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리스크’가 등장했다. 최근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표적이 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하게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생긴 말이다.
NHN(035420)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포털주들은 지난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에서 인터넷 검색어와 뉴스 편집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되며 주가가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포털 업체들이 특정 기사를 강조하거나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바꾸는 등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때문에 10일 다음과 NHN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5.6%, 1.2% 하락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통신 3사도 국감에서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과 함께 막대한 마케팅 비용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주가에 악영향을 받았다.
SK텔레콤(017670)과 KT의 주가는 상승세가 소폭 꺾이며 보합권을 기록했다.
앞서 유통업체들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국감의 표적이 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8일 지식경제부 국감에서는 대형마트들이 골목상권을 침해, 중소상인들을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이마트(139480)는 1.2%,
롯데쇼핑(023530)은 0.6% 내렸다.
최근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정치테마주들도 국감 소식에 따라 주가가 약세를 기록 중이다. 박근혜 테마주로 엮인
대유신소재(000300)는 최근 국감에서 대주주가 스마트저축은행과 부당한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가가 7% 넘게 내렸다. 이후 대유신소재는 작전 세력과 함께 주가가 조작됐다는 지적을 받으며 추가로 주가가 2% 넘게 빠졌다.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 역시 최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와 주가 조작, 정부 특혜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국감 시작 이후 최근까지 5거래일간 주가가 14% 정도 하락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국정감사 때문에 뚜렷하게 피해를 보는 기업은 없지만, 정치테마주의 경우 실적과는 상관없이 대선 소식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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