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 추억을 길어 올리는 까만 점 하나
-2003. 9. 17. 홍순천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많은 희망과 전설이 들어있다. 풀숲에 푸르게 숨어있던 산새 알이 그것이고 덩굴 사이에 숨어 있던 머루, 다래에 대한 기억이 그것이다.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을 풍요롭게 건너가게 해준 것은 바로 그들 자연의 친구들이다. 싸리 순을 꺾어 먹으며 그것이 아카시아 순보다 더 맛있다는 것을 저절로 알아차리게 한 것은 그들이 희생을 통해 남긴 위대한 교육이기도 하다.
그 중에 한 가지, 흔하고 풍요롭게 우리 주변을 채워 주던 것이 까마중이다. 이름도 희한한 것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심심치 않은 간식거리로 철부지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새끼 손톱만한 초록빛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면 매일 순찰을 돌 듯 까마중 근처를 얼씬거리다가 자주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싶으면 까맣게 익기도 전에 한 줌 따서 입안에 털어 넣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입안에서 달콤하고 아린 맛을 내며 녹는 까마중은 더 없이 좋은 놀잇감이요 간식이었다. 까맣게 익은 열매를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입술과 손바닥은 물론 씨익~ 웃는 사이로 드러난 이까지 까맣게 물들인다.
까마중은 쌍떡잎식물로 통화식물목에 속하는 가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온대와 열대에 걸쳐 두루 서식하는 까마중은 산이나 집 주변, 묵은 밭, 개울가 같은 데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풀이다. 다 큰 키가 20∼90cm 밖에 되지 않아 아이들 손으로 접근하기에도 용이한 친근한 풀이다. 까맣게 익은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까마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름도 다양해서 가마중, 까마종이, 깜뚜라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줄기는 약간 모가 나고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진다. 잎은 타원형이며 어긋나게 붙는다. 잎의 길이는 6∼10cm, 너비는 4∼6cm이다.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고 긴 잎자루가 있다. 5∼9월 사이의 여름철에 조그맣고 하얀 꽃이 핀다. 꽃은 잎과 잎 사이의 줄기에서 나온 긴 꽃자루에 3∼8개의 꽃이 차례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각각 5개로 갈라지며 암술 1개와 수 술 5개가 있다. 꽃이 지고 나면 둥글고 까만 열매가 앙증맞게 익는다. 장과류에 속하는 열매는 7월부터 검게 익는데, 단맛이 나지만 약간 독성이 있다.
어린아이들의 간식거리로만 알고 있던 까마중도 알고 보면 훌륭한 식품이요 약이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모든 풀들이 그러하듯 봄에 나오는 까마중의 어린잎은 나물로 삶아 먹을 수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풀 전체를 캐서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용규(龍葵)라 하며 약으로 쓴다. 우선 <동의학사전>에 기록되어 있는 까마중의 약효를 살펴보자면,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독이 좀 있다. 폐경, 방광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혈을 잘 돌게 하며 소변을 잘 보게 한다”고 적혀 있다. 최근의 의학은 실험을 통해 까마중이 염증을 없애고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바 있다. 까마중에는 남성호르몬인 스테로이드와 아스파라긴, 루틴, 사포닌, 카로틴 등이 들어 있는데 이런 성분들은 티푸스균, 포도상구균, 녹농균, 적리균, 대장균 등 각종 균을 제거하고 염증을 삭이며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까마중에 들 어 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은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혈압을 낮춘다. 또한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온갖 부인병, 치질, 악창, 만성 기관지염, 갖가지 암에 뛰어난 효험을 보인다고 한다. 솔라닌, 솔라소닌 성분은 혈당량을 높이므로 당뇨에도 좋은 약이다.
이런 이유로 예전부터 까마중은 갖가지 암과 상처, 치질, 종기, 습진, 가래, 설사, 신장결석, 두통, 관절염, 통풍 등에 효과가 높은 민간약으로 여겨진 식물이다. 까마중을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약재를 채취하는 것은 당연히 오염된 땅에서 채취한 것이라야 하고 풀 전체를 채취해 그늘에서 잘 말려 두었다가 사용하면 된다. 주로 옹종, 창양, 타박상, 인후두염, 떨림 등에 많이 쓰였고 악성종양이나 만성 기관지염, 급성 콩팥염에도 쓴다. 이럴 때는 하루 15~30g을 달여 수시로 물처럼 마신다. 상처에 직접 사용할 때는 달인 물로 씻거나 신선한 것을 찧어 붙이면 된다.
