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예하 5월20일 갑진년 하안거 결제 앞두고 법어 내려
“직지단전의 비밀한 뜻 깊으니
본래 부처도 아니고 또한 마음도 아니로다.
분명 연등의 수기를 받지 않았으니
스스로 신령스런 빛이 있어 고금에 빛나도다”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5월22일 불기2568(2024)년 갑진년
하안거 결제를 맞아 법어를 내리고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하안거 결제를 앞둔 5월20일
‘항우의 기개로 정진하라’는 제목의 법어를 통해
“산문출입을 삼가며 하안거를 결제하는 수선납자여,
가난하기는 범단(范丹)과 같으나 그 기개는 항우(項羽)와 같도다”라며
“육화로 화합하며 화두참구에 힘쓰니 6월 염천이 오히려 서늘하도다”라고 설했다.
종정예하는 “요요하여 한 물건도 없음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라며
“그대의 집 살림살이가 본래 그러하며,
한결같이 공(空)하여 물(物)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묘하게 문수의 지혜경계에 나아가니 삭풍이 매우 차서
서리와 눈이 하늘에 가득하고, 높은 보현의 행문(行門)을 밟으니
훈풍이 불어와 푸르고 노란 빛이 땅에 가득하도다”라고 강조했다.
종정예하는 “직지단전의 비밀한 뜻 깊으니
본래 부처도 아니고 또한 마음도 아니로다.
분명 연등의 수기를 받지 않았으니 스스로 신령스런 빛이 있어
고금에 빛나도다”라는 게송을 들어
본래 부처와 중생의 마음이 다르지 않으니
깨달음은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종단에 따르면 불기2568년 갑진년 하안거 결제일인 5월22일부터
전국 100여 개 선원에서 2000여 명의 수좌가 정진에 들어간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스님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고 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뜻한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5월22일 하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가운데)를 비롯한
주지 현덕스님, 안거 대중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하안거에 방부를 들인 비구니 스님들과 찍은 사진.
하안거 결제 법회에서 종정예하가 내린 게송. 종정예하 스님의 친필.
參禪只在起疑團(참선지재기의단) 疑去疑來似火團(의거의래사화단)
不覺全身都放下(불각전신도방하) 大千沙界一毫端(대천사계이호단)
영축산중보경호(靈鷲山中寶鏡湖) 경광무진자영래(景光無盡自暎來)
운거청천선월랑(雲據靑天禪月朗)춘회대지각화향(春回大地覺花香)
다음은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 갑진년 하안거 결제 법어 전문.
항우의 기개로 정진하라
中峰 性坡(大韓佛敎曹溪宗宗正)
上無片瓦(상무편와)
下無卓錐(하무탁추)
日往月來(일왕월래)
不知是誰(부지시수)
위로는 한 조각 기와도 없고
아래로는 송곳 꽂을 데도 없도다.
해가 지고 달이 떠도
알 수 없어라. 이 누구인가?
산문출입을 삼가며 하안거를 결제하는 수선납자여!
가난하기는 범단(范丹)과 같으나 그 기개는 항우(項羽)와 같도다.
육화로 화합하며 화두참구에 힘쓰니 6월 염천이 오히려 서늘하도다.
요요하여 한 물건도 없음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그대의 집 살림살이가 본래 그러하며,
한결같이 공(空)하여 물(物)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묘하게 문수의 지혜경계에 나아가니
삭풍이 매우 차서 서리와 눈이 하늘에 가득하고,
높은 보현의 행문(行門)을 밟으니
훈풍이 불어와 푸르고 노란 빛이 땅에 가득하도다.
直指單傳密意深(직지단전밀의심)
本來非佛亦非心(본래비불역비심)
分明不受然燈記(분명불수연등기)
自有靈光耀古今(자유령광요고금)
직지단전의 비밀한 뜻 깊으니
본래 부처도 아니고 또한 마음도 아니로다.
분명 연등의 수기를 받지 않았으니
스스로 신령스런 빛이 있어 고금에 빛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