를 걸었다. 쉽게 무너질 줄 알았던 한 군이 필사적으로 반격하니 조군은 할 수 없이 패주하여 성새에 돌아왔다. 그러나 성 안에는 한 군의 붉은 기가 나부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후에 전승 축하연 석상에서 그의 휘하 장수들이 병법에는 산을 등지고 물을 앞으로 하여 싸우라고 되어 있는데, 배수진은 어떤 법이냐고 물으니, 한신은 이는 “자기를 死地(사지)에 몰아넣어 삶을 얻는 법을 응용한 것이라 (諸將 問信曰 兵法 右背山陵 前左水澤 今者 將軍 令臣等 反背水陣以勝 何也 信曰 此在兵法 顧諸君 不察耳 兵法 不日陷之死地而後生 置之亡地而後存乎 且信 非得素 循士大夫也 此所謂驅市人而戰 予之生地 皆走 寧得而用之乎 諸將 皆服 : 제장 문신왈 병법 우배산능 전좌수택 금자 장군 영신등 반배수진이승 하야 신왈 차재병법 고제군 불찰이 병법 불일함지사지이후생 치지망지이후존호 차신 비득소 순사대부야 차소위구시인이전 여지생지 개주 영득이용지호 제장 개복 : 출처 네이버 블로그 몽촌)”말했다고 함.(출전 史記 淮陰侯列傳)
『경략병부우시랑 송응창이 우리나라에 자문을 보내 왔다. 그 내용의 대략에, “병가의 일은 계책이 많은 자가 승리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중요한 관건은 왜선을 불태우는 것이 첫째의 일입니다. 그러나 왜선을 불태워버렸다고 해서 왜군이 배수진을 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대군이 뒤를 따라 계속하여 전진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였다. ; 經略兵部右侍郞應昌 移咨于本國 略曰 兵家之事 多算者勝 今日機宜 燒倭船 爲第一着 然船燒矣 能保其不爲背水之陣乎 大兵 隨後尾進 是矣 - 경약병부우시랑응창 이자우본국 약왈 병가지사 다산자승 금일기의 소왜선 위제일착 연선소의 능보기불위배수지진호 대병 수후미진 시의』[선조실록 권제38, 1장 앞쪽, 선조 26년 5월 1일(갑인)](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무기상인
남미 페루-산 하나를 가운데 두고 서로 증오와 저주를 하며 적대하며 살아온 두 종족이 있었다. 이 적대감을 해소시키고자 한 해에 한 번씩 날을 잡아 몽둥이를 들고 투석을 하며 시한전쟁을 한다. 한 두 명의 사상자가 나긴 하나 그만한 희생으로 1년간 누적된 증오심을 해소하고 공존해 왔던 것이다. 이것을 안 포르투갈의 한 무기상인은 기회를 놓칠세라 그 어느 한 종족의 추장을 설득, 무기를 팔아먹고 다른 한 종족의 추장을 찾아가 적대 추장이 신무기를 구입했다고 정보를 흘린다. 양쪽에다 무기를 팔아먹고서 이 몽둥이와 투석전을 총격전쟁으로 발전시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게 한다. 그리고서 포르투갈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 두 종족을 식민지화해 버린다.
이 같은 무기상인의 악덕을 “사하로피즘”이라고 한다. 가장 악랄한 죽음의 상인 바지르 사하로프의 이름에서 딴 말이다. 그는 아테네에 살면서 고급 창부 안토니에타를 매수했다. 그녀는 당시 희랍과는 견원지간인 터키대사의 정부로서 터키 측의 정보를 희랍 측에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터키가 신형 잠수함 한 척을 사들였다는 허위정보가 안토니에타를 통해 희랍 측에 흘러들었다. 사하로프는 희랍정부로부터 신형 잠수함 한 척의 주문을 받았다. 이 정보를 안토니에타를 통해 터키대사에 흘림으로써 사하로프는 터키정부로부터 2척의 잠수함 주문을 받는다.
이렇게 해서 사하로프는 백만장자가 되고 안토니에타는 그 풍만한 젖가슴에 칼이 꽂힌 채 아테네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미궁에 빠진 사건이지만 사하로프의 하수인에 의한 살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전 유럽의 무기밀매의 70%를 독점한 사하로프는 1차 대전 이전에 파리의 신문을 매수, 1면 톱으로 “독일 군사예산 15% 인상”이라는 미확인 기사를 크게 싣게 했다. 독일의 군비확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프랑스 국방성에서는 그 기사가 난지 일주일 후에 사하로프에게 대량의 무기발주를 하고 있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하로프는 당시 유럽 10여 개국에 약탈행위를 하고 있던 몽테네그로의 산적두목과도 만나고 있다 .엄청난 돈을 건네주면서 각국 변경에 살인, 방화, 약탈을 산발적으로 몇 달 동안 지속할 것을 흥정한다.
