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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것] 12
#1. 공항 출국장소
선우, 티켓팅하고.
선우 : 다현씨. 이제 저 정말 갑니다.
다현 : 준비 다 되신거에요?
선우 고개 끄덕이면 시계 바라보는, 그리고 다현 뒤쪽으로 사람 찾지만, 재인 보이지 않고.
선우 : 네, 이제 들어가야지요. 올 줄 알았는데... 정말 안오네요. (다시 시계 바라보고)
다현 : 네? 또 누구 오기로 했어요?
선우 : 안오나봐요... 다현씨, 한번만 안아봐도 돼요?
다현 가만히 있고. 선우 다현 품에 안는데.
재인 다현 팔목 홱하고 잡아빼는.
재인 선우와 다현 번갈아보고, 다현과 눈마주치는, 또 선우, 두 사람 번갈아보고.
다현 : 재인씨? (반가운)
재인 : 그래도 내 이름은 안 잊어 먹은 모양이네. (선우 향해) 가려면 그냥 곱게 가요. 은근슬쩍 이 여자 건드릴 생각 말고.
재인 빈정거리면서 말하지만, 다현 조금 얼굴표정 환해지고,
그런 다현 바라보며 선우, 진심으로 다행이고.
선우 : 마지막까지 기회를 안주는 군요.
재인 : 잘가요. (선우한테 악수 청하면, 선우도 손내밀고... 재인 씩 웃으며) 왠만하면, 오지 않아도 됩니다.
다현 : 재인씨!
선우 : 다현씨한테 무슨 일있으면 바로 올겁니다. 다현씨, 연락할게요.
다현 : 네. 들어가세요.
재인 : 무슨 연락을 또 해? 연락만 해봐. (다현향해 인상쓰고, 선우 향해서도... 악의 없이 기분 좋게요)
선생님도, 비싼 외화 낭비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요. 여기 일은 우리 둘이서 알아서 할테니까.
다현 기막히고, 선우 웃으면서, 들어가고
두사람 남은... 어쩐지 서먹하고.
다현 : 어쩐일이에요. 여기까지.
재인 : 보고도 몰라? 저 친구, 완전히 뜨는 거 확인하려구 나왔잖아 가자. 가면서 얘기하자. (하고 손잡고 걸어가면)
다현 : 재인씨, 계약서 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다현 더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재인 신경질 내는.
재인 : 시끄러, 누가 계약서 때문에 이래? 한마디만 더 해. 가만 안있을테니까.
#2. 공항로비
1층 다현 빠르게 걸어가고 있고, 재인 뒤따라가는, 홱하고 팔돌려 잡으면.
다현 : 또 왜요? 소원대로 선우씨, 미국 갔잖아요.
재인 : 누가 그거 때문에 그래?
다현 : 인사하러 온거 아니에요? (혼자 중얼거리며) 하긴, 인사도 아니었지만.... 그럼 왜 왔어요?
재인 : 그야... (변명할 말 생각하다...) 당신, 차 없잖아.
다현 : 공항버스 타고 가면 되요.
재인 얼굴 안보고 눈 안마주치는, 할수 없이 재인 다시 다현 돌려세우고.
재인 : 얘기 좀 해.
다현 : 할 얘기 없어요.
재인 : 난 있어. 할 얘기는 없어도 내 얘기는 좀 들어봐.
다현 : 또 무슨 거짓말을 하려구요?
재인 : 누가 거짓말을 했다고 그래? (벌컥 신경질내다가 휴우 하고 한숨 쉬는)
#3. 재인 차안
두 사람 침묵지키고 있는.
그래도 서로 조금은 안심한 얼굴이지만, 표정관리하는.
#4. 커피숍
재인 : 진짜 아니야.
다현 입 꾹다물고 눈 피하는.
재인 : (성질 벌컥 부리며) 누가 속이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속인건 당신이잖아. 이거 왜이래. 사기꾼은 다다야.
다현 : 사기꾼이요? (하, 하고 기가막힌) 내가 무슨 사기를 쳤는데요?
재인 : 만나면서 (내가) 몇번 물어봤어? 우리 대장 모르냐구. 정말 모른다고 시치미 딱 떼고 있다가
뒤에서는 매일 같이 둘이 만나 내 욕하고 있었잖아. 그래놓고는 이제와서 나보고 속였다고?
다현 : 난 진짜 몰랐어요. 그 분이 이규철 회장인지.
재인 : 왜 몰라? 우리 할아버지, 신문에 나는 거 정말 싫어하지만, 그래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얼굴이야. TV에도 몇번 나고.
(이러다 가만 생각하는 표정으로 의심스럽게 다현 바라보는) 맞다. 당신도 전에 우리 할아버지 봤다고 그랬잖아.
다현 : 내가 언제요?
재인 : 처음 만난 날 기억 안나? 신문이랑 TV에서 봤다면서?
다현, 아! 하는 얼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표정 딱딱하고.
다현 : 신문에, 멋지게 양복차려 입고 인상 딱딱한, 그 회장님이 그 할아버진 줄 어떻게 알아요?
재인 : 얼굴보면 알아야지. 똑같은 사람인데.
다현 : 설렁탕 한그릇 사주면서도 잔돈 털어 사주시는 분이에요. 그런 옷입고, 그 보따리 들고 다니는데 누가 알아요?
