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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서민정
12회 "망설이며 주저하며!"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하다.
그들 틈으로 위세척 중인 영인의 모습이 언뜻 언뜻 보인다.
그것은 지켜보기에 고통스러운 행위
윤수가 의자에 앉아있다.
머리를 벽에 기댄 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본다.
병실 문이 열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나온다.
‘방금 깨났습니다. 들어가 보십시오.’
영인의 엄마 아빠가 병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화면 한편으로 보인다.
원터치 캔을 따는 은호.
날카로운 단면에 손가락을 벤다.
은호, 피를 닦을 생각도 못하고 방울 맺히는 피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왜 다쳤어?
살짝 베기만 해도 이렇게 쓰리고 아픈데,
어떻게 죽을 생각을 할까?
누구?
(털어버리듯) ... 그냥 사람들 말이야. 뉴스 같은데 보면,
(심각할 것 없다) 배들이 불러서 그래 배들이
이 좋은 세상을 왜 죽냐고
(복잡한 심경을 숨기며) 그쪽은 잘돼가?
니네 보조 맞추느라고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이제 거침없이 달릴 거야.
넘어지지나 마.
동진이 헤헤 기분좋게 웃는다.
은호, ‘아이구 좋으셔라’ 웃어주지만 복잡한 심정이다.
커플지옥....
아...배가 안꺼져....
좀 걷자
동진이 유경을 바래다주는 길이다.
동진, 가끔 유경을 보며 혼자 웃는다.
' 보수적인 여자라면 공공장소에서의 스킨쉽은 피할 것.
고전적인 장소를 택해라.'
다 왔네.
동진이 고개를 든다.
꽃나무.
가로등이 있는 골목길 집 앞.
동진: (자기도 모르게) 좋네.
유경: 뭐가?
뭐 그냥...
돌아갈려면 피곤하겠다.
‘손을 잡고 시선을 마주친 다음, 벽 쪽으로 민다.
유치할 것 같지만 통한다.’
동진: 유경아!
왜?
그 순간.
운동복 차림의 아줌마 세 명이 파워워킹을 하면서 다가온다.
동진: (아줌마가 빨리 지나가기를 곁눈질하면서) 어... 다음주엔 언제 쉬나 궁금해서?...
유경: 선생님 하나가 입원하는 바람에 당분간은 못 쉴 거야.
그래.
아줌마들이 그들을 지나쳐갔다.
(다시 은근히 유경을 보면서) 유경아!!
동진이 유경을 벽쪽으로 민다.
결정적인 순간.
아줌마들 홱 돌아서더니 뒤로 걷기 시작한다.
앞뒤로 박수까지 치면서...
뻘쭘해진 동진.
동진: (샛된 목소리로) 간다
유경: (역시 민망하다) 잘가.
지호가 책이 실린 카트를 밀며 걸어온다.
지호 뒤에서 자원봉사자 아줌마1(그는 전에 준표의 대고백을 들어버린 인물 중 하나다)과
간호사들이 숙덕거리고 있다.
지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지호, 아무것도 모른 채 모퉁이를 돈다.
자원봉사자 아줌마2(그녀 역시 준표의 대고백 때 있었던 인물)가 아줌마 환자들을 대상으로 소문 전파중이다.
자.봉아줌마2: 들어오자마자 고백을 시작하는데... ‘넌 나한테 여자다’
듣고 있는 내가 다 짜릿짜릿하더래니깐.
환자1: 의사 선생 누구?
자.봉아줌마2: 자긴 모를 거야. 산부인과 의사 중에 그 안경 끼고...
지호: 산부인과요? 누구요?
지호가 아줌마2 뒤에서 얼굴을 쏙 내민다.
식겁하는 아줌마.
환자들 슬금슬금 물러선다.
자.봉아줌마2: 아우... 벌써 시간이.... 가봐야겠다.
지호: (시계 보면서) 아직 점심시간 안 끝났는데요....
의아한 지호를 두고 우르르 빠져버리는 아줌마들,
가면서도 지호를 흘깃거린다.
지호. 왜 저러나 싶다.
