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
글쓴이 pen[펜]
하늘을 마치…바다가 그려진 것…같이 푸르고 넓고 아름다웠다. 그 바다위의 비둘기가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고…하얀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떠다녔다. 그 구름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해있었다. 그 고유의 사물들의 색깔로는 변할 수는 없지만…모양만은 형태만은 변할 수 있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용. 도로 위를 다니는 자동차.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 그 구름들을 어떻게 보느냐…를 따라서 구름들 모양도 변한다.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사물로 저 구름을 본다면…저 구름은 내가 생각한 사물로 변한다.
나는 하늘위를 계속 보던 시선을 거두고, 내가 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회색색깔을 가진 담벼락이 옆집과 우리 집을 갈라놓았다. 마치…우리나라처럼 이쪽 영토는 남한. 저쪽 영토는 북한이라고 서로의 약속을 하고, 휴전선을 그어놓은 것…처럼….
나는 그 담벼락 밑에서 새하얗고, 딱딱한 콘크리트를 밟으면서 뛰어 놀고 있는 귀여운 어린아이들을 보았다. 앞머리를 올백으로 뒤로 넘기고, 아래쪽부분을 약간 웨이브를 준 다음에 양 갈래로 머리카락을 묶고… 눈동자는 똘망똘망하게 크고, 그 눈동자속의 세상의 깨끗한 것들이 담겨있는 것…같았고, 오똑한 코를 가지고 있으면서, 앵두보다 작고, 익은 사과보다 연한빨간색을 가진 입술을 가졌고, 그 입술주위로 살포시 들어가는 보조개가 그 소녀를 더욱더 귀엽게 보이게 했다.
나는 그 소녀를 그리운 눈길로, 애달픈 눈길로 보았다. 나를 한번 보아달라는 눈길로….
하지만, 소녀는 자기 앞을 달리고 있는 소년만 보고 있었다. 머리를 짧게 자른 스포츠형머리의 그 소녀처럼 똘망똘망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눈을 가진 소년의 눈동자 속은 왠지 어두운 것만 담아놓은 블랙홀을 보는 것…같았다.
그리고 왠지 차가워 보이는 인상. 굳게 다문 입술이 왠지 고집스러운 면과 고지식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같았다. 그 소년은 소녀가 방실방실 웃고 있는데…소년은 웃지도 않고, 슬픈 표정도 아닌…그냥 왠지 어두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 소년의 모습이 바로 어릴 때…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옆에 방실방실 웃고 있는 소녀가…내가 사랑했던 그녀다….
나는 어릴 때…나와, 어릴 때…그녀의 모습을 계속 보고 있었다.
계속 달려도 못 잡자. 소녀[그녀]는 담벼락 밑에 있던 수도꼭지를 두 손으로 있는 힘껏 돌렸다.
끼익끼익…이라는 소리가 나면서 바람개비모양의 수도꼭지는 천천히 돌아갔다.
물이 나오는 부분에는 투명호스가 꽂혀있었다. 그 투명호스를 타고 물은 투명호스 끝으로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서서히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조금씩 앞으로 물이 전진하고 있었다. 소녀는 투명 호스 속으로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보다가…투명 호스 끝 즉…물이 나오는 곳을 앙증맞고 귀엽고, 통통한 손가락으로 꽈악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물은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뻗어 나왔다. 그리고 그 물을 소년[나]는 다…맞아버렸다. 소녀가 무엇을 하는지…가만히 응시하다가…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얀 티셔츠가 축축하게 젖어서 속이 보이고, 밑에 검은색반바지는 오줌을 싼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서 물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소년의 짧은 스포츠머리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져서 이미 젖어버린 소년의 얼굴을 다시 젖어지게 만들었다. 소년은 자신이 물의 젖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하고, 자신의 모습을 계속 두리번거리면서 응시하고 있을 때…갑자기, 소년의 두 귀에 나의 두 귀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헤헤헤…물의 맞았다. 야호!”
소년은 소녀의 말을 듣고 소녀가 뿌린 물의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년은 소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소녀는 소년이 바라보는 것을…보고 소년에게 말했다.
