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둘러보아도 좋을 우리 땅 통영](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traveli.visitkorea.or.kr%2Fupload%2Ftraveli%2Ffileup%2Fimg7_title01_200908.gif)
우리나라에서 제주와 더불어 3박 4일을 비워 놓고 떠나도 좋을 곳이 바로 통영이다. 그만큼 통영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풍부하고 알차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우리 땅의 고유한 풍광과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 통영. 서두름 없이 제대로 구석구석 둘러본다면, 걸음을 내딛는 순간순간마다 가슴 뿌듯하고 가까운 우리 땅, 한국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은 해외로 나가는 발길을 돌려도 아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항구도시 특유의 비릿한 내음과 활기차고 부지런한 일상의 풍경들, 소금기가 배어든 좁은 골목길의 삶이 모습들은 언젠가 보아온 듯 익숙하지만 늘 발길을 머물게 하는 추억의 풍경이다. 이곳 태생인 음악가 윤이상이 고국을 늘 그리워 한 것은 어쩌면 모진 자신의 삶을 닮은 바람 부는 앞바다의 바람이었을 지도 모른다.
통영의 격정적인 파도와 푸르른 하늘, 산과 바다와 하늘, 그리고 구석구석 배어든 짙은 소금기, 짙은 바다와 그 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해, 그래도 어김없이 다시 새벽이면 바다를 박차고 오르는 붉은 해는 한 편의 드라마이며, 산문이며, 한 폭의 그림이며 거대한 서사시로 완성된다. 그래서일까? 시인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김용익, 극작가 유치친, 음악가 윤이상, 화가 김형로, 전혁림 등 우리 문화예술계에서 내노라하는 작가들이 고난의 삶과 인생역정을 예술가들이 태어나고 살며 스러지고, 마침내 돌아온 땅이 바로 통영의 땅이다.
삶은 풍경을 닮고, 역사는 삶의 역정의 산물이다.
지금 한국 문화예술의 고향을 대표하는 통영은 그만큼 역사적 배경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다. 아직도 강구안을 지키고 있는 거북선은 ‘내 나라 내 땅’의 호국정신을 상징하고, ‘민족과 삶’의 소중한 정신을 일깨운다. 한산도 앞바다에 붉은 해가 차오르면 점점으로 흩어져 있던 한려수도의 작은 섬들이 마치 작은 병사 들처럼 잠에서 깨어나고, 부지런한 항구의 아침이 시작된다.
‘자랑스런 내 나라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3박4일 온 가족이 함께 찾아도 좋을 통영으로 달려가 보자. 정말 뽐내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한국풍경과 우리 문화의 원형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모두가 잠든 사이 밤을 달려 새벽 햇귀가 떠오를 때까지 깨어 있으라. 통영은 그렇게 새벽부터 밤까지 살아 있으며, 깨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게 주간 관광과 야간 관광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곳이 또한 통영이다. 남망산조각공원에 아침 햇귀가 밝아오고 강구안까지 햇살이 들이치면, 바다는 이내 황금빛으로 일렁인다.
부지런한 갯어미들의 손놀림을 반기며 갈매기들이 끼룩 끼룩 아침인사를 던지는 활기찬 아침. 밤을 새운 고깃배들이 만선을 이루면 중앙시장 어시장은 생명의 활력이 펄떡 거린다. 밤새 걷어 올린 싱싱한 물고기들과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는 리드미컬하고 유쾌하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시간표를 확인한 여행객들은 바로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을 둘러보며 있는 그대로의 활력을 만끽한다. 싱싱한 활어회와 맛깔 스러운 복어, 시락국 등 음식은 지친 심신을 달래 주기에 충분하다. 강구안을 따라 걸으면 충무김밥집이 즐비하다. 맑은 장국과 함께 충무김밥을 한입 배어 물면, 앞바다의 그윽한 향취와 통영 특유의 구수하고 깔끔한 인심까지 묻어난다.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을 따라 걷다보면 역사 유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통영 시내가 한 발치이다.
