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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기분, 조금은 진정됐어?」
「————」
교회의 긴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아무 말 없이 끄덕인다.
「그래. 그럼 치료할 필요는 없지. 나머지는 체력과 함께 회복될 테니까, 얌전히 있어」
말하고, 조금 떨어진 의자에 토오사카는 앉았다.
……서로의 마음 사이의 거리는, 그 몇 배나 멀다.
우리들은 아무런 잡담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예배당에서 코토미네를 기다리고 있다.
「————윽」
왼손을 세게 쥐자, 지끈 살이 저렸다.
통증의 질은, 손바닥에 못이 박힌 것과 다르지 않다.
라이더에게 강타당한 몸보다, 사쿠라에게 찔린 왼팔보다, 나이프를 쥔 왼손 쪽이 아팠다.
먹구름에 막혀, 밤하늘은 보이지 않는다.
비구름 같은 그것은, 곧 비를 뿌리겠다고 알리고 있다.
「………………」
……토오사카를 덮친 창 같은 것은, 사쿠라의 마술이었던 듯 하다.
마토 가가 전하는 마술특성은 “흡수”.
그건 마력부족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던 사쿠라가, 무의식적으로 쏜 마술이었다.
토오사카를 노렸던 건, 그 자리에서 그 녀석이 제일 마력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토오사카를 밀어낸 나에게 뻗은 그것은, 토오사카 대신에 내 왼팔에 감겨, 몽땅 마력을 빼앗아 간 거다.
마력이라는 것은 생명력이다.
그걸 빼앗겼으니, 쓰러지는 것도 당연하다.
라이더와의 싸움으로 체력을 소모한 상태였던 나는 깨끗이 정신을 잃고,
그 뒤, 토오사카의 손에 의해 교회로 옮겨졌다.
……사쿠라는 내가 쓰러진 것과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그 애, 자기에게 공격했던 거야」
사쿠라는 위험한 상태라는 듯 하다.
귀걸이에서 흘러나온 액체는 독약이라, 지금은 그 세정을 코토미네가 해 주고 있다고 한다.
토오사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쳐는 없고, 라이더도 모습을 감추고 있다.
교회에는 나와 토오사카 둘만이, 코토미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오사카」
앉은 채 말을 건다.
「뭐야」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렇겠지. 좋아, 얘기해줄게. 숨기고 있어도 별 수 없고, 이미 그럴 의미도 없어졌으니.
묻고 싶은 건 사쿠라에 대한 거?」
그래, 하며 끄덕여 대답한다.
토오사카는 작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평소 말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발단은 꽤 전이야. 마토의 피가 엷어지기 시작해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마력……마술회로가 적어져 갔어. 원래 마토는 다른 곳의 마술사니까, 일본의 흙이 안 맞았겠지.
이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나서 마토의 쇠퇴가 시작되고,
이번 대 후계자인 신지가 돼서, 마침내 마술회로 자체가 사라졌어」
「……마토의 역사는 그걸로 끝난 거야.
마토가 추구한 것을 그저 계승하는 거라면, 제자든 뭐든 받으면 됐지.
하지만 마토는 명문이고,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걸 계속 거부했어」
「결과, 태어나는 후계자의 마력은 떨어져가서, 마지막엔 완전히 마력이 다해버렸지.
……그렇게 되고 나서 제자를 받으려고 했지만, 영락한 명문에 오는 마술사는 없었어.
수백 년이나 이어졌다고 하는 마토……마키리의 역사는 거기서 끝날 터였지」
「하지만, 그걸로 포기할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던 거지.
신지의 아버지는 밖에서 양자를 들여서, 그 애에게 마토의 마술을 전한 거야」
「——그런데.
에미야 군네는 특수하니까 모르겠지만, 마술사 가계는 한 아이에게만 전해.
후계자로 삼는다고 결정한 아이 이외에는, 결코 마술은 가르치지 않아. 이건 조켄도 말했었지?
혹시 남매였다면 한쪽을 후계자로 삼고, 한쪽은 평범하게 자라든지 양자로 내보낸다고」
「————」
후계자는 둘 필요하지 않다.
혹시 남매……아니, 자매였을 경우, 필요 없는 쪽은 어떻게 되는가.
마술을 전하는 가계인 것을 숨기고 키우는 자도 있겠지.
그러나, 그것은 곤란하고 효율적이지 않다.
몇 대나 피를 쌓아서 마술회로를 길러왔다면,
비록 후계자가 아니라고 해도, 그 우수한 유전자를 잠들게 두는 것은 뜻에 반한다.
그렇다면——
「토오사카」
「그래. 나, 한 살 아래인 여동생이 있었어.
……쇠퇴한 마토에는 양자를 받을 데 같은 거 없잖아.
그렇게 된 마토가, 오래 전부터 맹약을 맺고 있었던 토오사카를 의지하는 건 당연하지」
「아버지가 어느 쪽을 후계자로 삼을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어.
그저 나는 토오사카에 남고, 그 애는 마토에 보내져 갔어.
그게 11년 전 이야기.
그 이래, 그 애와는 제대로 만날 수 없었어.
마토와의 약속으로 말야, 이미 그 애는 마토의 후계자니까, 함부로 만나지 말라는 말을 들었던 거야」
「그래. 그럼 토오사카와 사쿠라는」
「친자매야. ……뭐,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부른 적은 없지만 말야」
……간소한 말에, 얼마만큼 감정이 담겨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걸 듣고 납득이 갔다.
항상 사쿠라에 대해서 묻고 있었던 이유.
아쳐에게 보구를 쓰게 하지 않았던, 그 이유를.
「……다행이야. 토오사카, 사쿠라 편이구나」
막혀 있던 가슴에 희미한 빛이 비친다.
……이제부터 사쿠라가 어떻게 되고,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건 생각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두운 예감뿐인 도정에, 토오사카가 사쿠라를 생각해주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
희망이 있다고 생각됐다.
「아니. 나, 그 애 편도 뭣도 아냐」
——그런데도.
이쪽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토오사카는 그렇게 단언했다.
「편이, 아냐……?」
「그래. 이대로 사쿠라가 낫지 않는다면 미친 마스터로서 처리할 뿐이야.
무차별로 사람을 습격하는 마술사 따위 내버려 둘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키레가 사쿠라를 치료할 수 없으면, 그 때는 내가 처리할 거야」
「무——무슨 소리 지껄이는 거야, 너……! 사쿠라는 네 여동생이잖아!?
죽이다니, 그런 소리 절대로 하지 마……!」
「사쿠라는 마토 가의 딸이야. 11년 전부터 이미 내 여동생이 아냐」
「토오사카, 너——」
「……흥. 만약, 네 말대로 육친으로서 관계가 있다고 해도 결과는 변함없어.
그거야말로, 타인인 네가 참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지」
당연한 듯이 토오사카는 말한다.
「——그럼, 신지와」
다르지 않잖아, 라고.
그렇게, 형편없는 소리를, 입에 올리려고 했을 때.
「뭘 하고 있나. 수술은 끝났지만, 환자는 아직 위험한 상태다. 소란 피울 거면 밖에서 하도록 해라」
교회 안에서, 코토미네 키레가 나타났다.
「코토미네, 사쿠라는………!?」
「키레, 사쿠라는——!?」
「……정말. 으르렁대고 있는 건지 호흡이 맞는 건지. 너희들은 모르겠군」
「뭐——」
「——흐, 흥. 그런 건 당신 착각이야」
「그런가. 그럼 앉아라. 마토 사쿠라의 용태를 설명하지」
「————」
「————」
우리들은 떨어진 자리에서, 비슷한 정도로 진지하게, 신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벌레 벌레
「간단하게 설명하면, 마토 사쿠라의 체내에는 독물이 혼입돼 있다. 이 독물은 각인충이라고 불리는 거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산시 같은 건데, 들은 적은 있나?」
……머리를 흔든다.
산시——인간의 몸에 살며, 기생한 인간의 악행을 지옥의 염라대왕에게 전한다는 벌레.
그거라면 들은 적이 있지만, 각인충이라는 건 처음 듣는다.
「모르나. 뭐어, 본래는 해가 없는 그저 기생충이다.
숙주로부터 마력을 먹고, 그저 계속 활동하기만 하는 패밀리어라 말이지.
숙주의 존명을 발신하기만 하는, 패밀리어로서는 최저위에 위치하는 것이지」
「……흐응. 마술로 만든 감시장치 같은 거네.
조켄은 그걸로 사쿠라를 감시하고 있다는 거야?」
「어라. 각인충의 주인이 마토 조켄이라고 언제 정해진 건가」
「——미안하지만, 지금은 당신 긴 얘기 들어주고 있을 기분이 아냐.
그 늙은이 이외에, 누가 사쿠라한테 그런 걸 심는다는 거야」
「과연, 그건 확실히. 마토 신지는 각인충은 다룰 수 없지. 그렇게 되면, 사용자는 그 흡혈충 이외에 없군」
「그렇지. 됐으니까 결론을 말해. 사쿠라는 살아나는 건지, 못 사는 건지」
「——성급하군, 린. 너는 그녀의 용태를 파악하고 있는 듯 하지만, 거기 소년은 다르지.
그를 위해서라도 설명은 해 둬야 하지 않나?」
「윽……」
토오사카는 거북한 듯이 시선을 돌린다.
……그 얼굴이, 나에게 사쿠라의 용태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자, 어떻게 할 건가, 에미야 시로. 린은 결론만을 듣고 싶다고 하는데?」
「……아니. 순서를 따라 설명해줘, 코토미네」
……토오사카에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양보할 수 없다. 이게 사쿠라의 생명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전부 듣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럼 계속이다.
아까 설명한 각인충인데 말이지, 이게 마토 사쿠라의 신경을 잠식하고 있는 거다.
11년 간, 마토 사쿠라의 체내에서 길러진 결과겠지.
각인충은 마술회로와 비슷한 신경이 되어, 본래의 신경과 서로 얽히면서 온몸에 널리 퍼져있다.
이 각인충에서 마술각인으로 화한 것은 통상은 정지한 상태고, 마토 사쿠라에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지」
「그러나 한 번 작동하면 마토 사쿠라의 신경을 침투해, 그 마력을 양식으로 계속 움직인다.
아까 상태는 그거다. 체내에 각인충이 배회하고, 생명력인 마력을 빼앗아 갔지」
「그 상태가 한나절만 지속되면 마토 사쿠라는 죽었겠지.
동력인 마력을 다 빤 각인충은, 더한 영양으로서 마토 사쿠라의 살을 먹는다.
마력이 텅 빈 마토 사쿠라는, 다음에 그 육체를 체내의 각인에 빼앗긴다는 거지」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는, 마술각인을 가진 너라면 알겠지.
인체는 손톱 끝만한 이물이 혼입되기만 해도 불쾌감을 호소하고, 때론 생명활동 자체에 지장을 가져온다.
신경의 도처에 “다른” 신경이 섞이고, 그게 움직이는 불쾌감이라니, 구역질만 가지고 죽음에 이를 정도겠지」
「……그 점에서, 아까까지 마토 사쿠라의 의식이 있었던 건 놀랐다.
마토 사쿠라는 의사가 강한 건지, 그렇지 않으면 각인충의 발동에 익숙해져 있는 건지.
