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정월대보름 민속답사 후기
◇ 일시 : 2018년 3월 1일 09:00-12:30
◇ 참석인원 : 10명
◇ 코스 : 충남옛도청 - 소제동장승 - 대동 동광교 - 대동장승 - 용운동장승
- 한절골 느티나무 - 유천동 왕버드나무 - 태평동 느티나무 - 충남옛도청
대전은 각 구나 주민센터, 문화원 등 관에서 주관하는 당산제, 거리제 등의 정월대보름 행사와 마을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마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크고 작은 행사들까지 70여개의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울림에서는 2018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당산제, 탑제, 장승제, 목신제를 지내는 주변의 몇 군데를 답사하였다.
1. 소제동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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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민속답사에서는 첫 번째 코스는 울림 사무실 근처의 소제동장승이었다. 왼쪽이 남장승이고 오른쪽이 여장승이다. 이 장승이 세워진 것은 1662년 우암이 소제를 떠나며 ‘마을 정면으로 보이는 보문산의 산세가 여자가 벌거벗고 누워있는 모양이니, 흉한 것을 없애고 마을의 잦은 질병과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장승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 한데서 연유한다.
동춘 선생은 보문산을 봉황이 춤추는 봉무산이라 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신 데 반해 우암 선생은 이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았다고 설명해주셨다.
매년 정월 14일에 장승 주변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를 지내기 일주일 전에 장승과 그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붉은 황토를 주변에 뿌려 잡귀를 막고, 왼새끼줄을 쳐서 벽사의식을 한다.
2. 대동 동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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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대동의 동광교이다. 동광교는 대동교에서 30미터 정도 아래에 있으며 대전(원동, 인동 등의 원도심을 말함)의 동쪽(대동)으로 넘어가는 다리라는 뜻에서 동광교이다.
이 다리 입구 우측엔 東光橋(동광교)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는 푯돌이 서 있고, 좌측엔 소화3년(1928년) 10월 이라고 다리를 세운 연월이 새겨져 있는 푯돌이 서 있다. 지금은 소화3 이라는 글씨는 지워져 있었다. 일제시대 연호가 새겨져 있어서 해방된 뒤에 지운 듯 하다. 이 푯돌은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푯돌로 그 의미가 크다.
이 동광교를 건너니 반대편에도 아래 사진의 푯돌 2개가 서 있었고, 역시 ‘소화’ 라는 글자는 지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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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푯돌들은 이 앞에 지어진 아파트 진입로를 만들 당시 대충 푯돌을 뽑아 치워놓은 상태라 모서리가 깨지고 모래에 파묻혀 있었는데 백남우 선생님께서 발견하시고 울림의 안여종 대표님께 그 소식을 전해주셔서 소제동 동사무소에 건의해 그나마 지금 이곳에 잘 세워두게 됐다고 한다.
3. 대동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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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의 다음 코스는 대동장승이었다. 대동장승은 동광교 바로 위(남쪽) 대동교 근처에 세워져 있는 선돌형 장승이다. 좌측의 남장승에는 천하대장군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우측의 여장승에는 지하여장군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안여종 대표님이 가르키는 대로 여장승의 ‘女’자를 잘 보니 大를 저렇게 여자로 고친 흔적이 보였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장승(약 95% 정도)에는 지하여장군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그냥 지하대장군으로 적혀있었는데 후대에 여장군으로 고쳐 쓴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곳도 정월대보름 전날에 장승제를 지내서 관계자 분들이 옆에서 저녁에 있을 행사를 위해 분주히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 용운동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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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동 장승은 용운동 441번지에 위치한 장승으로 용방이장승이라고도 한다.
사람 얼굴모양을 한 인면형장승으로 이곳에는 남장승이 있고, 반대편 도로 468번지에 여장승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옛날 이곳은 마을 입구에 있는 하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으나 하천이 복개되면서 도로가 나서 지금과 같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게 되었다.
이곳은 용운동장승제가 아니라 탑제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옛날에는 이곳 마을 입구에 돌로 쌓은 탑이 있어서 탑제라 했고 탑이 소실된 지금까지도 탑제라고 부르고 있다.
5. 대사동 한절골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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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대사동 보문오거리에 있는 한절골 느티나무였다.
이 느티나무의 수령은 500년으로 추정되고, 수고는 15m, 둘레는 5.5m로 원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1982년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시나무이다.
이곳에서도 정월대보름에 매년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한절골당산제를 지낸다.
6. 유천동 왕버드나무
유천동의 유(柳)는 버드나무라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버드나무가 많은 마을로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버드나무가 다 정리되어 없어져서 현재는 명성과는 달리 버드나무가 많지 않다.
우리가 찾아간 유천동 왕버드나무는 왕버드나무칼국수라는 식당 마당에 있다.
이 왕버드나무는 수령이 300년 정도로 추정되고 현재 유천동에서 가장 오래된 버드나무로 알려져 있다.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이곳의 전 주인이 이 식당을 팔면서 보호수도 해제신청하여 지금은 보호수가 아니다.
오늘 답사 해설을 맡은 안여종 대표님은 이 왕버드나무와 같이 보호수로 지정되어야 할 수목을 파악하여 보호수로 지정받도록 힘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7. 태평동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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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태평1동 264-4번지에 있는 느티나무였다. 이 태평동 느티나무의 수령은 약250년이고 수고는 15m, 둘레는 2.6m로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이 느티나무에서도 매년 정월대보름에 목신제를 지내고 있다.
오늘 답사를 이끈 안여종 대표님께서 오랫동안 모아온 옛날 사진자료들을 가지고 현재의 위치와 모습과 예전의 위치와 모습을 비교해 보면서 위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도 살펴보기도 했고, 대전의 1951년 한국전쟁 당시에 찍은 사진자료를 보면서 멀리 작게 보이는 나무가 바로 이 태평동 느티나무라거나, 한국전쟁 당시의 서대전사거리 사진자료를 보면서 지금의 서대전공원에 있는 버드나무가 보이지 않는 점으로 수령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만큼 많지 않고 단기간에 큰 나무일지 모르겠다는 추측도 해보는 등 재미있고 알찬 스토리가 가득했던 답사였다.
알려진 자료가 많은 문화유적들이 아닌 이런 문화유산들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알기 쉽지 않아 더욱 의미 있는 답사였다.
글쓴이 : 2018.03.01. 허혜경
첫댓글 글과 사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도시 속에도 이러한 마을과 역사의 흔적이 있다는 점. 이러한 흔적과 기억은 매우 소중한 대전의 문화자원입니다.
허간사님은 정리의 달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