준표. ‘사랑의 고백’을 위한 문구를 작성 중이다.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더 이상 니가 여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등등의 말들이 적혀있다.
한참 고민하다가 뭔가를 썼다가...
생각해보고 지우고, 다시 쓴다.
자기가 생각해놓고 혼자 수줍어 히히힉 웃는 준표.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린다.
준표. 자기도 모르게 메모지를 화악 구긴다.
(들어오면서) 닥터공!
노크 모르냐?
지호. 열린 문을 노크한 뒤 문을 닫는다.
준표: 왜?
지호: 혹시 소문 들은 거 없어요?
준표: (찔린다) 소...문?
지호: (신났다) 모르는구나? 병원에 소문이 쫙 퍼졌는데...
어떤 의사가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애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대요.
준표: (허걱) 의...사.... 누구?
지호: 듣고 놀라지 말아요. 산부인과 의사래요.
누구지...? 이 병원에 산부인과 의사가 모두 몇 명이죠?
....레지던트까지 15명.
15명이라...
(준표를 홱 돌아보며) 닥터공....?
(움찔)
...일리는 없고, 14명 중에 하난데... 누굴까?
부장 선생이면 완전 불륜?
재밌냐?
당연하죠. 다른 사람 뒷얘기가 얼마나 재밌는데...
누군지 알면 엄청 놀려줄 텐데...
준표. 구겨진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닥터공!!
....정보공유! 알죠?
그 의사가 누군지 알면 바로 알려줘야 돼요?
나도 그 여자애가 누군지 아는 대로 알려줄 테니까... 알았죠?
왜 대답을 안 해요?
알았어.
삭막하고 건조한 알바 생활에 스캔들이란 단비가 내린 거죠.
짝짓기의 계절은 돌아오고...
스캔들과 가십은 넘쳐흐르리...
메모지를 꺼내서
손바닥으로 판판하게 편다.
지호, 못 본 척 재빨리 걸어간다.
지호: 왔어?
(하다가) ....오다가 별일 없었어?
은호: 무슨 일?
지호: 아니야...
은호, 방 안으로 들어간다.
지호가 베란다로 나간다.
지호가 주차장 쪽을 내려다본다.
윤수의 차는 아직도 거기 있다.
지호, ‘곤란하다’....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긁적 인다.
등 뒤. 거실 방에서 나온 은호가 베란다 쪽으로 나오려고 한다.
지호: (놀라 막아서듯이) 왜?
은호: ...? 빨래 걷어야지.
지호: 내가 할게, 언니는 앉아있어. 쉬어. 그러다 병난다.
빨래를 개는 은호와 지호,
은호는 꼼꼼하고 판판하게 빨래를 만져가며 개키는데
지호는 대충 대충이다.
지호가 개놓은 걸 은호가 다시 개기도 한다.
지호, 자꾸만 은호 눈치를 보다가 눈이 마주친다.
은호: (빨래 개면서) 또 뭐야?
지호: 응?
은호: 음란 사이트 돌아다니다가 컴퓨터 다운됐냐?
지호: (말도 안 된다는 듯) 언니는 참.. 날 뭘로 보고...
내가 같은 실수를 두 번 할 사람이야?
은호: (아닌가 하다가 갑자기) ....너 그거 샀구나? 초능력 증진 세트.
안 된다고 했지. 내가.
지호: 안 샀어. 드럽고 치사해서 나중에 독립하면 꼭 살 거야. 기필코.
은호: ...그럼 뭐? 뭔데 아까부터 자꾸 흘끔거려.
지호: .......................................언니!
은호: 말해.
지호: 로미오와 줄리엣이 왜 미친 듯이 사랑했는지 알아?
은호: (힐끔 본다) ...?
지호: 가문의 원한이라는 장애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거 없었으며 얘네 6개월도 못 갔어.
중간에 싫증나서 싸우고 찢어졌을걸.
은호: 뭔 소리가 하고 싶은 거야?
지호: 이몽룡과 성춘향. 얘네만 해도 그래. 신분의 장벽에다가 변학도라는 안티세력이 있어 줬으니까
죽을 둥 살 둥 결혼까지 골인한 거라구.
은호: 그래서?