그 부분은 본인에게 묻지 않으면 알 수 없겠지」
「————」
소리가 난다.
으득, 하는 이가 삐걱대는 소리는, 자신이 낸 것이었다.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는, 마술각인을 가지고 있다면 알겠지——라고?
그런 거 알 게 뭐야.
나는 한 줄기 마력회로를 넣는 것 하나 때문에, 온몸을 땀투성이로 만들고 있다.
사쿠라의 아픔은 그 몇 배나 된다.
그런 아픔을——나 같은 게, 쉽사리 추측해도 되는 게 아니다.
「……잠깐. 작동하면 이라고 했지. 그럼, 각인충은 평소에 활동하지 않아?」
「음. 끼얹어진 약물은 각인충을 그저 눈뜨게 하는 것이다.
각인충은 감시에 지나지 않지.
그건 숙주인 마토 사쿠라가『어느 조건』을 깼을 때만, 제재로서 활동을 개시한다」
「————」
신부의 말을, 계속 듣는 것만 가지고 이상해질 것 같다.
신부가 한 일이 아니라고 알고는 있어도, 그걸 이야기하는 코토미네에게 손이 올라가려고 한다.
그런 제멋대로인 격정을 누르고,
「그건, 어떤?」
이야기의 그 뒤——일의 핵심을 재촉했다.
「마토 사쿠라가 쓰러지고, 린은 그녀를 구하려고 했지. 허나 라이더는 그걸 막았지?
그럼 조건은 명백하다. 마스터로서의 싸움을 포기하는 것. 그것이 각인충의 제약이겠지」
「지금까지는 마토 신지에게 라이더를 맡기는 걸 통해서 싸움에 찬동하고 있었지만,
그걸 거부한 지금, 각인충은 마토 사쿠라를 계속해서 괴롭힐 거다.
지금은 진정돼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각인충은 저 애에게 고통을 주겠지.
“뭘 하고 있나.
마스터라면 빨리 목숨을 걸고 싸워라.
못 하겠다면 너를 먹어서 죽이겠다——“ 라고 말이지」
「——」
사고가 부서질 뻔 한다.
신부의 말만 듣고 시야에 불꽃이 튀고, 그저 순수하게, 그 노인을 죽이고 싶어졌다.
「……그게 사쿠라에게 부과된 조건인 거냐, 코토미네」
「그런 듯 하군. 그 외에 그럴듯한 조건은 없다」
「그럼——! 그럼, 마스터를 그만두면 되잖아.
령주를 다 써서 서번트와 계약을 해제하면, 이제 마스터가 아니니까——」
「그건 권할 수 없군.
말했잖나, 각인충이 발동하는 조건은『마스터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손으로 라이더와의 계약을 끊으면, 각인충은 이번에야말로 마토 사쿠라를 먹어치운다」
「그래. 싸워서 살아남든지, 싸우지 않고 각인충에게 죽든지.
지금 사쿠라에게 있는 선택지는 그것뿐이라는 거네」
「그렇게 되겠지. 성배전쟁이 계속되는 한 각인충은 숙주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육체는 물론, 마토 사쿠라의 정신이 버티지 못하겠지.
여하튼 온몸에 마술각인이 있는 거다.
그게 제정신으로 할 짓이 아니라고, 너라면 알겠지, 린」
「……그래. 이미 잘 융합됐을 텐데도, 정기적으로 팔을 잘라내고 싶어지니.
왼팔에만 있는 내가 이러니까, 온몸에 각인 같은 게 있으면 인간으로서의 기능이 침식돼.
그런 거, 마술사가 아니라 마술회로 덩어리지. 인간의 정신 따위, 마력의 파도로 다시 쓰여져」
「뭐——그럼, 사쿠라는」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위험하지.
앞으로 며칠 버틸지는 모르지만, 날이 지남에 따라 각인충의 침식은 진행된다.
그게 온몸에 퍼지기 전에 배제하지 않으면 죽는 것만 남지만, 그 전에 몸 쪽이 못 버티겠지」
「내가 한 일은 독물의 세정뿐이다.
잃은 마력과 정신을 다시 불러오는 수술은 이제부터지만, 그것도 성공할 가능성은 낮지.
——할 이야기는 그것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대로 가면 마토 사쿠라는 살아날 수 없다. 그걸로 납득은 갔나, 에미야 시로」
「————」
납득 따위 갈 것 같냐.
사쿠라가 살아날 수 없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있나.
어제까지 그렇게 건강했는데, 어째서 지금이 돼서, 그런 상황이 돼 있지…………!
「——배제는. 그래, 각인충의 적출은 불가능한 거야?
안에 독이 섞여있다고 알고 있으면, 당연히 제거할 수 있잖아!?」
「적출은 어렵군. 이미 각인충은 마술회로가 되어, 마토 사쿠라의 일부가 돼 있다.
각인을 심은 술사 본인조차, 저렇게 돼서야 해주 따위 할 수 없겠지.
……그렇군. 그래도 적출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건 이미 성배인지 하는 것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윽——」
성배.
결국은 거기에 가 닿는 건가.
사쿠라는 마스터로서 계속 싸울 수 밖에 없고,
사쿠라를 구하려면 성배의 힘밖에 없다고———
「대충 사정은 알았어, 키레. 일단 감사해 둘게」
고마워, 라며 감사의 기색도 없이 머리를 숙이고, 토오사카는 신부에게 돌아선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지 않아? 각인충이 심어진 건 어제오늘이 아닐 거야.
그런데 갑자기, 오늘따라 한계가 왔다는 거야?」
「뭘 새삼스럽게.
마토 사쿠라의 몸이 가공된 건 몇 년이나 전이다.
눈도 머리카락도 토오사카의 것이 아니게 될 정도로, 초기에 몸을 가지고 논 거라고?
변조는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니지」
「뭐어, 그것도 이번처럼 파멸을 부르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지만.
마토 조켄은 이번 싸움에서 마토 사쿠라를 쓸 생각은 없었던 듯 하다. 여하튼 전투용으로 조정돼 있지 않아.
마토 사쿠라를 그렇게 다룬 것은, 무언가 예기치 못한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라고 봐야겠지」
「예기치 못한 조건, 말이지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어제오늘에 갑자기, 사쿠라는 조켄의 눈에 들었다는 거야?」
「그렇겠지. 마토 조켄이 아니라 마토 사쿠라 자신에게, 조켄이 예기하지 않았던 변화가 일어났다고 봐야겠지.
하지만 그건 한 요인에 지나지 않아. 급격한 변화의 이유는 그 외에도 있다.
저 애는 서번트를 행사하는 것 때문에, 마력을 항상 소비하게 됐다.
그 때문에 각인충까지 마력이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하면, 굶은 벌레들은 어떻게 할까」
「……그래. 마스터로서 싸워라 같은 조건이 없어도, 부족한 마력만큼, 사쿠라의 몸을 깎아 가는구나——.
하지만, 그럼 라이더만 쓰지 않으면, 마력은 잃지 않으니까, 조금은——」
「아아, 당분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인 생활을 할 수 있겠지.
물론, 그 노인이 이대로 마토 사쿠라를 자유롭게 둘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만」
「……그렇겠지. 그렇지도 않으면 사쿠라에게 각인충 같은 거 심지 않을 테고.
싸우지 않으면 몸 안의 벌레에게 죽고,
싸우면 마력을 소비해서, 역시 그 애의 몸은 깎여 가.
……아니, 그것만이 아냐. 각인충을 심은 조켄은, 그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사쿠라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사쿠라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그래. 결국, 사쿠라의 목숨은 조켄에게 쥐어져 있어.
그러니까, 사쿠라를 구하고 싶다면 조켄을 쓰러뜨릴 수 밖에 없어.
——하지만 에미야 군.
조켄을 쓰러뜨릴 거면, 먼저 사쿠라를 쓰러뜨릴 수 밖에 없어.
그 애는 조켄의 마리오네트인걸. 조켄을 궁지에 몰아넣으면, 그 녀석은 반드시 사쿠라를 방패 삼을 거야」
「그런 거다. 조켄에게, 마토 사쿠라는 편리한 말이니까 말이지.
마토 신지를 꼬드긴 것처럼, 마토 사쿠라를 조종하겠지.
실제로, 마스터로서의 능력은 그녀 쪽이 위다.
저 애는 벌레들에게 재촉 당해, 마토 신지 이상으로, 조켄의 기호에 맞는 마스터로서 폭주하겠지」
「———윽」
「……그러나, 나도 노인의 속셈대로 되는 건 성이 안 차지.
마토 사쿠라의 수술은 계속해서 행한다. 지금은 끼얹어진 약물을 제거하고, 마취를 한 상태다. 본격적인 신체의 회복과 각인충의 적출은 이제부터 행하겠다」
「에……? 잠까, 키레, 당신」
「절망적이지만, 노력은 한다. 이대로 마토 사쿠라를 죽게 둘 수는 없지.
신부가 성배에만 의지한다는 것도 이미지가 나쁘잖나」
「————」
토오사카가 놀라는 건 지당하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조차, 지금 코토미네의 언동은 의외였다.
……이건 추측이 아니라 확신이다.
코토미네는 진심으로, 진지하게 사쿠라를 구하려고 해 주고 있다.
신부니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에, 정말로 엄청난 일이라고 실감할 수 있다.
「……무슨 바람이 분 거야? 당신이 타인에게 그렇게까지 편을 들다니, 처음 봤어」
「변덕이 아니다. 죽이기엔 아까울 뿐이지.
물론, 너희들에게는 여기서 한 명 주는 편이 낫겠지만 말이야.」
신부는 담담하게 대답한다.
토오사카는 그런 신부를 아무 말 없이 노려본 뒤.
「———맡기겠어. 수술이 끝날 무렵에 돌아올 테니까」
그렇게 남기고, 교회를 뒤로 했다.
토오사카가 떠나고, 교회는 본래의 정숙을 되찾았다.
신부는 아무 말 없이 토오사카를 배웅하고, 나는 어찌할 도리도 없이, 여전히 엉덩이를 들지 못하고 있다.
「뭘 하고 있나. 네가 여기에 남아봐야 도움은 안 된다.
방해 받아도 곤란하지, 수술이 끝날 때까지 시간 죽이고 와라」
「——방해 따위 할 것 같냐. 수술에 관해서만은 당신을 신뢰하고 있어. 이전도 그 여자를 치료해줬잖아, 당신은」
「흥. 그 때와는 수술의 규모가 현격히 다르지만 말이지.
마토 사쿠라는 자신을 쏴서 폭주를 멈추게 했다. 아마도 너를 상처 입힌 것 때문에 자가중독을 일으킨 거겠지. 간단히 말하자면, 저 애는 자신의 마음을 죽이는 걸 통해, 조켄에게 조종되는 자신을 멈추게 한 거다」
「이제부터 하는 수술은, 정지된 심장을 다시 한 번 움직이게 하는 것과 같지.
……물론, 각인충 덕분에 육체는 아직 살아있다. 그저 정신을 다시 불러오는 것이라면, 일단은 성공하겠지」
「하지만, 거기에 네가 있어서는 성가시다. 마토 사쿠라의 괴로운 비명을 듣고서 억지로 네가 들어와서야 실수할 테고, 무엇보다, 그런 고뇌를 등에 질 의무도 없지. 너와 마토 사쿠라는 타인이니까 말야」
「——타인, 이라고?」
「마토 사쿠라에게 동정하지 마라, 라고 하는 거다.
