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사에서 오른 신선대
2015/09/11-12
화암사-화암사계곡-신선대-수바위-화암사 매점
30여년이 지나 성인이 된 제자부부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인연인데 아름다운 풍경을 안으러 동행하는 멋진 인연에 참 행복하다.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차창으로 들이며 단숨에 충주, 원주, 미시령을 너머 설악자락의 맛집 이목리 막국수 집에서 회막국수 한그릇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조금 양이 많다 싶더니 산 오름을 어렵게 한다.
이목리 막국수 집 제3주차장까지 있는 걸 보니 꽤 명성이

禾巖寺돌다리 앞에서 계곡을 따라 산행 기점을 잡는다. 비우고 오라는 자연의 명을 어긴 탓으로 숨이 연신 턱에까지 찬다. 비박짐이 다소 평소보다 무거운 까닭도 있지만 자연에 다가서는 빈 마음이 아닌 속부터 가득 채웠으니 입산할 마음가짐이 되지 않은 게지. '허,허 이눔아 미련하게 배를 불렸으니 천만근 걸음으로 오르거라.' 마치 계곡의 물소리 속레 호통이 들어 있는 것 같더니, 작은 언덕에도 헉헉 거리다 연신 배낭을 내린다. 다행히 오름이 길지도 않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다행이다.
능선 길

수바위 삼거리 쌍바위


능선의 우물들에는 물이 만수이고


비박지를 앞둔 암릉

암릉에는 미시령을 등지고 반대로 동해로 절하듯이 굽은 소나무들

신선대에 비박 준비를 마치고 능선의 끝에 서 본다. 아래로 능선을 향해 늘어선 인공물들이 도열을 하고 뒤로 울산바위는 운무에 숨어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낼 조짐이 없다. 구름을 불러 겹겹이 장막을 두르고 우리의 애를 태우지만 구름의 움직임을 보거나 구름에 휘감기는 우리네 자체가 황홀함이 아니랴.
비박지가 운무에 들락 날락하고 아래로 미시령 터널이 가물가물


미시령터널이 아래 운무 속에

능선의 끝자락에도 물이 가득한 웅덩이

울산바위가 천천히 모습을 더러내고

밴드에 올린 사진을 보고 비박지의 바위를 부부바위로 이름지어준다. 산꼭대기에서 실시간으로 풍경을 전할 수 있는 작은 기계는 참 놀랍지만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생각하면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 암릉 위에서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 (특히 울산바위)을 먼발치로 조망할 수 있는 제 1의 장소라 할 만큼 일몰에 비치는 설악과 일출에 담기는 풍경이 일품이라지만 구름을 원망할 수 없다.
부부바위 앞의 비박 모습

두 바위 사이로 보이는 울산바위


노을은 보여 주지 않고 미시령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어둠을 맞는 울산바위

어둠은 짙어지고 불빛에 비친 텐트만 암흑 속에 나름의 색을 만든다.

내려다 본 야경

아침이되어 일출을 기대했으나 구름이 겹겹이 햇살을 막아 붉은 동해의 열림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바다까지 백두대간과 그 아래로 내리 뻗은 산줄기 모두는 숨어 버리고 우리가 선 자리에만 시선을 고정지키게 한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싸지만 아쉬움이 남아 제자리를 서성인다.
일출을 찍으러 온 부지런한 사진작가 덕분에

해는 중천으로 오른 뒤 바다 가까이 구름이 열리면서 시야가 다소 넓어지고




울산바위의 운무가 조금씩 걷히고




아쉬움으로 내려가지 못한 작가를 다시 만나

인간의 욕심에 대한 경고의 전설을 간직한 수(水, 秀, 穗 의 설이 있다 함.)바위 앞에서


화암사 마당에 서서


화암사에서 본 수바위

산을 내려와 거진항으로 북행한다. 거진항에서 시킨 회 한 접시에는 바다가 듬뿍 들었다.

거진항 방파제


낙산 해수욕장의 모래장

의상대 앞에서


보현정




휴휴암의 해상 참배대



멋진 일상의 일탈이다. 신선대에서 1박2일동안 다소 시야는 닫혀 있어도 나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한 여정인 게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원주시 귀래면의 시골 막국수 집을 찾아 선행을 마무리한다. 막국수로 시작하여 막국수로 끝을 맺은 셈이다. 그나마 비를 맞지 않다가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리기에 반갑다 했지만 대관령 터널을 지나니 뽀송뽀송한 아스팔트가 가뭄에 목이 타는 이들의 애를 태운다.
귀래의 시골 막국수 집

낙산사 연못의 연 무리와 동전 무더기

연못의 한가운데 돌누대의 동전들은
오가는 사람들이 무슨소망 불어넣어
던지고 얹혀지기를 눈감으며 손모을까
우린 자꾸 자신을 위한 기도에 익숙해지는 개인에 치중되어간다. 함께여서 좋은 마음은 경쟁 속에 산산 조각이 나고 많이 가지려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어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간과하고 만다. 연과 물이 서로의 더러움을 씻어주는 아름다운 공생을 보면서도 동저을 던지면서 나만을 위한 기도에 열성인데도 부끄러움도 없다. 자연에 한발 가까이 서면 그들이 공존해 가는 순리에 조금은 가까워 질수 있지 않으랴
2015/09/13
경북 문경 아침도시의 산돌
첫댓글 신선대에서 신선되어 왔구마 산돌이 그래도 재일 산돌이다
친구야 언제 한번 옛날처럼 산에 동행하면 어떨까
산돌친구야 부럽고 두사람 행복하고 보기가좋구나
산은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기에 가까이 하고 싶은 게라오.
인생 2장을 부부와 함께 멋있게 잘 보내고 있구먼, 농사 관리 하면서 틈틈이 시간내어 등산도 다니고 건강한 모습이 부럽네 .
전번에 함창서 만나 부탁한거 복사해서 1부 보내주시게. .전화 도 해주고 부탁드리네
근데 나 또한 앨범이 없으니 참 딱한 노릇 그때 나도 아마 구입 못한 모양이야. 우쨌던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해 보기로 하고
늘 건강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