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저가의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상당수의 의류업체들의 지난 1분기 매출 실적이 크게 하락한데 반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 브랜드들은 매출이 신장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초저가 기획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가격을 앞세운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 봄 정기세일에서도 정상 매장보다는 기획상품을 판매하는 행사장에 고객들이 몰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98년 ‘지오다노’가 중저가 전략으로 이지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포츠 멀티샵 스프리스(대표:김세재)는 지난 2월 명동 직영점에서만 8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한 달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작년에 비해 2배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명동점은 평일에도 불구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스프리스는 4∼5만원대의 ‘컨버스’ 캔버스 슈즈의 판매 호조가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캔버스화가 스니커즈에 이어 신발 시장의 핫 트렌드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른바 합리적인 가격이 크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가격 정책과 함께 중소 상권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형지어패럴(대표:최병오)의 여성복 ‘크로커다일’은 지난해 5백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전년에 비해 5배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 ‘크로커다일’은 지방 중소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2백개 이상 운영하고 있다.
개별 점포당 매출은 다소 저조한 편이지만 외형이나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백화점 브랜드를 능가하고 있다. ‘브렌따노’를 비롯한 이랜드의 대표적인 볼륨 브랜드들 역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렌따노’는 지난 1분기 제품 리뉴얼에 힘입어 매출 신장률이 50%에 달했고 ‘쉐인진즈’, ‘이랜드’, ‘언더우드’, ‘헌트’ 등도 주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남성복에서도 LG상사(대표:이수호)의 ‘타운젠트 벨류’와 세정(대표:박순호)의 ‘인디안’ 등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타운젠트벨류’는 투프라이스샵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으로 차별화된 가격전략을 펴고 있으며 ‘인디안’은 대리점주들 사이에서 유치 1순위 브랜드로 꼽힐 정도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초저가 기획상품을 출시하는 업체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에드윈’, ‘뱅뱅’ 등 일부 캐주얼 업체들은 1만원에 티셔츠 3종세트를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초저가 기획상품을 마련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