“네가 나랑 약속하나 해주면…엄마에게 말해서 옷을 말려 줄께. 나랑 약속할래?”
소녀의 말을 들은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일 줄 알았다. 내가 어렸을 때…그녀와 약속을 하던 날…부터 사랑했으니까…말이다. 소녀는 빙긋 웃으면서 다가와서 소년의 앞에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같았다.
“우리가 이다음에 나이를 많이 먹으면…음…한 천 번 잠을 자면 우리는 어른이 되어 있을 꺼야.
그러니까, 네가 나랑 어른이 되면 나랑 결혼해줘…알았지?”
소녀는 빙긋 웃으면서 새끼손가락만 펼친 채…내밀었다. 소년은 그 새끼손가락을 유심히 바라보다가…한쪽 손으로 뒷머리를 긁으면서 다른 한손으로 그 새끼손가락의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소녀는 자신의 새끼손가락의 자신의 손가락을 걸은 소년의 볼에다가 쪽…이라는 소리가 날정도로 뽀뽀를 해주었다. 나는 그런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지만…나의 손은 소녀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나는 나의 손을 바라보다가…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두 손을 해밝게 웃고 있는 어렸을 때…그녀의 어깨의 내 두 손을 갖다 대지 않고 약간 떨어지게 둥글게 손을 마주 잡아서 뒤에서 보면 내가 그녀를 껴안은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다가 천천히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보면서 내 목소리는 들리지는 않을 테지만…말했다.
“사랑해…”
나의 모습은 서서히 사리지고, 소녀는 웃으면서 소년을 자기집으로 데리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두 손을 마주 잡으면서….
◆
파악…
어두운 방. 아무런 불빛도 들어오지 않는 이 방에…사물들은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어둠에게 뺏아기고 마치 그 자리의 있는데…나의 눈에 안 보이는 투명인간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다.
나의 이마에서 식은땀을 또르르 흘러내리고, 나의 등 뒤로 식은 땀 때문에 내가 입고 있는 티셔츠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내 방문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딸각…이라는 소리와 함께 내 방은 밝아졌다. 그리고 사물들은 자신들의 고유의 색깔을 찾았다. 나는 갑자기 밝아진 방을 눈이 부셔서 잘 보지 못 했다. 그래서 내 인상을 저절로 찌푸려지고, 나는 힘겹게 실눈으로 내 방을 둘러보았다. 내가 있는 곳이 중간이라면…왼쪽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냥 밖이 보이는 유리로 된 창문이 달랑 하나 있었다.
그 창문은 검은색 커튼의 가려서 보이지가 않았다. 그냥 커튼이 살랑 공중의 떠오를 때…그 뒤의 창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내 허리까지 올라오는 하얀색으로 칠해진 책상과…그 창문과 책상중간쯤에 하얀색으로 페인트 칠해져있고, 파란색침대시트로 덮어진 침대가 보였다.
그 침대위에는 반쯤 접힌 이불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보다가…푸른 색깔로 도배가 되어있는 벽을 쭈욱 훑어보다가…어느 곳에 내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리고 내 눈동자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내 눈물이 볼을 타고 약간 각이 진 내 턱으로 한 방울씩 떨어져 내리면서 땅바닥의 토옥…이라는 맑고 청량한 소리가 내 방을 울렸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데…그냥 그 하얀색 벽에 어울리지 않게 빨간색립스틱으로 쓰여진 것…처럼 보이는, 굵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사랑해'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그것은 한참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응시하다가…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이번 5번째 너의 기일은 나랑 너와 단 둘이 보낼거야. 꼭!’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내가 나간 그 방안에는 커튼이 바람의 날리면서 저절로 뒤로 밀리면서 바람하나가 내 방의 맴돌다가 나갔다.
◆
바람이 휘이잉…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내 옆을 지나쳐지나갔다. 내가 꽁지머리처럼 파란색 끈으로 묶은 뒷머리가 공중의 떴다가 다시 내 등 뒤로 가지련하게 떨어졌다. 나는 얼굴의 맺힌 땀과 등 뒤에 땀을 가져가주고, 나를 시원하게 해준 바람에게 속으로 고마워하면 주위의 둘러보았다.
