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문가들이 자신있게 추천하는 그곳! 2009년 허니문, 떠나는 곳부터 남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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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경험으로 여행지에 대한 남다른 눈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당신이, 또는 당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허니문을 떠난다면 어느 곳을 추천하겠는가?"라고 물었다. 다가오는 2009년을 위해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보석 같은 여행지를 살짝 공개해주었으니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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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산토리니 김은지(여행지 <뚜르드몽드> 기자) 투명한 푸른빛 환상과의 조우
결혼을 앞둔 커플이 마음껏 품을 수 있는 환상, 두 말할 필요 없이 허니문이다. 아직 싱글인 내게도 그런 설렘을 불러일으킨 곳이 있으니 바로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작은 섬, 산토리니. 그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 이런 곳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와야 하는데…”라는 혼잣말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와버렸다. 거대한 화산 폭발로 하루아침에 탄생했다는 섬에는 땅 위를 온통 뒤덮고 있는 새하얀 집들과 바다 빛을 머금은 듯 강렬한 파란색의 지붕이 거친 원석에 박힌 보석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마치 평온함과 고요함 속에 보드라운 공기와 반짝이는 햇살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배를 타고 도착해 가장 처음 만나는 산토리니의 모습은 해발 260m 높이 벼랑 끝에 앉아 있는 피라Fira 마을이다. 계단 하나하나에 숫자(번지수로 쓰이기도 한다)가 붙은 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지붕이 둥근 키클라딕Cycladic 스타일의 건축물과 타베르나(Taverna, 그리스 전통 식당),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바Bar나 상점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눈요깃거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위에 지치면 바다를 향해 늘어선 카페테리아에 앉아 시원한 아이스커피나 샴페인 한 잔을 시켜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유를 만끽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니 축복받은 섬임에 틀림없다. 하얀 건물에 반사되어 그 찬란함을 더하는 오렌지 빛 노을을 구경하기 위해 휴가철이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명당자리’를 잡기 위해 해가 지기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파는 이곳 주민에게 그리 놀랄 일도 아닌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뜨겁던 태양이 바다 아래로 사라지면 절벽 위의 집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며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은 바와 클럽으로 얼굴을 바꾼다. 낮에 걸었던 똑같은 길도 밤에 다시 보면 ‘이곳이 정말 같은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신화 속 낮과 밤의 여신처럼 완벽하게 다른 이미지로 변하는 매력적인 곳이 바로 피라다 .
스카로스Skaros로 향하는 길을 따라 이메로비글리 광장을 거쳐 계속 걸어가면 이아Ia 마을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산토리니의 이미지는 이아 마을의 풍경에서 나온 것일 듯.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에는 신혼 여행객을 위한 럭셔리한 호텔들이 즐비하다. 절벽에 하얀 동굴을 파놓은 듯한 볼케이노 뷰의 객실은 에게해의 깊고 푸른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열려 있고, 독립적인 형태여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인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결혼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인 허니문. 그 기간이 짧든 길든 둘만의 신화를 쓰기에도 모자란 시간이겠지만 푸른 빛깔의 옷에 투영되는 산토리니의 환상적인 이미지는 두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1,3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들어서 있는 온통 새하얀 집들이 장관을 이루는 이아 마을. 2 이아 마을의 최고급 호텔로 손꼽히는 페리볼라스. 4 피라 마을 곳곳에는 바다 전망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테라스 카페가 많다.
태국 코사멧 이주연(여행지 기자) 너와 나를 몰라보는 그곳으로
<섹스 앤 더 시티>의 드라마 편에서 에이든과 뉴욕 외곽의 서펀Suffern으로 놀러간 캐리는 맨해튼을 몹시도 그리워한다. 그런데 이처럼 도시를 벗어난 생활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녀조차도 영화에서 허니문 장소로 멕시코의 한적한 섬을 선택한다. 도시 지향적인 사람일지라도 결혼 서약을 하기까지의 그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인적 드문 심심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것이다. 태국 코사멧Koh Samet과 같은 휴양 섬으로 말이다.
태국 코사멧. 낯선 이름만큼이나 가는 방법도 쉽지 않다. 푸켓 공항에서 차량으로 2시간 이동한 후 보트로 갈아타고 15분을 더 가야 비로소 목적지에 도달한다. 예식 전날 밤에는 분명 잠을 설쳤을 것이고, 이른 새벽부터 화장에 머리를 만지기 위해 미용실로 향했을 것이다. 몸을 꼭 감싸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몇 시간을 긴장한 상태로 서 있으면 탈진 직전이 된다. 이런 절정의 피곤 상태에서 비행기로 6시간을 이동한 후 버스에 보트까지 타야 한다니 굳이 왜 코사멧인가 싶지만,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나는 외딴 섬으로 가고 싶다. 너와 나를 몰라보는 그런 이국의 땅으로! 이곳은 태국 중부의 유일한 국립공원 섬으로, 개발이 제한된 만큼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런 특별함을 먼저 알아본 유럽인이 한적한 섬을 내 집처럼 즐기고 있을 뿐 동양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동양인이라고는 얼굴 마주치기가 무섭게 얼굴 가득 미소 짓는 친절한 태국인뿐이다.
신혼 여행객을 위한 최적의 휴식처는 단연 섬에서 유일한 4성급 리조트인 파라디Paradee Resort다. 전용 보트를 타고 코사멧 바다를 달리면, 요트를 하나쯤 소유하고 있는 부호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드디어 도착한 파라디의 전용 선착장에는 벌써부터 직원들이 나와서 일렬로 선 채 신혼부부를 환영한다. 환대를 받으며 들어선 리조트의 바닥과 벽은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숭숭 뚫린 재질로 산호를 연상케 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자연 속,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한 이 리조트의 빌라는 흙과 나뭇가지로 만든 새둥지처럼 포근한 인상을 준다. 실내는 누워서 조곤조곤 사랑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실 공간과 ‘로맨스’ 하면 빠질 수 없는 캐노피를 늘어뜨린 키 큰 마호가니 원목 침대가 놓인 침실로 나뉜다. 낮은 울타리 너머로 옆 빌라에 묵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국적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들일 뿐. 최초의 둘만의 공간에 익숙해지자 파라디는 담을 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평온한 이국의 작은 마을이고, 그들이 오랜 이웃인 것처럼 정겹다.