네게 할 수 있는 일 따위 없다. 린이 그렇게 한 것처럼, 너도 서둘러 떠나도록 해라」
「——어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하다못해, 여기서 사쿠라의 무사를 빌고 있으면 안 되는 거냐」
「그건 죄다. 너에게 마토 사쿠라의 아픔을 공유할 자격은 없어.
모르는 거냐. 나는, 네가 여기에 있으면 수술이 실패한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지금 마토 사쿠라에게, 에미야 시로는 유해한 적에 지나지 않아」
「뭐——」
어째서, 라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신부의 말은 무겁고, 나조차 모르는 죄를 지적하고 있다.
「마토 사쿠라는 너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네가 옆에 있으면 각성을 거부할지도 모르지」
「……나에 대해, 죄의식을……?」
「그렇다. 죄의식이라고 하기보다는 참회지만 말이지.
——그 애는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 마토 조켄이 어떤 교육을 행했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지.
사실만을 말하자면. 마토 사쿠라는 깨끗한 처녀가 아니라, 남자를 아는 여자라는 거다」
「———」
……놀람은 없다.
이 감각은 알고 있다.
사쿠라가 마스터라고 알았을 때.
사쿠라의 손에 령주가 켜졌을 때도, 이렇게, 조용히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애는 너에게 그걸 알리지 않으려 하면서, 항상 도움을 구하고 있었을 거다.
마술계승의 이름을 빌린 능욕이 어느 정도 계속됐는지는 모르지」
「그러나——가까이에 있으면서, 그걸 깨닫지 못했던 자가 뭘 할 수 있나.
여기서 기도할 자격이 없다는 건 그런 거다.
그래도 마토 사쿠라를 생각한다면 자리를 피해라. 지금의 네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
……자리에서 일어선다.
신부에게 말로 꺾였기 때문이 아니다.
이건 그저, 정말로——신부의 말이, 옳았을 뿐.
정말로 사쿠라를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머리로, 사쿠라를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부에게 등을 돌리고 교회를 뒤로 한다.
「아아.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돌아볼 여유 따위 없다.
출구를 응시한 채 발을 멈췄다.
「좀 전 얘기다. 마토 신지가 라이더를 행사하고 있었을 때, 희생이 된 여자가 있었지.
네 기지로 살았지만, 본래 같으면 그대로 죽어 있었을 여자다」
「————」
열 받는다.
그걸 이 자리에서 입에 올리는 이유가, 어째서, 이해되고 만 건지.
「그렇다. 그 잘못이 어디에 있는지, 이미 말할 필요도 없지.
서번트가 사람을 덮친 경우, 그 책임은 마스터에게 있다」
「사쿠라가——사쿠라가 잘못이라고 하는 거냐, 너는」
「설마. 내가 말하는 건 책임의 소재다. 선악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냐. 사실, 여자는 네 덕분에 살아났다」
——그러나, 혹시.
그 때, 내가 선택을 잘못했다면, 라이더는 그 여자를 죽였다.
그건——
「그래, 이후 얘기다, 에미야 시로.
이대로 마토 사쿠라가 회복해봐야 결과는 마찬가지지.
제정신을 되찾았다고 해도, 언젠가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 때, 너는 어느 쪽을 지킬 건가?」
——언제, 사쿠라가 같은 짓을 할지, 알 수 없다고 하는 거다.
「————」
대답할 말 따위 없다.
나는 신부의 말로부터 도망치듯이, 출구로 발을 빨리 했다.
「에미야 시로. 네가 마스터가 된 이유를 기억하고 있나」
이를 악물고 걷는다.
신부의 말은, 바로 최후통첩이다.
「너는 정의의 사자가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결단을 내려둬라.
자신의 이상,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에미야 키리츠구처럼, 자신을 죽일지 어떨지를 말이지」
문을 닫는다.
신의 집에 달린 문은, 지워진 십자가처럼 무거웠다.
——비 냄새가 난다.
광장에 사람 모습은 없고, 교회에 찾아오는 자는 없다.
거기에
토오사카의 곁을 떠나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아, 쳐」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건지.
어째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이상하게도 의문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붉은 기사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응시하며, 무언가와 결별하듯이, 단 한 번 눈꺼풀을 닫고.
「알고 있겠지, 에미야 시로.
네가 싸울 것. 네가 죽여야 할 것이, 누구인가 하는 것을」
나 이상으로, 내가 내야 하는 답에 형체를 부여했다.
「————」
그 말 하나 때문에, 심장이 얼어붙는다.
……알고 있다.
나는 싸움을 막기 위해, 관계 없는 인간을 말려들게 하는 마스터를 막기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그렇게 결단하고, 그러기 위해서 세이버의 힘을 빌렸다.
그걸 뒤집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지금 저 상태인 사쿠라는, 제일 먼저 막지 않으면 안 되는 마스터일 터.
「————」
……잘 알고 있으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
붉은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회색 하늘 아래, 우리들은 서로를 응시한 채 가만히 서 있다.
「…………그럼 마음대로 해라. 내 목적은 바뀌었다.
그것이 나온 이상, 이미 사사로운 원한으로 움직일 때는 아니지」
「에……?」
「……이건 충고다.
네가 지금까지 믿어온 신념을 지킬 거라면 그걸로 됐다.
그러나——혹시 다른 길을 선택한다고 하면, 에미야 시로에게 미래 따위 없다」
「——그건, 내가 죽는다는 거냐」
「스스로를 가두는 걸 죽음이라고 한다면 말이지.
그렇잖나? 에미야 시로는 지금까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계속 존재해 왔다.
그 맹세를 굽히고,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을 내버리는 것 따위, 어떻게 할 수 있나」
단언하는 목소리에 비웃음은 없다.
아쳐의 말에는 어떤 결의와, 공허함만이 담겨 있었다.
「에미야 시로가 어느 길을 택하는가 따위 관여하지않겠다.
그러나 네가 지금까지의 자신을 부정하고,
단 한 명을 살리려고 한다면——그 죄는 반드시, 너 자신을 심판하겠지」
……떠나가는 발걸음.
그걸 붙잡지도 못하고, 망설임에 묶인 채,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다.
집에 돌아갈 기분도 안 나고, 교회에서 기다릴 수도 없다.
이 공원은 저택에서는 멀고, 교회와도 멀다.
……사쿠라가 마스터라고 알고 나서 몇 시간.
아직 무엇 하나 결정하지 못하는 자신에겐 어울리는, 어중간한 장소였다.
「————」
답을.
답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도, 머리 속은 엉망진창이고 뭘 생각해야 하는지도 확정되지 않는다.
——사쿠라는 정신적학대를 받고 있다.
마토 조켄이 어떤 교육을 행했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지.
마토 사쿠라는 깨끗한 마음은 이미 녀석들에게 오염되었겠지.——
「…………시끄, 러워」
그렇게 되풀이하지 않아도 안다.
나도 마술사 나부랭이다.
그게 어떤 것인지, 사쿠라가 지금까지 어떤 꼴을 당해 왔는지 같은, 그런 거——
——그 애는 너에게 그걸 알리지 않으려 하면서, 항상 도움을 구하고 있었을 거다.
그걸 깨닫지 못했던 남자에게, 그녀를 생각할 자격은 없다——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알아, 네가 그런 소리 할 것도 없이, 그런 거——!」
……그런, 걸.
어째서, 깨닫지 못했던 건가.
「윽…………」
어금니가 부서졌다.
오늘 하루 너무 꽉 깨물었던 거겠지. 정말 부서지지 않는 쪽이 이상하다.
「제길——제길, 제길, 제길——!」
드러난 신경을 으스러뜨린다.
뇌에 직접 꽂히는 통각.
그런 건, 머리의 증오를 가를 수 있을 리도 없다.
「————」
뇌에 불이 켜진다.
그걸——그걸 알고 이제까지의 시간을 다시 떠올리면, 돌아버릴 것 같다.
사쿠라는 웃고 있었다.
항상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게 어떤 아픔 위에 있는 것인지 모르고, 나는 당연하게 감수하고 있었다.
……그 웃음이 진짜였는지 가짜였는지 따위 어떻든 상관없다.
그저, 그렇게 웃고 있으면서 아픔을 계속 숨기고 있었던 사쿠라를 생각하면, 죽이고 싶어진다.
「마토, 조켄——!」
그 녀석을 용서할 수 없다.
속죄 따위 필요 없다. 지금 당장 지워서, 사쿠라 앞에서 배제하고 싶다.
그것도 당연한 게, 전부 그 녀석 탓이다.
조켄만 없었으면 사쿠라는 평범한 여자애로 살 수 있었고, 몸에 각인충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심어지지도 않았다.
조켄만 없었으면 마스터가 되지도 않았고, 신지도 그렇게까지 평정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니,
그 녀석만 없었으면, 이런 상황으로는——!
주먹을 벤치에 세게 때려 맞춘다.
왼손의 상처가 벌어져, 흰 벤치에 붉은 피가 넘쳐흘러 간다.
그, 선명한 색채에 의식이 옮겨가,
「미숙한 놈——그 녀석만 없었으면,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거야」
바보 같은 자신에게, 정말로 정이 떨어졌다.
「……그거야말로, 관계 없는 이야기지. 타인에게 책임을 떠맡기고, 뭘」
편해진 마음으로 있는 거야.
마토 조켄이 사쿠라에게 뭘 했는가, 뭘 해 왔는가는, 이제 부정하지 않는다.
그건 생각하기만 해도 역겹고, 낼름 움직이는 뱀의 혀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을 빼앗긴 질투가 일 뿐이다.
그걸로 내 잘못이 엷어지는 게 아니다.
깨닫지 못한 건 나다.
조켄이 뭘 하고 있다 해도, 깨닫지 못한 건 나만의 잘못이다.
「——아냐. 깨닫지 못한 게 아냐. 나는」
그저, 깨달으려고 하지 않았을 뿐.
마토 조켄과 대치한 밤.
녀석은 사쿠라를 관계 없다고 말하고, 나는 그걸 철석같이 믿었다.
……어찌나 얼간이인지.
그 때, 어째서 그런 말을 믿은 건가.
사쿠라가 마토의 인간인 한, 관계가 없을 리는 없다.
세이버를 잃은 밤, 마토 조켄이 사람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요괴라고 뼈저리게 알았다.
그 요괴가——신지에게 라이더를 줬다면, 사쿠라에게 손을 대지 않을 리가 없는 거다.
그런데도, 나는.
그렇다면 자신의 형편이 좋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간단히 그대로 믿었다.
사실은 깨닫고 있었다.
조금 생각하면 금방 도달하는 추측이다.
……놀라지 않았던 이유는 그거다.
사쿠라가 마스터라고 알았을 때도, 사쿠라가 지금까지 범해져 왔다고 알았을 때도, 그것이 자명한 이치라고 깨닫고 있었다.
그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던 건, 깨달아서는 어찌어찌 해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깨달으면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마토 조켄이 사람들에게 있어 악이라면.
정의의 사자는, 그 자들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
……아니.
이미 택해야 할 길은 정해져 있다.