지호: 그러니까 내 얘기는... 누굴 좋아한다는 감정이 그게...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환상 같은..... 100퍼센트 진짜다.... 이런게 아니그....
(빨래를 집어던지며) 에이... 오늘 참 말 안 되네.
은호: 양말 짝이나 맞춰.
지호, 양말 짝을 맞추다가 그것도 툭 집어던진다.
은호 쳐다보면,
지호: (은호가 개킨 옷을 들고 일어난다) 난 일제시대 때 태어났다면 독립운동은 못했을
거야. 입이 가벼워서.
은호: ....?
지호: (방으로 들어가며) 집 앞에 교수님 와 있어.
은호, 잠깐 못 알아듣는다.
빌라에서 나온 은호, 두리번거린다.
구석진 곳에서 윤수의 차를 발견한다.
윤수는 어둠을 바라보고 있다.
은호가 다가온다.
윤수의 시선이 은호에게로 향한다.
차창을 사이에 두고 윤수와 은호의 시선이 부딪친다.
윤수는 말없이 운전 중이고.
조수석에 앉은 은호가 윤수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다.
윤수의 차가 비상등을 켜며 갓길 주차를 한다.
(정면의 어둠을 바라본 채로) 어렸을 때 아버지가 참새를 잡아온 적이 있어요.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와서 새가 비닐하우스로 날라들었나 봐요.
발목에다가 실을 묶어서 갖고 놀았는데, 하루 종일 방안을 뱅뱅 돌면서 파닥거렸죠.
안됐다는 생각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놓아주지도 않았어요.
내 거였으니까.
지금 내가 그 새 같습니다.
악마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때 그 메시지를 무시했다면...
그때 영인이한테 가지 않았더라면...
(토해내듯) 내가 이렇게 가증스럽습니다.
그건 진심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내가 한 생각인 건 맞죠.
오늘만 해도, 은호씨 데리고 어디 먼 데로 도망가 버릴까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
........오는 내내 신호 지키고, 좌회전 우회전 깜박이 넣고....
윤수, 자조적으로 웃는다.
윤수: 나는 도망갈 위인도 못 됩니다.....
돌아가죠.
숙정: (앞치마를 벗으면서) 데이트?
유경: (그렇다는 듯 웃는다)
숙정: 얘기했어?
유경: ...
말 안 할 거야?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래도 사귀는 건 맞잖아. 말해.
...아직 그 정도 사이는 아니야.
그 남자 마음을 모르겠는 거야? 당신 마음을 모르겠다는 거야?
....둘 다. 먼저 간다.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놀래킬려고 다가가는데,
순간, 유경이 조용히 한숨을 쉰다.
타이밍을 놓치는 동진.
유경: (환하게 웃으며) 왔어?
(일어나면서) 가자...
커플들이 십여 명, 몇 안 되는 커플들이 깔깔거리며 웃는다.
유경도 웃는다.
동진만이 건성으로 웃으며 유경을 바라본다.
유경, 시선은 스크린에 둔 채 동진의 얼굴을 부드럽게 민다.
‘나는 그만 보고 영화나 보라는 듯’
동진, 좀 전 유경의 한숨이 신경 쓰인다.
동진. 실내등을 켜고, 신발을 벗고, 양말을 주섬주섬 벗기 시작한다.
동진. 발을 들어 발등을 보여준다.
5센티 정도의 흉터가 나 있다.
동진: 보여?
유경: 어....
동진: (심호흡하며) 이제부터 대고백을 할 거니까.... 잘 들어줘.
유경: (동진의 의도를 몰라 당황스럽다) ...
동진: 이 흉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생긴 거야.
야간자습하고 집에 가다가 동네 깡패 세 명이랑 싸웠을 때...
유경: ...그런데?
동진: ...이게 공식 발표구, 진실은 그 너머에 있어.
유경: ...
(정말 하기 싫은 말을 하듯이)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엄마 아빠도 몰라.
준표도 몰라, 너한테만 하는 얘기야.
그 깡패 세 명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외면하면서 마침내) ....초딩이었어.
(변명처럼) 그치만 애들이 발육 상태가 좋아서 키도 크고..