자, 이제 온전한 우리만의 세상이다. CD 플레이에서 이 한적함에 평화로움을 더해줄 잭 존슨의 음악이 흐르면, 온수가 콸콸 흘러나오는 작은 핫텁Hot Tub에 들어가 앉아 시원한 샴페인으로 건배를 하자. 핫텁 앞 수영장의 푸른 물과 태초부터 주인이 없었을 푸른 바다가 일체가 되는 풍경도 지금 이 순간엔 나와 너의 눈 속에만 담긴다.
1, 2 코사멧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아오키우 비치가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된 파라디 리조트.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다. 3 자연 속의 새둥지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으로 지은 파라디 리조트의 야경. 4 파라디 리조트는 특히 신혼여행객을 위한 풀 빌라가 잘 갖춰져 있다.
호주 울룰루 정의진(내일여행 해외영업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호주’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매체에서 많이 접해 이미 가본 것 같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금빛 모래와 파란 파도가 어우러진 서퍼들의 천국 골드코스트, 이도 아니면 양떼가 뛰어노는 푸른 목장이나 코알라가 잠자는 한가로운 숲이 그것들이다. 사막을 떠올리는 사람은 흔치 않다. 텁텁하고, 덥고, 그저 끝없기만 해서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최근 유럽과 북미의 신혼부부들은 가고 싶은 신혼 여행지로 주저 없이 호주의 사막을 꼽는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과 화려한 이벤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낭만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여주인공 아키가 사쿠와 함께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곳.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바위,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룰루(현지인은 에어즈록이라는 영어식 표현보다 원주민 언어인 울룰루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가 사막 여행의 중심이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직항편으로 연결되는 대도시에서 에어즈록 공항으로 바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엘리스 스프링스까지 간 후 차를 렌트하거나 현지 투어에 참가해 울룰루로 이동할 수 있다. 허니문의 다양한 경험은 추억이 되기에 두 번째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엘리스 스프링스는 사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허브 도시로 유명하다. 시내에 스무 개가 넘는 여행사들이 있고 규모가 큰 자동차 렌트 회사도 여럿이다. 근처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렌터카나 현지 여행사를 이용해 사막 로드를 시작하면 된다. 허니문 상품으로는 호주산 특급 스테이크를 맛보면서 사막의 노을을 감상하거나 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금빛 모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인기가 좋다. 특히 일몰 때는 붉은 모래가 더욱 붉게 물들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는데 저녁 6시쯤 시작해 10분마다 색이 변하는 울룰루의 이 장관을 감상하기 위해 수백 명의 여행객들이 성능 좋은 카메라를 들고 찾아와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그러나 굳이 이것이 아니어도 사막은 ‘하늘’과 ‘땅’만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별은 말 그대로 쏟아질 것 같은 아찔함을 보여주며 바람은 여름날의 미풍처럼 여행으로 노곤해진 몸과 마음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이제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나설 차례다. 미니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킹스 캐니언, 신이 일부러 옮겨놓은 것 같은 거대한 데블스마블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무대인 왈파 고지까지 호주 사막은 그 자체로 거대한 테마파크. 특히 킹스 캐니언의 깎아지를 듯한 절벽과 하늘을 찌를 것 같이 날카로운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인간은 단지 거대한 자연 앞에 손톱처럼 작은 존재가 되고 만다. 운이 좋으면 야생 캥거루도 만날 수 있고 또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것도 특별하다. 킹스 캐니언 트레킹은 반나절 정도 걸리는데 현지 가이드의 도움으로 가파른 길을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트레킹을 마치고 먹는 점심 식사도 꿀맛 같다. 즉석에서 고기를 굽고 샐러드를 버무려 만든 샌드위치에 향긋한 와인을 곁들여 즐기는 기분. 게다가 장소는 사막 한가운데다.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둘만의 추억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1,2 파란 하늘과 끝도 없이 펼쳐지는 모래 사막, 그 위를 걷는 낙타만으로도 이색 풍경이 되는 호주의 사막. 3 울룰루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엘리스 스프링스. 자동차 렌트 회사, 여행사가 모여 있다. 4 호주 사막 여행의 중심이 되는 울룰루.
베트남 사파 최갑수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상상공방 동양문고) 저자 순수한 자연의 축복과 만나다
거리가 조금 멀거나 교통편을 갈아타는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특별한 허니문을 경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베트남 사파만큼 그런 바람을 충족시키는 곳도 없다. 한 번 다녀간 이들은 잊지 못해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이곳은 1922년 베트남 북서부에 세워진 오래된 고원 도시로 베트남과 중국 국경 도시인 라오카이에서 서쪽으로 30km 거리. 타이족, 자오족, 흐몽족 등 다양한 산악 부족들이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사파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토바이 택시가 만들어내는 약간의 소음을 제외하면 우물처럼 고요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까닭에 프렌치 스타일의 이국적인 건물이 계곡에 가득 들어서 있는데 오늘날에는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이용된다. 이곳에 닿기 위해서는 하노이에서 라오카이까지 야간열차를 타고 12시간 동안 이동해야 한다. 미리 겁먹지는 말 것. 조금만 부지런을 떤다면 멋진 침대칸을 예약할 수 있다. 열차는 밤에 출발해 아침이면 도착한다. 베트남의 맛있는 맥주 비아 하노이 서너 캔만 있다면 기차를 타고 가는 12시간이 로맨틱한 시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신나는 열차 파티를 열 수도 있다.