사쿠라가 이대로 조켄의 마리오네트가 돼서, 아까처럼 분별없이 라이더를 사역한다면,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나는 그러기 위해서 마술을 배우고,
불합리한 재액에서 사람들을 구할 거니까 라며, 이렇게 살아 있었던 거니까.
「윽——」
그러니 정해져 있다.
그 붉은 기사의 말이 맞다.
——선배. 혹시 제가 나쁜 사람이 되면——
사쿠라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고, 동정도 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는 없다.
아무리 소중해도, 그것이 그 때 같은 참사를 일으킨다면
——네. 선배한테라면, 괜찮아요.
「으——, 윽…………!」
배제할 뿐.
그런 거 망설일 일이 아닌데도, 어째서.
「하——, 으, 윽, 으——!」
이렇게, 목까지 밀려 올라온 토사물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걸까……?
「아——하아……하아, 하아, 하아——」
구역질을 참는다.
……이제 어느 정도 지났을까.
하찮은 것에 번민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수술이 끝났을 무렵에, 토오사카는 돌아온다고 했다.
도시엔 비 냄새가 난다.
쏟아지기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교회에 가서, 사쿠라의 용태를 듣고, 그리고——
「시로, 놀자!」
턱, 하고.
갑작스럽게, 뒤에서 누군가가 달라붙었다.
「……이리야」
돌아보지 않아도 안다.
이 공원에서 만나는 건, 늘 이 하얀 소녀니까.
「에헤헤, 놀랐어? 거리를 걷고 있었더니 시로가 있어서, 그만 말 걸고 말았지」
이리야는 즐겁게 웃는다.
「————」
그 천진함이, 지금은 괴롭다.
제멋대로라고 알고 있어도, 지금은 누구도, 절대 눈앞에서 웃고 있지 말았으면 했다.
「아, 뭐야 시로, 무시하고. 말 걸고 있는데 여전히 고개 숙이고 있다니, 여자애한테 실례야」
「…………」
……조용히 해 줬으면 한다.
솔직히, 누군가를 상대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웃. 정말, 시로! 사람 말은 똑바로 듣지 않으면 안 된다니까!」
「………이리야. 미안하지만, 지금 그런 여유 없어. 놀 거면 혼자서 놀아줘」
「에에—— 모처럼 만났는데, 그럼 재미 없잖아. 그 뒤로 시로 여기에 와 주지 않았고. 오늘을 놓치면 또 안 올 게 뻔한걸」
「……딱히 매일이라고 약속한 게 아니잖아. 거기다 이미 밤이야. 마스터는, 밤에 만나면 싸우는 거 아니냐」
그렇게 험악하게 말한 그 순간, 구역질이 되돌아왔다.
……자기혐오로 자신을 두들겨 패고 싶어진다.
나는 그저, 자신이 편해지고 싶어서 이리야를 쫓아버리려고 하고 있다.
「어째서? 시로는 이제 마스터가 아니잖아? 그래서 오늘밤은 봐주는 건데?」
「윽——마스터가 아니라니, 이리야」
「흐흐?응이야. 내가 모르는 것 따위 없다니까. 시로는 세이버를 잃고, 린은 라이더한테 당할 뻔 했지.
하지만 라이더의 마스터가 쓰러졌으니까, 남은 건 앞으로 둘 뿐이잖아?」
즐겁게 이리야는 말한다.
「————」
그게, 사쿠라의 용태를 보고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이제 승패는 보이는 거나 마찬가지인걸. 라이더의 마스터는 자멸할 테고, 아쳐도 별 거 아냐.
세이버가 없어진 이상, 내 버서커에게 이길 수 있는 녀석 같은 거 없어졌어.
자, 그러니까 놀자! 시로는 이제 마스터가 아니니까, 특별히 내 성에 초대해줄게!」
거리낌 없이 이쪽에 달라붙는 이리야.
그 천진한 웃는 얼굴에 신경이 곤두서서,
「시끄러……! 그럴 여유는 없다고 했잖아, 놀고 싶으면 혼자서 놀아!」
「꺅……!?」
격정에 이끌려서, 이리야를 밀어버리고 있었다.
「아———」
——후회해도 늦다.
이리야는 멍하니 서 있다.
그게 얼마나 쇼크였는가 같은 건, 보지 않아도 안다.
……표리 없는 순수한 호의를, 나는 거절해 버렸다.
그건 부모가 아이를 거절하는 행위에 가깝다.
나는 이걸로——지금까지 이리야가 품어주고 있었던 마음을, 전부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
이리야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본다.
「………………」
시선에 견디지 못하고, 약간 머리를 숙이고——
「미안, 시로」
작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에?」
얼굴을 든다.
이리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리야. 너, 화 안 내는 거야……?」
「화 안 내. 왜냐면 시로 울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까지 싫어해 버리면 불쌍한걸. 그러니까 나, 시로가 무슨 짓을 해도 시로 편을 들어 줄 거야」
「————」
눈앞이 새하얗게 된다.
……단 한 마디.
그것에 지나지 않는 말에, 촤악, 머릿속이 깨끗이 씻겨졌다.
「내, 편———」
「그래. 좋아하는 애를 지키는 건 당연하잖아. 그런 거, 나도 알아」
누군가의 편.
무언가의 편에 선다고 하는 것의 동기를, 시원스럽게 이리야는 말했다.
「————」
……그게 옳은 것인지 아닌지, 사실은 알고 있다.
지금까지 지켜온 것과, 지금 지키고 싶은 것.
그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잘못되어 있는가 판단 정도는 된다.
「————」
이 이상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도 절대로 후회한다.
책임의 소재, 선악의 유무.
거기에 쫓기는 것보다도, 사쿠라를 잃는 것 쪽이 무겁다.
……결의 같은 건 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그저, 사쿠라를 지키고 싶을 뿐이니까.
「——그래. 좋아하는 여자애를 지키는 건 당연하지. 그런 거, 나도 알아, 이리야」
「그렇지? 시로가 그런 애니까, 나도 시로 편이야」
기쁘게 이리야는 웃는다.
「————」
그 천진함에 용기가 생긴다.
……이 선택이 잘못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절대로 후회는 하지 않겠지 라고.
「미안, 이리야. 나, 슬슬 가야 돼」
「그러네. 그런 얼굴이니까 용서해 줄게. 다음에 만나자, 시로」
「응. 또 봐, 이리야. 그리고, 고마워」
공원을 뒤로 한다.
망설임을 뿌리치듯이, 교회로 달리기 시작했다.
「————」
……답은 정해졌다.
키리츠구가 죽고 나서 지금까지, 사쿠라가 얼마나 받쳐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계속 후배라고 생각하려고 하고, 이성이라고 의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던 여자애.
옆에 있어줬으면 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자신을 계속 속여왔다.
하지만, 이제 그런 속임수가 통할 상황이 아니다.
——에미야 시로는, 마토 사쿠라를 잃고 싶지 않다.
지금은 그것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면, 유일하게 확실한 그 마음을 믿을 뿐이다.
……다만, 그렇게 각오한 의식 바닥에서.
“네가, 단 한 명을 살리려고 한다면——“
예언 같은 아쳐의 말만은, 절대로 뿌리칠 수 없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겨울비는 용서 없이, 달리는 몸을 꿰뚫어 간다.
……줄줄 소리가 난다.
그 소리는 잘 알고 있다.
무수한 벌레가 몸을 끄는 소리, 수많은 벌레가 벽을 기어가는 소리다.
「————」
이 장소도 잘 알고 있다.
어둡고 습한 밀실.
지하에 만들어진 영묘.
마토에 맡겨지고 맨 처음 주어진 방이, 이 녹색 어둠이었다.
「————」
그 어둠의 중심에, 사람 모습 하나가 있다.
……사람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망설여지지만, 외견은 인간이다.
그 사람의 모습은 그녀를 불러, 마토 신지가 아니라 네가 싸워라, 라고 명했다.
「————」
그건,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최소한 2일전까지는 그렇게 되겠지 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결심 따위 없어진 상태다.
그——에미야 시로가 마스터라고 알았을 때부터, 그녀에겐 싸울 의사가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에미야 가에 다니고 있었던 건 감시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에미야 시로에겐 마스터로서의 적성은 없고, 성배전쟁의 지식도 없다.
그건 금방 판명됐다. 따라서, 감시라고 하는 역할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다.
그녀는 감시라고 하는 명목을 변명으로 삼아, 에미야 시로의 후배로 계속 존재했다.
그와는 싸울 필요가 없다, 라고.
언젠가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때는 있어도, 서로 싸우는 날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고 낙관하고 있었다.
그게——어째서, 이런 결과가 된 것인지.
“……할아버님. 마스터는, 전원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노인의 대답 같은 건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 그녀는 그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구나.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라고 한다면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은 노리개로 삼아도 좋지.
서번트만 뺏으면 되는 게지. 남은 마스터는 완구로 삼든 인형으로 만들든 마음대로 해라」
노인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에……?”
「못 알아듣겠느냐? 마스터를 전부 죽일 필요는 없다, 라고 한 거지. 살려두면 위험한 도배는 처분한다.
그러나, 남겨봐야 지장이 없는 녀석이라면 눈감아줘도 좋아.
귀여운 손녀의 부탁이니까 말이지. 우리들의 비원이라고 해도, 다소의 융통은 들어주지」
그 말이, 그녀의 경계를 아주 약간 풀고 말았다.
……이 노인은 때때로, 묘하게 다정할 때가 있다.
마토의 마술을 “교육”할 때는 인간성 따위 없고, 그야말로 짐승이나 벌레의 잔인함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에는, 마음 좋은 할아버지 같은 친밀감을 느끼게 할 때가 있는 것이다.
“………………”
그러나 속아서는 안 된다.
이게 그저 변덕인지, 계산된 다정함인지는 알 수 없고, 무엇보다——여기서 끄덕여서는 그와 싸우게 된다.
생사는 묻지 않는다, 라는 조건이 돼 봐야, 싸움을 피할 수 없는 건 변함없는 것이다.
「뭐야, 그래도 불만이냐? ……정말, 곤란한 애로군. 그렇게 겁쟁이니까 손에 들어올 것도 손에 못 넣는 게다.
알았느냐, 이번 건은 좋은 기회라고? 원하는 건 힘으로 손에 넣으면 되는 게지.
자, 사쿠라. 너, 언제까지 감시 따위에 머무르고 있는 거냐. 원하는 게 있다면 뺏으면 된다.
너에겐 그 힘도 권리도 있을 터인데」
“………………”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애초에 원하는 것 따위 없다.
그건 그저 동경이고, 자신이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한 적조차 없다.
자신은 더럽혀져 있다. 그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 그의 옆에 앉는 건, 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자신은 그 때가 올 때까지, 지금처럼 옆에 있을 수 있기만 하면 좋았다.
그 이상의 행복 같은 걸, 바라서는 파멸한다.
……그건 자신만이 아니라.
틀림없이 그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끝이 찾아오고 말겠지.
“……할아버님. 저는 싸우지 않겠어요. 라이더는 이대로 오라버니에게 양도할게요”
재교육을 각오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한다.
여기서 거역하면 어떤 처사가 기다리고 있을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손발의 감각을 끊기고, 벌레창고에 던져지는 공포는 영원히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던 건 2시간이 한도.