분명히 씨름부였을 거야.
신발주머니 안 들었으면 초딩인 줄 아무도 몰라. 절대 몰라.
그때 그놈들 중 한 놈이 팽이를 던졌는데 발등 위를 찍고 지나갔어,
말하자면 연장을 사용한거지.
암튼 피가 엄청났어, 열두 바늘 꼬메고, 그 다음날 결석 하고,
(스스로 납득한다) 그런 거야.
동진, 큰 짐을 벗은 듯 깊은 숨을 내쉬고 주섬주섬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는다.
유경, 아직도 동진의 의도를 몰라 의아하다.
동진. 실내등을 끈다.
동진: (유경을 똑바로 보며) 자, 니 차례야.
너 나한테 비밀로 하는 거 있지?
초딩들한테 맞고 돈 뺏기고, 입원했던 것보다 더 창피한 일이야?
유경. 픽 웃는다.
동진: 웃지 말고.
동진: 유경
유경: (동진을 향해 웃는다) 왜 그렇게 생각해? 그런 거 없어.
동진: 진짜야?
유경: 응.
늦었어.
유경의 차가 멀어진다.
그러나 동진. 아직도 석연찮다.
은호가 통화 중이다.
기계음....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은호, 전화를 끊고 다른 곳으로 전화한다.
지난번에 나왔던 로맨틱한 조교가 전화를 받고 있다.
조교: 글쎄요. 이번 주 강의는 모두 휴강처리 됐거든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은호: (핸드폰에 대고) 다음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예..
은호가 전화를 끊는다.
동진이 은호 앞에 앉는다.
동진도 은호도 둘 다 말없이 한숨을 쉰다.
동진이 은호를 흘깃 쳐다본다.
은호가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엔 온통 커플들,
고등학생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20대도....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은호: 남들 하는 거 보면 참 쉬운데....
동진: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은호: ...??
문제가 있으면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자기 얘기를 하는 건가) 뭐.....를??
유경이 말이야.
은호, 조금 실망스럽다.
은호: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면서) 왜 유경씨하고 잘 안돼?
동진: 잘 안 된다기 보다 고민이 있는 거 같은데 말을 안 해.
은호: 고민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동진: 보면 알지. 그걸 모르냐?
은호: (좀 열 받았다) 그렇게 잘 알어.... 그냥 척 보면 알어?
정유경 한정 독심술이냐?
동진: 왜 열 받고 그래?
....연애하는 외동아들 바라보는 과부 엄마의 심정이 이런 건가 싶어서.
오자마자 유경이, 유경이...
외동딸 시집보내는 홀아버지의 심정으로 들어줄 테니까
그쪽 문제도 상의해.
댁 같은 아버지 둔적 없네요.
넌 그게 문제야.
가끔 수다 좀 떨어줘, 그래야 실감이 나지.
너나 나나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은호, 동진을 본다.
불쑥 진심을 말해버린 동진. 겸연쩍어서 다른 데를 본다.
동진: (혼잣말처럼) 내가 싫어진 걸까?
은호: 빙고!!
동진: 여자들은 안 그러냐?
고민 있으면 좋아하는 남자한테 말하고 싶어지지 않어?
은호, 동진을 또다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대답을 재촉하듯) 응? 말해봐,
(시선을 돌리며 자기 얘기하듯)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도
있으니까...
동진: (딱히 확신을 갖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게 어딨어.
은호와 동진이 도넛츠 가게에서 나온다.
동진: (돌아서면서) 가.
(돌아서는 동진을 불러 세운다) 어이.
어
은호: 좀 기다려봐,
동진: 뭘?
은호: 유경씨 문제 말이야. 자신을 가져,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괜찮은 남자니까.
나도 알아
은호: (엄지와 검지로 5센티 가량 만들어 보이면서) 그래봤자 이 정도지만.
그거보단 더 될걸.
(1센티 가량으로 줄이면서) 엄밀히 말하면 이 정돈가....
키득키득 웃으며 돌아서는 은호.
동진도 돌아선다.
한참 가다가 은호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동진이 점점 멀어진다.