새벽녘 사파에 도착하면 짙은 우윳빛 안개가 여행객을 맞는다. 고원 도시 사파는 일교차가 커 아침이면 계곡에서 안개가 스멀거리며 피어오른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소수민족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구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광경을 만나게 된다. 사파를 찾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산악 마을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이 먼 곳까지 찾아온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방문한다. 마을마다 지닌 독특한 문화와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베트남의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 하루 코스에서 10일 코스까지 다양한 일정이 가능하다. 안개 속에서 무리를 지어 전통 의상을 입고 지나가는 소수민족과 마주치게 되면 절로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좀 더 다이내믹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오토바이 투어를 권한다. 영어가 능숙한 가이드를 포함해 오토바이 1대를 하루 종일 빌리는 데 25달러면 충분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점심식사까지 포함되어 있다. 사파의 가이드는 모두 베테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원하는 어느 곳이라도 데려다줄 것이다. 소수민족 마을에 들어서면 수많이 아이들이 여행객을 향해 몰려든다. 사파의 소수민족은 대부분 매우 가난하지만, 최근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들 대부분은 관광객에게 민예품이나 작은 인형, 액세서리를 판다. 수준은 천차만별. 물론 고르기 나름이다. 아이들이 몰려와 목걸이와 팔찌를 내밀며 “Tres Jolie”라고 말한다. ‘매우 예쁘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순수하고 순진한 그들의 미소와 만나면 새로운 허니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사파 사람들이 당신의 미래를 위해 전하는 축복인지도 모른다.
1 새벽녁의 사파는 뿌연 안개와 뒤섞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2 이곳은 산비탈을 깎아만든 계단식 논으로도 유명하다. 3, 4 사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수민족. 여행자들을 만나면 환환 웃음으로 환영한다.
상하이 황석원 <상하이 일기>(시공사) 저자, 칼럼니스트 몇 번을 만나도 다 알 수 없는 매력
신혼 여행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허니문이라는 단어가 주는 낭만적인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동방의 파리’라 불리는 매력적인 도시 상하이가 목적지의 리스트에서 빠진다는 것이 몹시 아쉬워 이곳을 사랑해마지 않는 사람으로서 무수히 많은 매력을 알려주고 싶다. 이곳에서 유학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함께 오고 싶다’고 생각한 알짜배기 장소 몇 곳을 슬쩍 공개한다.
강을 기준으로 크게 푸둥과 푸씨로 나뉘는 상하이. 숙박은 되도록 푸씨에서 해결하길 권한다. 푸둥의 호텔은 모던한 정취와 신중국의 앞선 면모를 느끼기에는 좋으나, 이 도시가 주는 남다른 달콤함을 경험하기에 혹은 남는 시간을 이용한 관광을 하기에 여러 면에서 푸씨가 편리하다. 이곳의 수많은 숙박 시설 중 신혼부부에게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형태의 가든식 호텔인 ‘루이진 삔관’을 추천한다. 고요한 분위기의 정원과 아담한 빌리지 형태로 구성되어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위치 또한 시내 중심인지라 이동이 편리하며 숙박비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중국과 상하이의 오늘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느끼고 싶다면 공장 지대를 갤러리 단지로 승화시킨 모간산루 50호나 옛 서민의 주택을 문화예술 단지로 개조한 타이캉루과 같은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구역을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허니문은 보통 긴 기간을 두고 계획하지 않는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상하이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 그런 목적의 정점에 있는 곳이 바로 푸둥과 푸씨를 나누는 강의 서쪽 변을 따라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이 들어서 있는 와이탄 구역이다. 파리에 빗대자면 마레 지구 정도와 비슷한, 부르주아 문화와 핫 트렌드가 흐르는 곳. 또한 그 화려함 뒤에는 외세 강점기 시절 상하이의 슬픈 눈동자가 숨어 있기도 하다. 현대 건축물이 자아내는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인 푸둥의 야경과, 유럽식 건축물의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하는 푸씨의 야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달콤한 칵테일을 흐르는 강 물소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바가 가득하다.
그중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선사할 만한 곳을 꼽자면 상하이의 야경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테라스가 있는 바 뉴하이츠(www.threeonthebund.com). 그리고 이곳의 중앙 계단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첨탑 속 레스토랑 쿠폴라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스가 방문한 뒤에야 세상에 드러나게 된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가 뉴욕에 이어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 장조지(www.threeo
nthebund.com)도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완벽한 프랑스 정통 디너를 맛볼 수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 센스 앤 번드(www.volgroup.com.cn)에서는 프랑스식을 기본으로 세계의 음식 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창작 요리를 선사한다.
1 세련된 레스토랑과 바가 모여 있는 와이탄 구역은 상하이의 핫 트렌드가 흐르는 곳이다. 2,4 일반 주택을 문화예술 단지로 개조한 타이캉루. 3 끝없는 고층 빌딩이 화려한 불을 밝히는 푸둥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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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관광청이 귀띔해준 평범함을 거부하는 커플을 위한 특별한 신혼 여행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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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이지만 흔한 허니문과는 차별화를 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아무리 들여다본들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이라면 그 나라, 그 지역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잘 아는 관광청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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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ska
"페어뱅크스의 오로라를 보지 않고 자연을 논하지 말라" 알래스카 관광청 모하메드 아미룰리잘 관광청장
열대의 맹그로브 숲, 지중해의 푸른빛 바다 등 지구를 둘러싼 대자연은 신비 그 자체다. 그러나 진정으로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알래스카로 향할 것을 권한다. 목화솜 같은 순백의 눈, 수정처럼 눈부신 풍광 그리고 무엇보다 오색찬란한 오로라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요소. ‘태양에서 방출된 대전 입자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 분자와 반응하여 빛을 내는 현상’이라는 오로라는 색상과 형태가 변화무쌍하여 보는 이들을 절로 감탄케 한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현란한 모습을 함께 보면서 상대방에 대해 각별한 마음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알래스카 주의 도시 페어뱅크스는 오로라 관광으로 유명한 곳으로 꼽힌다. 관찰 최적기는 9월에서 이듬해 3월이며, 관측은 오후 10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경까지 이어진다. 신혼부부가 오로라를 보고 첫날밤을 지내면 천재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겨울이면 신혼 여행객들로 붐비기도 한다. 또한 온천지로도 명성이 높다.