그 대단한 회장님이 그러고 다닌다고 누가 생각을 하냐구요.
재인 :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다현 : 뭐에요?
재인 : 다다도 내 말 못믿겠다면서, 그럼 나도 못믿어.
다현 할 말 없고, 그리고 답답한데, 재인 그제야 조금 풀린 어조로.
재인 : 진짜 몰랐어.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고 당신 만나고 다니는 줄... 그럴 줄 알았으면 무릎꿇고 안빌었어.
다현 가만히 재인 바라보다가....
다현 : 빌었어요? 무릎꿇고....
재인 아차 싶어서... 가만 있다가 퉁퉁대고 내뱉듯이 말하는.
재인 : 그럼 우리 할아버지가 공짜로 다현이네 집에가서 사정을 했을 줄 알아? 손해 보는일 절대 안하는 양반이야.
다현 어쩐지 마음 조금 풀리는거 같고.
재인 : 결론을 내자! 내 말을 믿으면, 나도 당신 말 믿는거고... 그래도 정 못믿겠다 싶으면...
나도 다다가 우리 할아버지한테 꼬리쳤다고 생각하겠어.
다현 재인 가만히 바라보는. 재인 답답해서 바라보고 있다가. 에이하고 다현 팔잡고 일어서서 걸어가는.
다현 : 왜 그래요?
재인 : 따라와.
다현 : 어디루요?
재인 : 지금 고민하는 거 아니야? 내 말 못믿구... 우리 대장이랑 삼자대면해서 오해 풀어.
#3. 다현네 안방
미정 축쳐져 푹하고 한숨 쉬는. 진만은 포기했고. 그냥 바둑만 두고 있는.
미정 : 이제 시집간다 했더니...강선생 아까워 죽겠어요. 정말 딸 둘 있으면 하나는 강선생한테 보내고 싶어요.
진만 : 우리 딸 둘이야. 현진이 있잖아.
미정 :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현진이라도 한번 보라고 그럴걸 그랬나봐요. 현진이도 미국가서 공부하면 좋은데....
진만 : 그런 말이 어딨나? 사람 마음이 따로 있는데...
미정 : 답답해서 하는 소리지요. 그 좋은 조건 남자를 놓치고 있으니... 다다, 고게 지발로 지복을 차요.
진만 : 이제 암말 말어. 버스는 벌써 떠났는데.... 이제와서, 아깝다 하면 뭘해. 애라도 맘편하게 그냥 둬.
미정 : 휴우... 딸이 하나 있기에 망정이지... 하나 더 있으면 머리 빠지겠어요.
진만 : 현진이. 왜 자꾸 걘 빼먹어?
미정 : 누가 빼먹는다고 그래요. 현진이 걘 다다보다는 야무져요. 이런 고생 안시킬거에요.
진만 : 자식 참 힘들다.
미정 : 그러게요. 상전이 따로 없어요.
#4. 재인 차안
재인 : 그렇게 안봤는데 당신, 진짜 독한 여자야. 남자를 홀려놓고 그냥 입 싹 닦고 돌아서면 끝이야?
다현 : 홀려요? 누가 누굴 홀렸다고 그러는거에요. 재인씨 나한테 홀렸어요?
재인 : 누가 나 말이야. (재인 다현 흘겨보며) 우리 할아버지 말이지.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건 간에
우리 할아버지는 당신한테 완전히 뻑 갔단 말이야.
다현 : (푹하고 한숨 쉬고) 뻑이 뭐에요? 말 좀 예쁘게 써요. 그새 잊어 먹었어요?
재인 : 뭐가. (다현 반응에 재인 씨익 웃다가. 심각하게 말하는) 우리 할아버지 돌아가실지도 몰라.
다현 : 예?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재인 : 왜는, 다 당신 때문이지. 당신이랑 그러고 난 다음에 진지도 안드시고 웃지도 않으셔. 심지어는 돈도 안버신다고
결재를 안하신대. 이게 얼마나 큰일인 줄 알아? 다 당신 탓이야.
다현 : 그게 왜 내 탓이에요? (어쩐지 찔려서 조그만 목소리로)
재인 : 그럼 이게 내 탓이야? 난 우리 할아버지랑 원래 사이 안좋았어. 나때문에 이러실리가 없어! (다현 기가막힌 얼굴이고)
다현 : 그것도 자랑이라고 하는 거에요?
재인 : 암튼 우리할아버지 유언장 고치기도 전에 돌아가시면... 그땐, 꼼짝없이 결혼할거니까 알아서 해!
다현 기가막히고, 재인 운전해서 가는. 입에는 미소 조금 걸려 있고.
#5. 재인집
재영 : 어, 오빠.
반가워 하는데, 재인, 다현 손목 끌고 들어서는. 선희랑 재영 놀라고.
재인 : 할아버지 계시지요?
선희 : 응, 그렇긴 하다만..? (누구시니? 하는 얼굴로 다현 바라보는)
재인 : 인사해. 우리 어머니. 이쪽은 내 동생이고.
다현 : 안녕하세요. (얼떨결에 인사하지만 정중하고)
선희 : 네...어서와요. (재인 바라보고) 누구시니?