오늘은 그 몇 배나, 아니, 자칫하면 성배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속에서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
“………………”
손발이 떨린다.
재교육의 공포로 당장에라도 소리를 지를 것 같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결코 아픔 따위가 아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다만.
그 아픔에 견뎌낼 수 없게 돼서, 노인의 뜻에 따르게 되고 마는 것뿐이다.
「…………흠. 그럼 어쩔 수 없지. 억지로 강요해서, 소중한 후계자를 잃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이번도 철저히 방관하도록 할까」
“————“
숨을 삼킨다.
노인이 어디까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을 받아들여준 것이다.
온몸의 떨림은 멈추고, 따스한 안도가 가슴에 퍼져간다.
——그, 무방비해진 마음에,
「하지만, 그렇게 되면 조금쯤 아니꼽구먼. 이번 신체(神體) 중에서는, 토오사카의 딸이 상당히 상급이지.
기(機)가 편을 들어주면, 만일의 사태도 있을 수 있나」
진심으로 유감인 듯한, 노인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언니, 가?”
그 때, 순간적으로 나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직감한다.
언니라면 확실하게 이기겠지.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
언제라도 원하는 걸 전부 손에 넣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시원스럽게 지나간다.
……여전히 멈춰서 있는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자신이 원하는 걸 전부 가지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틀림없이, 그 사람은 이기고 만다.
“————“
몸 속이, 얼음이 된 것처럼 매우 차가워져 간다.
……그런 건 어찌되든 상관없다.
이미 익숙해졌다.
이미 익숙해졌다.
이미 익숙해졌다.
——그런 건, 이미 진작에 익숙해진 거다.
언니는 모든 걸 손에 넣는다.
내가 참아온 괴로움도, 계속해서 미워해온 빛나는 미래도,
그리고, 단 하나 의지할 곳으로 삼고 있었던 그 사람마저, 내 앞에서 사라져 가는 거다——
“————“
……발치가 비틀린다.
그저 말 그만큼으로 현기증을 느끼고, 그녀는 토했다.
……가슴이 아프다.
그녀를, 따끔, 하는.
자신의 가슴에 바늘이 꽂힌 듯한, 좋지 않은 감각이 덮쳐왔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겨울비는, 거리낌 없이 물받이를 때려 적시고 있다.
「————」
천천히 눈을 뜬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꿈에서 꾸고 있었던 듯 하다.
여기는 돌로 만들어진 방이고, 자신은 치료용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눈앞에는 검은——자신과 마찬가지인 듯한, 본 적 없는 신부가 서 있다.
「정신이 들었나. 상황의 설명은 필요한가, 마토 사쿠라」
「………………아뇨. 자신의 몸입니다, 잘 알고 있어요」
간결하게 대답한다.
그녀는 신부를 보지 않고, 벽을 때리는 빗소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좋아. 그럼 빨리 옷을 입게. 옆에서는 토오사카 린과 에미야 시로가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겐 네 상태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 뒤, 알몸으론 도망칠 수도 없지 않나」
「…………저를, 놔 주는 건가요?」
「도망치고 도망치지 않고는 네 자유다. 나는 구했을 뿐이니까 말이지. 네가 어떻게 하는가는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뭐어, 구한 바로 앞에서 죽어선 뼈아픈 손해긴 하지. 너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으면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건, 어째서인가요」
「그 쪽이 재미있다. 네가 살게 되면, 토오사카 린도 에미야 시로도 괴로워하겠지.
고뇌하는 자가 느는 건, 나에게는 만족스럽다」
그렇게 대답하고, 신부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신부는 예배당으로.
치료용 침대에서 자신을 안은 소녀에게 돌아보지도 않는다.
「자. 그들이 마토 사쿠라를 살리는지 죽이는지. 그 선택에 흥미가 있다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도록 해라.
내 집은 이렇게 보여도 날림 공사라서 말이지. 어째서인지 여기만은,
예배당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죄다 들리는 구조로 돼 있지」
음울한 웃음을 죽이면서, 신부는 안뜰로 떠나간다.
「…………선배. 저, 어떻게 하면」
혼자서 무릎을 안는다.
작게 새어 나온 오열은, 빗소리에 깨끗이 지워지고 있었다.
——문을 연다.
진작에 와 있었던 듯, 토오사카는 예배당 구석에 서 있었다.
의자에 앉지 않고, 가만히 벽 가에 선 토오사카의 모습은, 어떤 결의를 느끼게 한다.
그건, 사쿠라로부터 각인충이 제거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는, 냉철한 마술사의 얼굴이다.
「……………………」
토오사카는 나를 보지 않고, 나도 해야 할 말은 없다.
——오래, 빗소리만이 울리는 예배당.
그게 어느 정도 계속됐는지.
「수술은 끝났다. 이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군」
숨이 막힐 듯한 정숙을 깨고, 코토미네 키레가 나타났다.
「에——잠깐 키레. 당신, 마술각인, 어떻게 했어」
「흠, 역시 아나. 보이는 그대로, 마토 사쿠라의 치료에 전부 썼다」
「——윽, 썼다니, 당신」
말을 잃는 토오사카.
「…………?」
이쪽은 좀 의미를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코토미네가 가지고 있었던 마술각인이 어떻게 돼서,
그걸 간파한 토오사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라는 것만은 알겠지만.
「아, 알아? 마술각인이야 마술각인!?
대대로 쌓아온 게, 어째서 겨우 몇 시간에 없어져 있는 거야……!」
「어쩔 수 없지. 내가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각인은, 너 같이 항구적인 건 아니다. 쓰면 쓴 만큼 없어지는 소비형이지.
우리는 본래 마술사 가계가 아니니까 말이야. 뭐어, 격이 떨어지는 령주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그럼, 정말로?」
「그래. 각인은 전부 치료에 썼다. 여하튼 11년에 걸친 고름의 적출이니까 말이지.
남은 각인을 몽땅 잃은 것도, 그렇게 의외는 아니잖나」
「————」
……토오사카와 둘이서, 숨을 삼킨다.
신부는 사쿠라의 치료에, 자신의 마술각인을 전부 썼다고 했다.
그게 얼마나 비싼 대가인지는, 토오사카의 얼굴을 보면 안다.
코토미네는 그저 옮겨져 온 사쿠라를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전부 팔아 치운 것이다.
「……코토미네. 너」
「뭔가? 설마 폐였다, 라고는 하지 않겠지. 구하라고 한 건 너희들이다. 나는 거기에 응했을 뿐이다만」
「아……아니. 폐라는 건, 아냐. ……에, 고마, 워」
「감사는 하지 마라. 어차피, 나중이 돼서 철회할 거다」
「——나중이 돼서, 철회해……?」
그건, 즉——
「그래서, 사쿠라는? 당신이 그렇게까지 했다는 건——」
「목숨은 건졌지만,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아.
각인충은 대부분 제거했지만, 깊게 좀먹은 것의 적출은 불가능하다.
그렇게까지 신경에 파고들어 버려서야 제거할 방법이 없지. 심장을 뽑으면 모든 각인충을 적출할 수 있지만,
그래서야 마토 사쿠라 본인도 죽고 만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신경과 동화되어 있지 않은 각인충을 제거해 아픔을 누그러뜨리고,
조켄에게서 오는 압력을 약하게 해 주는 것뿐이었지. 오늘밤 죽을 운명인 자를, 변덕으로 연명시킨 것에 지나지 않아.
그것도, 신경에 뿌리박은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헛수고가 되지만 말이지」
「뭐——그럼, 사쿠라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라는 거지.
실생활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지만, 마토 조켄이 나오는 태도에 따라 용이하게 폭주한다.
그 노인의 생각 하나로,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싸움을 강제 당하겠지.
요컨대, 도화선에 여전히 불이 붙은 상태인 폭탄이라는 거지」
「————」
동요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된다.
그러나 놀람은 없고, 망설이지도 않는다.
각오는 한 거다.
사쿠라가 어떤 상태라고 해도,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사쿠라의 편에 서겠다고 결정했으니까.
「그래. 그럼 남은 건 하나뿐이네. 각인을 다 써 준 키레한테는 미안하지만」
벽 가에서 걷기 시작하는 토오사카.
그게 무슨 작정으로 그러는 건지 순간적으로 깨닫고,
「이, 기다려 토오사카……!」
토오사카의 손을 잡아, 전진을 막고 있었다.
「뭐야? 얘기라면 나중으로 미뤄 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사쿠라를 죽일 작정이냐」
「작정이고 자시고, 그거밖에 없잖아. 너도 그걸 각오하고 여기에 온 거 아냐, 에미야 군」
「그런 각오는 안 했어. 나는 사쿠라를 위해 돌아왔어. 네가 사쿠라를 자기 손으로 죽일 거라고 하면, 여기서 막겠어」
「윽——」
「그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알아? 사쿠라는 마스터로서 싸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
마스터인 한, 타인에게서 마력을 뺏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몸이잖아……!
그런 그년데, 아무리 온갖 방법을 다 써도 결과는 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여기서 죽여주는 쪽이 사쿠라를 위하는 길이야……!」
「뭐……생각할 리가 없잖아, 바보! 아직 해보지도 않은 일에, 뭘 그렇게 멋대로 결론 내고 있는 거야, 너는!」
「내지! 사쿠라의 문제가 사쿠라에게만 해당된다면, 아직 희망도 있어.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
사쿠라의 목숨을 쥐고 있는 건 그 빌어먹을 할아범이고, 조켄이 있는 한 사쿠라는 마리오네트야.
그 늙은이가 사쿠라를 내버려두다니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 건」
「봐, 알잖아. 조켄은 결코 사쿠라를 편하게 놔두진 않아.
……그렇다면. 이대로 괴로워하고 괴로워해서, 그래도 결국 도망칠 수 없다면, 여기서 끝내는 쪽이 희생이 안 생겨.
사쿠라도, 사쿠라의 손에 죽는 사람들도 구해져」
「나는 너처럼, 일말의 희망에 기대서 피해를 확대시킬 수는 없어.
그런, 결단을 미루는 약한 마음이, 거꾸로 그 애를 괴롭게 하는 거야」
「————」
토오사카의 말은 옳다.
죽음이 구원이 된다, 라는 게 아니라, 사람을 구한다는 점에서 말하자면, 토오사카의 결단이야말로 옳다.
다른 생각은 전부 타산과 타협투성이가 된 실책이다.
내버려두면 열 사람이 죽는다.
그걸, 미리 생명 하나를 끊는 걸 통해서 아홉 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건——
——그건.
내가 현실
에미야 시로가계속 부정해 오고, 마음 속에서, 받아들이고 있었던 과거다.
「——아냐. 너는, 잘못됐어」
「에미야, 군?」
「나는 희생 따위 나오게 두지 않을 거야.
네 쪽이야말로——하기도 전에 결론을 내는 토오사카야말로, 약하잖아」
「까, 까불지 마……! 그게 어떤 건지 알고서 하는 말이야!? 사쿠라를 구해?
그게 무슨 말이야! 그 애를 구하고, 그 애한테 죽임을 당하는 녀석들도 구한다는 거야!?
웃기지 마, 그런 거, 너 혼자서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 할 수 없어. 하지만 사쿠라를 지킬 거야.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가는, 이제부터 생각하겠어」
「윽——! 그래. 그럼 너는 내 적이야.
