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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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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tusjye/221553238713
일행과 상의한다.
처음 제주에 들어온 목적이 있어
함께 움직인다면 크게 어긋날 것 같다.
일행의 동의로 제주 올레길 혼자 걷기를 시작한다.
보름살기 14박 15일,
다시 잡은 숙소가 1132번 지방동 일주서로 변 애월읍 귀덕이다.
올레 15코스가 지나는 지점이라
숙소 인근에서 출발하여 역방향으로 걷기로 한다.
한림항에서 고내포구 우주물까지 이어지는
바다를 끼고 걷는 - B, 중산간으로 이어지는 - A코스가 있다.
- A코스 16.5킬로미터, - B코스 13.5킬로미터로
둘 다 난이도 중급 코스다.
올레길 중 일부 코스에는
- A, - B코스와 - 1 코스가 있다.
- A, - B코스는 선호하는 코스로 걸어도 되지만
- 1코스는 반드시 걸어야 완주 인정을 해준다.
5시 반 넘어 기상한다.
퇴직하며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몸에 밴 습관은 어쩔수 없다.
요리를 해본 경험은 별로 없지만
식사준비를 한다.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찌개 하나와
마트에서 산 김치를 썰고, 소량 포장된 조미김을 꺼낸다.
전 날 예약해 둔 전기밥솥은
벌써 김이 빠지고 보온으로 돌아가 있다.
공기에 가득 밥을 퍼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7시가 지나면서 숙소를 나선다.
섬을 찾은 이유는
물마루 너머 스러져 그 끝을 알수없는
무한을 품은 바다를 마음에 담기 위해서다.
그 끝을 볼 수 있을까,
귀덕 바다로 길이 난 15 - B코스 역방향으로 접어든다.
해안도로 바닥에 파란 선은
제주도 234킬로미터 환상 자전거길 표시다.
바다로 뻗은 방파제 위로
낮은 구름이 잔뜩 몰려있다.
귀덕 2리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입구 해녀상이다.
제주도민 및 도외 희망자를 대상으로
입문반 및 직업양성반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체험장 운영 어촌계로 선정되어
2008년 1기 34명을 비롯하여
해마다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불턱'이다.
해녀들이 물질 준비를 하거나
추위를 피하기 위하여 이용하던 곳이다.
바람이 들지 않는 움푹 파인 곳이나
외부시선을 가릴 정도 높이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
가운데 불을 피울수 있어
바다에서 나와 언 몸을 녹일수 있도록 하였다.
방파제 끝 5명의 해녀상 앞에
파라솔이 쳐져있고 사람들이 모여있다.
빛을 반사하는 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촬영중인 것으로 보인다.
관심 없는 건 아니지만
어린 아이같은 호기심을 발동할 나이는 아니다.
올레길이 방파제 사이 목교를 건너간다.
자전거길과 나란히 해안도로를 따라간다.
쪽파가 버려진 듯
도로 변 방호벽이나 돌 사이에 널려있다.
시세가 폭락해서 방치된 것 아닐까,
여겨질 정도다.
밀물과 썰물에
바다로 들어갔던 화산석이 다시 물 위로 나온다.
해안가에서 흔히 보는 용천수다.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
해안가 섬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던 유일한 곳이다.
용천수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었다.
제주도는 화산섬으로 이루어져
비가 내려도 잠깐 하천을 이룰뿐 대부분 땅속으로 스며든다.
이렇게 쌓인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 틈새로 솟아나는 것이 용천수다.
지금은 집집마다 상수도가 나오니
자연유산으로 여겨지는 정도로 관리상태는 별로다.
해안가에 자리잡은 사찰도
석가탄신일 경축분위기가 무루익었다.
해안가로 이어지던 올레길이
켄싱턴리조트 제주 한림을 지난 삼거리에서
꺽어져 들판으로 접어든다.
언덕을 넘어서면
넓다랗고 긴 밭이 펼쳐진다.
'바다와 드르가 어울리는 마을...',
'드르'가 무슨 뜻일까?
한동안 고민하게 만든다.