알래스카 전역에는 80여 개의 온천이 있는데 페어뱅크스의 치나 핫 스프링Chena Hot Springs은 북극 유황 온천으로 광물질 함유량과 수온이 높아서 치유 온천으로서의 기능도 톡톡히 하는 것. 유산염과 같은 염화물질, 중탄산나트륨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류마티스, 풍증, 동맥경화, 고혈압, 만성소화기 질환, 알레르기, 화상 등에 효력이 있다. 흰 눈으로 덮인 풍광을 바라보며 노천 온천을 즐기는 치나 핫 스프링 리조트(www.chenahotsprings.com)는 알래스카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예전의 교통수단이었던 개썰매를 타고, 화이트 마운틴 레크리에이션 지역에서 스노모빌을 타며 속도감을 맛보고, 자작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스키 트레일을 따라 스키를 타면서 설원을 누비는 등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벽난로가 설치된 레스토랑에서는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2003년에 선보인 얼음 박물관은 북반구 극지대의 특성이 집약된 곳. 빙하에서 떼 온 얼음으로 조각한 조각물이 전시되어 있고 그 안에 자리한 로비, 칵테일 바, 침대 등이 모두 얼음으로 만들어졌다. 자료 협조 알래스카 관광청(02-777-6665 www.alaska-korea.com)
1 극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환상의 오로라. 2 치나 핫 스프링 리조트의 얼음 박물관 안에 자리한 바Bar. 얼음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3 설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노천 온천.
France
"라벤더 향에 취하고 눈부신 태양에 매혹되는 프로방스" 프랑스관광청 정혜원 실장
고흐와 세잔 그림 속 아름다운 풍경의 실제 배경이자 알퐁스 도데의 마음의 고향인 프로방스. 프랑스 남동쪽 지중해 연안에 걸친 지역과 내륙으로 깊이 들어간 고원 지대를 총칭하는 곳으로 아비뇽, 아를, 마르세유, 칸, 앙티브, 니스 등이 이에 속한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 등이 어렵지 않게 떠오를 만큼 이 지역은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중세 기독교의 중심지였던 아비뇽은 거리 자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교황의 성’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유럽 최대 규모의 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또 다른 건축물인 ‘생 베네제 다리’는 론 강 위에 세운 첫 번째 영구 다리이다. 또한 옛 중세 지구의 좁은 골목길 곳곳에도 빼어난 건축물이 자리하는데, 시립 도서관으로 쓰이는 ‘카드리날 세차노 성’, 르네상스 스타일의 ‘바론첼리 호텔’, 바로크 스타일의 ‘모내 호텔’ 등 교황과 교회 시대의 궁전과 맨션 양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태양이 온통 우리 가슴에 내리쬐는 것 같다. 보라색 물이 들기 시작한 밭 자락, 점차 라벤더 향기에 취한다.” 누군가 마르세유에 이르는 길을 이처럼 묘사했듯 이곳은 허브, 향신료, 비누 등으로 유명한 웰빙의 산실이다. 여기에서 비행기로 45분 정도 가면 닿는 카스텔레 호텔(www.hotelducastellet.com)은 신혼의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투스카나 스타일로 지어진 이곳은 야자수 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 정원수가 주변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본관 테라스에서 수영장으로 곧장 연결이 되며, 건물 맞은편에는 안뜰 사이로 독립 공간인 빌라로 가는 길이 나있다. 특히 ‘몬테그리스토 레스토랑’은 2007년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신선한 식재료를 써서 만든 건강식으로 대표되는 프로방스 음식을 제대로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협조 프랑스 관광청(02-776-9142 www.franceguide.com)
1 아비뇽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2 ‘아비뇽 다리’라고도 불리는 ‘생 베네제 다리’. 해 질 무렵 다리에서 바라보는 론 강의 모습이 일품이다. 3 프로방스의 대표적 명물인 라벤더 밭. 4 마르세유 인접 지역에 자리한 카스텔레 호텔.
India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인도 남부 케랄라 주" 인도 관광청 만모한 사다나 동아시아 지역 총국장
찬란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인도는 다채롭고 독특한 생활 문화를 배우며 삶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무굴제국의 왕 샤자한이 뭄타즈 마할에 대한 사랑으로 만든 아름다운 건축물 타지마할과 인도의 젖줄인 갠지스 강이 흐르는 중부 지역은 대표적인 관광지. 그러나 신혼 여행객이라면 휴양을 즐기기에 제격인 남인도 지역의 케랄라 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National Geographic Traveler>가 꼽은 ‘지상의 파라다이스 10’에 뽑힐 정도로 빼어난 자연경관이 일품인 곳이다. ‘코코넛의 땅’이라는 뜻의 지명처럼 어디를 가든 코코넛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것이 특징. 인도인에게 코코넛은 신의 은총으로 불릴 만큼 쓸모가 많은 식물이다. 딱딱한 껍질은 땔감으로, 껍질을 감싼 질긴 섬유질은 밧줄로, 과즙은 음료수로, 과육은 요리와 오일의 재료로 쓴다. 집 모양새도 다른 주와는 확연히 구분되는데, 붉은빛이 도는 고동색의 기와를 얹은 지붕과 흰 칠을 한 벽이 어우러진 외관은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다. 고층 빌딩과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지내던 일상에서 벗어나 한 박자 느린 삶의 여유를 맛보게 할 것이다.