중앙동 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통영시 향토역사관, 세병관, 통영 충렬사 등 부근의 유적지들에 잇따른다. 임진왜란 때 삼남의 군사를 모았던 곳이 바로 통영이다. ‘통영’이라는 이름 역시 이곳에 ‘삼도수군 통제사영’이 있었기 때문. 그때 군사들이 머물던 통제영지의 객사가 바로 세병관이다.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현존하는 조선시대 건축물 가운데 바닥 면적이 가장 넓다. 현판의 길이만 2m가 되는, 영남 최대 규모의 건물이다. 또 조그만 걸으면 이순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인 충렬사가 멀지 않다. 사당을 비롯해 동서재, 경충재, 숭무당, 비각, 전시관, 강한루 등 건물 17동과 5개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명조팔사품을 비롯해 지방유형문화재인 충렬묘비와 지방기념물인 동백나무 등 많은 동산문화재가 있다.
통영은 야경도 으뜸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 통영의 밤바다 여경은 독특한 인상으로 여행객에 각인된다.
달아공원은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달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지금은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 정도 나무데크로 조성된 길을 오르면 여유롭게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서붓서붓 해가 떨어질 즈음부터, 해가 진후 약 한 시간가량 환상적인 일몰풍경을 선사한다.
다시 시내 쪽으로 차를 달리면 통영 시내를 대표하는 통영대교와 충무교가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통영대교와 충무교는 미륵도와 육지를 잇는 아름다운 다리다. 무지개 모양으로 건립된 통영대교는 낮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밤이면 오색찬란한 조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한다.
충무교 역시 통영운하의 야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야경을 만들어 낸다. 충무교 한 켠에는 통영대교와 통영운하의 밤바다를 내려볼 수 있는 별도의 야경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발 아래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 있다. 운하 밑으로 뚫린 해저터널은 밤이면 블루, 그린, 엘로우의 칼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통영운하와 해저터널은 일제시대에 건립됐고, 해저터널은 동양 최초라 그 역사가 자못 깊다.
섬을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저 넓은 바다에 섬이 없었다면, 얼마나 적적할 것인가.
통영 앞바다의 섬들은 오롯이 바다를 지켜왔다. 새벽 해무가 걷힐 때면 점점이 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통영의 앞바다 에는 250여개의 유인도와 무인도가 바다의 풍경을 채운다. 햇귀가 오를 즈음이면, 통영은 푸르다.
햇살을 머금은 한려수도는 아침 시간대의 한국풍경을 대표하는 곳이다. 한산도, 사량도, 매물, 비진도 등 점점히 섬들은 그대로 빛나는 보석으로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섬들은 큰 섬들의 이름을 따 크게 사량면, 한산면, 욕지면으로 나뉜다. 이 중 한산면의 가장 큰 섬인 한산도는 통영 시내에 있는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30분 만에 도착한다. 30분마다 다니는 배는 제승당 입구 부근에 닿는다. 제승당은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의 충절을 기리는 성지다. 특히 제승당 앞바다는 통영에서 8경으로 꼽히는 절경이다. 바닥이 보이는 맑은 바다와 만을 이루는데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한산면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매물도는 3개의 섬,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흔히 소매물도와 등대도를 합쳐 소매물도라 부르는데, 해안 암벽과 등대섬의 절경이 장관을 연출해 통영 3경이라 불린다.
특히 소매물도 섬 서쪽과 남쪽 해안에 자리한 기암괴석은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용바위, 부처바위, 병풍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이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둘러서 있어 장관이다. 소매물도와 등대도는 썰물 때면 걸어서 건너다닐 수 있는데, 둥글둥글한 몽돌이 이색적이다. 소매물도는 한반도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중 한 곳이다.
아름다운 섬, 달을 바라보는 등대와 앞바다의 일출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푸른 바다는 햇살을 받으며 때론 붉은 색으로 때론 황금빛깔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리고 섬들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 (저 멀리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바라보는 연인의 실루엣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완성된다.) 이 외에도 뱀이 기어가는 형상을 닮은 사량도. 사량도는 크게 상도와 하도로 구분 되는데, 상도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지리산과 옥녀봉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섬이다. 낚시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욕지도는 감성돔과 볼락의 보고이다. 손맛을 잊지 못하는 낚시광들이 사시사철 즐겨 찾는 섬이다. 해가 중천에 오르자 비진도 해수욕장에서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하늘 높이 솟구치는 듯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