지나는 마을 분들에게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쉬이 만날수 없거나, 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지난다.
결국 한참후에야 인터넷 검색으로
궁금증을 해소한다.
'드르'란 들, 벌판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
수원리사무소 건물이 제법 크다.
리단위에 사무소가 있다는 것이
여늬 지역 체계와는 다르다.
이곳에서는 마을 일 뿐 아니라
행정업무도 본단다.
리사무소 건너 올레길 리본이 보여 건넌다.
다시 앱 지도를 보니
코스가 15-A코스로 표시된다.
수원리사무소 조금 못미친 곳에서 합쳐진
올레길 15 A, B 코스는
- 아니 정방향으로 보면 A, B 구간이 나뉘는 셈이다-
서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넓게 자라 길게 그늘을 드리운 나무가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마침내 하늘빛을 품은 바다가 나타나고
건너 섬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비양도다.
바닷가에 닿는다.
그리운 그 모습으로 바다를 품도록,
잠시 돌아온 들판은 이내 사라진다.
방파제 안쪽이 대수포구다.
쪽파 뿌리부분이
도로 안쪽에 가지런히 널려있다.
노인 한 분이 통을 메고
풀에 분무를 하고있다.
"어르신, 저게 쪽파 뿌리 아닌가요?"
"맞아요."
"쪽파는 대궁을 먹는데
다들 대궁은 말려 버리시네요?"
"저렇게 뿌리는 말려서 일식집에서 주로 써요."
맑은 물에 절임으로 내놓는 '락교'를 말한다.
그제서야 이해는 되지만
쪽파 대궁을 말려서 버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나 자전거가 생각없이 밟고 가는데
말리는 작업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른다'고 하신다.
아마도 외지인들의 괘씸한 행태를
완곡히 표현하시는 걸 게다.
해안도로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둑이 되었다.
바다를 메운 곳인지 밭처럼 생긴 평지에
고만고만한 화산석들이
출고를 기다리는 상품처럼 놓여있다.
방파제 안쪽, 얕은 수심에
정박한 배들은 보이지 않는다.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올레길 15코스가 시작되는 한림항이다.
꽤 규모가 크다.
14코스 끝에서 14코스를 시작할 참이다.
제주에 도착하던 날(5월 7일),
바람만 잡고 동행을 포기했던 B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부친 병세가 진정되면 합류하겠노라고.
그렇게 제주에 도착한 선배를 맞으며
환영식 겸 삼겹살 파티를 한다.
장소는 숙소 옆 동 건물 끝,
서녘으로 넘어가는 황혼이 아름답다.
일출과 일몰,
태초부터 뜨고지는 태양은 다르지 않다.
그 장엄함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인간에게
해돋이를 보는 생동감은
해넘이를 보는 숙연함으로 바뀔 뿐이다.
다음 날(5월 10일) 아침,
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7시 반에 다다를 즈음 숙소를 나선다.
귀덕 7길, 출발지는 같지만,
오늘은 15 - B코스 정방향으로 걷는다.
차츰 낮아지며 바다로 스러지는,
또는 시나브로 솟아 산으로 환생하는
자연은 경이로움을 연출한다.
해안가 '귀덕 궤물동산'에서 부터
영등할망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2월 초하루 영등할망을 맞는 복덕개포구에 조성된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이다.
구전에 의하면, 영등할망은 음력 2월 초하룻날
영등하르방, 영등대왕, 영등별감, 영등좌수, 영등호장, 영등우장 등을 데리고 오는데
한림읍 귀덕리에 있는 복덕개 포구로 들어와
먼저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문안을 드리고,
어승생 단골머리부터 시작하여
제주 곳곳을 돌며 봉숭화꽃·동백꽃 구경을 한다.
그러고는 세경 너른 땅에는 열두 시만국 씨를 뿌려 주고,
갯가 연변에는 우뭇가사리·전각·편포·소라·전복·미역 등 씨를 뿌리고,
2월 15일경 우도를 거쳐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내방신(來訪神)이다.