해상교통이 발달한 알라푸자와 콜람 사이의 수로를 헤치며 항해하는 유람 코스는 ‘남국의 베네치아’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케랄라 주의 관광 상품이다. 그중에서도 하우스 보트는 수로 유람의 최고급 결정판으로 목재로 만든 배 위에 대나무와 야자 잎으로 엮은 지붕을 얹은 형태. 커플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으며, 물길을 서서히 가르며 떠가는 하우스 보트에서 최고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배에는 운전사, 요리사 그리고 서빙 담당자 총 3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우스 보트는 종류와 가격대가 무척 다양한 편으로 여러 곳의 가격, 시설,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케랄라 주 홈페이지( www.keralatourism.org)에 들어가면 주정부에서 인증한 하우스 보트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협조 인 도 관광청(02-2265-2235 www.incredibleindia.org)
1,2 목재로 만든 배 위에 대나무와 야자 잎으로 엮은 지붕을 얹은 하우스 보트. 신혼 커플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Malaysia
"콸라룸푸르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겨라" 말레이시아관광청 모하메드 아미룰리잘 소장
도시 중심부에 우뚝 솟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콸라룸푸르의 랜드마크. 한쪽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한쪽은 일본에서 완공한 쌍둥이 빌딩으로 두 타워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인 ‘스카이 브리지’는 세계 최고로 손꼽힌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시내 전경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하루에 입장 가능한 인원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해 입장권을 받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관광 정보.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나이트 라이프를 즐겨야 한다. 국교가 이슬람교여서 화려한 밤 문화를 즐길 수 없 을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선입견에 불과하다. 트렌드의 중심지인 부킷 빈탕Bukit Bintnag은 24시간 오락과 쇼핑의 열기로 가득한 곳이다. 명품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가 공존하는 거리는 쇼핑 목록을 촘촘히 채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쇼핑몰과 백화점, 디자이너 부티크, 스트리트 숍들이 한곳에 모여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또한 최고급 스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가볍게 피로를 풀기 좋은 길거리 스파, 고유의 테라피를 선보이는 다양한 브랜드 스파 등 선택의 폭이 넓다. 근처의 잘란 알로Jalan Alor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선 곳이다. 5~10링깃짜리 미고렝(말레이시아식 볶음 국수)을 비롯해 중국식, 인도식 등 다양하고 저렴한 메뉴를 판매한다.
화려한 불빛으로 둘러싸인 부킷 빈탕을 조금만 벗어나면 트렌디한 레스토랑들이 밀집한 창캇 부킷 빈탕Changkat Bukit Bintang에 이른다. 고급 식문화의 선두 격인 이곳은 로맨틱하고 특별한 레스토랑을 찾는 신혼 커플이라면 꼭 가볼 만하다. 그중에서도 콸라룸푸르 최고의 맛이라는 찬사를 듣는 프렌치 레스토랑 프랑기파니( www.frangipani.com.my)는 음식, 서비스, 인테리어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감각을 자랑한다. 홀 한가운데 스틸 소재의 풀을 장식해 마치 호숫가에서 정찬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은은한 광택이 나는 스틸 위에 나무 장식을 더한 벽면의 인테리어 또한 고급스럽다. 프랑스 요리를 기본으로 하지만 셰프의 독특한 스타일을 더한 조리법과 멋스러운 가니시로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두 개 층으로 꾸민 이곳의 1층은 다이닝 레스토랑, 2층은 바Bar여서 저녁 식사 후 위층으로 가서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자료 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02-779-4422 www.mtpb.co.kr)
1 조명을 설치해 밤이 되면 더욱 환하게 빛나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2,3 쇼핑몰, 마사지 숍, 클럽 등 콸라룸푸르의 거리는 밤이 되어도 잠들지 않는다. 4 갖가지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잘란 알로의 야시장.
Austria
"잘츠부르크와 비엔나에서 클래식의 향연을 즐기다" 오스트리아 정부관광청 낸시 최 대표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 그중에서도 잘츠부르크는 ‘세계의 공연장’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클래식 애호가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즐기는 커플이라면 주저 말고 이곳을 향할 만하다. 게트라이데 거리 9번지의 모차르트 생가를 개조해 만든 박물관에는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침대, 바이올린, 피아노, 필사본 악보, 초상화, 편지 등이 전시되고 잘츠부르크에서의 생활상이 소개 되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관광 명소로 꼽히는 성과 성당 곳곳에서도 그의 자취를 발견하게 된다.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지었으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과 ‘도레미 송’을 부르던 곳으로도 유명한 미라벨 궁전. 궁전 내 대리석 홀은 모차르트가 대주교를 위해 연주한 장소이며, 지금도 실내악 연주회가 자주 열린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결혼식이 열리는 식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구시가의 중앙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 바로크식 대성당 안에는 그가 연주 하던 파이프 오르간과 유아 영세를 받았던 성수함 등이 보존되어 있다.
새해에는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공연 중에서 발췌한 연주를 구시가지 광장에 설치한 스피커를 통해 들려줄 예정이라고. 거리를 걸으며 클래식 선율에 마음껏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 미사 때마다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성가곡을 부르고, 택시를 타도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가 흘러나오는 정통 음악의 도시 비엔나도 놓칠 수 없는 곳. 비엔나 필하모닉Vienna Philharmonic의 신년 음악회를 필두로 1년 내내 음악회가 끊이지 않는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들이 펼치는 다양한 공연을 감상하고 싶다면 여행 전 예약은 필수이다(www.vienna.info). 곳곳에서 열리는 300개의 축제 무도회는 동화나 영화 속에서 봐왔던 음악과 춤의 세계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다. 황제의 궁전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무도회는 귀족만이 입장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이들에게 개방되어 매년 3000여 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함께 즐긴다. 무도회 일정 확인에 앞서 비엔나 댄스 스쿨에서 커플이 함께 왈츠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왈츠 수업은 전날까지는 예약을 해야 한다(www.tanzschulechris.at). 자료 협조 오스트리아 관광청(02-773-6428 www.austria.info/kr)
1 무도회 축제가 열리는 비엔나 오페라 하우스. 2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 3 잘츠부르크를 대표하는 모차르트 초콜릿. 4 예술적 향취가 묻어나는 비엔나 게른트너 거리.
