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골산은 경남 양산시 토곡산 자락에 걸처있는 산으로 명함조차 발행하지 못한 산이다. 낙동강이 남쪽으로 흐로고 있어 한여름에 산오름하며 뒤를 돌아보면 시퍼런 강물로 멎지게 다이빙 하고 싶은 망상이 가물거리며 용골산을 지나 토곡산으로 가는 길에는 복병이 많이 숨어있으므로 혼자나 초심자는 주의를 요하는 길이다. 옷매음새도 단단히하고 신발끈 역시 단단한가 확인을 하고 여러명이 무리지어 밀어주고 잡아당 겨주며 차근차근 올라야 한다.
#산행코스 *수청리 -> 전망대 -> 용골산 -> 토곡산 -> 화재천 -> 서편
교통 *경부고속도 양산 IC -> 물금읍/삼랑진방면 -> 원동면
대중교통 *기차편 경부선 원동역에서 하차 *삼랑진 -> 원동면 <- 양산시 버스이용 [samna] +++++++++++++++++++++++++++++++++++++++++++++++++++++++++++++++++++++++++++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14> 양산 용골산~토곡산
긴긴 바윗길 올라서는 곳마다 전망대…아찔한 암벽은 천연 성채
'근교산' 20주년 기념 추억의 코스 두 번째는 양산 용골산~토곡산 코스다. 흔히 토곡산 산행은 교통편이 편리한 원동역 인근의 원동초등학교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오거나 함포 마을로 하산해 원동역으로 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코스들은 토곡산의 진수를 맛보기에는 약간 부족함이 있다. 토곡산 정상에서 함포 마을로 내려가는 능선에도 바윗길이 있지만 암릉이라고 부를 만한 정도는 아니다. 이와 달리 양산시 원동면 서룡리 수청마을을 출발해 용골산(591m)을 거쳐 토곡산(855.5m)까지 가는 길은 석이바위를 비롯해 곳곳에서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올라서는 바위마다 전망대라 뒤돌아보는 낙동강 조망은 어느 산보다 빼어나다.
■9.5㎞ 코스… 예상보다 시간 많이 걸려
근교산 취재팀이 용골산에서 토곡산으로 가는 도중 석이바위 앞 암릉길을 지나고 있다. 용골산~토곡산 코스는 도중에 바위를 많이 만난다. 하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별 어려움 없이 지날 수 있다.
바위가 많은 만큼 이번 코스는 일반 워킹 산행코스치고는 난도가 상당히 높다. 코스 도중 계속 바윗길을 지나야 한다. 특히 용골산 정상 가까이에서는 20여 m 높이의 암벽을 로프에 의지해 올라야 한다. 이런 바윗길을 지날 땐 보통 산길보다 두세 배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더해 산행을 출발하자마자 급경사를 치고 올라야 한다. 낙동강과 가까운 출발 지점의 해발 고도가 20m 정도에 불과해 해발 855m의 토곡산 정상까지 상당한 높이를 올라야 한다. 어지간한 1000m대 산보다 정상과 출발 지점의 고도 차가 큰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코스는 산행거리에 비하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용골산~토곡산 산행은 경남 양산시 원동면 수청마을 버스정류장을 출발해 바로 능선에 올라붙어 송전탑~잇단 전망대~용골산 정상~안부 폐헬기장~전망대~석이바위~원동초등학교·토곡산 갈림길~복천암 갈림길~토곡산 정상~능선 갈림길~숯 가마터~폐가~함포 마을 급수시설을 지나 함포 마을회관에서 마친다. 전체 산행거리는 9.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물금~원동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가 서는 수청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콘크리트 도로 옆에 토곡산 등산 안내도가 있다. 안내도 왼쪽으로 가면 두 번째 작은 안내도를 지나 무덤 뒤로 산길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급경사다. 10여 분 오르면 송전탑 아래를 지나고 곧 시야가 트이는 바위 전망대다. 뒤돌아 보면 화제리 들판 너머로 오봉산이 우뚝하다. 송전선이 가로지르기는 하지만 낙동강이 남쪽과 서쪽으로 시야를 가득 채운다. 낙동강 건너 송전선이 가는 방향 왼쪽에 김해 금동산이, 멀리 오른쪽에 무척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뒤 커다란 바위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어느 쪽으로 올라도 된다. 곧 두 길은 만난다. 오른쪽 길로 올라 바위 위에 서면 조망이 한결 시원하다.
■빼어난 낙동강 조망 힘든 산행 위로
용골산 정상에 오르기 전에 만나는 바위 전망대. 뒤로 정상 직전의 암봉이 우뚝하다.
