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즐기고 가장 선호하는 단어가 바로 관세입니다. 미국 내 소득세와 법인세를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는 대신 세수 부족액을 관세로 충당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입니다. 미국인들에게 소득세를 없앨 경우 당연히 미국 국민들을 환호할 것입니다. 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축소할 경우 미국내 기업들은 박수를 칠 것입니다. 세금을 덜 걷으면서 생기는 재정공백을 바로 관세를 이용해 외국으로부터 강탈식으로 거둬드릴 전략입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됐던 트럼프 발 관세 프로젝트는 여기저기서 삐걱삐걱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가장 표면상 두드러진 부분은 바로 미국 증시와 미국내 식탁입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일단 상승국면을 유지했던 미국 증시가 요즘 맥을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휘청거린다는 말입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정책때문에 미국의 3대 주가지수 모두 트럼프의 당선되기 전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입니다. 관세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이 이리저리 왔다갔다식으로 바뀌니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자들 사이에 상당한 피로감이 몰려온 것으로 투자분석가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투자분석가들은 정책이 변덕스러워서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 공무원들이 대거 실직한 것도 미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월별로는 5년만에 가장 많은 17만 명이 직장에서 쫓겨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가운데 1/3인 6만여 명이 공무원들로 추산됩니다. 해고가 급증하면서 미국안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그런 위축은 경기를 전반적으로 하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요즘 미국내 식탁물가가 관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가 오르기 전이지만 대부분의 농산물이 벌써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아보카도 한 상자는 68달러에서 88달러로 대폭 올랐습니다. 농산물을 구입하는 식료품점들도 자연히 가격을 올리게 되니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가중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재료 가격 인상분을 그때 그때 적용하기 위해 이른바 가격없는 메뉴판까지 등장했습니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달걀값도 폭등해 12개가 10달러를 넘어선 지역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공급망 혼란과 배송 지역 사태를 겪으면서 농산물 수입을 캐나다와 멕시코 등 가까운 이웃나라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둘 나라와 미국이 요즘 관세전쟁을 벌일 태세이니 농산물가격이 안정될 수가 없습니다. 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4인 가족 한 달 평균 식료품비는 993달러로 4년전 675달러보다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농산물 가격 상승은 걷잡을 수 없이 급등할 것이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대책마련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은 최근 급등한 달걀값에 대한 대책으로 가정집 뒷마당에 닭을 키울 수 있고 이는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언급하자 질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농산물 담당 최고위직 공무원이 한가롭게 농담같은 일을 정책이라고 내놓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과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트럼프 자신이 판단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트럼프식 관세정책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낼 경우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식 불도저식 집행이 효력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그 반대로 부정적인 상황을 도출하는 부분도 상당하다고 보입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판단을 수정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포함한 불도저식 정책집행이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