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것은 교회교육이 일반사회의 학교교육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따라서 주일학교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점검과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마련과 시행, 주일학교 교사들의 사명감 회복 등이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의 주일학교를 살리는 길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또 학교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반면 교회교육에 대해서는 신자들의 부모들마저 이에 무관심한 것이 교회교육의 침체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즉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학교 수업 외에도 각종 학원에 보내며, 학원출석여부를 점검하지만 주일학교의 출결여부는 등한시하는 것이 요즘 신자들의 자녀신앙관리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 부분이다.
기독교교육 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독교 전래 초기에는 교회교육이 학교교육을 책임졌다. 전국에서 전통을 자랑하는 기독교학교들이 이 시기에 세워졌다. 하지만 어느새 교회교육은 발전하는 학교교육에 비해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다. 때문에 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이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일반 교육은 그 시설이나 기재나 교재들이 많이 발달하고 선진화된 반면에 교회학교 교육은 관심을 끌 만한 프로그램도 부족하고 교육 공간과 시설도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주일학교의 침체의 교회외적인 원인 가운데는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팽배해 있는 교육철학의 부재와 인성교육의 결여가 지적되고 있다. 즉 일반 교육은 경제 원리에 입각하여 시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반면, 이러한 분위기에 물들어 있는 학생들에게 기독교교육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일학교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학생들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과 안일도 지적되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들이야 교회 문만 열면 얼마든지 모여든다는 안일한 생각이 문제라는 것이다. 예수께서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니라’(마 19:14)고까지 말씀하셨지만, 그 동안의 한국 교회는 교회학교 학생들에 대하여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무관심을 회개하고 이제라도 어린이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기성교회학교부흥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이재완목사(영도성결교회)는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교회가 교육시설이 태부족한 상태이다. 옛날에는 예배드릴 예배당 하나로 족했고, 그 외에 일부를 교회학교가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것까지도 다른 기관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교회학교 교육이나 학생모집에 기대를 가질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교육 공과책 및 교육기재 문제의 미비도 지적되고 있다. 즉 상대적으로 일반 공교육이나 사설학원의 학습 시설과 교육기재는 첨단을 걷고 있는 현실에서 여기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끌 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이다.
이와 더불어 지적되는 것이 교역자들의 목회철학과 무관심이다. 교역자들의 목회 정책에 교회학교부흥의 시급성이 결여되어 있고, 교회학교를 나이 어린 전도사나 신학생 정도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교회학교를 부실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지적되는 것이 교사들의 헌신의 결여라고 본다. 언제부터인지 교회 신도들이 쉽게 예수 믿으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교사 사역은 맡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며, 교사를 임명해도 마지못해서 하거나 책임감 있게 헌신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또 개 교회의 상황에 맞는 주일학교 교육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없이 일부에서 좋다는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도입해 활용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때 일본에서 시작된 주일학교 부흥운동을 일으킨 ‘메빅운동’이 개 교회에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의 무분별한 적용이 한 때는 성장을 불러왔는지 모르지만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고 또 다른 유명한 프로그램을 쫓아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자질 갖춘 교사양성 주력해야 주일학교교육의 성패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역량과 자질을 갖춘 교사양성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다.
