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白翎島)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으로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나는 모습처럼 생겼다 하여 백령도라고 부른다.
나는 3월 27일 연휴와 물때 등을 감안하여 백령도 출조계획을 수립하고 카페에 안내문을 게시하였다. 동호인들의 호응에 힘입어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하였고 출발일이 다가오면서 최종 출조자가 7명으로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낚시배와 수련원 예약을 마치고 여객선표를 예매하였으나 귀경표가 동이 나 우여곡절 끝에 출발 2일전 어렵사리 귀경표를 구하였다.
백령도 출조가 확정되었으므로 다소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조기간 동안의 현지날씨를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바 특별히 우려할 만한 내용이 없어 출조자들에게 최종 공지를 하고 나니 서서히 대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 설렌다.
5/1일 저녁 조관복씨로부터 KCC사정상 내일은 물론 일요일까지 근무해야 하므로 도저히 이번 백령도길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여객선표 예매내용과 백령도 수련원 예약자 성함, 끝으로 항동우체국 비번까지 나에게 인계인수하고 통화를 끝냈다. 작년 10월 백령도 출조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본인은 물론 나도 김새고 맥 빠진다.
5/2일 05:00 목선배님댁으로 가서 짐을 싣고 새벽길을 달려 6시경 인천항연안여객터미날에 도착하니 안종관씨가 벌써 와 있었고, 인천팀도 전날 인천으로 와 항동우체국 인근 모텔에 투숙하고 있었다.
우리는 낚시가게에서 필요한 낚시도구를 구하고, 식당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주문한 후 나는 터미널에서 티케팅을 하고 왔다. 아침 해장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7시30분을 지나고 있어 서둘러 터미널로 가서 백령도 개찰구 앞에 짐을 내려놓고 상황을 살펴보니 "대기중" 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대기중인 이유를 확인해보니 해상에 짙은 해무로 인해 출항이 곤란하므로 10시까지 대기하고 출항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지연 출발한 적이 있었고 어제도 한 시간 늦게 출발했으므로 늦어도 10시면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시간 여유가 생기자 나는 터미날 입구쪽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낚시바늘을 묶고 있자니 안부장과 유총무가 와서 거든다. 낚시바늘 매는 법을 전수하고 나는 외줄채비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얼마 있어 목선배도 여기저기 찾아 다니다 우리를 보고는 털석 주저앉아 낚시바늘을 매었다.
낚시바늘 200여개를 묶고 나자 9시반이 넘었고 허리와 엉덩이도 아파서 짐을 꾸려 개찰구 쪽으로 다시 갔다. 그러자 터미날측은 안내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11시까지 대기하고, 대기하기 곤란한 분들께는 환불해 준다고 한다. 이런 제장!! 이렇게 되면 오늘 백령도에 들어가도 오후 낚시는 글렀다. 동료들은 기다리기 지루한지 터미날 분식집에 자리 잡고 앉아 소주와 막걸리 파티를 시작하며 나를 부른다.
나도 합류하여 소주 한잔을 입속에 털어 넣고 안주 한 점을 막 먹는데 조관복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현지에 확인한바 백령도에 해무로 인해 조업허가가 나오지 않으니 잘 판단하라고 한다. 급히 백령도 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해무 때문에 내일도 조업허가가 나올 것 같지 않으니 다음 기회에 오는 것이 좋겠다”라고 한다. “알겠다. 다음에 뵙죠!”하고 전화를 끊고 나자 느닷없이 피로감이 엄습해 온다.
동호인들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하다. 중지를 모은 결과, 위도로 가자고 합의되었고 위도 선장과 통화결과, 낚시배와 숙박 가능하다고 하여 15시경 격포항에 낚시배를 대는 조건으로 인천을 뒤로하고 백령도를 아쉬어 하며 남행길을 재촉하였다.
작년에는 출항 조차 못하는 일은 없었는데... 따오기 흰 날개의 품으로 들어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역시 백령도는 머나 먼 곳임에 틀림없다. 한편, 이러한 백령도의 접근 곤란성과 기상상태 그리고 북쪽과의 대치상황 등을 종합해보면 어족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어 때만 잘 맞추면 4자5자 우럭을 몇십kg씩 잡을 수 있었다고 본다.
