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늙은 브라흐민(게송 324)⁶⁹⁾ 어느 때 사왓티에 나이 많은 한 브라흐민(속인)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아들이 결혼할 때마다 십만 냥의 돈을 주었기 때문에 자기의 전 재산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들이 모두 결혼한 뒤에 그는 아내를 잃었다. 그래서 홀로 된 그를 네 명의 아들이 돌아가며 차례로 모시게 되었다. 네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주 다정하게 대했는데, 그것은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재산을 어떻게 해서든지 차지해보자는 속셈 때문이었다. 어느 날 네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님, 저희 넷이서 아버님 한 분을 잘 모시지 못할 것 같습니까? 저희들에게 아버님의 재산을 골고루 나누어 주시면 아버님의 여생을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아버님, 그 재산을 꼭 쥐고 계시면 무얼 하겠습니까?” 이렇게 간청하자 늙은 브라흐민은 네 아들의 말을 믿고 나머지 재산까지 다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늙은 브라흐민에게는 단 한 냥의 돈도 남지 않았다.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은 아들들은 처음 얼마 동안은 아버지를 잘 모시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태도가 달라졌다. 결국 큰며느리로부터 구박이 시작되었다. “아니, 아버님은 우리에게 특별히 더 많은 유산이라도 주셨던가요? 왜 다른 아들에게 가시지 않는 거지요?” 그래서 며느리의 구박을 견디지 못한 늙은 브라흐민은 섭섭한 마음으로 큰아들 집을 나왔다. 그러나 그것을 보면서도 큰아들은 별반 말리는 기색이 없었다. 늙은 브라흐민은 둘째 아들 집으로 갔다. 그렇지만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둘째 며느리도 큰며느리와 똑같은 식으로 시아버지를 구박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늙은 브라흐민은 이 아들 저 아들을 찾아 전전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번번이 아들집에서 쫓겨났다. 마침내 늙은 브라흐민은 살 곳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할 수 없이 동냥 그릇을 들고 길거리에 나와 구걸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어느 날 이 불행한 브라흐민은 길거리를 헤매다가 탁발하시던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 도움을 청했고, 부처님을 따라 수도원에 가서 자기가 어떻게 아들들에게 버림을 받았는지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게송 하나를 가르쳐주시면서 저자 거리에 나가서 큰 소리로 외우라고 일러주시었다. 그는 저자 거리로 나가 부처님으로부터 배운 게송을 큰소리로 외웠다. “아아, 나는 그들이 태어나기를 얼마나 원했던가? 그리고 그들이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뻐했던다? 그러나 내 아들놈들은 제 아내들의 말만 듣고 나를 멀리하기를 개돼지보다 심하게 하는구나! 아, 그놈들은 거짓말로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린 놈들, 그놈들은 사람의 탈을 쓴 귀신들이다. 놈들은 마치 부리던 말이 늙어 쓸모없게 되면 여물을 주지 않는 주인처럼 이 어리석은 애비를 내쫓아, 저 탁발하는 비구와도 같이 문전 걸식을 하게 하는구나. 아아, 이 지팡이가 차라리 내 아들보다 낫구나. 이 지팡이는 사나운 개와 황소를 쫓아주고, 어두운 길을 잘 인도해 주며, 길이 깊고 얕은지 알려주고, 내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 주지 않는가. 내가 의지하는 것은 이 지팡이 하나뿐!” 브라흐민이 이같이 처량하게 하소연하자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크게 분노하여 노인의 아들들을 찾아가 따졌고, 심지어는 당신 같은 사람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군중들이 흥분하는 것을 보자 늙은 브라흐민은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 그들을 제지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보시오들, 제발 내 아들들을 해치지 마시오! 이제 내 아들들이 나를 돌보아 줄 거요!” 브라흐민의 아들들은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당하자 공포에 질려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맹세하고 아버지를 모셔 갔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자기 아내에게 돌아가 다시 아버지를 학대하면 집에서 내쫓아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또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지난날에 저지른 일에 대해 용서를 빌었고, 이제부터는 조금의 불편도 없이 모시겠노라고 약속했다. 결국 늙은 브라흐민은 아들 집에 머무르기로 결정되었고, 나머지 세 아들은 매일같이 기름진 음식을 아버지께 바치기로 정해졌다. 그 후부터 늙은 브라흐민의 건강은 점차 좋아졌으며 그는 이 같은 결과를 모두 부처님의 덕이라며 감사했다. 그는 세 아들이 올리는 음식 중 한 몫을 부처님께 바쳤으며, 그의 큰아들은 비구들을 찾아 뵙고 부처님을 자기 집으로 초청하여 따로 공양을 올렸다. 그 공양 끝에 부처님께서는 부모를 잘 모시고 공양하면 얼마나 큰 이익을 얻게 되는지를 설법해 주시었다. 또 부처님께서는 다나빨라 코끼리가 포수의 우리에 갇혀 있는 동안 어미 코끼리를 생각하며 단 한 입의 먹을 것도 먹지 않고 어미 코끼리를 걱정했다는 이야기를 상기시키시고 “항차 짐승도 그렇게 부모를 생각했거늘 인간으로서 어찌 부모를 학대하여 길거리에 내쫓는단 말이냐?” 하시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23-5-324 그 이름은 다나빨라 코끼리 사냥꾼에게 붙잡혀 심한 고통 속에서도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고 오직 어미 코끼리만을 그리워했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늙은 브라흐민과 그의 네 아들과 며느리들은 모두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였다. 69) 설법장소 : 제따와나 수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