……잡은 손을 놔. 그렇지 않으면, 어깻죽지 위쪽만 날아가서 밖까지 굴러나가게 될 거야」
「——해 봐. 하지만 말이지 토오사카. 그렇게, 뭐든지 생각대로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라구」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는 긴장 때문에.
토오사카는——아니, 토오사카도 긴장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오는 말에 가는 말이긴 했지만, 우리들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을 위해서, 이미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뭐지……!?」
「에, 뭐……!?」
예배당 밖.
딱 옆방에서 들린 소리에 눈을 마주했다.
「에미야 군, 지금 그거 들었어……?」
「——창이 깨지는 소리야. 거기에, 그 다음 건」
「달려가는 발소리였지. 확실히 출구는 이 예배당과 뒷문뿐이지만, 창을 깨고 밖에 나가다니 무슨 일이지.
……아니, 그런가. 이 교회의 창은 붙박이 창이 많지.
어쩔 수 없이 창유리를 깬 거겠지만, 병이 나은지 얼마 안 된 사람치고는 좀 난폭하군」
「병이 막 나았다니——설마, 사쿠라!?」
「그 이외에 누가 있나. 그녀를 눕혀두고 있었던 방은, 어째서인지 예배당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그대로 들려서 말이지.
네가 그녀를 죽이네 마네 위험한 소리를 하니까 도망친 거겠지」
「뭐」
「용서해라. 구조적 결함이라는 거다」
「거짓말 마, 이 사기꾼 신부……! 그거 절대 고의지!」
토오사카는 내 손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가는 곳은 교회 내부가 아니라, 밖으로 통하는 문이었다.
「토오사카——!」
「얘기는 나중이야, 지금은 사쿠라를 잡는 게 먼저지……! 정말, 그 애는 그런 몸으로 어디에 가려는 건지……!」
총망하게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토오사카는 우산도 쓰지 않고, 비 내리는 밤 속으로 달려갔다.
「윽——」
나도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는 없다.
사쿠라가 어디에 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혼자 둘 수 없다——!
「잠깐. 마토 사쿠라를 찾으러 가는 건 상관없다만, 그 전에 전하는 걸 깜박한 게 있다」
「윽——뭐야, 긴 얘기는 사절이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냐……!」
「뭐어 그러지 마라. 중요한 이야기다, 전해두지 않으면 나도 곤란하지.
린은 듣지 않고 가 버렸으니까 말이지, 너에게 얘기해두지 않으면 안 되잖나?」
「윽……그건, 사쿠라에 대한 거냐?」
「그래.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토 사쿠라는 오래 못 간다.
각인충은 이러고 있는 지금도 그 애의 신체를 침범하고 있지. 뽑는 건 간단하지만, 그 충격에 그 소녀의 몸이 견딜 수 없다. 신경의 4할을 산 채로 뽑는 거지. 아픔으로 쇼크사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사망한다」
「그러나, 내버려둬도 마찬가지지.
그 애의 이성은 결핍된 마력에 깎여 가서, 곧 마토 사쿠라라고 하는 자아를 잃는다.
그렇게 돼 버리면, 그 애는 그저 폭주하는 마스터지.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몇 사람이나 되는 인간을 희생시키고, 그래도 최후에는 견뎌내지 못하고 자멸한다.
——즉. 네가 어떤 방법을 다해봐야, 그 여자는 구할 수 없다」
「————」
한 순간, 섬광장치를 대어진 것 같은, 현기증이 났다.
「부서진 건 고쳐지지 않고, 잃은 것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그 애를 구하고 싶다면, 그건 11년 전에 행해야 했었지.
그래도 손을 내밀겠다고 하는 건가, 에미야 시로.
무슨 짓을 해도 며칠 뒤에는 죽는 여자다. 그런 자를 구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나」
「————」
숨을 쉴 수 없다.
신부의 말은 너무 아파서, 휘청거리지 않도록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 건, 나도 몰라. 하지만 너는 사쿠라를 구해줬어. 의미 같은 건, 그걸로 충분하잖아」
「글쎄. 내가 치료를 한 건 책무 때문이다. 도움을 구해 찾아온 자를, 함부로 취급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거짓말 마. 책무 하나 때문에 마술각인을 다 쓰겠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너는 사쿠라를 구하고 싶었어.
죽게 놔두고 싶지 않았던 거야. 그런 건 나도 마찬가지야」
신부를 노려본다.
……납득이 갔는지, 녀석은 약간 머리를 기울였다.
「그렇군. 그럼 서둘러라. 린이 먼저 찾아내면, 틀림없이 마토 사쿠라를 자기 손으로 죽일 거다.
그 전에, 그 미아에게 지붕을 주도록 해라」
그런 소리를 당신이 할 것까지도 없다.
신부에게 등을 돌리고, 토오사카와 마찬가지로, 빗속으로 달려나갔다.
——내뱉는 숨이 희다.
겨울비는 차갑고, 폐에서 새어 나오는 열기는 얼어붙어서, 까칠까칠하게 볼에 닿는 듯한 생각마저 든다.
「——사쿠라」
길에 사람의 모습은 없다.
가로등이 공허하게 밤을 비추는 속, 정처도 없이 계속 달린다.
……사쿠라를 붙잡는다.
빨리 찾아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라는 예감만이 아니다.
지금은 그저, 사쿠라의 손을 잡고, 그 체온을 확인하고 싶었다.
「하——하아, 하——」
무턱대고 여기저기 달린다.
어디에 향했는가 따위 알 게 뭐야.
……지금 사쿠라에게 돌아갈 장소 따위 없다.
에미야 저택에도 마토 가에도 있을 곳이 없는 사쿠라는, 결국, 이 밤 속을 방황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멀리는 가지 않았을 거야.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고, 인기척이 없는 곳이라고 하면——」
난폭한 추측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든 걸 닥치는 대로 직접 확인해 갈 수 밖에 없다——
「하, 하아, 하——아」
다리를 건넌다.
신토 역전에 사쿠라의 모습은 없고, 사쿠라 같은 여자애를 봤다고 하는 얘기도 없었다.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신토의 통행이 끊어지는 시간이 아니다.
길에 사람은 적어도, 몇 명인가는 나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사쿠라 같은 여자애를 본 사람이 없다는 건, 사쿠라는 신토를 피해서 미야마 쵸에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교복일 터인 사쿠라는, 이렇게 비가 내려서야 눈에 띈다.
사쿠라가 인목을 피한다면 미야마 쵸에 향할 터——그렇게 생각하고, 빗속을 달리는 도중.
「————사쿠라」
발이 멈췄다.
다리 아래.
어두운, 인기척이 끊어진 보도블록 길에, 사쿠라는 혼자 가만히 서 있었다.
공원으로 내려간다.
……내가 온 걸 깨닫고 있었는지.
사쿠라는 고개 숙인 채, 얼어붙은 비에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
……걸 말 따위 생각나지 않는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사쿠라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뿐이다.
「사쿠라」
말을 걸며 다가간다.
「안 돼요, 오지 마세요……!」
그걸.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는 필사적인 목소리로, 사쿠라는 거절했다.
「————」
발을 멈춘다.
사쿠라는 얼굴을 들지 않고, 꾸욱 스커트를 쥐고 있다.
그 모습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죄인 같아서 괴로웠다.
……이 이상은 다가갈 수 없다.
사쿠라가 스스로 얼굴을 들 때까지는, 결코, 다가가서는 안 된다고 감지했다.
「——사쿠라」
「……돌아가, 세요.
지금 가까이 오면, 저——무슨 짓을 할 지, 몰라요」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차가운 비와, 죄악감 때문에 사쿠라는 떨고 있다.
……그걸 불식시키는 건, 나는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돌아가자, 사쿠라. 너, 감기 다 안 나았잖아」
여기에서, 사쿠라에게 손을 내미는 것뿐이었다.
「……선배」
비를 빨아들인 사쿠라의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사쿠라는, 살짝 입술을 깨문 뒤,
「돌아갈 수 없어요. 이제 와서, 어디에 돌아가라는 건가요」
증오가 섞인 목소리로, 확실히 내뱉었다.
「———사쿠라」
「괜찮아요, 선배. 저 따위에게, 무리하게 상관할 필요는 없어요」
「……왜냐하면, 이미 알고 있는 거죠? 제가 뭔지, 제 몸이 어떻게 돼 있는지, 전부 들은 거죠? 그럼——이제, 이걸로」
전부 끝이다, 라고.
목소리를 이루지 못하는 말을, 흰 숨결이 고하고 있었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내가 들은 것 따위 어떻든 상관없는 거야.
내가 알고 있는 사쿠라는, 지금까지 같이 있었던 사쿠라 뿐이야. 그게 어째서, 이런 것 때문에 끝나거나 하는 거야」
「……그도 그럴 것이, 끝나고 말죠.
선배. 저, 사람이 아니에요? 어릴 적, 맡겨진 곳에서 덮쳐져서,이제인간으로써의 마음은없느거라고요.
마력
그것만이 아니라, 그 뒤로 계속, 잘 모르는 것떄문에 사람의생기를 원하는거라고요!」
사쿠라는 자신의 팔꿈치에 손톱을 박는다.
……그건, 몸에 물든 더러운 것을 벌하는 듯한, 자학적인 행위였다.
사쿠라는 자신의 팔꿈치에 손톱을 박는다.
……그건, 몸에 물든 더러운 것을 벌하는 듯한, 자학적인 행위였다.
「————」
「그것만이 아니에요. 저는 마토의 마술사고, 선배한테 그걸 계속 숨겼어요.
……마스터가 됐을 때도 아무 말 안 했었고, 선배가 세이버 씨를 데리고 왔을 때도, 모르는 체 하고 속인 거에요.
봐요. 왜냐면 그 쪽이 편하고, 선배가 화 안 내잖아요」
「——사쿠라」
「하지만 정말, 바보죠. 그런 걸로 속일 수 있을 리 없는데, 그래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자기 몸에 할아버님의 벌레가 살고 있어도 괜찮아.
자신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면 지지 않는다고 믿어버리고, 깨끗이 져 버렸어요.
……그 때 끼얹어진 거, 미약이에요. 독도 뭣도 아닌, 그저 감각을 민감하게 하는 거라구요?
저는, 그런 게 끼얹어졌을 뿐인데 제 정신을 잃고, 선배를 다치게 한 거에요」
「……토오사카 선배는 옳아요. 저는 겁쟁이고, 울보고, 비겁자예요.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도, 할아버님에게 거역할 수도, 스스로 끝낼 수도 없었어요.
아픈 게 싫고, 무서운 것도 싫고,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너무 소중해서, 죽을 용기도 가지지 못했어요……!」
……울고 있다.
사쿠라는, 그저 울고 있을 뿐이다.
울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더욱 슬퍼지고 있을 뿐.
「————」
그걸 이해하고, 후회했다.
——나는 지금까지, 사쿠라의 우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그 의미를.
이런, 자신을 책망하는 것을 통하지 않으면 울 수 없는 의미를, 어째서 더 빨리 깨닫지 못한 건지.
「울지 마——사쿠라」
「그러니까——전부, 제가 잘못이에요.
