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새롭게 깊게 도서관의 기본 뿌리내리기
지난 달날 농사때 감자를 심었습니다. 그날로부터 '씨감자'를 흥얼거리게 되네요.
감자씨는 묵은 감자 칼로 썰어 심는다
토막토막 자른 자리 재를 묻혀 심는다
밭 가득 심고 나면 날 저물어 달밤
감자는 아픈 몸 흙을 덮고 자네
오다가 돌아보면 훤한 밭골에
달빛이 내려와서 입 맞춰 주고 있네
(이원수 詩)
아침걷기명상때도 '씨감자'는 제 몸에서 살아납니다.
풍경소리방에서 도란도란, 글읽는 소리가 들리네요. 책모임 <바이세로제>.
'웃음꽃자리'로 배를 깍아서 내놓습니다.
점심밥모심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자료정리를 하는 언연과 컴퓨터작업을 하는 보리밥이 있는 '웃음꽃자리'로 사랑어린 동무가 걸어옵니다.
그리고 시를 외웠다며 읊습니다.
해야 해야 붉은 해야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장고치고 나오너라
외우지 못하는(?) 보리밥을 위해 몇번이고 다시 읊고, 다시 읊어 주는 동무가 귀엽습니다.
오후에도 한 동무가 걸어 옵니다.
"보리밥, 앞에도 흰 종이고 뒤에도 흰 종이로 된 거, 줄 수 있어?"
한쪽만 흰 종이로 된 것은 쓸 수 없겠냐고 하니 안된답니다.
그래서 포스트 잇을 보여주며 "이건 줄 수 있는데"했더니 허허, 난감한 표정입니다. 할 수 없다는 듯이 받아서 '개구쟁이방'으로 갑니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와서는 그걸 나무벽에 붙이고 싶다 합니다. 손 잡고 함께 가 보니, 이미 다락방 올라가는 나무벽에 떡 하니 붙여놓았습니다. 관옥나무도서관에는 여럿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붙인다고 말해 줍니다. 붙이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붙이면 관옥나무도서관에 사는 청소벌레가 나와서 밤이면 먹는다고 말해줍니다. "청소벌래는 어떻게 다녀?" "날아다니기도 하고 기어다니기도 해. 밤에 와" 알아듣거나 말거나^^ 우리는 손잡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는 중앙현관으로 나가는 오른쪽 나무벽에 붙이자고 제안했더니 흔쾌하지는 않다는 표정, 그러다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정말 오늘밤, 관옥나무도서관으로 청소벌레가 올까요?
4시 마무리모임을 마치고
<마을숲> 모임을 풍경소리방에서 합니다. 마을숲지기들과 만나는 첫 자리지요. '홍반장'은 어제 푸른솔과 빛난다가 만나고 오셨고 '몽피'는 나주에 계시니 내일 오실거고. 숲지기는 요리하는 '소금'과 이야기밥을 함께 먹을 '보리밥', 그리고 소코봉가는 '푸른솔'이 함께 했어요. 물론 마을배움터 배움지기일꾼들도 모였습니다. 사랑어린동무들과 마을사람들이 어떤 동아리로 마을숲배움을 하는지, 첫날인 내일의 흐름은 어떻게 할지, 필요한 준비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내일은 오지요. 그리고 마을숲배움도 열리지요. 마음모아 주세요.
저녁에는 마을마음공부꼭두쇠모임이 일곱시부터 풍경소리방에서 열렸습니다. 아홉시가 다 되어서야 배움터 주차장에 서 있는 차들이 차례로 불을 밝히고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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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와 소현과 함께 실상사에 다녀온 구정이 책 한권 들고 옵니다.
中道-중도, 세상 밖으로 나오다
도법스님께서 주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