내가 걷고 있는 인도가…하얀색을 가진 정사각형모양을 일직선으로 그어놓은 도로를 중심으로 정하고 양쪽의 있었다. 나는 시원하게 지나가는 승용차. 그리고 약간씩 보이는 트럭들이 지나가면서 매캐한 매염을 뿌리고 지나가서 나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했다.
나는 기침을 다하고 나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은행나무를 보았다. 1m간격으로 은행나무들이 보였다. 그 가느다란 가지에서 노랑 은행 나뭇잎이 살랑살랑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어디를 둘러보아도 보였다.
나는 은행나무들이 자신들의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모습이…마치 나를 환영한다는 뜻으로 꽃가루를 뿌리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런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면서 빨간색으로 친해져있는 정 사격형모양의 벽돌이 퍼즐처럼 맞추어있는 땅을 저벅저벅…밝으면서 걸어갔다.
그 땅을 밟으면서 간간히 땅으로 떨어져있던 은행 나뭇잎을 밟자. 파삭…이라는 소리가 나면서 그 낙엽 같은 은행 나뭇잎이 과자처럼 부서저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라 가는 은행 나뭇잎을 보면서 저쪽 편 인도를 보았다.
어깨를 약간 넘는 머리가 바람의 찰랑거리면서 두꺼운 코트를 온몸을 감싸면서 추위의 떨면서 외롭게 혼자 걸어가는 20대쯤으로 보이는 여인. 그리고 앞머리가 없고, 햇빛의 비쳐서 이마가 반짝이고, 뒷머리가 몇 가닥 붙어있는 50대중반 아저씨가 한손의 007가방처럼 생긴 것을 들고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모습.
그리고 뒷머리를 위로 올리고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흰머리가 곳곳의 보이는 중년의 아줌마가 자신의 손자인 5살쯤 보이는 소년을 돌보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5살쯤 보이는 소년은 고무공을 두 손으로 잡으면서 걸어가는 모습이…내가 잊고 싶어 하던 과거를 생각하게 했다.
내 생각 속에 그녀는 늘 언제나 웃고 있었다. 내가 잊고 싶어 하던 과거에서도 그녀는 웃으면서 말을 했었다.
‘우리 오래만이지? 단 둘이 이렇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말이야…’
바람의 휘날리는 흑 청색 긴 생머리를 왼손으로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게 잡고 있으면서 나에게 싱긋 웃어주면서 물었던 질문. 지금은 그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 매일 묻고, 웃어주던 붉고 화사한 앵두 같은 입술과 그녀의 긴 생머리만 기억이 날뿐이다. 나는 그녀의 질문을 잊은 채…그녀의 웃음에 푹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면서 그녀의 얼굴만 보고 있자. 그녀가 둘째손가락으로 나의 볼을 살짝 콕 찍어서 싱긋 웃으면서 어서 대답하라는…눈길로 보고 있으면 나는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했었다.
‘응. 오래만이야. 너의 웃음을 보는 것도, 이렇게 너의 향기를 맡는 것도…’
나는 이 말을 하고나서 그녀의 손을 꽈악 잡았다. 어디로 도망을 갈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아니면…이시간이 그대로 멈추었으면 했는지…이제야 생각을 해보면…내가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 내가 혼자 걷고 있는 인도, 그리고, 노랑 은행 나뭇잎이 살랑살랑 떨어지고 있고, 중앙에는 매캐한 매염이 휘날리는 차들이 지나가는 도로를 내가 잊고 싶어 하던 과거와 같던 길을 걷고 있었다.
우리는 그 인도를 걸으면서 가고 있을 때…아장아장 그 짧은 다리로 걸어가면서 고무공을 살짝 땅의 내려놓으면서 그 앙증맞고 귀여운 손으로 다시 줍고 다시 땅의 살짝 내려놓는 것을…반복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우리는 살짝 웃으면서 보고 있을 때….
그 고무공이 약간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의 맞으면서 공이 도로 쪽으로 굴러가는 것을 그 짧은 다리로 쫓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는 그녀를 보면서 말을 하고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가영아. 저 꼬마 위험하겠어. 내가 대신 고무공 주워주고 올께.’
