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서문
박진호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을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고등예술학교 - ENAP과 프랑스 국립고등 장식미술 학교 - 아르데코를 졸업한 멀티미디어 작가이다. 박진호가 사용하는 도구는 글, 그림, 설치, 영상, 행위등 다양하지만,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은 인간내면의 풍경을 그려내는 것이다.
그가 그려내는 내면의 풍경연작은 일종의 비디오포에지 혹은 비디오퍼포먼스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붉은 아파트'라는 제목으로현재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질화, 공간화된 개인의 내면의 풍경의 집합이랄 수 있는 프랑스 아비뇽의 철거직전의 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 작업은 기억의 구조와 회상의 방법론에 관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작품의 실제적인 대상이 되는 곳은 1970년대에 지어진 프랑스 남부 아비뇽의 서민임대주택입니다. 아비뇽시의 도시계획에 따라 철거가 확정된 건물이고, 촬영한 시점은 철거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폭파공법으로 철거하기로 계획되었기 때문에 모든 문은 제거된 상태입니다. 문이 없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문이 사라짐으로써 동호수도 사라졌고, 건물 전체가 입체적인 정서적 미로로 변했습니다. - 작가의 변 중에서 -
황량하고 살풍경한 건물의 내부에서 과거를 추억하는 것, 기억을 떠올리는 것, 시간의 흐름과 그 구조에 대해 생각하는 것, 아주 먼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명상이라고 할수있으며, 그것에 주목하는 순간 이 거대한 폐허는 방대한 기억들이 부유하는 해저의 심연처럼 여겨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진호의 다른 최근작인 '보안여관에 관한 보고서'의 여러자료와 드로잉들도 같이 전시된다. '보안여관에 관한 보고서'는 '아비뇽 - 시간의 구조'와 좋은 댓구를 이루는 작품으로 '갤러리 쿤스트독'이 주관한 '통의동 예술현장'에 초청되어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이 작업은 '보안여관'이라는 경복궁옆의 빈 여관을 대상으로 한, 글, 그림, 영상설치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것은 박진호가 이 여관에서 6개월간 작업한 결과이다. 이 건물 역시 올 6월 철거될 예정이며, 작가는 철거시기에 맞춰 퍼포먼스 작품을 준비중에 있다.
또한 박진호는 현재 의재창작스튜디오 국제 아티스트 레지던시의 초청작가로써,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광주시 옛 전남도청에서 대규모 영상설치를 계획중에 있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