사람들은 은호를 앞서가고, 스쳐가기도 하는데,
은호는 동진이 사라지는걸 보고 있다. 상실감이 밀려든다.
동진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은호, 한숨을 쉬며 돌아선다.
은호가 걷기 시작한다.
병실 앞에 멈춘다.
문을 노크하려다가 말고, 노크하려다가 말고..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눈 앞에 환자복 차림의 영인이 서 있다.
은호 움찔한다.
영인: 내가 어떤 꼴로 누워있나 구경하러 올만한 배짱은 아닌 거 같고...
왜 왔어요?
은호: (한숨쉬듯) 그냥.... 나 땜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건가 싶기도 하고...
영인: 착한 여자 콤플렉스라도 있는 거예요?
당신 때문이라면 정윤수한테서 떨어질래요?
은호: (맞받아치듯) 그 정도 중증은 아니에요.
은호: (무상하게) 왜 죽을려고 했어요?
은호: 사실은 그게 궁금했어요. 왜 죽으려고 했을까?
죽을 만큼 미운 걸까? 죽을 만큼 좋은 걸까?
사람의 감정이 하나면 얼마나 쉬울까?
밉거나... 좋거나, (피식 웃으며 은호를 본다)
안 알려줄 거예요.
당신은 평생 가도 이런 감정 이해 못 할 걸.
(무심히) 아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상실감 때문이죠?
한때는 나만 걱정하고, 나만 바라보고, 나만 생각하던 내 사람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됐을 때의 상실감.
죽을만큼 상실감이 겄던거에요?
은호: 아직도 좋아하는 거죠?
영인: (평소대로 돌아온다) 나도 하나만 물어볼게요.
은호씨한테 상실감을 안겨준 남자는 누구예요?
정윤수는 아닐 테고...
지난번 이동진씨 만났을 때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죠.
당신들, 뭐예요?
우리는...... 단순한 미련이에요. 그것도 곧 없어질 거예요.
헤어진 부인을 위해서 무릎 꿇을 정도로 단순한 미련?
동병상련이라고.... 동질감을 느껴서 찾아온 거예요?
난 당신처럼 내숭 떨고 위선적이진 않아.
(발끈한다) 나도 당신처럼 배배꼬여서 다른 사람 상처주진 않아요.
영인아!! 한참 찾았잖니.
(은호를 보며) 누구? 친구냐?
(은호를 슬쩍 바라보며 냉정하게) 친구 아니야.
(은호에게) 그만 가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위협하듯 빙글거리면서) 아니면 하던 얘기 계속할까요?
(영인 엄마 눈치 보면서) ....가볼게요.
기다린여시들 있나....
(없었으면 숙연...)
요즘 넘 힘들어서 이렇게 오랜만에
조선컴 찝니다
1명이 봐도 연애시대 조선컴은 16회 최종회까지 완결 지을거니까 걱정말아요...
굿밤:)
첫댓글 잘봤엉!!!여시 고마워!!
ㅠㅠㅠ 기다렸어요!!!!!
나도 기다렸쪄!!!!!!
손예진연기너무잘해
사랑은 잘 모르겠지만 상실감은 알겠어.. 왜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도 해.
여시 나두 기다렸찌이 이번화 너무 찌통이다 영인이 얄밉지만 그냥 저둘이 대화가 너무좋은 화였어 요찌 외 힘둘어 ㅠㅠ 힘들어하지말구 2017년엔 좋은일만 생길꺼야:D 항상 고마오
저요저요저욧!!! 기다린여시 여기에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오 여시ㅠㅠ 늘 고맙습니다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ㅜ이시간까지잠못자는 저에게 단비에요ㅠㅠ2017년도즐거운일만가득하길!
안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잇었는데 와줘서 고마워!!!!
진짜 이번편도 찌통이다ㅠㅠ
그 한명 나에욯ㅎ
완전 기다렷오ㅠㅠㅠㅠㅠㅠㅠㅠ
ㅎㅎㅎ오늘 알림뜬거보구 못봣던 편부터 보고있어용ㅎㅎㅎㅎㅎ 항상 잘보구있어요 여시♥
흥미진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