내가 뛰어가려고 할 때…나의 옷을 잡으면서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던 그녀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때 그녀는 왜 잡았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그때 그녀보고 부드럽게 웃어주면서 그녀의 이마에 살짝 뽀뽀를 해주고 뛰어가지 않았다면…나는 매일매일 죄책감의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과거는 나의 옷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내가 풀면서 고무공이 굴러가다가 멈춘 도로의 한복판에 있었다. 나는 그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가고 있는 꼬마소년보고 내가 잡아올게. 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나는 죽이지 않았을 텐데…하지만, 나는 꼬마에게 말을 하고 이미 고무공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 고무공을 빨리 줍고 그곳에서 벗어났다면…나에게 이 과거는 한편의 추억이 되었을 텐데…하지만, 과거는 내가 공을 바로 줍지 않고 꼬마를 향해 싱긋 웃어주고는…천천히 그 고무공을 두 손으로 잡으려고 할 때…빠아앙…이라는 소리가 나면서 커다란 화물트럭이 나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그때 내 스스로 피할 수만 있었다면…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는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버스는 떠나고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커다란 화물트럭을 두려움이 가득 담긴 눈길로 가만히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마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몸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움직여보려고 노력은 했지만…이미 다리는 도로의 붙어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내가 눈을 감을 때…누군가가 나를 밀치면서 내가 도로중앙의 힘없이 쓰러지고 고개를 들어서 빠르게 다시 그 누군가를 밀었다면…나는 죽이지 않았을 텐데…콰앙…이라는 소리가 나면서 누군가가 하늘로 3m 붕~떠오르다가 머리부터 콘크리트바닥의 부딪치면서 털썩…이라는 소리와 함께 그곳의 쓰러졌다.
나는 그 누군가를 확인을 할 때…나의 동공이 커지면서 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나는 큰소리로 외쳤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꿈이야! 아니야! 이것은 현실이 아니고 꿈이라고…흐흑흐흑
꿈이야…흐흑흐흐흑’
나는 천천히 기어가면서 이미 그녀가 쓰러진 자리에는 붉은색핏물이 주르륵 흘려 내리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긴 흑 청색 생머리가 아닌…피 때문에 붉은색으로 변해있고, 얼굴에도 듬성듬성 묻어있고 그녀가 입고 있는 옷들도 붉은색으로 색칠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하나는 뼈가 박살났는지…이상하게 다리가 한 바퀴 돌아가 있었다. 나는 입에서 붉은 선혈을 흘리고 입고, 그 부드럽던 입술이 터져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면서 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낸 힘인지…한손을 들어서 내 눈의 고여 있는 눈물을 닦아주고 힘겹게 말을 하고 고개를 힘없이 떨구었다.
‘하…아…하…쿨럭…재,재현아…사,사,랑……해….’
나는 이미 죽어버린 그녀를 품의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오열을 했다. 내가 잊고 싶어 하던 과거는 바로 그녀가 죽은 날이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가 죽었던 이 장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막고 눈물을 흘리면서 뛰어갔다. 매일 죄책감의 시달리고 있지만…여기만 오면 눈물이 흘러내리고 한쪽 가슴이 아프고, 내가 잊고 싶어 하던 과거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땅바닥의 떨어진 노랑 은행 나뭇잎을 밟으면서 빠르게 뛰어갔다.
◆
도대체 얼마나 뛰었을까? 누군가의 쫓기는 범죄자처럼 숨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뛰어왔다.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 이마의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손으로 닦으면서 내가 오려고 했던 집을 보았다.
180cm인 내 머리위에 있는 붉은색, 검은색을 섞으면서 퍼즐을 맞추듯이 만들어놓은 담벼락. 그리고 검은색으로 칠해놓은 커다란 대문 옆에 네모난 상자처럼 생겨는 것이 벽의 붙어있고, 그 둥그랗게 생긴 부분을 나는 손으로 꾸욱 누르자.
대문이 열리면서 그 담벼락의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마당이 보였다.