재인 : 할아버지 여자친구에요.
선희 : 응??
재영 : 할아버지??
재인 : 저랑도 사귀구요. 가자. (여전히 다현 손목 단단히 잡고, 서재로 향하는)
다현 : (서재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을 하면 어떡해요?
재인 : 왜?
다현 : 내가 이상한 사람처럼 들리잖아요.
재인 : 뭐가 이상해? 전부 사실인데.
#6. 규철 거실
다현 자리에 앉아있고, 규철 심각한 얼굴이고, 재인은 두 사람 바라보고 있는.
다현 : (고개 숙이고) 왜 진지를 안드세요..
규철 : 내가 고의는 아니었네. 내 입으로 성현 이규철입네.. 이렇게 얘기해 본적이 없어서...
그래, 어쩌다 보니까... 말할 기회를 놓친거야...
다현 : 알아요, 제가 죄송해요. 그때는 정신이 없었어요. 재인씨 때문에...
재인 : 왜 거기 내가 나와? 속인 사람은 우리 할아버지야. 내가 아니라. 나도 속았어.
규철, 재인 노려보는, 재인 복수한다 싶은 얼굴로 딴청 피는.
규철 : 내 이녀석 사람 만드느라, 자네한테 못할 짓 했네.
재인 : 할아버지!
규철 : 니가 제대로 했어봐. 내가 왜 널, 다현이한테 소개를 해? 그냥 나만 만나고 말지.
재인 : 그럼 결국 다 제 탓이에요? (규철 다현, 거의 그렇다는 얼굴이고, 재인 할 수 없이 웃고) 하....네, 전부 다 제 잘못입니다.
그래서 두분이 마음이래도 편하시다면... 그렇게 하지요. (다현 향해) 그럼 이제 얘기해 봐.
다현 : 뭘요?
재인 : 우리 할아버지, 어떻게 꼬셨어?
규철 : 인석아, 내가 다현이 꼬시느라 힘들었어.
재인 : 누가 꼬셨건간에요. 두분, 어떻게 만나신 거에요?
규철, 다현 얼굴 마주치고, 미소짓는, 재인 그런 두 사람 바라보고.
#7. 재인 거실
수영 들어오는.
수영 : 아니, 문은 왜 열어놨어요?
재영 : 오빠 오면서 안 닫았나보다...
수영 : 재인이? 이 시간에 왠일이래니? 그렇게 할 일이 없대?
선희랑 재영, 뭐라고 하고 싶어도 꾹참고, 수영 당당하게 인상쓰고 자리 잡는, 재영 주방 들어가고.
혁주 : 여보! (슬쩍 나무라지만)
수영 : 아무리 가져갈 것 없는 집안이래도 문단속은 해야지요. 아버지도 계신대...
혁주 : 아버님은요? 인사드려야 하는데...
선희 : 지금 말씀 중이에요.
수영 : 그럼 재인이랑 같이 계세요?
하는데 서재 문 열리고 다현과 재인 나오는,
수영, 일어나다 재인 보고, 뒤따라 오는 다현 보고 놀라는. 혁주와 눈 마주치고.
재인도, 수영 발견하고 약간 당황하고.
규철 : 넌 또 뭐하러 왔어?
수영 : 친정집에도 못와요? (다현 바라보며, 규철 향해) 재인이 만나는 아가씨 맞지요?
규철, 재인과 다현 한번씩 바라보고. 수영 역시 다현과 눈 마주치는.
#8. 재인 차안
다현 : 그분 누구세요?
재인 : ...(조금 뜸들이다) 우리 고모.
다현 휴우 하고 한숨쉬고 혀 쯧쯧 차는.
재인 : 왜?
다현 : 사람이 왜 그래요? 고모를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요.
재인 : 당신이 왜 우리 고모한테 인사를 해? 결혼할 때나 하면 돼. 뭐 내 결혼식에 오기나 할는지 모르겠지만.
다현 : 누가 나 말이에요? 재인씨 말이지... 그리고 누가 재인씨랑 결혼을 해요?
재인 : 그럼 약혼식.
다현 : 약혼식은 왜 해요? (혼잣말, 작은 소리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 줄 알고...
재인 : 누가 지금 하재? 당신 좋아하는 계약서에 있다는 얘기지. 제2조. 두 사람이 괜찮다 싶으면, 약혼은 할 수 있다.
다현 : 계약서 제2조. 결혼은 목적이 아니다... 라는 전제조건이 빠졌잖아요.
재인 : 머리는 좋아요. 그런거 다 기억하고 있는 거 보면.
다현 : 그럼요. 그러니까, 다음에 고모 보면 꼭 인사해요. 알았어요?
재인 : 우리 고모도 나 우습게 알아. 아까 못봤어? 난 아는척도 안하는거.
다현 한심스럽다는듯 혀끌끌 차는.
다현 : 인사는 아랫사람이 먼저 하는 거에요. 어른이 먼저 하는게 아니라. (재인 대답은 안하고 궁시렁거리는)
재인 : (궁시렁 거리며 혼잣말) 아무튼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어요. 때만 되면 잔소리야. 아주.... 이때다 싶지.
그동안 나한테 잔소리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어?
다현 : 할아버지 같아.
재인 : 뭐가?
