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중국 하이난(海南)
송박 영신(宋朴迎新)을 기원하며 연말 겨울 여행을 하이난(海南)에 다녀왔습니다. 중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남쪽의 커다란 섬으로 제주도의 20배 크기가 된다고 합니다. 지도상으로는 서쪽의 베트남을 가까이 바라보며 필리핀과도 가까운 편인 중국의 남단. 우리와 시차는 1 시간. 서울은 영하의 날씨인데, 하이난은 요즘 평균 기온 25도~29도.
우리 내외와 맏애 내외, 그리고 막내의 장남(강민, 초등 3년생), 그렇게 다섯 식구의 4박 6일 하이난 자유여행. 오고가고 심야 비행기를 이용하였는데 t`way 항공은 꼼짝없이 잠을 못 자며 그냥 견디는 시간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어두운 새벽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리조트 객실에서 바라본 거대한 맹그로브 트리 리조트의 야경.

숙소는 산야시에 있는 대형 리조트. 맹그로브 트리 리조트. 똑같이 팜타워(Palm Tower)라는 이름이 붙은 호텔 건물이 여섯 챈지 일곱 챈지 반원형으로 우뚝우뚝 둘러서 있습니다. 객실이 모두 3,800개라 하니 이 맹그로브 트리 리조트 안에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리조트 경내의 조경은 칭찬할 만합니다. 타워 앞에 각각 풀장과 놀이기구, 갖가지 식당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여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거의 영어를 할 줄 모릅니다. 식당에서 메뉴판의 그림을 보고 주문을 하는 게 당연할 정도입니다. 이 리조트 안에서의 음식 값은 시내의 음식에 비하여 질도 낮으면서 상당히 비쌉니다. 바가지를 각오해야......

리조트 안의 수영장. 크고 작은 이런 수영장이 여기저기 여덟 군데던가.
세계 3대 쇼 중 하나로 손꼽힌다는 하이난의 송성가무쇼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입장료는 70 불. 한화 9만원짜리 쇼 공연인데
공연장 일대가 온통 그와 관련된 민속촌으로 조성된 것 같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공연에 앞서 벌이는 가무단의 흥겨운 길거리 퍼레이드.

화려한 쇼의 한 장면. 무대가 한 순간 파도치는 바다가 되기도 하고, 관중석의 뒤에서 갑자기 배우들이 무대를 향해 날아가기도 하고... 3천 명의 관객이 만석을 이룬 공연장 전체를 공연 공간으로 다각적으로 활용하여 환상적이며 신비롭기도 했습니다. 과연 세계 3대 가무 쇼라고 과시할 만하다 싶었습니다.

공연을 구경하고 나서며 로맨스파크 입구에 모여 섰습니다. '산야 천고정 쇼'를 이들은 간단히 '로맨스 쇼'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모처럼 한자리에서 기념촬영. —양영태, 강율리, 이강민, 김명규, 강인한.
단체로 공연을 구경한 다음 시내의 어느 중국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댓 가지가 원탁에 차려지고 푸짐하고 맛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가격은 5불. 중국말 소통이 가능하여 이런 곳을 찾아다닐 수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맹그로브 트리 리조트로 가는 버스 안에서 밤거리를 내다보다가 율리가 찍은 이 멋진 빌딩. 건물 전체가 커다란 한 덩이 파인애플 같습니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택시로 30분쯤 달리니 남산(南山) 지구. 108번뇌를 상징적 높이로 표현한 대형 관음보살 석상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웅장하면서 부드럽고 섬세한 관음보살 불상이 바다에서 불끈 솟은 듯 놀라운 광경이 나타납니다. 바다 쪽으로 300 미터쯤 쭉 뻗은 긴 다리를 지나야 저 관음불상으로 오르는 입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금빛 연화대 위 관음보살의 두 발이 딛고 선 자리, 엘리베이터로 거기 올라간 수십 명 관람객들의 모습이 까만 못들이 박힌 것처럼 보입니다. 저기가 또 하나의 전망대가 되나 봅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t`way 항공, 비행기 창문에서 굽어보는 저 아래 2016년 12월 31일의 야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잘 가라, 가서는 오지 마라."
속으로 송박 영신(宋朴迎新)을 다짐해 보는 제야(除夜)의 밤.
* 사진은 제9번을 제외하고 모두 다 강율리의 촬영입니다.
첫댓글 겨울을 따뜻한 곳에서 보내셨네요^^ 늘 언제나 다복해보이세요 부럽습니다~~~
참 따뜻한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