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어느날.
복사단이 순교자의밤에 합창을 했으면 한다는 신부님의 말씀이 있으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 초등복사들은 잘 할텐데 중등복사들의 반발은 어쩌나 걱정부터 한가득 몰려오네요. 하지만 그건 저의 쓸데없는 걱정일뿐.
우리 복사들은 신부님께서 하라고 하시니 한명도 빠짐없이 "네! 알겠습니다" 합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미션 "빨간망토"
복사들이 빨간망토를 입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근처 성당들을 수소문해봤지만 빨간망토는 없고, 한번입자고 맞출 수도 없고 또 걱정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복사자모님들께 도움을 요청하니 재봉틀 능력자 박은정레아자매님께서 15개의 망토를 직접 제작하시겠다고 선뜻 손들어주셨습니다. 샘플까지 만들어주셨는데 한번입는 망토에 들이기에는 자매님의 정성과 수고가 너무 과분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박은정레아자매님께 감사드려요~ 자매님의 멋진능력은 아껴두었다가 정말 중요할때 쓰기로 해요 ^^). 결국은 이리저리 찾아보고 최대한 얌전한 망토를 대여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첫연습날은 9월 복사회합날로 정하고 미리 악보와 음원을 전달하고 연습해올 것을 당부했습니다.......만...... 첫연습은.... 우와~~~
우리 복사들 어찌나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가득한지 나보다 친구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해주려고 한껏 작은 소리로 노래하거나 심지어 립싱크까지!! (그런거지? 그렇다고 해줘 얘들아~!) 그렇게 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제발 크게 좀 부르라고 사정사정해도 흔들림없이 배려심으로 똘똘 뭉친 복사단입니다 ^^;;; 또 다시 걱정을 가득 안고 첫연습을 마무리했습니다.
매일 연습해도 시원찮을 판에 긴긴추석연휴를 보내고 토요일 어린이미사 후 두번째 연습, 주일 저녁미사전 세번째 연습을 했습니다. 두번째 연습 전... "복사단은 신부님의 얼굴" 이니 명예를 걸고 열심히 해야하며, 연습만이 살길! 이라는 말씀에 또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아... 신부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는 것인가 ㅜㅜ
지난번 첫연습의 충격에 이걸 어찌 해결해볼까 하다가 요즘 피아노연습중이시라는 학사님께 반주를 부탁드리고 반주단장님께서 지휘를 해주시기로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큰그림이었나봅니다!! 왠지모를 안정감과 함께 복사들도 자신감있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바로 옆에서 들어도 목소리가 안들리게 부르더니 대성전에서 연습하는 중에 쉼터까지 합창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 그래 얘들아~ 지금은 배려할때가 아니고 내가 제일 잘났다는 자신감을 가질때야!!
드디어 D-day !!
미사중에 복사 전원이 제대에 올라가는건 입단식날뿐이었는데 이번 순교자의밤 미사에 복사전원이 신부님과 함께 입당하여 제대에 올라가 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해서 일찌감치 모여 합창연습도 하고, (밥같은) 간식도 먹고, 입당부터 합창배열 등을 체크하였습니다. 걱정했던 빨간망토는 재롱잔치같다는 우려와 달리 복사들 전부 빨간망토를 입고, 붉은 제의를 입으신 신부님과 함께 제대를 꽉 채우고 있으니 "순교자의 밤"에 걸맞는 뜻깊은 미사가 되는데에 한몫하였습니다.
미사 후 쉬는시간 없이 예식이 이어졌고,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복사단의 합창도 차분하고 담백했습니다.
아직 나이어린 우리 복사들이 순교의 의미와 주님을 향한 믿음하나로 목숨까지 바치는 것을 어찌 이해하고 이 노래를 부를까... 싶었는데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을 믿고 사랑하는 복사들의 맑은 목소리가 순교자들의 믿음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 위의 그림속 순교자들께서도 우리 복사들의 노랫소리를 기쁜마음으로 들어주셨을것 같습니다.