다현 : 혼자 궁시렁대는거 말이에요. 딱 당신네 대장님 같아요.
재인 노려보고. 그러다 할 수 없이 웃고.
#9. 재인 거실
수영 : 누구에요, 아버지?
규철 : 넌 몰라도 된다.
수영 : 저도 알만큼 알아요. 저 아가씨가 그 아가씨에요?
규철 : ...(조금 당황스럽고)
수영 : 아버지가 재인이한테 소개한 여자, 맞지요?
쟁반에 차 나르던 선희 조금 놀라서, 규철 바라보면. 규철 수영과 선희 시선피해 딴청하는.
수영 : 아버지!
규철 : ...지들이 만나는 거야.
수영 : 재인이가 여자 만나고 다니는데, 아버지는 왜 가만히 계시는데요? 아니에요?
선희도 그런가 싶어, 규철 바라보고.
수영 그런 선희 보다가 집요하게 물어보기 시작하는.
수영 : 뭐 하는 집 딸이에요? 저도 아는 집안이에요?
규철 : ...
혁주 : 여보 그만해요.
수영 : 당신은 좀 가만있어요. 오늘 여기 왜 온거에요?
규철 : 너, 안가? 얼굴 봤으면 됐으니까 가봐. 바쁜 시간에 여기 이러고 있지말고.
수영 : 이거보다 더 중요한게 어딨어요? 아버지가 부르신거에요? 정식으로 인사온거는 아니지요?
규철 : ....아 글쎄, 넌 몰라도 된다니까 그러네. (규철 일어나고, 수영도 따라 일어서는)
수영 : 왜 부르신 거에요? 무슨 일때문에요?
규철 : 허참...에미야. 나, 자서전인지...뭔지 써야하니까...서재로 차, 다시 내와라.
선희 : 네. 아버님.
규철 옆에 딱 붙어 계속 물어대는, 혁주 말리지만 소용없고.
수영 : 아버지, 한가지만 더요, 그 여자 뭐하는 여자에요?
규철 : 뭘 자꾸 물어! 난 할말 없다는데...
수영 : 아버지... (하는데 서재 문 닫히고)
#10. 태하네 거실
태하 : 그 여자를 데리고 왔어요?
혁주 : 그래, 아주 정식으로 인사시키는 모양이더라.
수영 : 그럼 그, 한회장 딸은 왜 만나고 다니는 거지? 인사 시킬 정돈데... 여보, 한주화학쪽 쯤 알아보라니까요.
혁주 : 일본 가 있는 분을 어떻게 만나? 와야 밥을 먹던지 알아를 보던가 하지.
수영 : 재인이가 하는 모양이 보통이 아니야. 이러다가 선수 놓치는거 아니니?
태하 : 아니에요. 그 여자 아직은 재인이 쪽으로 마음 결정하지 않았어요.
혁주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수영 : 뭐 좀 알아보고 있는 거야?
태하 : 그럼 제가, 여태 가만히 손 놓고 있는 줄 아셨어요?
수영 : 니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야. 니가 본격적으로 달려들어봐.
태하 : 네. 걱정마세요. 제 쪽에서도 생각이 있어요. 해봐서, 내 힘으로 정 안된다 싶으면 재인이도 안되게 하면되요.
(수영 혁주, 서로 눈 마주치고) 재인이한테 이번엔 안져요. 그 여자, 저 아니면, 재인이도 아닙니다.
#11. 다현네집 앞
재인과 다현, 다현집 바라보고. 서로 얼굴 바라보고.
다현 : 뭐 하면 다음에 와요. 틀림없이 심한 말씀 하실텐데.
재인 : 아냐. 이왕 맞을 매 먼저 맞고 시작하자. 가자.
손잡고 씩씩하게 걸어가서, 인터폰 누르다가... 재인 잠깐 멈추고 다현 바라보면, 다현도 재인 바라보고.
재인 :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만 약속해.
다현 : 무슨 약속이요?
재인 : 끝낸다고 하기 없기야. 이게 끝이라고, 다시는 안보겠다고, 뭐 이런 무서운 말 하지 말라고.
다현 : ...
재인 : 어른들, 나 싫어하시니까, 관두라고 할지 모르는데, 거기서 낼름 고개 끄덕거리지도 말고.
다현 : ...
재인 : 왜 쳐다만 보고 있어? 약속하라니까.
다현 : 내가 끝내자고 하면....무서워요..재인씨?
재인 : 왜 대답은 안하고 쓸데 없는 얘길 물어? 약속이나 해. 알았어?
다현 : 재인씨는요? 재인씨는 그럼 뭐 약속해 줄건데요?
재인 : 이봐, 내가 먼저 말했어. 내거 먼저 대답하고, 당신이 말하면, 생각해보고 대답해 줄게.
다현 : 생각해보구요? (약간 인상쓰고, 재인 바라보지만, 재인은 빙긋거리고 웃기만 하고)
재인 : 좋아. 당신이 대답하면, 바로 얘기해 줄게. 어때 약속할거야?
다현 : 알았어요. 아버지가 뭐라고 말씀하셔도, 헤어진단 얘기는 안할게요. (다현 고개 끄덕이고. 재인 바라보면)
재인 : 좋아. 나도 우리 할아버지가 헤어지라고 해도 끝까지 갈거야. (재인 벨 누르고)
다현 : 할아버지는 헤어지란 얘기 안하시잖아요.
