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내일 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있는데 가고 싶다."
"시간 많으면 가."
퉁명스럽게 던지는 남편의 말 한 마디는 무슨 뜻인지 다안다.
그러나 난 가보고 싶었다. 벌써 총동문회 한지도 8년이나 되었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졸업한지 32년이 지나 모교 운동장에 친구들이랑 소리치면서 달리고 싶었다.
하루 종일 귀찮을 정도로 남편에게 얘기를 하고 겨우 허락을 받았다.
저녁에 가방을 챙겼다. 달리기를 하려면 체육복과 운동화를 넣어야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을 직으려면 카메라도 물론 필수였다. 가슴설레이는 마음은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던 전날 밤이었다.
밤새 잠을 설치고 8월 17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친구랑 버스를 타고 가기 위해서 준비했다. 7시45분 버스인데 벌써 난 1시간 전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빨리 타고 뛰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변한 모습에 친구(임수희)는 내 모습을 빨리 찾지 못하고 터미널 안에서 한 참을 찾다가 버스 타기 5분 전에 만나서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슴들뜬 기분. 그리고 그 동안 못한 얘기도 나누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고속버스가 그렇게 빨리 영주에 도착 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아마도 새로 개통된 중앙고속도로와 고속버스는 우리들의 마음을 아는 뜻 2시간 30분만에 서울에서 영주까지 왔다. 정말 휴게실 한 번 쉬지 않고 달려왔다. 정말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그런데 영주에 도착하니 왠 빗방울. 부슬부슬 내리는 빗줄기가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만남에 새로운 추억이 될 것 같아 더 좋았다. 어서 뛰어 가고픈 마음에 가슴은 콩당콩당 뛰었다.
언니가 우리들 마중을 나와서 함께 총동창회 장소인 장수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교문을 들어 서는 순간 벌써 초등학생 마음으로 돌아갔다. 옛날 시커멓게 나무로 지어진된 학교는 어디로 사라졌지만 새롭게 단장된 학교는 깔끔한 이미지를 안겨 주었다.
운동장에는 경기들을 하고 있는 선후배동문들. 그 속에서 우리는 JS41을 빨리 찾았다. 바로 우리 동창생들이 있는 곳이다. 벌써 많은 친구들이 도착해서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멀리 부산에서 온 송혜순, 엄춘록, 김해에서 장인자, 그리고 천안에서 조경수, 인천에서 송명희, 이영희, 서울에서 박건서, 손영숙, 장태진, 그리고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날아 온 김윤숙이까지......그리고 고향에 사는 친구들.
32년이란 세월이 나이는 빼앗아 갔어도 우리들의 추억 속의 기억과 마음 조차 뺏아가지는 못했다. 옛 모습이 그대로인 친구들 얼굴. 벌써 40고개를 넘어서 잔 주름이 하나,둘 그려진 얼굴에 아음다운 미소는 초등학교 어린아이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 문디, 연락이나 좀 하지."
"야들아! 다들 잘 있었제?"
"새벽에 오느라고 괭장이 힘들었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는 정말로 눈물 나도록 반가웠다. 하지만 얘기 나눌 사이도 없이 바로 3인4각 경기에 응원을 하러 나갔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달려야 하는 경기인 3인4각은 세 사람의 발을 한 쪽씩 둘이 묶어서 달리는 거다. 나이는 마흔이 넘었지만 젊음은 아직 이팔정춘이랄까. 그래서인지 1등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들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경기는 계속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잠깐 자리 비운 사이 후배들이 "선배님들 기권 좀 해 주세요. 저희도 1등 좀 합시다."하면서 기권을 하라는 부탁에 선배의 너그러운 마음에 선뜻 부탁을 들어주었다.
우리들은 예선에서 모두 이겨놓고 기권을 했다. 마음은 조금 아쉬웠지만 몇 년 동안 우리 동창이 1등을 하니 양보를 했다는 남자 친구들 . 그 마음 하나도 바다처럼 넓어 보였다.
배구 게임과 줄다리기는 더욱 더 한 마음으로 이어주는 경기였다.
3인 4각에서 조금 아쉬운 마음을 우린 줄다리기에서 최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결승에서 젊은 46회 후배들을 이겼다. 모두들 춤을 추면서 기뻐했다.
드디어 맛있는 점심 시간이다. 우리들은 친구들이랑 옛 추억을 되살려서 교문 밖 연못가에서 사진도 찍고 교정 구석 구석을 둘러 보면서 옛 추억을 떠 올렸다.
새롭게 변한 화단과 나지막한 교실은 우리들의 감회를 감싸주었다.
살 한 가마로 밥을 하고 국으로는 얼큰하고 구수한 쇠고기 육개장에 돼지고기 보쌈과 김치, 그리고 부침개는 더 더욱 우리 입맛을 돋구었다. 6백명 가까이 모인 선후배들의 점심과 찬 거리 음식을 준비해준 그 지역 부녀회 회원들의 솜씨는 대단했다. 그 속에는 우리 친구 송경숙이도 봉사하고 있었다. 그 봉사 하는 부녀회 마음은 더욱 아름답고 고마울 뿐이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운동장으로 모였다. 난 달리기라도 한 번 할려고 했는데 기회가 주어지질 않았다. 그 만큼 우리 41회 친구들이 젊다는 것이다. 서로 게임에 출전을 하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오후에 장거리 달리기가 있었다.