이 때문에 제주 지역에서는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르며
영등굿을 벌여 영등할망을 대접하는데,
초하룻날은 영등할망을 맞는 영등 환영제를 하며
12일에서 15일 사이에는 영등할망을 보내는 영등 송별제를 연다.
굿은 주로 마을 단위로 행해지며,
어업이나 농업에서의 풍요를 기원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영등할망(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풍류를 좋아하는 문신, '영등좌수'다.
한라산에 꽃을 피우는 꽃성인으로
곡식을 파종하는 곡물신이다.
중부지방에 사는 이에기
야자수는 이국적인 느낌을 선물한다.
전통방식으로 지붕을 인 집이 보인다.
불턱이 제법 넓다.
비와 날씨를 관장하는 '영등우장'이다.
영등달에 비가 오면,
'올해는 비옷 입은 영등우장이 왔다.'고 한다.
'영등할망의 딸'이다.
언강('아양'의 방언)이 좋아 영등할망이 아낀다.
지구의 북쪽 끝 시베리아에서
추위와 온갖 바람 씨를 만다는 '영등하르방'이다.
2월 초하루 제주를 찾아가는 영등할망에게
오곡 씨앗과 봄 꽃씨를 담아준다.
영등할망이다.
겨울과 봄 사이 서북계절풍을 가져온다.
어둠속에 홀로 반짝이는 외로운 별이라
'외눈박이 나라의 왕'으로 불리는 '영등대왕'이다.
세상의 끝 영등나라에서
얼음 산과 서북풍을 지킨다.
안쪽에 자리한 신들과 달리
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인물상이 보인다.
영등할망이 싫어하는 착한 며느리다.
영등할망의 질투와 시기에도
늘 복종하며 기분을 맞춰준다.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진 며느리는
바다에 들어 전복, 소라, 미역 등 해초 씨를 뿌려준다.
해녀들의 수호신이다.
엉덩이를 까고 앉은 자세로
쉼이 필요한 사람을 기다리는 의자가 웃음을 자아낸다.
성품좋고 성깔없는 호인, '영등호장'이다.
영등할망이 꽃샘 추위를 선사하기 전,
햇빛을 내린다.
예전 등대 역할을 하던 유적 '도대불'이다.
어업을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주민의
문화르 보여주는 흔적이다.
바닷물 빠진 모래해변에
소라가 가득하다.
영등할매가 제주에 들어오는 복덕개포구다.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영등별감'이다.
무장이라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방패로 바람을 막고창으로 태풍을 찌른다.
그러니 화가 나면 폭풍을 몰고 와 배를 부수는
풍랑의 신이기도 하다.
금성천이 바다로 합류하는 곳, 금성포구다.
금성천을 건너는 다리가 보인다.
금성천 상류다.
빗물과 용천수는 끝내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간밤 밀물에 몰려왔던 바닷물이
다시 흘러가지 못하고 갇혔다.
지도에서는 금성천으로 소개하는데
안내문에는 '정자정천'으로 설명하고있다.
'한라산 기슭에서 발원한 큰 물줄기 두 개가
금성리에서 만나 바다로 흘러든다.
냇 바닥은 비가 올 때만 흘러내리지만
그 내의 물이 터지는 날이면 큰 홍수를 예고했다.
상류가 '정(鼎)'자 모양의 물줄기를 이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금성천 인도교'다.
가설된지 오래지 않은듯 지도에 표시가 없다.
자전거, 전동기, 오토바이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다시 올레길로 돌아와 금성천을 거슬러 올라
금성교를 지나 금성리 해안으로 돌아온다.
바다 물빛이 옥빛이다.
목책 산책로 너머 백사장이 펼쳐진다.
곽지해수욕장이다.
곽지해수욕장 사이에 용천수가 있다.
'과물'이다.
물맛이 좋고 수량이 풍부하여
석경감수(甘水) 라고도 한다.
석경은 용천수가 솟는 지명이다.
지금은 여름철 노천탕으로 이용한다.
아직은 철이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금단의 구역,
여탕을 사진에 담아본다.