누구세요. 소리 나면, 재인 '이재인입니다' 라고 대답하고. 다현 향해서.
재인 : 앞 일을 누가 알아?
재인 다현 손 잡아끌고 안으로 들어가면, 다현 흘겨보며 중얼거리는.
다현 : 약았어.
#12. 다현 거실
진만, 재인 노려보고 있고, 그런 아버지보며 다현은 긴장하고, 서현은 가족들 바라보고 미소짓는.
진만 : 자네, 아직도 그 계약서 때문에 여길 나타난 모양인데...
재인 : 저희 두 사람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재인, 다현 한번 바라보고. 결심하고 얘기하는) 다현씨가 아니라고 하면...
다현이, 마음, 존중하겠습니다.
진만 내심 다행이다 싶고, 다현 바라보는, 다현 재인한번 바라보고, 다시 아버지 향하는.
진만 : 너, 어쩔거야. 계속 이 사람 만날 거야? 신중하게 생각해. 이거 니 인생이 달린 문제야.
다현 : ...아버지, 재인씨랑 약속했고 약속 지키고 싶어요. 저 필요할 때 계약하고,
이제 불리하다고, 금방 아니라는거 못하겠어요.
재인 안도의 한숨 몰래 내쉬고. 진만 역시 걱정스러운 한숨 쉬고.
미정 : 다현아!
진만, 고개 들고, 자신 바라보는 다현 보고...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진만 : 니 마음이 정 그렇다면야... 할 수 없구나...
재인 : 고맙습니다. (재인, 다현과 눈 마주치면, 딱 잘라. 진만 개입해서)
진만 : 고마울 거 없어. 내 딸이 이런다고 내가 두 사람 관계 허락한다고 생각지 말게.
그 계약인가 뭔가 때문에 또... 자네, 어르신을 믿고 잠시 시간을 주는것 뿐이야.
재인 :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진만 : 이거 한가지만은 분명히 하세. (다현이 바라보고, 다시 재인향해) 결혼은 절대로 안되네.
혹시라도 그런 생각 가지고 있다면 버리게.
재인 : 아버님.
진만 : 내 자식이 약속했고, 지가 만나겠다니까, 할 수 없이 참고는 있지만 다른 건 몰라도 결혼은 절대 안돼.
다현이 너, 너도 정신 단단히 차리고.
다현, 재인과 눈 마주치고 살짝 눈치보다가, 아버지 향하는.
미정 : 너, 아버지 말씀 똑바로 들어. (다현이한테 작게 이야기 하는)
진만 : 이런 결혼.... 그날로 고생길이야. 무슨 부귀영화를 얻을지는 모른다만,
지금까지 니가 살아왔던 세상이랑은 다른 세상인게야.
다현 : 알아요. 아빠, 결혼은 저희 둘도 생각 안하고 있어요.
재인 다현 짹하고 노려보는데. 진만 조금 얼굴 풀어져서.
진만 : 니둘이 10개월 계약했다고 그랬지... 그럼 ... 얼마나 남은거야? 한 7개월 남은 거야?
서현 : 그 정도 남은거 같은데요.
진만 : (탁자 위에서 종이 한장 꺼내며) 여기에 도장부터 찍게.
재인 : ?
다현 : 이게 뭐에요. 아빠?
서현과 미정도 뭔가 싶어 바라보고.
미정 : 여보 뭐에요?
진만 : 계약서. 이미 한장 썻다며. 나랑도 계약서 하나 쓰게.
재인 당황스럽고. 진만은 몰아붙이는.
진만 : 찍을거야 말거야, 아니면 관두고.
다현 눈 커지고, 서현 재미있고, 진만과 재인 눈 얽히는... 그러다 재인 계약서 들고.
진만 : 뭘해? 도장 없으면 지장이라도 찍어.
재인 : 좀 보겠습니다.
진만 : 아니, 도장 찍으라니까 보긴 뭘 봐.
재인 : 전 도장찍기 전에 항상 잘 살펴보라고 배웠습니다. (서현 웃음 참고)
서현 : 아버지, 이 친구도 일단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지요. 차분하게 얘기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화면 바뀌고, 재인과 진만 머리 맞대고 계약서 상의하는.
진만 : 지킬건 지킨다. 이게 1조네.
재인 : 지키는 정도가 어디까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진만 : 내 딸 털끝하나도 건드리지 마.
미정 : 당연하지요. 결혼할 사람들도 아닌데.
재인 : 그건... 좀 곤란한대요. (재인 다현 바라보며, 천천히 말하는)
다현 : 재인씨!
진만 : 뭐야? 못지키겠다는 거야? 그럼 내 딸 만나는거 관둬.
재인 : 남녀간에 진지하게 만나겠다는데, 어떻게 털끝하나도 안건드립니까? 정말 그런 남자는 어디 문제 있는 겁니다.
서현 : 그건 이 친구 말이 맞는대요, 그건 그냥 둘이 알아서 하게두지요.
진만 : 말도 안되는 얘기 하지마. 싫으면, 이거고 저거고 관두던지.