New York
"미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랑을 돈독히 하라" 뉴욕 관광청 마키코 마츠다 힐리 이사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며,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에 민감한 커플 그리고 무엇보다 2월에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인 커플이라면 뉴욕이 제격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기에 가장 로맨틱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온 센트럴파크의 마차,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를 비롯해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 록 펠러센터 아이스 링크 등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한 사랑의 장소가 즐비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와 유명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미식 문화의 천국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의 미각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한다. 밸런타인데이에 음식을 통해 연인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뉴욕의 여러 식당들은 특별 메뉴와 요리를 구상 중이며 유명 주방장이 요리한 음식 시식, 초콜릿과 함께하는 와인 시음회 등과 같은 특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근사한 식사를 즐길 만한 곳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One if by Land, Two if by Sea’( www.oneifbyland.com)를 추천한다.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전통과 품격의 레스토랑으로 프러포즈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명문 요리 학교인 ICE(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 www.iceculinary.com)에서는 커플들을 위한 요리 강좌를 열 예정이다. 코코뱅, 다크 초콜릿 무스 등 두 사람이 함께 메인 요리에서부터 디저트까지 만들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실 뉴욕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느 정도 비용을 들여야 한다.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메트로폴리탄에서 오페라를 감상하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무엇보다 연인과 함께 멋진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뉴욕 호텔의 패키지를 이용해볼 것. 일반 호텔에서 초호화 럭셔리 호텔까지 선택의 폭이 넓으며 각각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를 한층 더해줄 아이템이 가득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자료 협조 뉴욕 관광청(02-777-6939, www.nycvisit.com)
1,3 로맨틱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기에 좋은 곳.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며 트렌드에 민감한 커플이라면 신혼 여행지로 고려해볼 만하다. 2 뮤지컬 <맘마미아> <라이온킹> <아이다> 등을 상시 공연하는 브로드웨이 거리. 놓치지 않은 공연이라면 여행 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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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짜는 나만의 맞춤 허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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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옷을 맞춰 입은 신혼부부를 여기저기서 마주치게 되는 허니문 패키지가 싫다면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여행 계획을 짜보자. 파리에서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을 찾아다니는 대신 현지의 느긋한 일상을 즐긴다든지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지 않은 캐나다 퀘벡 주의 자연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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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Gaspe Peninsula 캐나다의 아이콘은 단연코 자연인데, 서부의 로키 산맥과 동부의 나이아가라 폭포만이 말과 글로 감당할 수 없는 캐나다의 풍성한 자연을 오롯이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10개 주 가운데 영토가 가장 광활한 퀘벡 주의 가스페 반도Gaspe Peninsula 역시 압도적인 자연이 무엇인지를 빈틈없이 보여준다. 게다가 캐나다 속 프랑스라 불리는 퀘벡 시티의 독특한 문화와 풍경까지 보태지기 때문에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중세 프랑스의 어느 도시를 연상시키는 올드 퀘벡. 골목길을 걸으며 아기자기한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캐나다와 프랑스의 앙상블, 퀘벡 시티 퀘벡 주로의 허니문은 주도인 퀘벡 시티 그중에서도 올드 퀘벡에서 시작한다. 유서 깊은 도시나 작은 규모의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이 그렇듯이 올드 퀘벡을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걷는 것이 윗길이다. 출발은 샤토 프롱트낙Chateau Frontenac 호텔 앞의 다름 광장. 관광 안내소가 자리해 여행의 출발점으로 제격이며, 호텔을 중심으로 볼거리와 음식점 그리고 각종 상점들이 담상담상 모여 있어 편리하다. 휘뚤휘뚤한 골목을 따라 성당, 저택, 아기자기한 파스텔 톤의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전경은 중세 프랑스의 어느 도시를 연상시킨다. 올드 퀘벡 최고의 명소는 두말할 것 없이 샤토 프롱트낙이다. 청동 지붕과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호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이 회담을 연 곳으로도 유명하다. 호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을 거쳐간 유명인사들과 그들이 남긴 에피소드에 빠져들게 된다. 투어를 마치면 호텔 옆문에서 이어지는, 나무로 만든 넓은 테라스를 걸어보아야 한다. 로렌스 강과 로어 타운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퍼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퍼세 록Perce Rock. (오른쪽) 가닛의 서식지로 유명한 보나벤처 섬에서는 무리를 이룬 가닛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다 위에 놓인 코끼리, 퍼세 이제 본격적으로 가스페 반도 투어에 나설 차례. 지역적으로 보면 퀘벡 주 동부의 세인트로렌스 하구 남안에 동쪽으로 돌출한 반도 부분을 의미한다. 유럽의 향기가 물씬한 퀘벡 주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가장 먼저 방문할 곳은 퍼세Perce. 가스페 반도에서도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퍼세 록Perce Rock이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코끼리가 바다에 자신의 코를 박고 있는 형상의 이 거대 기암은 길이가 483m, 높이는 88m에 이른다. 해거름이 시작돼 비스듬한 햇살이 비추면 바위는 더욱 농염해진다. 오늘날 퍼세 록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인 ‘풍화와 침식’에는 장구한 세월의 무게와 더불어 자연의 섭리에 조금도 다가갈 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속절없음이 포개져 있다. 퍼세가 준비한 또 하나의 장관은 보나벤처Bonaventure 섬이다. 배를 타고 20분 정도면 만나게 되는 섬은 해조 보호 지구로 지정되었으며, 특히 가마우지의 일종인 가닛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무려 12만 마리의 가닛이 이곳을 제 집처럼 드나든다.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평평한 해암 위에 새하얗게 무리를 지어 앉은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왼쪽)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해변과 해안 절벽이 매혹적인 가스페 타운. (오른쪽) 쾌속 보트를 타고 야생고래를 관찰하는 웨일 워칭 프로그램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야생 고래의 매혹,가스페 퍼세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90km 정도 올라가면 17개의 해안 마을로 구성된 가스페 타운이 나온다. 이곳은 행정의 중심지이자 포리용 국립공원Forillon National Park of Canada으로 가는 거점 역할을 한다. 반도 끝자락에서 돌고래 머리 같은 모양을 한 부분이 바로 포리용 국립공원.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해변과 해안 절벽 등이 매혹적이다. 연중 개방되는 국립공원에는 모두 합쳐 70km가 넘는 트레일 코스를 갖추었다. 어느 길을 택해도 시원의 자연이 선사하는 장쾌함을 폐부 깊숙이 느낄 수 있다. 국립공원에서는 계절에 따라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카약, 승마,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슈잉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가능한데 사람들의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쾌속 보트를 타고 야생 고래를 관찰하는 웨일 워칭 프로그램이다. 고래 사냥도 아니고 고래 구경이 무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마는 실제 경험해보면 머리끝이 쭈뼛해질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투어는 3시간 정도 지속된다.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가 고래의 출현을 기다리는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게 된다. 이윽고 고래가 육중한 모습을 드러내는 찰나, 그 원초적 생명력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모두들 탄복을 금할 수가 없다.