바윗길이 이어진다. 소나무가 많긴 하지만 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위에서 조망하거나 쉬어갈 수 있다. 송전탑에서 20여 분 오르면 잠시 완만한 길을 지나 야트막한 봉우리에 선다. 정면으로 용골산 정상 직전의 전위봉이 올려다보인다. 우뚝한 바위 위에 소나무 몇 그루가 운치 있게 서 있다. 4~5분 울창한 소나무 숲 속의 흙길을 걷다가 서서히 가팔라진다. 잠시 완만한 곳에서 숨을 고르고 나면 다시 급경사 오르막이다. 소나무 갈비가 깔려 길은 푹신하다. 20분 정도 숲길을 걸으면 우뚝한 바위를 타고 올라 전망대에 선다. 정면 능선의 왼쪽으로 처음 토곡산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를 지나면 곧 용골산 전위봉의 수직으로 솟아오른 암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까지는 계속 바윗길이다. 잠시 급경사를 오르면 아찔한 바위벽이 길을 가로막는다. 경사 80도 정도에 높이가 20m 정도로 상단부 절반 정도는 로프를 잡지 않으면 올라가기 어렵다. 로프를 교체한 뒤 시간이 좀 지난 듯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암벽을 오르는 게 부담스럽거나 로프가 미덥지 않은 사람은 암벽 오른쪽으로 우회할 수 있다. 길이 희미하지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올라서면 전위봉이 눈앞이다. 수직의 바위 기둥들이 둘러서 있는 모양이다. 전위봉 암벽 아래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낙엽이 두껍게 쌓인 가파른 길을 오르면 거칠 것 없이 시야가 트이는 바위 봉 정상이다. 이번 코스에서 조망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여기서부터 낙엽 푹신한 완만한 능선을 150m가량 가면 용골산 정상이다. 키 큰 나무들이 둘러싸 조망은 시원찮다. 토곡산으로 가는 길은 정면의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길을 한 번 오르내린 뒤 완만한 능선이다. 20분 정도면 작은 바위 봉우리에 오른다. 낙동강 쪽으로 조망이 열려 잠시 쉬어가기 좋다. 15분 정도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면 안부의 폐헬기장을 지난다. 다시 급경사 오르막이다. 낙엽 두꺼운 흙길이 갈지자를 반복한다. 잠깐 숨을 고르는 곳이 있지만 대체로 경사가 가파르다. 20분 정도면 우뚝 솟은 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정면으로 원동초등학교에서 올라와 토곡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뒤로는 용골산에서부터 능선이 물결치듯 이어져 온다.
■하산길 발목 깊이 낙엽 헤치고 내려가
취재팀이 토곡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도중 낙엽이 두껍게 깔린 길을 내려가고 있다.
전망대에서부터 완만한 능선을 10여 분 가면 다시 가팔라지면서 곧 암릉길이 시작된다. 폭이 좁고 양쪽은 위태로워 보이는 급경사다. 바윗길을 30~40m 가면 나타나는 커다란 바위가 석이바위다. 바위 왼쪽으로 내려가 우회해서 오른다. 다시 완만해진 길을 10분 정도 올라가 봉우리에 서면 삼거리다. 왼쪽은 원동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토곡산 정상은 오른쪽이다. 잠시 뒤 복천암 가는 갈림길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5분 정도 가면 커다란 정상석이 선 토곡산 정상이다. 사방으로 김해, 양산, 밀양의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함포 마을로 가는 길은 정상석 뒤로 이어진다. 곧 바윗길이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내려갈 수 있다. 10여 분 가면 소나무 4~5그루가 그늘을 드리운 바위 쉼터를 지난다. 하산길 왼쪽은 아찔한 벼랑이다.
여기서 가파른 길을 5분가량 내려가면 작은 봉우리로 오르기 전 삼거리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내려서는 지점엔 낙엽이 발목 깊이까지 쌓여 길을 알아보기 어려우니 유심히 살펴야 한다. 100m 정도 내려가면 너덜을 지나 다시 낙엽이 두꺼운 급경사 길이다. 큰 바위를 만나 왼쪽으로 내려서면 곧 숯가마 터를 지난다. 다시 너덜을 만나면 너덜의 오른쪽 끝 부분을 따라 내려간다. 10분 정도면 허물어진 숯가마 터를 지나고 곧 계곡 가의 폐가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한층 또렷해진다. 20분 정도 내려가면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계속 내려간다. 곧 함포 마을 급수시설을 지나 산신각이다. 이곳을 지나면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배수지에서 왼쪽으로 꺾어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도로 가의 함포 마을회관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 용골산 20m 높이 암벽 로프 잡고 올라야
용골산 정상에 오르기 전의 암벽.
토곡산이야 예전부터 잘 알려진 산이지만, 용골산은 토곡산의 줄기에 속한 무명 봉우리였다. '가볼 만한' 근교산 취재 당시 수청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을 개척하고 인근 사찰에서 부르는 이름을 따 용골산이라 이름 붙였다. 지금은 용골산이란 이름이 일반화됐고 양산시청 홈페이지에도 토곡산 등산로 안내에 용골산이란 이름이 올라 있다. 용골산은 함박산이나 굴밧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1990년대 중반 처음 소개한 이후 등산로의 상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길이 뚜렷해진 것은 물론 용골산으로 오르는 바윗길 중에 지나는 20m 높이의 암벽에는 로프가 매여 있어 바로 타고 오를 수 있다. 당시 취재 때는 암벽의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올랐다. 소개 이후 등산객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로프가 설치됐고 이후 수차례 교체됐다. 로프 설치 이후 우회하는 길은 희미해졌다. 함포 마을 하산길의 폐가는 예전 답사 때도 빈집이었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완전히 허물어져 있었다.
◆교통편
- 물금에서 원동 가는 버스 타고 수청서 하차
산행 들머리인 수청마을에 가려면 양산이나 물금에서 원동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137번 버스는 물금농협 앞을 출발해 수청을 거쳐 천태사까지 가고 138번 버스는 양산시 호계를 출발해 도시철도 양산역과 물금농협을 거쳐 수청을 지나 원동까지 간다. 부산에서는 도시철도를 이용해 양산역으로 가서 138번 버스를 타거나 열차를 이용해 물금역에 내려 137번이나 138번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역에서 물금 가는 열차는 오전 6시35분(첫차), 7시50분, 8시42분, 9시25분에 있다. 부전역에서 물금으로 가는 열차는 오전 6시25분, 10시40분에 있다. 물금농협 앞에서 수청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25분, 8시15분, 10시에 있다. 택시를 이용하면 8000원가량 나온다.
원동에서 부산 행 열차는 오후 4시5분, 6시29분, 8시20분(막차)에 있고 물금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5시35분, 6시35분, 7시5분, 8시55분(막차)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