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야마오 산세이 지음, 최성현 옮김, 상추쌈
페친인 김현우님의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읽고 시집이 출판된 것을 알았다.
한 지구 한 하늘에서 야마오 산세이와 살았다는 것은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야마오 산세이는 삶과 생각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한 평범하지만 드문,
겸손한 성자 같은 사람이다.
그의 산문이나 시를 읽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따뜻하고 정직하고 겸손한 성품 때문이다.
욕심내지 않는 진솔함에 위안을 받는다.
이번에 나온 시선집도 그렇다.
홀로 외로운 때 찾는 자연 속의 위안과,
사랑하는 자녀들이 성장하며 거친 세상으로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아비의 애틋한 마음,
평생 구도자로서 자연 안에서 신과 만나려 했고, 그 연결을 놓지 않았던 일상인의 모습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론 쓸쓸하고 때론 무력하지만 야마오 산세이를 바다를 가고 풀꽃을 보며
그 안에서 부처를 발견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킨다.
'고등학교 입학식'이라는 시는 이렇다.
섬에 산벚나무꽃이 활짝 피었다.
교사들이여
이 백십팔 명 신입생들의 영혼을
당신들 '교육'의 희생으로 삼지 마라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길러 가지 말라
파멸로 치닫는 문명 사회의
톱니바퀴로도 리더로도 키워 가지 말라
교사들이여
섬으로 돌아오지 않는 '도시 사람'으로 길러 가지 말라
제삼세계를 침해하는 '국제인'으로 만들지 말라
교사들이여
이 백십팔 명의 신입생 가슴 속에서
산벚나무꽃보다도 조용히 빛나고 있는 저 영혼의 빛을
필사적으로 응시하라
당신의 모든 힘을 다해
그것을 필사적으로 응시하라
섬은 지금 산벚나무꽃이 활짝 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