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적이 구체적이거나 어떤 계획에 의한 강제성이 없다면 '리뷰쓰기'는 그 자신에게 글이 들어올 때다. 그러므로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리뷰나 글이 자기에게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책은 출간되자마자 팔려야만 하는 난제를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다. 시간차에서 보자면 책이 사람 안에 들어오는 속도와 '책이 팔려야만 한다는 것'의 속도가 반드시 일치 되는 것만도 아니다. '책'은 때로는 그 자신에게로 들어와야 하고 어느 때는 인연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 불일치에 의해서 때로는 억지로 뭔가 하려는 것에서 그 자신의 세계에 고통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고 싶지 않지만, 관계에 의해서 해야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에서 보자면 어느쪽이 순리일까? 보통 역행처럼 보이는 것이 순리일 때가 많다. 그것은 극복이기도 하다. 나는 현재 역행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만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시간을 투여하고 싶은 마음이 다른 것을 못하게 막는다. 마치 팔을 앞으로 뻗고 싶은데 자꾸 앞으로 뻗지 못하게 방해하는 그런 것처럼. 이런 상황은 모두 마음에 짐을 만든다. 그 짐을 덜도록 자기를 억지로라도 움직이는 것, 그것이 바로 역행으로 기름칠 해주는 일일 것이다. 그러니 하지 못하게 막는 그것을 거스르고 하는 그것만이 '순행'으로 흐르는 일일 것이다.
굳어있는 것에 기름칠해서 부드럽게 해주고 그다음으로의 이행하기다. 마음에 '짐 덜기'는 나 자신만의 문제이다. 내가 숙제를 만들어서 그 숙제를 해나가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좋을까를 고심한다. 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기 전에 내가 정한 범위의 숙제를 마무리해야지 싶었지만, 중간 중간에 늘 또다른 상황이 펼쳐지곤 한다. 그러나 더 크게 보면 그것도 내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들이기도 하였다. 그러니 역행과 순행이 이중나선을 그리는 중일 것이다.
그래도 예정된 시간에 다 마무리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 범위는 내가 정할 수밖에 없다. 책은 리뷰로 써서 덜 잊어먹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고, 또 혼자서 읽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세상에 나온 책들 모두를 포스팅할 순 없지만, 그간 틈틈이 사두었던 책을 포스팅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새삼 리뷰쓰기를 다시 해보니, 그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주 예전에 블로그에 리뷰 쓰던 때처럼 되도록 내 관점에서 쓰려고 하였다. 그래도 직접적으로 이어져 있는 공간에서 리뷰쓰기는, 무작정 내가 보고 싶어서 산 책으로 아무 관계적 얽힘 없이 쓰는 리뷰쓰기와는 조금 다르다고 여긴다. *(그때의 내 단상)
이리 리뷰쓰기를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해보니, 뭐니뭐니해도 간단하게라도 사진으로 올려주는 포스팅이 일상에서는 가장 무난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증 포스팅 정도가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 때로는 그게 최선일 수도 있다. 세상에 나온 책들이 모두 그 자신이 만들어갈 궤도를 잘 순행하기를 바란다.
이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오면 나는 가끔 수면 위로 나와 숨을 고르듯이 간간이만 활동 할 것이다. 호흡 조절과 나의 시간을 이 겨울에는 나도 잘 정리해야지 싶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몰입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 침잠의 계절이다. 하지만 아직 겨울이 온 것은 아니야~
내가 나에게 정한 것을 뒤뚱뒤뚱 지키는 시간 동안에 오히려 나는 어떤 것을 헤치고 걸어온 생각이 든다. 그리고 비록 다 리뷰 쓰지 못하고 책 사진 포스팅으로 마무리하지만, 왠지 나는 개운하다. (이 책 다 하면 내년까지 갈 듯...ㅎ) * (그때의 내 단상)
* 늘 책을 보면 드는 생각, 언젠가는 다 읽을 거야!!!!!
리뷰없이 책만 사진으로 올리니 뭔가 어색하기는 하다.
* 사진에서, 아래에서 위로 저자와 책 제목
#박문호_빅히스토리공부_김영사
#유시민_유럽도시기행1과2_생각의길
#고미숙_청년붓다_북드라망
#조국_가불선진국_메디치
#홍대용선집_우주의눈으로세상을보다_돌베개
#앤드루포터_빛과물질에관한이론_김이선옮김
#자크모노_우연과필연_궁리
#박상률_꽃잎떨어지는소리눈물떨어지는소리_해냄
#존스튜어트밀_자유론_책세상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