늘 푸른 소나무가 가는 길을 만들어놓은 것…처럼 일직선으로 심어져있고, 그리고, 소나무 뒷편에는 노랑꽃, 빨간꽃, 보라색꽃들이 심어져있었다. 나는 그 길을 지나가면서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갔을 때…갈색색깔로 칠해진 푹신한 소파가 거실중앙의 있고, 그리고, 벽에는 가족들 사진이 걸러져 있었다. 그리고 땅바닥에는 얇은 카펫이 깔아져있었다.
그리고 소파의 앉아있는 사람은 셋 사람이었다. 그 셋 사람이 나를 보고 있었다. 한명은 앞머리를 위로 올리고, 흰머리가 보이고, 위엄이 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 그리고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는 옆에는 단발머리의 파마를 해서 뽀글뽀글하고, 부드럽고, 다정하게 보이는 중년의 여인.
그리고 중년의 여인 옆에는 긴 생머리를 풀어헤치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20대중반의 여인이 보였다. 나를 보고 먼저 말을 한 사람은 중년의 남자였다.
“무슨 일로 왔지?”
나는 그 물음의 침을 꿀꺽 삼키면서, 두 주먹을 꽈악 쥐고 힘겹게 말했다.
“내일 모래 가영이의 기일은 저 혼자 하고 싶습니다.”
내 말이 끝나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여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의 뺨을 때렸다. 찰싹…이라는 소리와 함께 내 고개가 반대편으로 돌아가고, 그리고, 내 귀의 싸늘한 음성이 들렸다.
“가영이를 죽여 놓고 네가 혼자 기일을 보내? 네가 그런 자격이 있어?
네가 죽여잖아. 너는 가영이의 이름도 네 더러운 입으로 말할 자격이 없어. 알아!"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숙이고 눈물이 흘려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여인을 보았다. 그 여인도 내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자. 나의 멱살을 잡으면서 한쪽 손으로 나의 가슴을 때렸다.
죽어라. 죽어라…라는 말을 계속 외치면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맞아주었다. 이렇게 해서 가영이의 누나인 수영누나가 화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다면….
내가 아무 말 없이 맞아주고 있을 때…내 귀의 낮은음성이 들렸다.
“그만해라. 수영아.”
수영누나도 그 말을 들었는지…나의 멱살을 놓으면서 여전히 죽일듯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낮은음성이 들렸다.
“그래. 네가 가영이의 기일을 혼자 보내거라. 대신, 기일은 우리 집에서 보내야한다.”
그 낮은음성이 끝나고, 수영누나가 재빨리 말했다.
“아버지. 어떻게 이런 자식에게 가영이의 기일을 맡길 수 있어요?”
가영이의 아버지가 수영누나를 말없이 보자. 수영누나는 뒤로 한발 물러났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가영이의 아버지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갈려고 할 때…다시 낮은음성이 들렸다.
“이것을 가지고 가거라.”
나는 제목이 적혀있지 않는 비디오테이프를 받고 왜 라는 의문으로 가영이의 아버지를 보았다. 나의 의문은 알았는지 가영이의 아버지가 낮은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가영이가 너에게 줄려고 했던 물건이니까. 네가 가져가거라.”
나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깊숙하게 숙이고 그 집을 나왔다.
소중하게 테이프를 품의 안은 채….
◆
쨍그랑…이라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들이 여러 곳으로 튀었다. 그리고 땅바닥에는 흑 청색 긴 생머리가 풀어헤쳐있고, 길고 가는 속눈썹과 검은 눈동자에는 맑고 투명한 액체가 고여 있었다.
그리고 입에서는 힘겹게 음성이 새어나왔다.
“어,엄마…하지마…쿨럭…”
그 땅바닥의 쓰러진 여인의 가느다란 목을 조르고 있는 여인도 그 땅바닥의 쓰러진 여인처럼 긴 흑 청색 생머리를 분홍색 끈으로 묶고 증오와 분노와 슬픔이 담긴 눈동자로 그 땅바닥의 쓰러진…여인을 보면서 "죽어!"라고 외치면서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을 더했다.
땅바닥의 쓰러진 여인은 그 두 손을 떼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목을 조르던 두 손의 더 힘만 세졌다.
