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상가세입자협회는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카페 ‘분더바’ 강제 철거에 항의하던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회원 11명에 대한 경찰의 강제연행을 규탄했다.서대문경찰서는 카페 ‘분더바’ 앞에서 농성 중이던 카페 주인 김인태(53) 최성희(58)씨 부부와 맘상모 권구백 대표 등 11명을 25일 오전 8시30분께 공무집행방해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강제 연행했다. 연행된 11명 중에는 임산부도 있었으며, 권구백 대표 등 일부 회원들은 연행과정 중 철과상 등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카페 운영했던 김인태씨 부부에 따르면 ‘분더바’는 노후대비를 위해 전 재산을 들여 지난해 1월 서대문구 연희동에 문을 연 카페다. 카페를 위해 용도변경·주택개조·인테리어에 1억원, 초기운영비·시설보수비 4500만∼5000만원,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40만원. 총 2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김씨의 건강 문제로 작년 5·6월 임대료를 내지 못하자 건물주는 즉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김씨 부부는 투자비 일부를 건지게 해달라며 건물주에게 ‘점포양도’를 요청했지만, 건물주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지난 17일 강제집행을 감행했다. 김씨 부부는 강제철거 이후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다.
25일 아침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카페 '분더바'가 강제철거 당하고 전국상가세입자협회 회원 10여명이 연행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열린 주거지 강제 철거 규탄, 연행된 회원들의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된 서대문경찰서에서는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경찰병력과 회견을 진행하려는 주최 측간의 마찰이 있었다. 결국 경찰병력 30여명이 주최 측을 가로막은 상태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맘상모 김남균 공동대표는 “전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부부가 정당한 생존권을 요구하며 강제철거 된 집 앞에 텐트를 쳤지만 경찰은 이것마저 불법이라며 김씨 부부 등을 강제로 연행했다”며 “양심없는 건물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절대약자인 세입자를 탄압하는 공권력의 행태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항의의 뜻으로 평화롭게 농성하는 사람들을 경찰병력 70여명이나 동원해서 강제 연행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의구심이 든다”며 “지역 유지라고 알려진 건물주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이날 5시께 김인태씨 부부를 비롯한 11명의 연행자들이 모두 풀려났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성희(58)씨는 “처음에는 분더바 문제만을 바라보며 싸워왔지만, 이제는 나뿐만 아니라 임대차 피해를 보고 있는 전국 세입자 모두를 위해 싸워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맘상모는 이후 분더바 앞에서 연일 항의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며, 주말에는 주변 홍대밴드들과 연대해 세입자 문제를 알리기 위한 거리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25일 아침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카페 '분더바'가 강제철거 당하고 전국상가세입자협회 회원 10여명이 연행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열린 주거지 강제 철거 규탄, 연행된 회원들의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경찰들 사이로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
25일 아침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카페 '분더바'가 강제철거 당하고 전국상가세입자협회 회원 10여명이 연행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열린 주거지 강제 철거 규탄, 연행된 회원들의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윤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