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입장료가 아닌 카트피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카트구입비와 카트피를 비교해서 보면, 카트피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골프장 입장에서 보면, 카트대여수입이 입장료 수입 다음으로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에 카트피를 인하하지 않는 것이다.
저의 레저산업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팀당 카트피가 8만원인 골프장수는 전체 333개소(퍼블릭은 18홀 이상)중 83.8%인 279개소이고 9만원인 곳이 7.8%인 26개소에 달하지만 4만원인 곳은 4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당 카트피 분포를 보면,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팀당 카트피를 8만원 받는 곳이 지난 5월 183개소로 2011년의 157개소보다 26개소 증가했다. 반면 6만원 받는 골프장은 2011년 22개소에서 지난 5월에는 3개소로 크게 줄어들었다. 9만원씩 받는 회원제 골프장수도 22개소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10만원으로 가장 비싸게 받는 곳은 신세계그룹의 트리니티, 한화그룹의 제이드팰리스, 애경그룹의 중부, 상떼힐 등 4개소이지만 4만원으로 가장 싸게 받는 곳은 주주회원제로 운영중인 창원CC, 태인CC 두곳에 불과해 팀당 카트피가 최대 2.5배(6만원)에 달한다.
퍼블릭 골프장도 예외가 아니다. 팀당 카트피를 8만원 받는 곳이 2011년 42개소에서 지난 5월에는 95개소로 2.3배 급증했지만, 6만원 받는 곳은 2011년 22개소에서 지난 5월에는 3개소로 급감했다. 9만원씩 받는 퍼블릭 골프장은 사우스케이프오너스, 베어즈베스트청라, 스카이72, 소노펠리체 등 4개소이지만 4만원으로 가장 싸게 받는 곳은 무안, 제이스CC 두곳에 불과하다.
팀당 카트피도 매년 오르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의 팀당 카트피는 7만 7,900원으로 5년전보다 10.0%, 회원제 골프장은 8만 900원으로 5년전보다 4.8% 상승했다. 이처럼 카트피를 인상시키는 주된 요인은 골프장당 이용객수 감소, 비수기 입장료 할인 등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해 골퍼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카트피를 올려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5인승 전동카트의 1대당 구입비를 1,1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7~8개월이면 본전을 뽑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당 카트피를 높게 책정한 것은 카트대여료가 입장료 다음으로 중요한 골프장의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전체 회원제 골프장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카트대여매출 비중이 지난해 12.3%임을 감안할 때, 팀당 카트피가 절반으로 인하될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나는 골프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트피 인하보다는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용객수가 적은 골프장들이 주중에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면, 골프장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카트피 징수방식도 문제가 있다. 평일 이른 새벽시간대는 2∼3인 플레이가 많아지고 있는데, 2명이 치는데 8만원 정도의 팀당 카트피를 지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앞으로 2∼3인 플레이가 많아지면서 카트피도 입장료처럼 팀당이 아닌 1인당으로 징수하는게 합리적이다. 골프붐이 형성된 잘못된 관행들이 이제는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