재인 : 죄송합니다만. 이 조건은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재인이랑 진만 팽팽히 바라보고 있고. 할 수 없이 다현 개입하는.
다현 : 아버지, 제가 알아서 잘할게요. 저 믿어주세요. 아버지.
서현 : 그래요. 아버지. 다현이도 다 컸잖아요... (진만 할 수 없이 다현 얼굴 한번 보고...)
진만 : 다 컸으니까 문제지. 너, 빈틈보이지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와서 얘기하고. 알았어?
미정 : 여보... (안된다는 얼굴이지만)
다현 : 예, 아빠. 조심할게요.
재인, 조심한다는 말에 다현 짹하고 노려보지만.
진만 : 내 딸한테 무슨 짓만 해봐. 계약이고 뭐고 그날로 경을 칠테니까. (서현 다현, 겨우 숨돌리고)
재인 : 그럼 이 조항은... 없애주시는 겁니까?
진만 : 없애긴... 바꾸는 거지. 내 딸한테 무슨 일 있으면, 자네, 바로 고소할걸세. 귀가 시간은 8시.
재인 할 수 없이 포기하지만, 8시라는 말에 다시 얼굴 들고, 인상쓰는.
재인 : 저희 서울하고 인천... 안그래도 떨어져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만 한시간입니다. 길막히면 더 걸려요.
진만 : 일찍 출발하면 되잖아. 뭐하러 밤늦게 다녀. 위험하게.
재인 : 저녁 먹고 그러면 그 시간까지는 무립니다.
진만 : 밥은 집에 가서 먹게.
재인 : 10시쯤이면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것도 시간 맞춰 오려면 바쁘지만.
미정 : 안돼요. 너무 늦어요. 여보.
진만 : 아니, 그 오밤중까지 뭘 하고 있게? 절대 안돼.
서현 : 아버지 9시쯤 하지요. 그래도, 둘이 만나는데 밥은 먹고 다녀야지요.
진만 서현 얼굴 한번 보고, 한발자국 물러서서 내용 고치다 말고.
진만 : 자네 말이야. 내가 그래도 다현이 애빈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어른이 하자면 해야지.
재인 : 죄송합니다.
미정과 다현, 조금 황당스럽고. 서현은 여전히 재미있는, 진만은 조금 노여운.
진만 : 하나만 어겨봐. 내 딸은 물론이고, 자네도 그날로 끝일 줄 알게. 계약이고 뭐고 없을테니까.
두 사람 도장 찍고. 탁탁 접어, 진만 봉투에 넣으며.
#13. 다현네 집 공원
재인 : 예, 아빠 조심할게요? (아까, 다현이 말투 흉내내면서) 내가 흉악범이야. 조심하게?
다현 : 그럼 거기서 뭐라고 그래요? 재인씨가 꼬시면 넘어갈게요. 이래요?
재인 : (투덜거리며) 그게 훨씬 낫다.
다현 : 그랬으면, 우리 아버지 절대 순순히 허락 안해요.
재인 : 순순히? 이게 순순히 허락해 주신거야? (궁시렁대는) 집식구들이 전부 영업사원 출신인거야?
어떻게 된게 얘기만 했다하면 다 계약서야.
다현 웃고, 재인 계속 투덜대는.
재인 : 여자 10개월 만나는데 계약서 쓴거만 두장이야. 아니다, 할아버지랑 구두로 약속한거까지 세개네.
다현 : 재인씨 얼굴이 별로 신용안가게 생겼나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전부 문서로 남기려고 하지요.
재인 : 왜 이래. 이래뵈도 나 호텔리어야. 얼굴이 신용이라구.
다현 삐쭉하면, 재인 흘겨보다, 갑자기 진지해져서 물어보는.
재인 : 우리 이렇게 만나는거 다 이 계약서 때문이지?
다현 : 그럼 왜 그러겠어요. 뭐... 딴 이유 필요해요?
재인 : 딴 이유는...뭐. 아무튼 이제 다시 만나는 거다. 합법적으로!
다현 : 네. 계약서대로!
재인 : ok. 계약서대로!
#14. 커피숍, 주차장
주희 차 커피숖에 서고, 주희 내리는.
#15. 커피숍
재영 저쪽에서 들어오는 주희 발견하고 손 흔드는.
재영 : 어, 여기.
주희 재영 발견하고 걸어가는.
#16. 동석 사무실
동석 : 이제 그럼 급한 불은 끈거야?
재인 : 네. 겨우 허락 받았습니다. 할아버지한테 그렇게 말씀드려주세요.
형준 : 넌... 무슨 짓을 하고 다녔길래, 그렇게 찍혔냐?
재인 : 내가 무슨 짓을 해. 다 할아버지 때문이지. 재벌이 싫으시대. 무조건 돈 많은 건 질색이라셔.
동석 : 현명하신 분들이다. (자신도 모르게 동석 고개 끄덕이면, 재인 발끈해서)
재인 : 아저씨!
동석 : 아...아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돈 앞에 두고, 그런 결정 내리기 쉽지 않다는 얘기지.
돈보다.. 자식 먼저 생각하니까... 그렇게 반대하는 게야. 머리아프고 복잡하게 사는거... 그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니야.