이렇게 산적의 공포를 고양시켜 놓고 사하로프는 각국 정부에 대량의 무기탄약을 팔아먹기도 했다. 저자세로 무기를 팔아먹는 것이 아니라 고자세로 무기를 팔아먹은 죽음의 상술을 “사하로피즘”이라고 한다. 사하로프는 1936년에 87세의 노령으로 죽었는데 어느 한 신문사설은 그의 죽음을 이렇게 쓰고 있다. “백만 인의 墓標(묘표)가 그의 기념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백만 인의 영혼이 그를 에워싸고 영원히 괴롭힐 것이다.” 한말의 청일전쟁, 노일전쟁 때도 사하로프가 양국에 팔아먹은 무기가 한반도에서 불을 뿜었다 하니 백만의 원혼 속에는 한국의 원혼도 끼여 있을 것이 분명하다. 무기밀매 때문에 야기된 이란게이트로 떠들썩하고 있는 걸 보면 무기장사에는 이 사하로피즘의 영혼들이 달라붙게 마련인가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이규태 코너 1986년)
12-26. 器滿則溢하고 人滿則喪이니라
(기만즉일 인만즉상)
그릇은 차면 넘치고, 사람은 넉넉하면 잃게 된다.
⋇ 溢(넘칠 일. 차다. 가득하다) : 넘치다.
⋇ 喪(죽을 상. 잃을 상) : 잃어버림. 잃다.
(해설)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중. 장년을 거쳐 노인이 되어 생을 마감한다. 세상 모든 생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들도 똑 같은 경로를 밟아간다. 춘하추동이 있고, 밤과 낮이 교차하며, 비가 많이 내리면 홍수가 지고, 비가 오래도록 내리지 아니하면 가뭄으로 동. 식물들은 피폐해 진다. 무엇이든지 넘치거나 모자라면 그에 대한 피해를 동반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도 그와 똑 같다.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너무 앞서가도 문제요, 너무 처져도 문제가 된다. 가장 보편적 진리임에도 삶의 무게로 고민하고, 꿈을 쫒기 바쁘며,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허겁지겁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문제를 망각하는 동물이 되어 곧잘 잊고 산다. 나이가 들어 한가한 시간이 되면서 돌이켜 보면 참으로 화살처럼 흘러가 버린 세월이 되기에 추억을 먹고 살기 시작한다. 사람도 변하지만 강산도 변하고 눈부시게 발달하는 과학과 문명은 천지개벽 같은 모습을 선보이며, 어린 시절의 고향은 상전벽해로 변해 버려 눈 씻고 살펴보아도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역사는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 한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가리지를 않고 오로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이룩되는 꿈의 세계를 향해 멈추지를 않는다. 과거 공상과학소설에 등장했던 현상과 기계문명들이 현실화되며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와 편리하고 안락한 일상을 보내게 만든다. 달에 떡방아 찢는다는 토끼의 이야기를 넘어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지 벌써 오래이고 우주 어느 곳에서 살아갈지도 모르는 생명체에 대한 탐사가 꾸준하게 이어져 오고 있으며, 또 그들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신호의 발사와 생명체가 살아가기 적합한 행성에 대한 연구도 부단히 이어져 오고 있다. 가끔 보도매체를 장식하는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 미확인 비행물체)의 사진과 지구에 정착했을지도 모르는 외계인의 사체 공개도 그러한 맥락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IT산업의 발달과 결합되는 산업분야는 많지만 특히나 로봇에 응용됨은 눈부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공상과학소설의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되는 로봇이 현실화되고 있다. 박수를 보내는 한편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소설 속에 주인공처럼 돌변해 버리지는 않을까 하고.
비워야 채울 수 있고, 산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완성을 향해 힘겹게 걸어가는 그 과정이 행복할 수 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본성이지만 어느 정도의 기점을 찍으면 주춤하는 시간이 오며, 그 동안의 수고와 노력을 보상 받으려 모든 것을 내팽겨 버리고 온갖 향락과 놀이에 빠져 버리는 경우도 왕왕 목도된다. 물은 가두면 썩게 마련이고, 계속 가두면 넘치게 된다. 사람도 똑 같아 넉넉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게을러지며, 중요한 것들을 하나하나씩 잃게 된다. 교만과 허세와 도가 넘치는 행동으로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마저 무시해 버리는 용기 아닌 만용이 눈을 멀게 만들고 귀를 막아 버리기 때문이다.
자원입니다.
