鷄(계)
樹末日將西 下山一兩鷄 (수말일장서 하산일양계)
花園閒飲啄 草徑逐高低 (화원한음탁 초경축고저)
雄羽鳳儀宛 雌翅雉色齊 (웅우봉의완 자시치색제)
曉窓醒客夢 夜戶報人迷 (효창성객몽 야호보인미)
得意孟嘗出 寧爲季子提 (득의맹상출 녕위계자제)
稻場鬪百戰 竹塢見同接 (도장투백전 죽오견동접)
四境聲中達 六隣關外啼 (사경성중달 육린관외제)
春田將眾子 朝粟喚諸妻 (춘전장중자 조속환제처)
佛石夜聽木 武侯午作泥 (불석야청목 무후오작니)
晝鳴聞水舍 晨喔繞城堤 (주명문수사 신악요성제)
花冠臟戴頂 竹葉雪成蹄 (화관장대정 죽엽설성제)
닭
나무 끝에 해가 장차 서쪽으로 기울면
산에서 내려온 한 두 마리의 닭
꽃밭에서는 마시고 쪼며 한가롭고
풀숲에서는 높고 낮게 쫓아다니네.
수탉 날개는 완연히 봉의 거동이요
암탉 날개는 고르게 꿩 색깔이네.
새벽 창에서 나그네의 잠을 깨우고
저녁 문에서 사람들이 헤매는 걸 일깨워 준다.
뜻을 얻으면 맹상군이 나타나고
차라리 계자추를 끌어들임이 좋겠네.
벼 마당에서는 백병전으로 싸우고
대나무 방죽에서는 함께 붙어있는 게 보인다.
사방 경계까지 소리가 도달하고
여섯 이웃의 관외에서도 운다.
봄의 밭에서 여러 병아리 생각하고
아침의 곡식은 여러 암탉을 부른다.
불석은 밤에 나무 소리를 듣고
무후는 낮에 진흙을 만들었다네.
낮에 울면 물가 집에서도 들리고
새벽에 홰치면 성의 제방에 메아리친다.
화관 같은 벼슬을 정수리에 이고
댓잎 무늬를 눈 위에 발자국으로 남긴다.
*불석(佛石): 불석산에서 출토되는 돌로 재질이 부드러워 조각상을 만든다. 혹은 부처 돌로 풀어도 될 듯.
佛石夜聽木은 무슨 뜻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武侯午作泥도 무후(武侯)는 제갈무후(諸葛武侯)로 보이지만 그가 진흙으로 닭을 만들었다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