형준 : 그렇지요. 싫다싫다 해도, 막상 재벌이라고 하면 혹할텐데...
재인 : 저도 재벌이라는 꼬리표 싫어요. 할아버지 도움 필요없어요. 제 힘으로 올라가고 싶어요.
동석 : 그래. 이번처럼 아슬아슬하긴 했어도... 너 여태 니 혼자 힘으로 잘 해왔어.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해내리라 믿고 있다.
꼭 아버지 된 심정으로 말하는, 동석과 재인, 애틋한 눈 마주치는데 전화오는. 형준 전화.
형준 : 어딘데... 알았어. 데리러 갈게. 아버지 저 일어날게요.
재인 : 또 첫사랑이냐? (재인 일어서며, 혀 차는)
형준 : 아니... 니 동생.
재인 얼굴 변하고, 형준 나가면, 얼른 따라나가던 재인 문 닫히고. 다시 문열리는.
재인 : 아저씨,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잘 할겁니다.
재인 꾸벅 절하고 나가면, 동석 미소 비슷하게 짓고.
#17. 형준 차
형준 차에서 내리면서 투덜거리고.
형준 : 안 바빠?
재인 : 바빠, 그래도 너랑 내 동생을 어떻게 둘만 둬?
형준 : 너 결혼하지 마라. 동생도 이렇게 감시를 하니. 와이프는 오죽하겠냐. 다현씨 불쌍하다.
재인 : 이게, 누가 결혼한대?
형준 : 아니면, 아니지, 왜 이렇게 신경질이야. 누가 성질내야 하는데.
#18. 커피숍
재영 : 봤지? 재인오빠 부르려면, 형준오빠 찾으면 돼.
주희 재인에게 활짝 웃고, 재인 그냥 주희에게 웃어주고, 동생 향해.
재인 : 너, 왜 형준이를 불러? 차 필요하면 날 불러야지.
재영 : 오빤 우리 동네 안 살잖아. (형준향해 주희 소개시키는) 주희 알지, 재인오빠는 인사했다면서?
형준 : 그럼 알지. 니 둘 한참 붙어다녔잖아.
주희 : 안녕하세요. 재영이는 좋겠어요. 전화 한통화하면, 오빠 둘이 뛰어나오고.
재영 : 아니야. 형준 오빠는, 요새 운명 찾느라고 바빠. 재인 오빠나 나뿐이지.
형준 : 야, 불러놓고 구박이냐. 그럼 도로 갈까?
재영 : 또 운명 만나나 보지? 그럼, 가. 우리 오빠땜에 불렀으니까.
재영, 영 마음에 안들게 대답하면, 형준이 조금 그렇고.
형준 : 이재영. 너 왜 이렇게 삐지고 그래? 밥한번 안사줬다고 계속 이러면 곤란하다.
재인 : 너 재영이가 밥 사달라는데 그것도 안 사줬어? (형준 타박하고, 재영향해서) 왜 형준이한테 전화를 해. 나한테 해야지.
형준 기가 막히고...
세 사람 투닥거릴때. 주희 살짝 테이블위에 차 열쇠 감추는.
주희 : (재인 향해) 오빤 집이 어디에요?
재인 : 집?
주희 : 방향같으면, 나 좀 태워달라구요.
재영 : 너, 차(가지고 왔잖아.)
주희 : 차 놓고 왔어. 길 너무 막혀서.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 하는)
#19. 재인차
재인 : 오늘이 마지막이야. 앞으로는 택시타고 다녀.
주희 : 오빠. 너무 그러헤 무섭게 얘기 마요. 그래도, 오빠 좋아서 이러는데.
재인 : 내 동생 친구라고 참고 있는 거야. 이러는거 안반가워. (재인은 딱딲하게 얘기하지만, 주희는 끄덕없고)
주희 : 오빠, 여자친구 없지요?
재인 : 있어.
주희 : 에이, 거짓말. 작년에 있었던 일, 저도 다 알아요. 회장님이 소개시켜준 여자, 딱지 놨다면서요.
재인 : 그 소문이 미국까지 들어갔니?
주희 : ... 관심있으면 들려요.
재인 : 여기야. 이쯤 세워주면 돼?
재인, 주희가 말하는 뜻 모르는 척 하고. 차 세우는.
주희 : 네, 아참. 오빠 여자친구 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오빠 임자있어도 포기할 생각 없거든요.
재인 짧게 한숨 쉬고... 뭐야 하는 표정인.
#20. 형준 차안
재영 : 계속 만나?
형준 : 누구?
재영 : 그날 만난 그 운명 말이야.
형준 : 운명을 한번 보고 아냐. 계속 봐야 알지.
재영 : 그게 무슨 운명이야? 딱 보고 필이 팍 와야 운명이지.
형준 : 그건 애들때나 그렇고. 내 나이 되보면, 자꾸 만나봐야 느낌이 와. 보고 또 보고.
형준 무심하게 이야기하면 재영 한번 노려보고,
재인 집앞에 형준 차 서고. 형준 재영 향해.
형준 : 얼른 들어가. 금방, 니네 오빠 확인 전화 올거야.
재영 픽하고 웃으며 안전벨트 풀고 내리려다 말고.
재영 : 오빠, 그 여자 누구야?
