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통해서 댄스스포츠에 입문한 뒤 노력하는 모습을 이야기하여, 자라나는 새싹을 밟거나 꺽지 말고 서로를 세워주는 문화를 만들자는 호소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힘든 몸부림
영국의 생물학자 윌리스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고치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나방의 모습을 관찰하여, 나방은 바늘구멍만 한 구멍을 뚫고 그 틈으로 나오기 위해 꼬박 한나절을 애쓴 뒤 영롱한 빛깔로 날갯짓을 하며 훨훨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윌리스는 다른 고치에 나방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고치의 옆 부분을 칼로 살짝 그어 주었더니, 나방은 쉽게 나오긴 했어도 빛깔도 곱지 않았지만
몇 차례 힘없는 날갯짓을 하다가 죽고 말았다. 작은 구멍을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동안 몸통에서 액체가 나와 날개를 적시게 되면서 단련되어 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인데 그 과정이 없어서 죽은 것이다. (윤태익,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 비슷한 이야기나 실험은 고전과 여러 책에 있음)
인생의 3막에서 선택
○ 오래전에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살까를 생각하면서 영원히 현직에 있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전공과 무관한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하기로 했다. 영원한 현직을 위해서는 전공과 관련 있는 쪽과 없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몇 년간 공부하였고, 운동은 집 근처에서 등산했으나 출발전에 항상 망설여 질만큼 재미가 없어서 건강에 좋은 운동을 찾다가 댄스 스포츠를 선택하였다.
○ 스포츠댄스를 배우기로 작정하고 성남학원에 무작정 올라가서 자이브를 배웠는데, 베이직이 잘못 길들어서 고치려고 하다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아예 10종목을 배우기로 하였다. 2018년에 답십리에 입성하여 오페라, 굿 댄스학원을 중심으로 이곳저곳을 다녔다. 이때 깨달은 가성비 좋은 방법이 단체반에서 배운 루틴을 개인레슨을 통해서 반복한 후, 개인레슨한 셈과 현장 특강을 하고, 또 함께 배운 메니야와 현장에서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라틴은 한명의 강사에게서 5종목을 짧은 시간에 루틴을 배우고, 지금까지 계속 개인레슨을 통해서 내 수준에 맞게 조금씩 심도 있게 현재까지도 받고 있다. 한명의 강사에게 배우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몸쓰기에 탁월한 셈에게 추가로 5종목을 개인레슨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레슨 받는 것이 어렵게 되자, 강남학원은 개인레슨은 자유롭다는 것을 알고 등록하였다.
목표, 메니야 상위1%
○ 코로나19로 대부분 메니야들이 집에 있을 때 나는 열심히 노력하면 객관적으로 코로나19가 끝날 무렵에는 메니야 상위 1%에 들어갈 수 있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 들어와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깨달은 것은 난이도가 높은 루틴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이 되는 스텝과 루틴 그리고 기초체력의 중요하다는 것과 많은 메니야를 잡아야 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100명을 잡아보겠다는 작정하여 실천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소비되고, 자존감마저 흔들릴 때가 있었다.
○ 8월8일까지 파티장에서 100명을 잡은 나에 대한 성찰은 ⓵ 나의 장점은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지만, 자이브를 할 때는 이상하게 자신이 없어져서 고개를 숙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 ② 파소를 할 때는 스텝의 의미를 모르고 흉내 내고 있어서 재미를 못 느낀다는 것 ③ 왈츠를 할 때 어느 순간에 왼편 손목을 여성쪽으로 꺽는 경우가 있다는 것과 진행할 때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④ 탱고를 할 때 강하게 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고, 스타커트를 할 때는 오른 손을 땡기고, 배꼽이 덜 돌아가서 파트너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 ⑤ 가장 쉬운 줄 알았던 비엔나 왈츠가 가장 어렵고, 어려운 이유는 너무 빨라서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내 생각이라는 것도 알았다. ⑥ 인터넷을 보면 가장 멋있는 춤이 개인적으로 큌스텝인데, 내가 배운 루틴은 가장 기초 이어서 스스로 불만이지만, 멋진스텝은 파트너와 함께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되어서 일단은 접어 두기로 했다.
○ 댄스 스포츠를 잘하기 위해서는 남자만의 책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배운 스텝은 누구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홀드하면 리드가 쉽지 않았고, 솔직히 구력이 오래되었고, 계속 공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막상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모 학원 원장님이 잡아주셨는데, 처음이었지만 여성이 밀어줄 곳에서 부드러우면서도 확실하게 밀어주어서 전체적으로 성취감이 있었고, 모 프로가 처음 잡아주셨음에도 나의 리드를 잘 읽고 황홀하게 반응해 주셨다. 즉 댄스 스포츠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남자만 잘해서는 아니 되고 여성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에게 제일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현장에서 파트너에게 혼(?)나고, 지적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얼굴색이 변하면서도 춤을 추는 모습이다. 코칭은 좋지만 레슨시간에 하고, 현장에서는 메니야끼리는 즐겁게 운동하고, 상대가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면 전문가에게 특강을 받도록 하는 것이 답이라 생각한다.
○ 100명을 잡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깨달은 것은 ⓵ 댄스 스포츠는 파트너 춤이어서, 전문가가 아니면 한두 번에 서로 맟추기 힘들고, 정말 잘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배워야 하기 때문에 나이들어서 배운 사람으로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 원칙을 충실하게 배우면서 즐겨야 한다는 것
② 짧은 경력의 소유자가 특정인과만 운동하면 다른 사람과는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과 운동을 해야 하지만, 댄스를 잘하는 고수나, 젊은 메니야를 눈독 들이면 상처받기 쉽다는 것 또한 홀드는 했다고 하더라도 몸에서 하기 싫은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분과는 멋지게 춤을 출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세운 전략은 기회가 될 때마다 눈 인사를 하고, 호감을 가지고 인사를 받는 메니야에게 청하기로 하였다. 그런 분이 없을 때는 다른 남성들이 안잡아 주는 분들에게 청하기로 하였다. 그런 분을 잡고 역시 열과 성을 다하여 최선을 다했더니 입문 후 처음으로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③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바닥, 발목, 골반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이 방면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고난을 겪으면서 나온 아름다운 나방이 훨훨 나르는 것처럼, 위와 같은 고난의 행군을 통해서 나는 코로나 19가 끝나면 메니야 상위 1%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길도 함께 모색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