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4년에는 7월 들어 정말 비가 거의 매일 오는 듯 합니다.
지난 주말 닷새 정도만 맑은 날씨, 다 태울 듯이 뜨거운 날이 있었을 뿐 18일 중 12일간 비가 내렸는데요.
어제 오늘은 경기 북부 파주, 연천, 포천, 철원 지역에는 홍수경보가 내릴 정도로 많은 비가 오고 있네요.
장마 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동네마다 골고루 홍수 수준의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해도 속으로는 이번 주말에 어디로 가서 카약을 타면 좋을까 내심 좋아라 하는 카약커들이 꽤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정해져야 하겠습니다.
최근 빅 워터 리버러닝 강좌 연재를 추가로 올리기도 했는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냉정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자꾸 언제쯤 물이 괜찮아지게겠냐며 묻는 분들이 많아서 오래 전 쓴 칼럼을 다시 끌어 올려 놓겠습니다.
아래 칼럼은 2011년에 쓴 것을 2022년에 한번 수정한 것입니다.
요즘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유역 주요 지점의 수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인터넷정보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어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혹은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검색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참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올해 6월처럼 큰 비가 내리는 경우에는 한껏 불어난 강물이 과연 언제쯤 적당히 빠지며, 이번 주말에는 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 카약킹 계획을 잡을지 여부를 두고 고민이 많을 줄로 압니다.
몇년 전에도 하도 비가 많이 와서 제가 살고 있는 집 바로 앞을 흐르는 내린천이 거의 범람직전까지 가곤할 적마다 과연 이 물이 빠지는데 얼마나 걸릴까에 대해 두 어 번정도 나름대로 계산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매번 비가 내리는 양상이나 집적도 등 각각의 강우사정이 다른 탓에 딱 맞았진 않지만 대략 어느 정도는 예측해 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2011년 봄을 기준으로 한번 해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 실험실습을 많이 해 본터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참고로 내린천은 원대교 기준 3.8 m 이상이면 하류구간만 이용금지, 4.3 m 이상이면 전 구간 이용금지가 됩니다.
먼저 내린천 원대교 지점의 최고 수위가 5.5 m를 기록한 뒤 수위 강하 소요 시간입니다.
5.5 m에서 4.3 m까지 강하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24시간(하루)이 걸렸으니 시간당 평균 5 cm씩 빠진 셈이고, 이후부터 3.8 m까지는 시간당 평균 2 cm씩 빠지며, 이후부터 3 m까지는 거의 시간당 약 1 cm정도씩 빠지더군요.
처음엔 아주 빠르게 빠지다가 갈수록 점점 물이 빠지는 정도는 느려지는... 당연하겠죠?
수위로 보면.. 5.5 m → 5 cm/hour → 4.3 m → 2 cm/hour → 3.8 m → 1 cm/hour → 3.0 m
소요시간으로 보면 5.5m → 24시간 → 4.3 m → 25시간 → 3.8 m → 80시간 → 3.0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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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더 수위가 높았던 경우를 보겠습니다.
2007년 8월 초순이었는데, 최고 수위가 7.54 m를 기록한 뒤 수위 강하 소요 시간입니다.
5.5 m까지 빠지는데 16시간이 걸렸으니 시간 당 대략 12.5 cm씩, 이후 4.3 m까지 빠지는 데는 35시간이 걸렸으니 시간 당 약 3.5 cm씩, 3.8 m까지 빠지는 데는 33시간이 걸렸으니 대략 시간 당 1.5 cm씩 빠진 셈입니다.
이후 부터는 역시 거의 시간 당 1 cm씩 빠졌군요.
강수량이 많아 수위가 아주 높았을 경우, 수위로 보면..
7.5 m → 12.5 cm/hour → 5.5 m → 3.5 cm/hour → 4.3 m → 1.5 cm/hour → 3.8 m → 1 cm/hour → 3.0 m
소요시간으로 보면..
7.5 m → 16시간 → 5,5 m → 34시간 → 4.3 m → 33시간 → 3.8 m → 80시간→ 3.0 m
확실히 더디게 빠짐을 알 수 있는데, 그렇더라 하더라도 3.8 m부터 3.0 m까지는 시간 당 1 cm씩 빠지는 것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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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보면 아무리 홍수 수준으로 집중 호우가 내린다 하더라도 대략 이틀이면 상류 구간에서 카약과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내린천 수위가 5 m를 넘으면 하추 계곡은 클래스 4의 면모를 보이며, 살둔 계곡, 미산 계곡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내린천 수위가 4 m이하로 살짝 떨어지면 원대교 바로 위의 메추리 급류는 퍼펙트한 웨이브가 만들어집니다.
수위에 따라 골라가며 즐기는 재미란 결국 기술이 있는 이들의 몫입니다.
이번 주말이 살짝 기대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