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상하수도,인력,예산,연구 모두 공멸
물관리일원화 했더니 상하수국 폐지한 환경부
상하수전공 학생도 엔지니어링도 비전없다 외면
비명을 지르듯 한계선을 넘은 위기의 상하수도에 대한 날선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들이 국회 도서관 회의실을 맴돌았다.
지난 9월3일 국회 박홍배의원실이 주최한 ‘기후위기 시대 상하수도 혁신 방안’국회토론회에서 박의원은 “이상기후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하수도 시설이다. 상하수도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이지만 현 시설은 노후화가 심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모델로 설비되어 있지 않다.상하수도는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 기후위기로 발생한 재해는 가장 먼저 사회적 약자에게 향하고 가뭄은 농산물 가격을 올려 서민 경제를 어렵게 하며 폭우로 인한 도시침수는 반지하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따라서 상하수도 혁신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다.”라고 환영사부터 어두운면을 지적했다.
‘위기의 상하수도’라는 논조로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한 권지향 상하수도학회장은 “기후위기 시대 상하수도 혁신을 주도할 연구기관과 정부기관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멈춰있는 상하수도 관련 혁신연구가 조속히 다시 시작되어야 하고 국립환경과학원과 같은 공공영역에서 상하수도 연구도 유지되야 하며 상하수도혁신을 총괄하는 환경부의 조직도 재생되어야 한다.”고 참담한 소리로 토론회를 시작했다.
박준홍 물환경학회장도 “인구소멸, 상하수도시설의 노후와와 재정 취약성등 복합적인 위기이다. 상하수도시설은 30년 이상의 노후화가 지속되고 지방 소멸로 인한 상하수도 시설의 활용도가 낮은 지역은 늘고 있다, 국가 물환경 정책의 대전환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라고 토로했다.
서울시립대 구자용교수는 “ 상하수도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입학하는 시립대마저 학생들이 감소하고 있다. 같은 노력에 비해 봉급도 낮은 상하수도등 환경분야에 올 필요성이 없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렸다는 증거다. 도시침수등 물관리에서 상하수도기술사가 아니라 댐관리를 하는 수자원기술사가 자리를 꿰차고 있다. 물이용부담금의 활용에서 상수도 분야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토지보상보다 물관리부터 해야 한다,”라고 현실을 지적했다.
김성표 고려대교수는 “위기의 상하수도라는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다.기후위기시대에서는 기존의 경험과 답습만으로는 위기대응이 어렵다,”라고 말했으며 중앙대 오재일교수는 “사람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국회입법조사관은 “현재 상하수도 업무는 지방고유업무로 넘어가 환경부보다 행안부와의 관계가 더 중요한 것이 현실이다. 전환의 시대에 인프라만으로 인식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서비스와 복지차원으로 대응해야 한다. 서비스 차원에서의 극명한 평가는 음용율이 지표로 사용된다, 환경부가 왜 이렇게 관리하는지 모르겠다. 조직개편 문제에서는 환경부가 그 이유를 학계등 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이해를 구해야 했다. 상호 대화가 없었던 것 같다. 인도를 여행하면 마치 향냄새와 같은 고유의 냄새가 난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고유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바로 하수에서 풍겨져 오는 악취다. 축사에서 풍겨오는 냄새를 마치 고향의 냄새라며 감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선 더불어민주당 환경수석전문위원은 “댐 14개 건설한다는데 댐하나에 1조가 소요된다면 14조의 예산이 들어간다, 상수도 현대화사업에는 1조 7천억원이 투자되었다. 그동안의 상수도 사업의 결과는 공공기관조차 생수(먹는샘물)를 음용한다, 상하수도협회는 물 홍보도 적극적이지 못하다. 상하수도 예산이 환특에서 지방회계로 넘어갔다. 기재부는 지방자율재정에 대해 냉담할 수 밖에 없다, 왜 그렇게 예산의 관할권이 지방으로 넘겨지게 되었는지 유심히 관조해야 한다, 과연 지방회계에서 상하수도 예산이 온전하게 사용되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학회에서도 140mm 이상 집중호우에 대한 침수예방을 위한 시설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부터 설계,에산,사업계획까지 제대로 그림을 그려가지 못하고 있다. 국회 앞마당부터 불투수 포장에서 투수블록 포장으로 바꾸려고 한다, 학회는 진정성있는 새로운 설계를 하여 정부에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학계,협회등에 대한 대응자세를 비판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은 “상하수도 공무원부터 관련 부서가 회피부서가 되었고 보상보다는 책임부담이 큰 상황에서 상수도분야는 환자, 퇴직예정자,소통,업무력이 없는 인물들로 채워져 간다. 수도직렬을 폐지하고 순환보직으로 인한 병폐가 이제 심각단계이다. 유충방지나 소독사고,밸브하나 제대로 잠그고 열지 못해 탁수가 발생한다. 젊은 수도담당자를 위한 마땅한 교육교제도 없어 위아래 모두가 경험지식의 전달 채널이 단수되었다. 엔지니러링 업계도 고령화되고 새로운 기술의 접목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저 과거를 옮겨오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환경부는 전문성이 있는 수도인이 없어 지자체 공무원들은 누구를 만나 호소하거나 어려움을 전달할 수가 없고 누구를 찾아야 할지 헤메기 일쑤다, 상하수도협회는 중심을 잡고 지자체에게는 지식을 전달하고 각종 교육을 통한 업무력을 증진시켜야 하며 환경부에게는 사회적 흐름을 전달하여 충실한 가교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학계는 기술적 접근뿐 아니라 인사문제,에산의 효율적 운영, 자산관리,기후위기에 따른 시스템 변화에 대한 새로운 설계와 역량강화를 위한 기초학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상수도 본부 발족 40여년이 되었지만 전문성이 사라지면서 도지사나 특광역시 본부장들 조차 공사로의 전환등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잠시 스치듯 지나가는 본부장들조차 위기의식을 절감하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최승일 고려대 명예교수는 “상하수도는 서비스고 물복지이다. 엔지니어링의 연구는 비전을 잃어버렸다. 환경부는 받아 줄 사람이 없다. 권한이 있는 사람이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R&D가 무너지면 상하수도 생태계가 무너진다. 한국을 찾는 대표적인 명동을 걸어보라. 악취가 대표적인 한국의 선물로 등장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업계는 신기술을 적용한 설계를 학계나 정부,지자체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할 정도로 참담한 국내 상하수도의 자화상이다.”라며 마무리 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국회 김동환, 박남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