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이었던가?
꽤나 오래 전부터 군산의 한 친구가,
봄이 되면 내가 몇 군데 데려갈 데가 있으니, 나들이를 함께 가자. 는 것이었다.
그러든지...... 하고 있었는데, 결국 지난 주에 날짜가 잡혔던가 보았다.
31일로 하기로 했다며(또 다른 친구와 날짜를 맞추느라) 나도 가능하냐고 물어와서, 괜찮다고 하는 걸로 결정을 했다.
그렇지만 모처럼 내려가는 길이어서 나는 좀 여유를 가지고 금요일(29)에 출발을 했는데,
그 날따라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데 서울에서부터 군산까지 가는 동안 구름 한 점 없었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평화로웠다.
물이 오른 노릇노릇한 버드나무, 절정으로 보이던 매화, 그리고 막 피기 시작하는 살구, 목련, 개나리, 진달래 등 봄 나들이에 더없이 좋은 날씨이기도 했다.
그런데 군산에 도착한 날부터 저녁 약속이 잡혀있어서, 친구를 바꿔가면서 만나게 되었는데,
좌우간 군산에 가기만 하면 '먹는 게 풍년'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물론 맛도 좋지만 이 많은 음식이 아까워서 어쩌냐? 하는 심정이 되곤 한다.
병치, 준치, 쭈꾸미, 농어 회덧밥 등... (위) 그런데, 이 식당에서 나온 '탕수육'이(사진에 없는) 어찌나 맛있던지!
나중에 나온 '도다리 탕' 이것도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아래)
그렇게 식사(술)를 끝내고 갔던 찻집(위) 이 찻집은 주로 전통차를 파는데, 그 맛과 양이 푸짐해서 좋다.
그 찻집의 꽃꽂이(아래)
그리고 그 다음 날 저녁,
모처럼(그날도 아침 저녁을 밖에서 먹고 돌아와) 형수님이 나를 위해 청국장 끓이겠다고해서 그렇게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또 전화가 와서 나오라는 바람에,
또 친구들에 불려나가 '옥산'이란 곳에 가서 ‘닭도리탕’을 먹었는데......
나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은 음식이었는데, 맛이 어찌나 좋던지(국물에 밥을 말아먹는데 너무 맛있었다.)......
닭도리탕(아래)
그런데 날이 어찌나 변덕이 심하고(비 바람에) 추운지, 겨울이 다시 오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31),
이미 정해졌던 '봄 나들이'에 나섰는데,
우리 선산이 있는 '웅포' 쪽으로 이사한 한 고교 동창 집에 갔는데,
이런저런 골동품 공예제품과 찻잔 등의 도자기가, 거의 박물관 급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집 거실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다기 등...
그저 대충 사진을 찍었는데도, 그 정성과 관리가 어찌나 완벽하던지......
그 친구 형님이 썼다는 소설 한 권씩을 선물받고 나오면서... (아래)
그리고 ‘부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대조사'라는 '미륵불'이 있는 조그만 절에 들렀고,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아래)
부여의 한 유명한 맛집이란 곳에 예약까지 해놓은 친구의 완벽함으로,
'연밥'에 ‘떨갈비’ 맛도 보고......
식사 후, 백제 궁터를 한 바퀴 돈 뒤,
백제 궁터(아래)
군산으로 돌아갔는데,
그 친구는 날더러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라는데,
연거푸 사흘을 외식만 했던 나는 '집밥'이 먹고 싶어 그냥 형님 아파트로 돌아갔다.
그런데,
내가 또 외식하고 들어올 줄 알고 있던 형수님이 차린,
그 전날 끓였다 남은 그래서 데운 청국장(묵은지에)과 쑥국과 김치를 먹는데,
나에겐 그게 밖에서 먹고 돌아다녔던 그 화려했던 음식들보다(물론 그것들도 맛은 있었지만) 훨씬 담백하고 좋았다.
그리고 4월 1일,
새벽 같이 나와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왔는데,
우리 아파트에는 내가 없는 사이에 피어났던 목련이,
하필이면 그 난리를 쳤던 '꽃샘추위'에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벌써 찢겨 떨어지고 있었다.
며칠 전(군산에 내려가기 전) 모습 (위)
오늘 모습(아래)
첫댓글 오늘은 눈 호강을 많이마니하고 갑니다,,,,,^_^
그러게요. 먹거리, 볼거리가 좀 많은 편이네요.
봄~바람 쐬셨군요~
그런데, 제가 다닐 때는 '꽃샘 추위'가 심해서, 겨울 같았답니다...
초등동창 중 인근동네 16명의 부부모임으로 순천. 하동.광양.남원.전주 나들이를 1박2일로 하며 꽃구경 실컷하고 서울로 가는 관광버스 안입니다. 꽃잔치. 꽃풍년~~^^
제일 즐거운 여행을 하신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