최근 환경과 먹을거리의 오염으로 발생하는 각종 암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인이 되었다. 사람들은 과학이나 의료 기술을 앞세워 이를 치유해보고자 갖은 노력을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근원적인 치유를 이루어 내지는 못한다. 자연이 주는 식품이야말로 몸을 건전하게 하는 음식일 뿐 아니라 약이 된다. 까마중도 많은 질병과 각종 암을 다스리는 좋은 치유제이다. 까마중으로 병을 치유하고자 할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까마중으로 암을 치료하고자 할 때는 까마중 말린 것 30g과 뱀딸기 말린 것 15g을 물 한 되에 넣고 달여서 물이 반쯤 될 즈음에 불을 끄고 식힌다. 이 물을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시면 위암, 폐암, 자궁암, 직장암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난소암에는 까마중 30g, 속썩은풀 60g, 지치 15g을 달여서 먹으면 효과가 좋다. 위암이나 자궁암 등에는 까마중만으로도 좋다. 줄기 말린 것 160g이나 날 것 600g을 물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암이나 간경화증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까마중, 겨우살이, 어성초를 각각 50g 섞어 달여서 하루 3~5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이것만으로도 복수가 빠지고 변비가 없어진다.
만성기관지염 환자에게도 좋다. 이런 환자 969명에게 까마중 30g, 도라지 뿌리 9g, 감귤 뿌리 32g을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게 하였더니 87%가 효과를 보았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있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여성의 자궁염, 냉증, 신장염에는 까마중 40~50g을 물로 달여 차처럼 마신다. 치질에는 까마중 줄기를 썰어 말린 것 100g을 물에 넣고 끓이며 김을 항문에 쏘인다. 하루 2~3번씩 쏘이면 대개 한달 이내에 낫는다고 한다. 치루나 암치질에도 효험이 있다.
단독(丹毒, erysipelas)은 연쇄구균에 의한 피부 및 피하 조직의 질환인데 드물게 포도상구균이 원인일 때도 있으며, 습진, 피부염, 열상(熱傷), 동상(凍傷) 등으로부터 진행되는 질환이다. 잠복기는 몇 시간에서 2일인데, 갑자기 오한과 고열이 나고 피부에 찰과통(擦過痛)이 일어나면서 경계가 선명한 붉은 반점이 생기며 약간 부어오른다. 상처는 단단하고 열이 많이 나며 매우 아프다. 주로 얼굴부위나 외상을 입기 쉬운 곳에 생기고 코, 입, 인후(咽喉)의 점막에 나타난다. 이럴 때는 까마중 잎을 식초에 넣고 갈아서 아픈 부위에 붙이면 낫는다.
피를 토할 때는 까마중 줄기 20g과 인삼 10g을 가루 내어 한번에 7~10g씩 물로 먹는다. 모든 악창(惡瘡)에 까마중을 술에 담가 마시고 찌꺼기를 아픈 부위에 붙인다. 불면증에 시달릴 때는 잎과 줄기를 쌀과 함께 넣어 죽을 쑤어 먹는다. 소변이 잘 안 나오면 까마중, 으름덩굴, 고수풀을 각각 10~15g씩 섞어서 달여 마신다. 그밖에 옹종(癰腫), 오래된 악창, 타박상에는 까마중 잎을 짓찧어 붙이거나 말려 가루 내어 붙인다.
자그마한 키로 밭이나 논 주변에서 자라며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까마중은 요즘도 흔히 볼 수 있는 들풀이다. 도시에서도 가끔 공터에 자리를 잡고 있는 까마중을 만날 수 있다. 공기와 물이 오염되어서 마음 놓고 열매를 따 먹을 수는 없지만 아직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를 벗어나 오염이 염려스럽지 않은 곳에 가거든 눈여겨 까마중을 찾아 볼 일이다. 혹 운이 좋아 까만 열매를 찾게 되거든 주저 없이 따 먹으며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 올려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손바닥과 입술에 묻은 검은 물을 소매에 쓱쓱 닦으며 자연스럽게 사는 것의 아름다움을 한 가지라도 몸에 각인시켜 온다면, 도시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추억을 불러 일으켜 풍요롭게 하리라.
-홍순천
하지만 단기 계약직이라고 하니, 신분이 약간은 불안하여 평생직업으로 안정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학을 막상 졸업해도 평생직업으로 삼을만한 적당한 직장이 없다고 우왕좌왕 하지 마십시오.
90살까지 살아야할 기나긴 인생에서 급하다고 마구잡이 임시방편 취업은 인생 후반부에 가면 후회합니다.
자녀들의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안정적인 미래설계, 요동치는 경제 불안의 공포가 없는 아메리카(특히 캐나다)에서 한의사, 자연의학 의사가 되어 활동하는 것도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는 길이요, 애국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SCU 한의대 재학생(www.scukorea.com)들은 캐나다 한의사가 독점적인 한의사(Doctor)면허 시스템이라는 점, 정년 퇴직의 불안이 없다는 점에 만족하고 열심히 한의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