"아! 때는 이때다.'하고 번쩍 손을 들고 달리기 한다고 나갔다. 그런데 장부에 이름을 등록하고 출발선에 맞추어 준비 자세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꽃게까지 4km을 달려 오는 것이라고 했다.
'아이고,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걱정은 조금 되었다.
그러나 매일 아침에 운동 실력이 있으니 할 수 있으리라 믿고 '땅'하는 총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준비운동을 안 했는탓인지 몸이 무거워서인지 좀 처럼 발이 빨리 옮겨지질 않았다.
그러나 빗줄기 속에서 고향길 달리기란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내가 이곳을 완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난 꼭 목적지까지 갔다가 올거야.' 나 자신에게 다짐을 하고 달렸다.
그런데 벌써 선두는 멀리 가 버리고 뒷 처지기 시작했다. 완주하는데 의미를 두자라고 생각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너무 힘들어 걸어 오는 후배들도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쉬면 안되겠다는 마음에 따라오는 앰블런스와 안내승용차를 뒤로 하고 달렸다. 그만 뛰고 차에 타라고 하는 친구의 유혹도 뿌리치고 드디어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아직도 조금은 여유로왔다. 친구들의 환영속에 난 쓰러졌다.
그러나 완주의 기쁨은 이루말 할 수 없었다. 또한 기쁜것은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온 친구 김윤숙이가 여자 1등을 해서 자전거 한 대와 트로피를 받아서 정말로 기뻤다. 이렇게 긴 장거리 달리기는 우리들의 인내를 가져다 주고 젊은을 안겨 주었다.
하루의 시간이 너무나 짧게만 지나갔다.
오후에는 게임도 하였지만 축하 공연이 있었다. 우리 친구 조경수 오빠가 우리춤을 선보였다. 두루마기를 곱게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은 한 마리 나비가 꽃에 날아들 듯 사뿐사뿐 내딛는 발 걸음과 부드러운 손 놀림은 우리들의 눈을 매료시켰다.
감동의 순간이 마지막 노래자랑에도 와 닿았다. 노래하면 너무나 많은 동문들이 나와서 시간이 없는 관계로 1절 노래 밖에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주었지만 모두 열창을 해줬다. 또한 노래와 함께 행운권 추첨을 하였다. 상품도 푸짐하여 모두들 행운권을 잡고 행운의 기회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3일간 연휴라서 우리들은 서울까지 가는 길이 걱정이 되어서 일찍 자리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행운권은 모두 선후배동문들에게 돌려주고 저녁을 먹으로 갔다. 바로 친구 송종일이가 운영하는 장수관광농원(조이랜드)로 말이다.
종일이는 친구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픈 마음에 우리들을 바이킹으로 안내를 했다. 모두 올라 타야 출발을 한다는 운전요원 말에 못 타는 친구들도 모두 올라탔다.
드디어 바이킹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정말로 자즈러지는 소리가 났다. 올라갔다 내려오는 그 마음도 아마도 안 타본 친구는 모를 것이다.
결국 어떤 친구는 울고 또 어떤 친구는 얼굴이 핼쑥해져 기어내려왔다. 하지만 친구는 거기서 마치지 않고 또 회전그네에 우리를 태웠다. 처음 너무 무서운 것을 탓기에 별로 겁나지는 않았다.
정말로 추억에 남을 한 장면을 만들고 저녁 식사를 하러 바로 옆 식당으로 옮겼다. 3년 연속 최다 참석이라는 41회가 이 번에도 53명이라는 친구들이 모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아서 함께 저녁을 먹은 친구도 한 30명정도 되었다. 이렇게 우린 아쉬운 시간을 한 잔의 '건배'를 외치면서 그곳을 떠나와야했다.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총동창회인 하루는 정말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추억의 한 장면은 영원함을 느껴본다.
(장수 관광농원이 맞는지 모르겠다.갔다온 친구들아, 모두 글을 올리기 바란다. 꼭! ) <사실은 허락 받지 못하고 떠나서 남편에게 살살 빌었지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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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야 정말 재미 있엇다니 고맙고 내년에두 또올거지~~내년엔 전야제에 초대할게~~~~~~~~~~~~~~
전야제라니.......영한이가 차기 회장감이군.......쩝
오상아, 니캉 내캉 빠졌는데 무슨 재미가 있었겠냐 안봐도 비디오지 뭘~~~~ 날라 온 윤숙이는 날렵한 몸매로 석현마냥 방방 날랐뿐네. 은희도 아주아주 잘했다. 혼나는건 나중이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거얍
은희야 자주 통화해서 반가움이 덜 할걸 같았는데...너무 반가웠어. 아직도 젊음을 지키고 있더군.나름대로 체력단련을 준비했는데도 아직 더 노력해야겠다는 걸 느꼈어.은희야 정말 부지런하구나.참가 못한 친구들이 한폭의 그림으로 대신해도 될 많큼 ..... .
은희야, 전야제가 진국인데.내년에 한번느껴봐...
아르뫼, 회장은 잘할때까지 유임이야..
야들아, 누구 다리 뭉댕이 뿌가지는 꼴 보고싶나보네. 맞아 디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