비수기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함인지
천을 덮어 놓았다.
해수욕장 구석에 뜬금없는 정려문이 서있다.
1577년(선조 10년) 정려문을 세웠는데
절에 딸린 여종, 열녀 김천덕을 기리는 비다.
덕행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비문이 우여곡절을 겪은 사연을 해설해 놓은 비가 옆에 서있다.
모래와 화산 오석, 해조류가 깔린 바다가
그 빛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남은 거리가 4,킬로미터다.
해안가 잘 가꿔진 산책로를 걷는다.
멀어지면서 짙푸러지는 바다가
제주도 여의 해안가와는 다른 모습이다.
곽지와 금성 두 마을의 절경과 이야기가 전해오는 8곳을 선정하여
곽금8경을 선정하였다.
그 중 3경이 '치소기암'이다.
한 마리 솔개가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려는 듯
눈을 부릅뜬 형상이라는데 구분 할 수 없다.
계속 뒤돌아 보게 만드는 풍경이다.
늘 마음속에 그리던 바다가 이런 모습이었다.
공식적인지는모르겠지만
바위 형상에 이름을 붙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창문바위라고 명명되어있다.
'가린돌'이다.
'고양이바위'다.
'악어바위'다.
유료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바닥이 투명한 보트다.
방금 지나온 잘 닦인 길이
애월 출신 영조시대 문신 장한철을 기리는 산책로다.
장한철은 '표해록'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장한철이 과거를 보기위해 배를 타고 육지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류큐제도(오키나와)의 한 무인도에 도착한다.
닷새만에 상선에 구출되었으나
다시 태풍을 만나 수십명 희생자를 내고 수명만 생환하여
그 기록을 남긴 표해기다.
건너편 곶에 정자가 서있다.
굵직한 돌 위에 비문이 적혀있다.
'등돌의 유래
용달그정물 부근에 방치되어 있던 이 돌을
당시 젊은 장사들이 힘을 겨루기 위해 들어 옮기려 하였으나
아무도 옮길수 없었다.
김용택이 옆구리에 끼고 옮겨 놓았다.'
해안가 바다에 해조류가 자리를 잡아
묘한 모양을 만들었다.
보기엔 분명 민들레인데
키가 경쟁하듯 높게 자랐다.
올레길은 마을을 따라 올라가라는데
해안으로 길이 보이고 그 너머 목책이 보여 들어선다.
목책 산책로를 따라 들어서 끝에 이르니
넓은 부지를 잘 가꾸어진 놓은,
허름한 3층 건물은 그대로 유지한 카페가 보인다.
공사로 우회 개설된 길이다.
길게 둘러 도로로 올라선다.
우회로 끝이다.
마을에서 모시는 신당이다.
오석에 '해령지신위'라고 음각해 놓았다.
15코스 막바지 애월항으로 꺽어든다.
애월항이다.
안캐, 중캐, 밖캐와 같이
3판 형식으로 방파제를 쌓았다.
제주도 내 9개 진성 중 하나인 애월진성 유적지다.
쓰레기 무단 투기, 소각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세워놓았다.
그럼에도 공사장에서 나온 폐기물이
무단으로 쌓여있다.
돌담이 쌓인 너른 길을 지난다.
해안가 바깥에 용천수 습지가 있다.
'먼물'습지이다
보기드문 풍경이다.
1960년 대 까지 음용수와 빨래터로 이용하였다.
이후 지하수 개발로 용출양이 감소하고
밀물 때 들어찬 물이 고였다가 썰물 때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습지가 되었다.
먼물습지 생태공원을 보려 올레길을 빠졌는데
도로 건너 해안가에 낮은 동산이 보인다.
오를수 없다.
고내포구가 맑은 바닷물을 가두고 있다.
15코스 종점이자
16코스 시작점이다.
현재시각이 10시 47분,
오전 여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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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덕분에 제주도 구석 구석을 여행합니다
하늘과 바다색이 너무 이쁩니다
일몰의 풍경이 환상적이네요
15코스 완주를 추카드립니다
대단하신 용기와 체력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