喪(잃을 상)은 내 놓고 큰소리로 시끄럽게(口口) 우는 것(喪), 옷소매로 입(口)을 가리고(衣) 흐느끼며 슬퍼하는 것(哀).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
- 백번 듣느니보다 한 번 보는 편이 더 확실함 -
漢(한)나라의 趙充國(조충국)장군은 젊어서부터 흉노와의 싸움에 여러 차례 출정하였는데, 그때마다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무제는 그 용감성에 감탄하여 車騎將軍(거기장군)에 임명하였다. 조충국이 70세가 넘은 宣帝(선제)때에 羌(강)족이 또 한나라로 쳐들어왔는데, 그 세력이 강대하여 한군은 대패하고 말았다. 선제는 어사대부 丙吉(병길)을 後將軍(후장군) 조충국에게 보내어 토벌군의 장수로 누구를 보내야 할지 물었다. 그러자 노장 조충국은 “老臣(노신)만한 인물은 없사옵니다.”라고 회답했다. 그래서 그는 선제의 부름을 받게 되었는데, 선제가 “장군은 강을 토벌하는데 어떤 계교가 있는고?”하고 묻자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났습니다. 金城(금성)에 가서 보고 계책을 아뢰겠습니다.(百聞不如一見 兵難險度 臣願馳至金城 圖上方略? : 백문불여일견 병난험도 신원치지금성 도상방략?)”하고 대답했다. 조충국은 현지를 살핀 후 단번에 무찌르기보다 그곳에 주둔하여 차근차근 제압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건의하여 허락을 받고 일 년간 머무르면서 강을 완전히 평정했다 함.
(출전 漢書 趙充國傳)
賣女哀史(매녀애사)
딸을 파는 역사는 유구하다. 신명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기 위해 희생물로써 딸을 팔았다. 인당수의 용왕에게 바쳐진 소녀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팔린 것이 소설이지만, 뱃길의 위험한 여울목이나 폭풍을 갈아 앉히는데 소녀를 희생하는 풍습은 보편화돼 있었다.
순장이라 하여 임금이나 귀인이 죽었을 때 소녀를 사서 생매장하는 풍속도 있었다. 김수로왕의 무덤을 도굴했을 때 두 소녀의 순장시체가 나왔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희생이나 순장을 위해 딸을 파는 것은 종교의식이었기에 비정적이긴 하지만 죄악감은 수반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매녀 관습은 악질적이다. 딸을 관기로 팔아 기적에 올린 다음 벼슬아치에게 접근, 동침시켜 그 미끼로 벼슬을 얻기도 하고, 딸을 계집종으로 바친다는 노비문권으로 벼슬을 흥정하기도 했다. 가문의 어른이나 아버지가 죄를 지어 관가에 잡혀가면 딸을 원님의 처첩으로 바쳐 속죄양으로 삼기도 했다. 한말에 양장미인으로 정계를 주름잡았던 裵貞子(배정자)도 아버지가 지은 죄의 대가로 밀양의 관기로 팔려갔던 가엾은 소녀였다. 세금이 누적되면 이를 감당 못해 딸을 업어가게 하는 인신조세 관행도 있었다.
수탈이 심했던 북관지방에서는 아들을 낳으면 정들기 전에 생매장을 하고, 딸을 낳으면 이웃들이 모여 축복해 주었다 한다. 아들이면 낳자마자 兵籍(병적)에 올라 軍保布(군보포)라는 병역유예세를 뜯기지만 계집아이는 오줌만 가리면 남도상인들이 앞 다투어 비싼 몸값으로 사가기 때문이다. 인신으로 매매되는 딸 값은 역사적으로 일관성이 있었다. 16세 안팎으로 미모이면 황소 한 마리 값이요, 20세 안팎이면 암소 한 마리 값이고, 추모이면 같은 나이라도 반값도 안 되는 송아지 값으로 폭락을 했다.
일제시대 초기에는 대거 밀어닥친 중국 홀아비와 일본 홀아비들의 수요에 응해 딸 값이 올랐다. 채소농사 짓는 왕서방이나 전당포를 하는 쪽발이에게 딸을 잡히고 돈을 얻어 쓰게 마련인데 악랄한 수단으로 그 전당인신을 점유하거나 전매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아내를 전당 잡혔다가 胡妾(호첩), 倭妾(왜첩)으로 빼앗긴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당시 신문에 일본 가나가와현에 한국 여인을 팔고 사는 인신시장이 정기적으로 섰다 했으니 일본의 인신침략도 대단했음을 미루어 알 수 있다. 그 밖에 딸을 팔았다면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이 곡마단에 딸을 파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렇게 훑어보면 한국의 매녀사는 가난으로 일관돼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한데 이 개명천지에 가난하지도 않은 젊디젊은 아비 어미가 겨우 돈 100만에 제 딸을 윤락가에 팔아넘기고 있으니 이 인륜파괴를 응징하는 천재지변이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이규태 코너 1990년)
자료-http://cafe.daum.net/sungho52
박광순선생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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