중요한 임무(?)를 맡은것에 비해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쉬움도 남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준 복사들이 기특하고, 고마울뿐입니다.
이 어려운 미션을 함께 해결해주신 민인숙 나탈리아 반주단장님과 장비오 비오 학사님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
복사들에게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걱정이 많으셨을(^^;)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행이... 우리 복사들이 신부님 얼굴을 지켜드린것 같습니다 ^^
복사단의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때마다 자모회는 엄마마음에 항상 걱정인형이 됩니다. 잘할수있을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힘들지 않을까, 신부님께서 신자분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이런저런 걱정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가득했던 걱정들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복사들이 야무지게 해내곤 합니다. 이 모든것이 하느님을 향한 복사들의 믿음에 주님께서 함께하고 계시기 때문이겠지요. 이번 순교자의 밤 합창 또한 걱정의 연속이었지만 잘 해냈습니다.
역시 주님과 함께라면 "Mission : Possible" 입니다!
첫댓글 ㅎㅎ 우리 아이들은 부모와 달리 걱정없이 야무지게 해냅니다. 아이를 믿고 주님께 맡겨드리면 주님께서 알아서 해주시더라고요~😁 기특하고 또 기특하고 또 감사할뿐이지용~😊
학사님 반주연습하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고, 우리 나탈리아 단장님 넘넘 수고많으셨어요~🥰 학사님이 반주를 해주시니 우리 아이들에게 더 뜻깊은 합창이 되었을것 같아요. 피아노 치는 학사님 정말 멋지고 최고입니당~👍👍👍
아이들 합창준비로 망토 준비하시고, 매번 간식 챙겨주시며 아이들 세심하게 챙겨주신 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저대신 서정이 픽업에 미사보까지 챙겨주신 전선영 세레나 쌤께 정말 감사드려요~😍
항상 앞에서 뒤에서 힘을 보태주시는 자모님들이 계시니 가능한 일입니다~ ^^
처음 신부님께서 복사단이 순교자의 밤을 위한 특송을 말씀하셨을때 제가 제일 많이 당황했던것 같습니다.
'헐~어쩌지 내가 제일 못하는게 노래인데 잘 할 수 있을까?' '못한다고 해야 하나?'
자모님들과 복사단에 신부님 말씀을 전하니 '드디어 복사단이 특송을 하게되는군요.' 하는 반응과 함께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전원 참석하겠다고 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주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제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했던 저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주님의 크신 뜻을 간과했던 저의 무지를 반성합니다.
순교자의 밤을 위한 특송을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
이땅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저희 복사단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회장님의 그 혼란에 가득찬 목소리... ^^;;
1년반을 해봤으니 이제 걱정없이 믿고 할때도 됐는데 여전히 걱정만 가득한 저도 반성합니다~~
아이들 마지막 사진 보며..
시킨다고 저렇게 하트 해주는 남자 중학생들이 또 어디있을까 싶어요.
이번 합창 때 더욱 느낀건 복사단원들의 마음이 정말 순수해서 이렇게 예쁜 목소리가 나는구나.. 싶었어요.
열심히 노력해준 복사단원들,
비오학사님, 나탈리아 선생님, 자모회장님, 총무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합창을 위해 입장할 때는 엄마의 마음이다 보니, 살짝 긴장 되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라이브의 감동이 다시금..
합창하는 순간만큼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처럼 느껴졌네요. 엄지척!!
그간 고생하신 회장님, 총무님, 학사님, 나탈리아 선생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총무님 쓰신글에 100프로 공감이 되요~^^ 아이들의 넘치는 배려심도.. 결국 하느님의 섭리로 학사님께서 반주해주시고 나탈리아 선생님께서 지휘해 주신 것도.. 무엇보다 결국 이 미션 역시 해내고 마는 복사들이네요~^^
진짜 순수한 중학생 형아 누나들과 이쁜 초등 복사들의 하모니가 눈물이 고일 정도로 멋졌습니다~!!
고생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