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일찍 죽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견비회(遣悲懷)-元稹(원진)
견비회 삼수지일(遣悲懷 三首之一 슬픈 감회를 달래며)
謝公最小偏憐女,(사공최소편련녀), 사공의 가장 어리고 너무 귀여운 딸
自嫁黔婁百事乖.(자가검루백사괴). 스스로 금루에게로 시집와 모든 일이 다 어그러졌다
顧我無衣搜藎篋,(고아무의수신협), 나 돌아보고 옷이 없자 옷상자를 들추고
泥他沽酒拔金釵.(니타고주발금채). 위로하며 술 사오라 금비녀 뽑아주었네
野蔬充膳甘長藿,(야소충선감장곽), 들판의 채소로 배 채우고 콩잎도 달게 먹으며
落葉添薪仰古槐.(낙섭첨신앙고괴). 낙엽을 땔감하려 묵은 느티나무 쳐다보았지요
今日俸錢過十萬,(금일봉전과십만), 오늘 받은 봉록이 십만 전이 넘어요
與君營奠復營齋.(여군영전복영재). 그대에게 상 차리어 제사 드리겠소
與君營奠復營齋.(여군영전복영재). 그대에게 상 차리어 제사 드리겠소.
○ 顧我(고아) : 나를 본다는 뜻이다.
○ 藎篋(신협) : 풀로 엮은 의복을 담는 상자를 가리킨다. ‘藎(신)’은 풀 이름
○ 泥(니) : ‘진흙’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조른다’는 의미이다.
○ 長藿(장곽) : 기다란 콩잎을 말한다.
○ 營奠復營齋(영전복영재) : ‘營(영)’은 갖추어놓았다는 뜻이다. ‘奠(전)’은 제사에 쓰이는 물품들을 말하고, ‘齋(재)’는 승려를 불러다가 죽은 위씨(韋氏)의 망령(亡靈)을 위해 복을 빌어준 의식을 가리킨다. ‘復(복)’은 ‘又(우)’의 뜻이다. 이제는 삶에 여유가 생겼으므로 할 수 있는 예의와 격식을 모두 갖추어 죽은 아내를 위로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