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하우스는 ‘100년 가는 출판사’를 모토로 하고 있다. 1999년 ‘예담출판사’로 시작해 꾸준히 연간 200종 이상의 책을 내고 있으니 창업 이후 지난 15년 가까운 동안 2000종이 넘는 책들을 만들어온 셈이다. ‘위즈덤하우스’ 브랜드를 만든 것은 2000년이다. 현재 예담과 위즈덤하우스, 크게 두 개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역사책 브랜드인 ‘역사의 아침’, 자녀교육서를 내는 ‘예담프렌드’ 등 여러 서브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2003년부터 위즈덤하우스에서 기획위원으로 일해 온 연 대표는 <입사 후 3년>,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등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었고 2010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출판사 대표로서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해 두루 조예가 깊지만, 연 대표가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역사책이다. 역사(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전공하기도 한 그는 어릴 때부터 수많은 역사책을 읽어왔다. 연 대표는 우리나라에 개인 자서전이나 인물 이야기 시장이 작은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위즈덤하우스에서는 역사책도 매월 한 권 정도씩 꾸준히 내고 있다. 그는 친일파 독립운동가 ‘윤치호’를 관심 있는 역사 속 인물로 꼽기도 했다.
위즈덤하우스의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미생>을 빼놓을 수가 없다. 윤태호 작가가 포털사이트에 연재했던 웹툰을 엮어 낸 <미생>은 tvN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더 큰 화제를 불러왔다. 이미 100만부가 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됐던 이 책은 드라마 방영 이후 150만부가 더 나가며 현재까지 총 250만부나 팔려 나갔다. 웹툰이나 드라마를 보고나서 소장용으로 책을 구매하는 독자들이 많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 대표는 “드라마 방영하는 동안에만 100만부가 나갔는데, 우리가 100만부 나가는 책을 여러 개 만들긴 했지만 일 년에 걸쳐 꾸준히 나갔던 것이지 이처럼 단기간에 나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위즈덤하우스는 앞으로 출판시장의 주요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만화 분야에도 계속 주력할 계획이다. 그간에도 <미생> 뿐 아니라 허영만의 <꼴>, <부자사전> 등 여러 베스트셀러 만화를 낸 바 있다. 연 대표는 <신의 물방울>이 많이 나갔던 이유를 분석해 보니 꼭 필요한 실용적 정보를 만화와 결합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종이보다는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읽기가 익숙해진 요즘 출판업계는 유지하기가 어려운 시장이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온 위즈덤하우스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연 대표는 지난 해 매출이 230억원 가량이었는데 단행본 출판사로 따지면 2등정도 된다며 출판사들이 요새 다들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우리 회사의 강점은 바로 기획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위즈덤하우스의 방침 중 하나는 저자들과 편집자들이 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교류를 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위즈덤하우스의 직원들이 근속연수가 긴 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 대표는 회사가 15년 되었는데 총 85명 직원 중에 10년차 넘는 직원이 12명이다. “직원들이 회사에 오래 다니게 하려면 회사에 애정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오래 일을 하면 한 사람의 에디터로서 대한민국 최고의 에디터가 될 수 있는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제공하는 최고의 가치라 생각합니다. 출판사가 100년이 가려면 직원들도 오래 가야 생명력을 갖고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선 제목의 힘도 대단하다. 연 대표는 출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이고, 그 다음은 제목이다. 내용이 정말 좋은데 제목이 성실하지 않아서 팔리지 않은 책들이 굉장히 많다. 베스트셀러들은 일단 제목으로 독자들 시선을 끌어야 한다. 초기에 헤비독자(책을 많이 보는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보다가 추천을 하게 되면 이후엔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제목만 좋으면 ‘이건 낚시용 책이네’ 하면서 바로 관심권 밖으로 사라진다. 제목과 내용이 모두 좋아야 한다.
꽃과 서점을 결합한 카페를 만들고 싶다는 연준혁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90년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하고 1999년 2월 웅진미디어 개발팀장, 2000년 8월 한솔교육 뉴미디어연구소 개발부장, 2002년 1월 북토피아 개발이사, 2003년 7월 위즈덤하우스 기획실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위즈덤하우스 대표이사로 있다.(조성아.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