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봉창 두드린다 와 아닌 밤중에 홍두깨
장면 :
친구들과 캠핑을 갔다. 하나씩 준비물을 맡아서 기분 좋게 산행끝에 산꼭대기 대피소에 짐을 풀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식사 준비를 한다. 버너를 피우고 호박 감자 고추 송송 썰어서 된장 찌개 준비해놓고 밥을 해야 하는데, 밥 당번 동팔이 왈 :
“ 쌀가져 와서 씻고 하면 물버릴 데도 없고 산도 더럽히고 하잖아, 그래서 빵 사 왔어. 이거 맛있는 슬로루브레드 꺼야. 빠다 바를까 쨈 바를까 ? 누가 나이프 좀 안 챙겨왔냐 ?! ”
길동 : 이게 뭐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여
동길 : 이게 뭐 아닌 밤중에 홍두깨여
진실 : 야 우리 식사 준비 얘기 열심히 할 때 뭐하구 있다가 니 맘대로 사오니. 니가 그리 친환경하려면 진작에 얘기할 일이지 이제 와서 우리보고 머 어쩌자구 ? 게다가 머 나이프 ? 아예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아라.
해설 :
- 길동의 말은 밤늦게 술먹고 돌아온 남편이 꼬꾸라져서 자다가 안방-부엌사이 봉창(옛날 창호지로 만든 창)을 두드리면서 목마르니 물 달라고 하는 상황, 즉, 지가 뭔 짓을 했는지도 모르고 당당히 요구하는 상황에 빗대는 말이다.
- 동길의 말은 밤중에 불쌍한 과부를 보쌈 해서 시집 보내는 것은 미덕이지만 이 일을 밤에 하지 않고 낮에 하면, 즉, 시기가 맞지 않으면 황당무게한 일이 된다는 뜻이다.
- 진실의 말은 동팔이의 행위를 분석한 말로서 동팔이의 행위를 그것만 떼어서 보면 그럴듯한 것 같지만 시기와 장소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타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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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제직회 공동회 법인화 하자고 결의한지가 6개월이나 되는데 법인화를 하는 게 꼭 좋으냐, 한다면 쨈 바른 법인이 좋으냐 빠다 바른 법인이 좋으냐, 나이프가 없는데 뭘로 발라야 하나 뭐 이런 말들이 오간다......
이제는 밥이든 빵이든 먹고 산에서 내려가야 되는데 말이다.
첫댓글 재미있네요. 자다가 봉창두드린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