우리는 그렇게 11:00경 3대의 차에 분승하여 격포항으로 출발하였다. 나는 대전팀과 함께 2006년과 2007년에 위도를 다녀왔었다. 작년의 경우 놀래미만 나오고 우럭은 구경하기 힘들어 다시는 위도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다시 위도에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격포항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갯지렁이와 봉돌, 얼음, 소주, 음료수 등을 구입하여 배에 올랐다. 해상날씨는 구름 조금낀 잔잔한 날씨이나 뿌옇게 해무가 끼어 위도가 잘 보이지 않았다. 격포에서 위도 가는 중간에 작은 섬이 있는데 그곳에서부터 낚시를 시작하여 위도 선착장 입구 등 여러곳을 다니면서 저녁 회거리를 잡았다.
5/3(토) 6시 반경 위도를 출발하여 한시간 거리인 왕등도로 들어갔다. 2년전 왕등도에서 개우럭을 제법 잡은 적이 있어 한껏 기대감에 들떠 낚시를 드리웠으나 신통치 않다. 왕등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낚시하였으나 잔챙이 놀래미만 올라오고 우럭얼굴도 볼 수가 없다. 지루한 낚시를 도저히 견디기 어려워 선장에게 다시 위도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여 위도에서 낚시를 속개하였으나 역시 놀래미판이다. 조과가 신통치 않자 대전팀에서는 지금 위도에서 철수하여 안흥으로 가자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목선배님께서 거기나 여기나 매한가지이므로 옮겨봐도 그저그렀다고 하여 그냥 주저 앉았다.
5/4(일) 6시반경 위도 이곳 저곳을 누볐으나 신통치 않았고, 점식식사후 흘림낚시를 하는데 채학묵씨가 5분 간격으로 광어 2마리와 아구를 잡아 냈고, 박종호씨도 방망이 쌍걸이를 해댄다. 오후 한시를 넘어서면서 한두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도 점차 거세게 일자 선장은 낚시를 일찍감치 끝내고 격포항으로 향했다. 우리의 2박3일 낚시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격포항에 도착하니 거세게 비가 내리고 있어 서둘러 짐을 차에 싣고 여비 잔액을 팀별로 분배하고 격포항을 떠났다. 올라오는 길이 너무 막혀 짜증나는데 난데없이 여기저기서 안부전화가 걸려 온다. 대천 위에 있는 죽도섬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에 의해 십여명이 죽고 다쳤다는 것이다. 동해는 몰라도 서해에서는 좀처럼 발생할 수 없는 일인데... 서해바다를 사랑하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첫댓글 더 큰 놈을 잡기위한 시련인듯 합니다. 다음에는 무지하게 크고 많이 잡으라고 이번에 쉬는 것같네요. 용기들 내세요.
하여간 묵힌 놈들 잡으로 6월초에 재도전하렵니다.
본부장님 더블어 모든분이 너무나 신경과마음의 조아림을 하였습니다.너무나 큰 백령도의부푼 마음을 가지고 대전을 출발하여 수년만에 인천도착하니 인천에서의 옛 추억도 생각 나 같이동행한 채학묵.윤홍철팀장님과 인천어시장에서 이것저것 구경도하고 출출하여 회와 소주 한잔하기로 했는데 오랜만의 자리라 2차까지 ...윤팀장님과 저는 오전 내내 본부장님이 그러한 마음의조아림을 하신지모르고 대합실 의자에 엎드러만 있었다.늦게나마 여러분께 죄송함 (꾸벅꾸벅) 특히 유총무님 고생과 희생이 많아습니다.유총무님과 마음은 같이하고파 했는데 변명같지만 양무릎이 안좋아 수술한지가 5-6개월밖에 안되 마음 뿐이었습니다.
목 선배님 담배 한갑 제가 태워는데...말씀을 드러야 했는데...죄송.꾸벅....유총무님 한테 받아 오기만 하였습니다.담배 끊어는데 스트레스가 안풀러서...다음에 보답 하겠읍니다.약주 조금씩만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에 뵈요...다시한번 본부장님 고생 많이 하셨읍니다. 6월6일 안흥에서 출조예약이 되었음...다시 한번 뭉침이 어떠 하신지요.....
그러지요. 실은 백령도를 다시 들어가려고 서울팀들에게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데 그 기간동안 물때가 좋지 않아 적극적인 추진이 곤란한 실정입니다. 만일 안흥으로 출조한다면 무조건 달려 가겠으며 이왕 추진하는 것이라면 2일동안 낚시하는 것이 어떠한지 하루하고 올라오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끝으로 안흥 출조안내문을 카페에 공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