저는 할아버님이 조종하는 인형이고, 언제 아까처럼 평정을 잃을지 알 수 없고,
언젠가, 틀림없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할 거예요. 그런 제가, 어디에 돌아갈 수 있다는 건가요, 선배……!!」
사쿠라는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아무도 사쿠라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쿠라는 스스로 자신을 비난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악인이라고. 나쁜 인간이라고 비난하고, 벌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울지 마」
……언젠가 사쿠라가 말했었다.
자신은 겁쟁이니까, 억지로 손을 끌어주는 사람이 좋다, 라고.
그게 무슨 말인지, 겨우 알았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
내게 있어 소중한 것.
잃는 것조차, 생각되지 않았던 것.
그걸 이 이상 울리고 싶지 않다면.
나는 손을 끌고, 해가 비치는 장소에 확실하게 데리고 가서, 지금부터라도 사쿠라를——
「……죄송해요, 선배. 저, 계속 선배를 속이고 있었어요.
하지만, 항상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선배의 옆에 있어도 되는 인간이 아니라고.
그래서 이런 건 오늘로 끝내고, 내일부터는 모르는 사람인 척 하자고.
복도에서 만나도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방과 후에도 타인처럼 모르는 척 하고,
밤에도, 야무지게 혼자서 집에 돌아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잊자고……!」
——그래.
그런 짓을 당하면, 이쪽이 이상해질 거야.
그걸 깨닫지 못해서, 미안.
「하지만 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기만 해도 몸이 떨리고, 굉장히 무서웠어요.
무서워서, 죽으려고 나이프를 손목에 댔을 때보다 무서워서, 선배 집에 가는 걸 그만둘 수 없었어요.
선배를 속이는 것도, 그걸 그만둬 버리는 것도 무서워서, 주위는 전부 무서운 것 투성이고,
이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요……!」
하지만, 나는 이걸로 잘됐다고 믿고 있다.
사쿠라는 모르는 편이 났다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계속 사쿠라를 울리고만 있었을 거다.
「……바보죠. 이런 거, 언젠가 절대로 알게 되는데.
알아버린 때는 이미 늦어서, 저는 두 번 다시 그 저택에는 들어갈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제 쪽에서 멀어지는 편이 낫다고, 매일 밤 매일 밤 생각했어요.
그쪽이 선배를 위한 길이고, 저는 틀림없이, 이 이상은 슬퍼지지 않게 된다고,
이 이상 울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었, 는데——」
그러니, 이 이상은 울릴 수 없다.
누구도 사쿠라를 비난하지 않고, 사쿠라가 스스로 자신을 비난할 수 밖에 없다면.
「하지만——그래도, 숨기고 싶었어요……!
선배와의 시간을, 이제부터도 지키고 싶었어요……!
저, 저에게는 그것만이, 의미 있는 거였는데, 어째서……!」
다른 누가 용서하지 않더라도, 내가, 사쿠라 대신에 사쿠라를 계속 용서해줄 뿐이다.
「아————」
매우 차가워진 몸을 껴안는다.
……두른 팔은, 매우 믿음직하지 않았다.
세게 껴안지도 못하고, 사쿠라를 끌어안지도 못한다.
……나는 사쿠라를 구할 수는 없다.
그저 이렇게, 사쿠라가 옆에 있어줬으면 하고, 옆에 있어줄 수밖에 없다.
……어색하게 사쿠라를 안은 팔.
지금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고 해도, 결심한 것만은, 흔들림 없는 진짜였다.
「선배, 저——」
「이제 울지 마. 사쿠라가 나쁜 녀석이라는 건, 잘 알았으니까」
「————」
숨을 삼키는 소리.
죄악과 후회가 섞인 사쿠라의 망설임.
그걸 부정하듯이, 있는 힘껏 마음을 고한다.
「——그러니, 내가 지키겠어. 어떤 상황이 돼도, 사쿠라 자신이 사쿠라를 죽이려고 해도——내가, 사쿠라를 지킬 거야」
「선, 배」
「약속할게. 나는, 사쿠라만의 정의의 사자가 되겠어」
……껴안은 팔에, 아주 조금 힘을 넣었다.
지금은 그저 맞닿기만 할 뿐이라도.
이 맹세는, 무엇보다도 단단한 것이라고 고하듯이.
「…………」
거기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그만큼 차갑고, 딱딱했던 사쿠라의 어깨에서 힘이 빠져 있었다.
……사쿠라는, 사쿠라가 무슨 말을 해도, 역시 이제까지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은 사쿠라였다.
껴안은 감촉도, 살갗의 열도 변함없다.
서로의 숨결은 하얗고, 계속 퍼붓는 비는, 어느 샌가 그 기세를 멈추고 있었다.
그, 얼어붙은 밤 속에서,
「안 돼요, 선배——그럼 틀림없이, 선배를 상처 입혀요」
참회하는 듯이, 사쿠라는 말했다.
「————」
비가 그쳐 간다.
밤은 한겨울처럼 차갑고, 사쿠라는 껴안은 팔을 풀지 않는다.
……그리고.
「선배를, 상처 입히는데——」
——이러고 있고 싶다, 라고.
한 줄기 볼을 적시며, 사쿠라는 말했다.
——그걸로, 한 선택이 끝났다.
아마도, 결정적인 것이 끝난 것이다.
이게 연정이라는 것인지, 애정이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이 사랑의 끝은, 보답 받는 것이 아니라고.
그런 확신 같은 예감이,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에미야 저택에 돌아올 즈음, 비는 완전히 그쳐 있었다.
……사쿠라와는 공원에서 여기까지, 계속 손을 잡고 있다.
걷고 있는 중에 진정되어 와서, 비탈길을 오를 즈음에는 서로 멋쩍어졌지만, 결국 놓지 않고 여기까지 와 버렸다.
「어라……? 현관 불이 켜져 있어. 사쿠라, 한 번 집에 돌아왔었던 거야?」
「……에에, 저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지무라 선생님 아닐까요……?」
「아아」
그런가, 하며 사쿠라의 손을 끌고 문으로 향한다.
매우 차가워져 있었던 사쿠라의 손이, 지금은 훨씬 따뜻하다.
피가 흐르는 생명의 감촉에 안심하면서, 학교에서 돌아온 것처럼 문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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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실례라고는 생각했지만, 멋대로 실례하고 있어」
「토, 토오사카——」
「언……토오사카, 선배」
「그래. 마지막에는 여기에 돌아올 거라고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설마 둘이서 돌아올 줄은. ……뭐어, 에미야 군이라면 가능할까 라고도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윽——!」
순간적으로 사쿠라를 뒤로 밀어젖히고, 토오사카와 정면에서 마주했다.
「토오사카, 너 아직……!」
「당연하지. 토오사카의 마술사로서, 마토 사쿠라는 내버려둘 수 없어. 후유키의 관리자로서 처벌하지 않으면 내가 협회에 찍혀. 그렇게 된 뒤엔 늦지」
「그런 사정 따위 알 바 아냐. 사쿠라는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그래도 사쿠라에게 손을 댄다면, 우선 나를 입 다물게 해」 Free rancer
「그래. 너는 협회에 속하지 않은 단체 마술사니, 여기서 단속해두는 것도 좋지.
나는 사쿠라를 죽일 거야. 그걸 방해한다면, 너도 죽이겠어」
「……………………」
신경이 예민해져 간다.
……토오사카의 손가락 끝.
그게 조금이라도 움직였을 때가 시작 신호다.
토오사카의 마술영창보다 빨리 사쿠라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그 뒤——그 뒷일은, 그 자리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여기에서 도망치는 것에만 신경을 집중한다.
토오사카와의 마술의 갭.
있을 터인 아쳐에게 어떻게 대처할까 따위,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
토오사카의 입술이, 약간 열린다.
그게 마술의 영창이 아니라,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거라고 깨달았을 때.
「그만둬요, 그만두세요, 언니……!」
사쿠라가, 우리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사쿠라」
「서, 선배 말이 맞아요. 저, 저는 아직, 선배밖에 상처 입히지 않았어요.
그런 선배가 용서해준다면, 저는 아직, 벌을 받을 이유는 없을 거에요」
「——너 말야. 분명히 자기 몸을 파악하고 있어?
그런 몸으로, 잘도 그런 소리」
「……할 수, 있어요. 저는 아직 괜찮아요.
그것보다, 토오사카 선배야말로 진심인가요. 선배는 이제 마스터가 아니에요.
세이버 씨도 없어져서 본래의 선배로 돌아왔는데, 마스터인 토오사카 선배가 손을 댄다는 건가요」
「——댈 거야. 저 녀석이 무기가 없건 뭐건 관계 없어. 나를 방해한다면, 용서 없이 배제할 수 밖에 없잖아」
「——그렇다면. 그래도 선배와 싸울 거라면, 제가 토오사카 선배와 싸우겠어요.
라이더의 마스터로서, 토오사카 선배에겐 지지 않아요」
사쿠라는 두려워하며, 있는 힘껏 용기를 짜내서 토오사카와 대치한다.
「————」
……사쿠라의 결의에 놀랐는지, 여기서 우리들과 싸우는 걸 불리하다고 파악한 건지.
「그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마스터로서 끝까지 남아. 네가 살아나는 방법은 아직 딱 하나 있었지.
성배가 손에 들어오면, 조켄의 주박 따위 간단히 해주할 수 있어」
「아……토오사카, 선배?」
「딱히 눈감아 주는 게 아냐.
……성배를 뺏고 뺏기는 자로서 승부한다면, 얼마든지 싸울 기회는 찾아와.
그저, 여기는 상응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지」
지나친다.
토오사카는 적의도 살의도 보이지 않고, 이쪽이 놀랄 정도로 깨끗하게, 우리들의 옆을 지나갔다.
「토오사카」
「……흥. 모처럼 만든 공동전선도 하루뿐이었네. 네가 사쿠라를 감싸는 이상, 이제 협력체제라고 할 수 없잖아」
「————」
「하지만 잊지 마. 사쿠라는 언제 폭주할지 알 수 없어.
그 때에 네가 죽는 건 네 마음이지만——맡은 이상, 희생자는 너 한 사람으로 그치게 해」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간다.
「……선배, 저. 저」
「바보, 그런 불안한 얼굴 하지 마. 지금 그건 토오사카 식 비꼬는 소리잖아. 그 녀석, 사람을 놀리는 게 취미니까 말야」
「…………」
침울해지는 사쿠라의 등을 밀며, 어쨌든 복도에 들어간다.
나도 사쿠라도 몸이 매우 식어 있고, 빨리 갈아입고 몸을 따뜻하게 하지 않으면 해롭다.
“……맡은 이상, 희생자는 너 한 사람으로 그치게 해”
그건 즉, 사쿠라에게 죽을 때는, 사쿠라와 같이 죽어라, 라는 것.
그걸 최저조건으로 토오사카는 떠났다.
「————」
……그런 상황은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은 되지 않는다, 라고 자신을 타이르면서, 사쿠라의 손을 끌고 거실로 향한다.
……잡은 손은, 정말로 따뜻하다.
사쿠라는 분명히 살아있고, 여기에 있다.
지금은 그것뿐이다.
그 이외의 망설임을 품고, 사쿠라를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는데.
「……음?」
잠깐.