그리스도신학대학교 구희완교수는 이와 관련해 “먼저 교회가 주일학교교육을 성공시키기 위한 훌륭한 교사를 가지고 있는가? 교회는 교사양성에 관심을 갖고 이들의 전문성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가? 현재의 교사들이 학생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질 만큼 잘 훈련되어 있는가를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학교 교사들이 체계적인 훈련과 검증과정 없이 목회자의 주관적 판단과 시간적 수행가능여부에만 의존해 선발되고 주먹구구식으로 사역에 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모교회에서 8년째 주일학교 교사직을 맡고 있는 K씨의 경우, 대학생 시절 담임목회자의 권유로 교사직을 맡게 된 이후 지금껏 사역을 해 오면서 “교단에서 여름철마다 시행하는 여름성경학교 교사교육 이외에는 별다른 교육을 받아본 일이 없으며 교회는 이에 대한 별다른 관심이나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목회자가 교사교육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사양성에 만전을 기하는 사례도 없지는 않으나 대다수의 경우 ‘전문지식의 부재’가 교회학교성장의 실패에 있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교사의 복수직분수행 또한 교회교육의 전문성을 저하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회 내에서 교사 직분과 함께 청년회활동, 성가대, 반주자 등 다른 직분을 겸하고 있어 주일학교교육에 실질적인 역량을 집중할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획일적인 교회학교 프로그램을 넘어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임할만한 프로그램개발에 교사들이 적당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음이 사실이다. 급변하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코드를 따라가기에 교회학교 프로그램은 이미 역부족을 담보하고 있다.
입시지상주의 만연 폐해 교사의 자질문제와 함께 또 한가지 지적되는 것은 해당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인식이다. 이는 한국사회의 전반적 교육풍토와 연관되는 문제인데,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신앙교육을 학교교육의 부차적요인, 나아가서는 방해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입시지상주의 만연의 한국의 교육상황에서 입시와 관련된 사교육과 시험에 주일학교교육이 뒷전이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험생이 되면 자연스레 교회학교 활동을 뒤로하고, 입시가 마무리 될 때까지 교회학교교육, 나아가 주일성수까지 예외가 되는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이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주일학교교육에 대한 인식이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교사들에 대한 인식 또한 자녀의 미래와 인성을 책임질 ‘스승’으로 인식할 수 없음이 자명하다.
한 예로,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S교회의 경우 교적에 등록된 고3수험생과 재수생 19명 중 주일학교교육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단2명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주일에도 사교육에 임하고, 예배시간 이외의 교회활동을 ‘시간 낭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열이 점차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상은 점차 그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대상 유소년 주일학교의 경우도 학생들이 공교육 이외 평균적으로 3∼4개의 사교육을 병행하고 있어 악순환의 고리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교사인적자원 부족 대구제일성결교회에서 10년째 유초등부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장용재씨는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현실을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숫자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장기적인 교회의 투자부족이라고 생각한다.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인적투자가 전혀 없고 물적 투자는 더욱이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사회 문화에 아이들을 뺏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나타났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예견되었던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시청각 교재의 낙후성을 들 수 있다. 또한 교육장소의 부족, 체계적인 교사교육 체계 부실, 전문인력 부족은 곧바로 인원 감소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회시스템 변화에 발맞춰 아이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나름대로 학원이나 기타 능력개발에 투자에 시간을 사용하다 보니 문제가 많다. 특히 주 5일 근무제로 인한 타격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인 교육정책을 펼쳐나갈 필요성이 있다. ”
5년 넘게 주일학교 학생을 가르친 지방의 A전도사는 교사인력의 공급이 주일학교 붕괴의 핵심이라고 했다.
“교사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교사의 신앙이 바로 되지 않다보니 아이들도 중심을 못 잡고 있다. 선생님으로부터 공급이 없다보니 아이들도 말씀의 영향력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영양실조의 상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교사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인력이 없다보니 때우기식으로 교사가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교사가 살아야 아이들이 잘 양육될 수 있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부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재정부족, 시간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른들과 예배가 겹치다 보면 성가대가 우선이지 주일학교가 우선이 아니다. 교회와 가정이 연계된 신앙교육의 부족이 크다. 교회에서는 주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치지만 집사님이나 장로님의 자녀들에게 당장 시험이 닥치면 주일은 빠져도 괜찮다는 이중적인 가르침은 무엇보다도 큰 문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가정에서 신앙교육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시간 반 두시간 드려지는 예배가 아이들의 신앙을 책임지는 시간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세상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목회자 처우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다른 교육전도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교통비만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지방으로는 교육 전도사가 내려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결국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시간을 투자하면서 내려올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방에는 고급인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김신규·이경석·백상현 기자 공동취재·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