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9:6]
두 사람이 앉아서 함께 먹고 마시매 여자의 아비가 그 사람에게 이르되 청하노니 이 밤을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라...."
두 사람이 앉아서 함께 먹고 마시매 - 이처럼 레위인의 장인이 그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연일 잔치를 베푸는 이면에는 사위에게 자기 딸을 부탁하는 당부의 마음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과년한 딸이 아비의 집에 계속 머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근심거리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레위인의 첩은 행음하고서 남편과 헤어진 상태였으니 그 아비의 심정이 어떠했겠는 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장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사위가 자기 딸을 버리지 아니하고 잘 살아주기만을 바랬을 것이다.
[삿 19:7]"그 사람이 일어나서 가고자 하되 첩장인의 간청으로 다시 유숙하더니..."
그 사람이...다시 유숙하더니 - 레위인 장인의 과민한 노파심과 레위인의 우유 부단한 성격을 보여 주고있는 구절이다. 즉 레위인의 장인은 아직도 자신이 사위의 환심을 살 정도로충분히 대접치 못하였다고 생각하였기에 계속사위를 집에 머물게 하려 했을 것이다. 반면 레위인은 장인의 호의틀 떨쳐 버릴 정도로 심지가 굳지 못하였기 때문예 계속 장인에게 이끌림 당했을 것이다.
[삿 19:8]"다섯째날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이르되 청하노니 그대의 기력을 돕고 해가 기울도록 머물라 하므로 두 사람이 함께 먹고...."
일찌기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해가 기울도톡 머물라 - 여기서 `해가 기울도록'이란 말은 `한낮이 지나도록'이라는 뜻이다. 대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한낮의 더위를 피하려고 아침 일찍이 떠나는 법이다. 그런데도 레위인의 장인은 낮 동안 층분히 휴식한 후 오후에 길을 떠나라고 말한다.
추측컨대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베들레헴에서 래위인이 거주하는 에브라임 산지 까지는 반나절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늦게 출발해도 괜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삿 19:9]"그 사람이 첩과 하인으로 더불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그 첩장인 곧 여자의 아비가 그에게 이르되 보라 이제 해가 저물어가니 청컨대 이 밤도 유숙하라 보라 해가 기울었느니라 그대는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내일 일찌기 그대의 길을 행하여 그대의 집으로 돌아가라..."
이 밤도 유숙하라 보라 해가 기울었느니라 - 오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던 레위인은 그의 장인과 먹고 마시는 동안 그만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밤이 되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가라 - 문자적 뜻은 `장막으로 돌아가라'이다. 한편 `장막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이다.
[삿 19:10]그 사람이 다시 밤을 지내고자 아니하여 일어나 떠나서 여부스 맞은편에 이르렀으니 여부스는 곧 예루살렘이라 안장 지운 나귀 둘과 첩이 그와 함께 하였더라...."
그 사람이 다시 밤을 지내고자 아니하여 일어나 떠나서 - 이처럼 레위인이 밤중에라도 집으로 돌아가려 한 것은 아마 그 다음날 저녁부터 안식일이 시작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종교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자였으므로 안식일에는 성소에서 봉사하여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부스 맞은편에 이르렀으니 - 여기서`여부스 맞은편'은 예루살렘의 서쪽을 가리킨다.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 까지는걸어서 약 1시간 반 거리이다. 그리고 베들레헴에서 세겜 쪽의 에브라임 산지로 가기 위해서는 예루살렘의 서쪽에 있는 도로틀 반드시지나야 한다. 한편 여부스라는 이름은 여부스 족이 다욋 시대까지 예루살렘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지명이다.
[삿 19:11]"그들이 여부스에 가까왔을 때에 해가 지려하는지라 종이 주인에게 이르되 청컨대 우리가 돌이켜 여부스 사람의 이 성읍에 들어가서 유숙하사이다..."
이 성읍에 들어가서 유숙하사이다 - 레위인 일행이 예루살렘 근처에 이르렀을 때 이미 날이 어둑어둑 해졌다. 그러자 레위인의 종은 이처럼 레위인에게 여부스 사람의 성읍에 들어가 밤을 지내자고 간청한다. 왜냐하면 밤 에는 들짐승이나 도적때의 공격을 받기가 쉬우므로 더이상 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위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주인은 이방인의 성읍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로 부터 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종의 청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