아무리 그래도, 사쿠라의 손은 너무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사쿠라. 혹시, 열이 도진 거야?」
「에……? 저, 저, 어떨까요. 저, 뜨거워요?」
자신은 알 수 없는지, 사쿠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아니, 그렇게 뜨거운 건 아닌데, 나보다 따뜻할까나. 어쩐지, 맞닿아 있으면 따끈따끈해져」
「아——저, 저, 틀림없이 감기에요……! 계속 비를 맞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감기에 걸린 거라고 생각해요」
?
어째서인지, 사쿠라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숙였다.
「그래. 그렇지. 그럼 빨리 옷 갈아입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지.
저녁밥은 내가 할 테니까, 사쿠라는 열을 재고, 감기면 따뜻한 차림으로 거실에 올 것.
저녁밥은 먹기 쉬운 걸로 해 둘 테니까」
「아……아, 아뇨, 저녁밥은, 필요 없어요. 저, 이제 잘 테니까 선배도 안녕히 주무세요……!」
타닷, 하고 살짝 달려가는 사쿠라.
「? ?」
……뭐어, 상관없지만.
나도 이 상태론 감기 걸릴 테니, 목욕이라도 해서 몸을 덥혀야지.
목욕을 마치고 방에 돌아온다.
젖은 옷을 벗고 옷을 다 갈아입으니, 드디어 돌아왔다, 라는 실감이 솟아났다.
「————하아」
다다미에 앉아서, 엄청나게 굳어진 어깨를 풀면서 숨을 내쉰다.
……오늘은, 정말로 긴 하루였다.
여러 가지 일이 있고, 여러 가지 파란이 있었다.
그 속에서 결별하고, 남은 걸 정리한다.
「……그래. 사쿠라, 라이더의 마스터였지」
지금까지는 신지에게 양도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사쿠라가 라이더의 마스터다.
그렇다고 하면, 이 근처에 라이더는 숨어 있고, 지금도 사쿠라를 지키고 있는 걸까.
「……그렇지. 라이더와는 이미 몇 번 만났지. 그 녀석이 사쿠라를 지켜준다면, 제대로 이야기해둬야지」
……외견은 그렇기에 사귀기 힘들지만, 라이더는 나름대로 말이 통하는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사쿠라는 언제 조켄에게 습격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태고, 의지할 수 있는 건 라이더 정도다.
……뭐어, 코토미네 이야기로는 서번트를 쓰면 쓸수록 사쿠라의 몸은 나빠진다고 하니까,
라이더에게 의지하는 건 최후의 수단인 셈이 되지만.
「좋아. 내일이 되면 사쿠라한테 소개 받자.
아?……하지만, 세이버한테 당한 걸 앙심 품고 있을 것 같지, 그 녀석」
무의식 중에 푹 어깨가 떨어진다.
……어찌되었든 사쿠라가 여기에 돌아온 이상, 라이더도 같이 살 테니까 인사 정도는 제대로——
「——누구야!?」
「윽……!」
바로 뛰어서 물러날 수 있도록 허리를 띄우고, 장지를 노려본다.
……방 밖.
툇마루에,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
……대답은 없다.
사람 그림자는 복도에서, 이쪽이 나오는 걸 살피고 있다.
「————」
……제길.
방에는 무기가 될 만한 게 없다. 이렇게 되면 맨손으로, 공격 받기 전에 공격해——
「——서, 선배. 저, 깨 있나요……?」
「에……? 뭐야, 사쿠라구나」
뛰려고 했던 허리를 내린다.
……정말.
볼일이 있으면 말을 걸면 되는데, 왜 그러는 거지 사쿠라는.
「왜 그래? 목욕탕이라면 마음대로 써도 돼. 갈아입을 옷이라면 후지 누나 게 있잖아」
「……네. 목욕탕은 이미 빌렸어요. 후지무라 선생님 옷도, 빌렸고요」
「? ?」
더더욱 알 수 없다.
그럼, 그 외에 물어볼 만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저……선배. 들어가도, 되나요」
「상관없는데. 뭐야, 새삼스럽게」
장지가 열린다.
그리고, 방에 들어온 사쿠라는
「————」
사복으로 갈아입고 있고, 어딘가, 이상한 사쿠라였다.
「————」
꿀꺽, 숨을 삼키는 소리가 난다.
그게 자신이 낸 소리라고 깨닫고, 체온이 확 올라간다.
「아——, 아니」
멍해진 입을 손으로 가리고 얼굴을 돌린다.
「윽————」
……어쩐지, 안 좋다.
얼굴을 돌렸는데도, 눈은 사쿠라를 보고 싶어하고 있다.
심장은 겨우 한 순간에 쾅쾅 소란 피우기 시작해서, 머리 쪽도,
꽉 고삐를 쥐고 있지 않으면 도망칠 것 같을 정도로 당황하고 있다.
「——윽」
요컨대, 이상해져 버릴 것 같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쩐지——지금 여기에 있는 사쿠라는, 너무 섹시하다.
「………………」
사쿠라는 입구에 여전히 서 있다.
그 모습이, 에, 섹시할 뿐이 아니라, 어딘가 이상하다고 겨우 깨달았다.
「……사쿠라? 왜 그래, 어쩐지 이상한데. 열은 어땠어? 역시 감기야?」
「……아뇨. 열은 있지만, 감기가 아니에요. 제가 뜨거운 건, 병이, 아니라」
말하기 거북한 듯이 사쿠라는 눈을 내리깐다.
「————윽」
그 몸짓은, 필사적으로 쥐고 있는 고삐를 놓게 만들 것 같다.
……요 며칠간, 사쿠라에겐 이럴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몰랐던 사쿠라의 일면, 같은 나이대의 여자애라는 의식에는, 나름대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에……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듯한 생각이, 든다.
「……사쿠라?」
「……안 돼요, 선배. 이제, 저 혼자서 억누를 수 없어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수치를 견디듯이 사쿠라는 말했다.
「어——억누를 수 없다니, 뭐, 가」
「……선배 생각대로, 예요.
……제 몸에 있는 벌레가, 마력을 먹고, 부족하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원한다고.
선배와 손을 잡고, 따뜻하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몸이, 지끈거리기, 시작해서」
「————」
더듬거리는 말에는, 동시에 묘한 열이 담겨 있기도 헀다.
사쿠라는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는 것에 수치와——무언가, 열락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알고 있죠, 선배. 저는 마토 가에서 마술사로서 교육받았어요.
……핏줄이 다른 저를 마토의 마술사로 만들기 위해서, 할아버님은 제 몸에 벌레를심은거예요.」
「……그 결과가, 이런, 금방 마력을 원하게 되는, 불결한 몸이에요.
……저는 마술사의 마력이 없으면, 이렇게, 달아오른 채 이상해져요」
「————」
……어질 한다.
어느 새 이차원으로 돌입했는지, 방이 구불구불 웃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상한 건 나다.
그런——본래 같으면 조켄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 안 되는데도, 사쿠라의 몸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게 돼 있다——
「……선배. 선배는 어째서, 이런 저를 감싸준 건가요.
저는 이미 더러워져 있어요. 선배가 좋아도, 선배를 위하는 길은 되지 못해요.
그런데 어째서 토오사카 선배——언니를 적으로 만들면서까지, 저를 지켜주는 건가요」
사쿠라의 목소리가, 종루처럼 머리에 울린다.
……사쿠라를 지키는 이유.
그런 거 생각할 필요도 없다.
생각할 필요도 없으니까, 지금 상태라도, 입 밖에 낼 수가 있다.
「——아냐. 그건 감싼 게 아냐. 내 쪽이, 사쿠라가 있어줬으면 했던 거야.
나한테는 사쿠라가 필요하고, 떨어지다니 생각할 수도 없었어.
그러니까——아무리 토오사카가 사쿠라의 언니라도, 간단히 넘겨줄 수 없지」
「그건 가족으로서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한 여자애로서 봐 주는, 건가요」
「————」
가족으로서라니 이제 볼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며칠간——아니, 깨닫지 못했을 뿐이고, 이미 훨씬 전부터, 나는 사쿠라가 있어줬으면 하고 있었다.
……그걸 속이고 겉을 꾸미는 건, 이미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던 거다.
「——응. 나, 사쿠라가 좋아」
홀린 상태인 머리로, 확실히 말로 했다.
……그게 해서는 안 되는 말, 끄덕여서는 안 되는 마음이라고 알고 있으면서, 이미, 저항할 수는 없었다.
「그럼 안아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불안해서 어쩌면 좋을지 알 수 없게, 돼요」
「윽——하지만 사쿠라, 그건」
최후의 이성이, 온 힘을 다해 말린다.
그런데도,
「……선배. 저, 더러워져 있나요……?」
아니,그런생가은 추어도 없다.다만,마술사들의 마력을 공급할수있는방법은 서로의 마음을 잇는것이다.
그런중요한 일을나하고한다는것은 좀,마음이서질않는다.
「정말,나로도 괜찮겠어?」
「네,선배라면 괜찮아요....그럼,시작할게요....」
소녀의손이 등에맞닿는다.
서로의마술회로를 동조해간다.마술회로는 사쿠라의마술회로에응해 서로의마음을 교환한다.
서로가 이어지는마음 그마음을 잇는이밤은 계속되어만 간다.
——그 뒤, 꿈을 꿨다.
일을 끝내고, 둘 다 완전히 지쳐서 같은 이불에서 잠에 들었다.
사쿠라는 볼을 붉히며 망설였지만, 싫어? 라고 묻자 붕붕 머리를 흔들고, 결국 멋쩍어하면서도 같은 이불에 들어온 거다.
「————」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은 잠들어, 아침까지 눈을 뜨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지쳐 있으니까, 이것도 틀림없이 꿈이다.
그래서, 이렇게,
지금도, 사쿠라와함께있는거다.
「————, 」
꿈 속에서도 사쿠라의과거를 회상한다.
그 정도로 사쿠라의 과거는 여지것 함께 해온나조차도 반응하는것이다.
용납된다면, 계속 웃는 사쿠라의얼굴만이 있으면 좋겠다.
……좋아한다, 라고.
선배, 라고 몇 번이나 말하며, 그 때마다 기쁨에 떨고 있었던 사쿠라의 마음에 응해주고 싶다.
「————, 윽」
시쿠라와 함께있다.
꿈 속에서도 언제나도 사쿠라와함께할거다.
——그만큼 서로악화될수밖에 없는상황인데도 사쿠라와함께하고있다.
구하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사쿠라가 좀더행복했으면한다.고생각한다——
「아——」
시야가 일그러진다.
사쿠라가 없다.
사쿠라가 있었는데, 어느 새인가, 잘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안고
「하——, 아…………」
뜨겁다.
발 디딜 곳이 녹아간다.
끝없는 욕망에 가라앉아간다.
……흉포한 꿈을 꾼다.
뜨거운 콜타르의 바다에서, 무언가, 좋지 않은 꿈을 꿨다.

첫댓글 이제 재밋어 지기 시작하네 ㅋㅋㅋ
즐감햇어요~
흥미로워 지네요.. ㅎㅎ
아마,한 5일간의여유밖에 없을것같습니다.제가 하두빈둥거리니까 인터넷이끈겼네요.그래서 5일간쓰는건 동생시키고,전일하러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