“살려줘…어,엄마…사,살려줘…커헉…”
땅바닥의 쓰러진 여인은 발로 그 여인의 등을 막 치면서 저항을 해보려고 했지만…그러면 더 숨을 쉬기가 힘들어져서 저항은 포기하고 힘겹게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여인보고 힘겹게 말을 하고 있었다.
“살려줘…쿠,쿨럭…살려줘…”
여인은 목을 더욱더 세게 조르면서 싸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 때문에 죽었어…너 때문에!! 죽었다고!!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 하고 너 때문에 죽었다고….흐흑”
목을 조르던 여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딸을 죽이고 있었다. 그 땅바닥의 쓰러진 딸은 왼손으로 힘겹게 손을 펼치면서 아까 깨진 유리파편을 간신히 잡고,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손에다가 유리파편으로 찔렀다.
푸욱…이라는 소리와 함께 그 목을 조르던 여인은 비명을 지르면서 목을 조르던 두 손을 놓아버렸다.
“아아아아악!”
손등의 유리파편이 박혀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땅바닥의 쓰러진 여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목을 조르던 엄마를 가여운 눈길과 두려운 눈길로 보고 있었다. 나는 자신의 어머니를 두려운 눈길로 보고 있는 여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가영아…”
나의 두 눈에서 눈물이 쉬지도 않고 흘러내리면서 계속 보고 있을 때…텔레비전에서 가영이의 모습과 가영이의 진짜 어머니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비디오테이프가 잘못 되었나?라고 생각을 하고, 비디오테이프를 꺼내려고 할 때…갑자기 음성이 들렸다.
“재현아…”
나는 고개를 들어서 텔레비전을 보자.
긴 흑 청색 생머리를 풀어헤치고, 길고 가는 속눈썹이 치켜 올려있고, 눈동자에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보고 있고, 여전히 그대로 웃고 있었다.
“재현아… 네가 이…비디오를 보고 있는 것은 내가 죽었던가…아니면…너랑 헤어졌을 때…일거야.
하지만…우리는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내가 죽었겠지…
재현아…네가 아까 보았던 것이 나의 과거야. 죽어버린 나의 엄마의 모습이지.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나랑, 누나, 아버지 셋 식구겠지…
재현아…나는 너에게 숨기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비디오테이프로 남긴 거야.
사실 이 비디오는 나의 어머니가 정신병원 가기 전에 모습을 우리가족이 찍자고 했는데… 이런 모습이 찍혀버려서 버리려고 했지만…내가 버린다고 해놓고 간직하고 있었던 거야…
재현아…내가 죽더라도, 너무 죄책감 시달리지 말고, 나를 너무 그리워 하지 말고, 밝게 살아가야해….
왜냐하면…나는 너에게 영웅이니까….
세상 사람들이 나를 잊더라도, 너만은 나를 잊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내가 영웅이야.
원래 영웅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하잖아….
재현아…행복하게 살아야 해…. 그리고 사랑해…”
텔레비전에서 파란화면이 나오면서 가영이의 모습은 사라졌다. 나는 다시 테이프를 되감기해서 보고 또 보고 계속 수없이 보았다. 그리고 가영이의 기일은 다 되어갔다.
바로, 오늘….
나는 옷장에서 검은색정장을 입고 천천히 내 방을 둘러보면서 속으로 되뇌였다.
‘가영아…네가 영웅이라서 다행이다. 네가 영웅이 아니였다면…나는 너를 잊는 큰 죄를 저질러버리잖아…
가영아…오늘 우리 둘이 잘 보내자. 너의 기일을….’
좋은 감상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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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렇게 멋진 소설에 왜 댓글이 하나도 없는지.... 네, 정말 좋은 감상 되었어요. 다 읽고 나니, 눈에 눈물이 맺혀있는거 있죠. 기일이 5번째라면.. 5년이 됬다는거네요.. 음.. 재현군도 정말 가영양 사랑했는가봐요. 으헤, 사고만 없었다면 행복했었을텐데.. 어쨌든 정말 잘 읽구 가요.. 행복하세요 ~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긴 댓글 받으니...몸뚤바를 모르겠습니다.ㅠ 암튼,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