자연과 더불어 하룻밤,칙-촉 가스페 타운에서 해안 절경을 따라 다시 차를 몰아 나아가면 캡-차Cap-Chat라는 이름의 마을에 도착한다. 최종 목적지인 칙-촉 마운틴Chic-Chocs Mountains으로 향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가스페 반도 중심부에 자리 잡은 칙-촉은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만 25개 이상을 거느린 애팔래치아 산맥의 일부다. 고개를 들어 사위를 살피면 온통 산 천지다. 신록의 계절에 찾으면 세상의 모든 엽록소들이 일제히 기쁨의 함성을 지르듯이 피어난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것도 대자연과의 긴밀한 호흡이다. 흠결 없는 자연과의 접속은 트레킹이나 호수에서의 카약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 무스를 비롯한 야생동물들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투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꽃은 개별성을 띨 때도 아름답지만 특히 수많은 들꽃들이 포개진 모습은 더욱 황홀하다.칙-촉에는 동명의 숙박 시설인 칙-촉 마운틴 로지가 있다. 장건한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에워싸인 곳에 자리한 위치부터 범상치 않다. 외관도 그렇고 모두 합쳐 36명 수용 가능한 객실도 전반적으로 통나무 산장 같은 느낌이 물씬하다. 로지의 스태프들은 먼 길 달려온 길손을 가족처럼 맞아준다. 글과 사진 노중훈(여행 칼럼니스트)
(왼쪽) 카 약을 타거나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칙-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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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가는 방법 직항편이 없어 밴쿠버-몬트리올-퀘벡 시티 또는 토론토-퀘벡 시티 순서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밴쿠버까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캐나다가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 밴쿠버까지는 10시간, 밴쿠버에서 몬트리올까지는 4~5시간 정도 걸린다. 퀘벡 시티에서 퍼세까지는 캐나다 국영 철도인 비아레일(www.viarail.ca)을 이용하면 된다. 밤 10시 7분에 출발하는 기차에 오르면 다음 날 오전 10시 44분 퍼세에 도착한다. 퍼세에서 버젯(418-368-1610), 내셔널(418-368-1541) 등의 업체를 통해 렌터카를 이용하면 된다. 원칙적으로는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캐나다 내에서 운전할 수 있지만, 렌터카 업체에 따라 규정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국제운전허가증을 발급받아 가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 계획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퀘벡 주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 이상이 필요하다. 여의치 않다면 가스페 반도의 세 도시들 중 한두 곳만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퀘벡 시티에서는 샤토 프롱트낙(www.fairmont.com/frontenac)이 최고급 호텔이지만 객실 점유율이 항상 높기 때문에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 퍼세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모텔과 B&B 등이 다수 늘어서 있다. 가스페 타운도 숙박 시설이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칙-촉 마운틴 로지(www.chicchocs.com) 역시 객실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필수다. 로지에 소속된 전문 가이드들이 트레킹과 카약 프로그램에 동행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별 어려움이 없다. 산악 장비와 티셔츠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점과 스파 등의 시설도 별도로 갖추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퀘벡 주 공식 여행 정보 사이트(www.bonjourquebec.com), 가스페 관광청(www.tourisme-gaspesie.com), 퍼세 여행 정보 사이트(www.perce.info) 등을 참조하면 좋다. 지역 정보는 물론이고 로컬 투어 프로그램과 호텔 및 레스토랑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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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Paris 낭만적인 거리의 야경과 센 강의 여유, 연인들의 자연스러운 표현만으로도 한 번쯤 직접 가서 보고 싶은 그곳. 프랑스 파리는 유럽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익숙하면서도 늘 다른 표정으로 다가오는 도시이다. 거대한 박물관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값비싼 푸아 그라를 먹지 않아도 그보다 더한 감동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겨울에서 깨어난 3~5월의 파리는 봄처럼 들떠 있고, 설렘이 충만한 모습으로 여행의 최적기로 꼽힌다.
1 센 강변의 야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디너 크루즈는 허니문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다. 2 시티오픈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관광지에 쉽게 닿을 수 있다. 3 파리의 대명사 에펠탑. 조명등이 켜진 저녁의 모습은 더욱 낭만적이다.
샹젤리제 거리에는 개선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 방향으로 뻗은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들르는 필수 코스이다.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과 길을 따라 가로수가 늘어선 이곳은 세계를 대표하는 패션과 유행의 거리인 만큼 명품 부티크 매장이 몰려 있어 쇼핑을 하기에 제격이다. 이곳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루이 비통 매장 샛길로 들어가면 까르띠에, 샤넬, 막스마라, 크리스찬 디올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 숍이 즐비한 몽테뉴 거리로 이어진다. 마치 패션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한 길을 거닐며 오가는 인파 속에서 패셔너블한 파리지엔의 감각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곳은 어스름한 저녁 이후에 오면 더욱 낭만적이다. 사실 관광 여행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샹젤리제 거리 이야기를 꺼낸 목적은 바카라 갤러리 뮤지엄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거리 뒤쪽 고급 주택가에 자리한 ‘메종 드 바카라Maison de Baccarat’는 고급 크리스털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바카라의 작품을 전시한 곳. 주택가를 가로질러 걸으면서 공터에서 공놀이를 하는 어린이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나이 지긋한 신사, 큰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젊은 여성 등 파리 사람들의 일상을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갤러리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거의 없어 ‘이 길이 맞는지’ 지도를 보면서 수시로 확인하면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렇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그런 수고는 감수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귀족의 저택을 개조해 만든 이곳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1764년 선보인 이래 각국의 왕가에서 사랑받으며, 생활 용품을 예술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 바카라의 황홀한 세계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 자리한 레스토랑 ‘크리스털 룸’에서는 바카라의 샹들리에 조명을 받으며 바카라 식기에 담긴 고급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1,3 거리를 걸어가다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거나 숍이나 갤러리에 들러 눈요기를 하는 것도 즐겁다. 2 바카라의 황홀한 세계에 취하게 하는 ‘메종 드 바카라’의 전시장.
파리지엔 따라 하기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퐁네프 다리 등 유명 관광 스폿을 마스터하겠다는 일념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배낭 메고, 운동화 끈 조여 매고 호텔방을 나서지 말자. 누구와, 어디를, 왜 갔는지에 따라 여행 방식은 달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유롭게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고, 동네 빵집에서 크루아상과 팽오쇼콜라로 군것질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도 좋다. 모든 거리를 섭렵하려 하지 말고 한곳에서 느긋이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컨대 생 제르맹 데프레 거리의 ‘카페 드 플로라’에서 핫초코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예술 서적 출판사인 타셴이 운영하는 서점에서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마들렌 지역에서는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크레페도 빼먹지 말고 챙겨야 할 먹을거리다. 한 번쯤은 지하철을 타고 아무 역에서 내려보는 것은 어떨는지? 가판대에서 사먹은 파란 사과, 이름 없는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지 모른다. 파리의 연인들 사이에서 데이트 장소로 꼽히는 센 강변의 디너 크루즈는 허니문의 하이라이트로 장식하기에 제격일 듯. 파리 야경의 조명 빛이 반사되는 강을 따라가는 배 안에서 샹송을 들으며 저녁을 즐기는 순간은 낭만의 절정이다. 정장을 갖춰 입어야 입장이 가능하며, 한국어 메뉴도 제공된다.
모네 작품 <수련>을 볼 수 있는 오랑쥬리 미술관.
모네가 사랑한 마을, 지베르니 파리의 작은 미술관 오랑쥬리에서는 모네의 <수련>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적극적인 커플이라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리에서 서쪽으로 70km 떨어진 지베르니로 가자. 모네는 1883년부터 1926년까지 43년간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의 삶을 마쳤다. 정원은 조경이 잘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기 좋으며, 특히 4월부터 9월 사이에는 모든 꽃들이 활짝 피어 화려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또한 1966년 모네의 아들이 미술학교에 기증한 작품들은 1980년 지베르니에 모네박물관이 들어서면서 이곳에서 전시 중이다. 지금도 많은 예술가들이 정착하고 싶어 하는 여유롭고 정감 어린 지베르니로 가려면 파리의 생 라자르 역에서 루앙Rouen행 열차를 타고 베르농Vernon까지 간 다음 베르농 역과 버스 터미널에서 지베르니까지 가는 24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표는 버스 기사에게 살 수 있으니, 매표소를 찾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4~10월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월요일은 휴관.  글과 사진 류홍렬(소쿠리닷넷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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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가는 방법 유럽으로 가는 항공사들의 대부분은 허니문을 위한 특별 요금을 제공한다. 예식장 계약 사본이나 청첩장 원본을 첨부하는 조건이며, 일반 요금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단, 좌석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예식일이 결정되면 최소한 3개월 전에는 여행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유럽 직항편은 결혼식을 마친 당일에 이용하기 어려우므로 공항 부근 호텔에서 1박을 하는 편이 좋다. 결혼 준비와 예식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여유롭게 움직이면 그만큼 현지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다닐 수도 있다. 현지 공항에서 숙소로 갈 때에는 RER B라인을 타고, 전철로 환승하고 또 내려서 번지수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합리적인 요금의 에어프랑스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신혼여행이니 만큼 정장을 차려입은 기사가 마중을 나오는 리무진 픽업 서비스도 활용해볼 만하다. 여행 계획 파리만 간다면 4박 6일 정도 일정이면 행복한 포만감이 느껴질 것이다. 호텔을 예약할 때에는 위치를 고려하고(샹젤리제, 오페라, 루브르 박물관 부근이 편리하다), 예산에 맞는 가격대의 부티크 호텔이나 디자인 호텔 중에서 선택하면 좋다. 단, 파리의 호텔은 5성급이라고 해도 일반적 관점의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널리 알려진 체인 호텔도 가격 대비 시설이 훌륭한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관광지를 망라하고 싶다면 시티오픈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단기에 파리의 핵심을 보고자 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리 이곳저곳을 제약 없이 다니고 싶다면 비지트 패스 3일권을 꼭 구입할 것을 권한다(www.socuri.net). 만약 하루 정도 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이탈리아의 로마나 베네치아도 가볼 만하다. 에어프랑스를 이용하면 파리에서 이탈리아 도시까지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항공 이동이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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