형준 : 그 여자 누구? 운명? 그걸 니가 알아서 뭘 하게?
재영 : 누가 오빠가 만나는 여자 말이야. 재인 오빠가 데리고 온 여자 말이지. 정말 할아버지 애인이야?
형준 : 재인이가 데리고 왔는데 왜 회장님 애인이야?
재영 : 그럼 우리 오빠 진짜 여자 있는 거란 말이야? (얼굴 불만스럽고... 그런 재영 흘끗 바라보던 형준)
형준 : 너 왜 이렇게 배신당한 얼굴이야. 니네 오빠 여자 있으면 안돼?
재영 : 누가 안된대? 어. 그래도... 어떻게 여자를 데리고 집엘 오냐?
형준 으이구 하는. 재영 어쩐지 섭섭한. 그래서 차 문 열고 팩돌아 나가면,
형준 얼른 내려서 재영 손목 잡아서. 재영이 마음 알것도 같고.
형준 : 철 좀 들어. 너, 니네 오빠 품에서 벗어나야 시집간다. 남자들 이런거 안좋아해!
재영 : 이런거까지 좋아하는 남자한테 시집가면 돼. 걱정마. 오빠한테 책임지라고 안할테니까. 오빤 오빠 운명이나 챙겨.
재영 발끈하고 들어가면, 형준 어깨 으쓱하고 웃어버리는.
#21. 현진집 앞
태하 두리번거리다, 저쪽에서 사람 나오면 얼른 몸 감추고. (전신주도 좋고... 골목길도 좋고)
좁은 골목길에서 큰길로 나오는.
현진 맞아서 헝크러진채 약간 비틀거리고. 눈물은 흐르지 않고. 텅빈 눈동자.
태하 옆에 있지만, 현진 보이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태하, 현진 모습 보고 굳어지는. 태하 얼른 다가가, 홱하고 현진 잡아채서 바라보는.
태하 : 무슨 일이에요?
태하가 거친 몸짓에 현진 자기도 모르게 몸 그대로 굳어지면, 혹시 의붓아버진가 싶어,
태하 얼른 손 놓고 현진 바라보는.
태하 : 나에요, 민태하.
현진 : ... (어깨에 힘 겨우 빠지고, 태하 바라보기는 해도. 넋빠진)
차지나고 헤드라이트 잠시 지나가면, 현진 더 많이 맞은 얼굴 보여지고. 태하, 더 마음 상한.
태하 : (혼잣말 하듯) 세상에... 도데체 어떤 놈이 이렇게...
태하, 현진 손목 붙들고 다시 골목길 향하는.
태하 : 갑시다. 가서... 어떤 자식이 이랬는지 그놈이 누군지 봅시다.
태하 이악물고 이야기하는. 현진 얼빠져서 따라가다가, 곧 정신차리고 손 뿌리치는.
현진 : 놔요.
태하 현진말 듣지 않고, 현진 손목 다시 잡고 걸어가는데.
현진 : 이거 놓으라구요.
태하 : 누구에요? 어떤 미친놈이 이랬어요?
현진 이마에 잠시 손 올렸다가 바로 몸 꼿꼿이 세우고. 걸어가는.
현진 : 태하씨가 그걸 알아서 뭐하세요? 내가 맞았건. 그래서 죽었건. 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에요.
내 문제에요. 이러는거 주제넘어요.
태하, 현진때문에 안타깝고. 열받는.
태하 : 어떻게 상관을 안해? 이 꼴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있어요?
현진 : 당신이, 무슨 권리로, 내 인생에 간섭해요? 무슨 이유로, 상관하냐구요. 당신이 뭔데....
나한테 관심같지 말아요. 동정도 필요없고, 잘난 위로도 필요없어요. 내가 알아서 해요. 내 일이에요.
태하 : 현진씨... 나 한번 빋어봐요. 믿어도 됩니다. 나... 그럴만한 힘 있어요.
현진 : (싸늘해지는 얼굴이고) 믿어요? 내가 왜 당신을 믿어요? 왜요? 태하씨가, 내 인생에 뭔데요? 당신이 뭔데 믿어?
(현진, 태하 똑바로 바라보고) 나는 이 세상 사람 아무도 안 믿어요.
딱 한 사람 빼놓고는 난 아무도 안믿어요. 아무도 안믿어!
손톱, 손바닥 찌를듯이 꽉 쥐고 있는. 태하 현진 움켜쥔 손 바라보고 있다가.
현진 : 난, 아무도 안믿어.....
그대로 주저않아. 눈물 뚝뚝 떨어지고. 손 움켜지고. 태하, 가슴 아프고.
#22. 거리
사람들 없는 거리. 현진 다친 얼굴로 흐트러진채 걸어가는.
태하 차, 현진 앞에서고.
태하 : 타요.
현진 : ...
태하, 차 세우고 내려서 현진 잡는.
현진 : 혼자 갈 수 있어요.
태하 : 그 꼴로 어딜 가게요? 택시도 안태워 줄겁니다.
현진 자기 모습 돌아보고. 태하 그런 현진 바라보는.
#23. 차안
태하 현진, 앞만 보고 조용한.
태하 : ...
현진 : ...
태하 : 간섭이라고 생각했다면...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동정은 아닙니다.
현진 : ...
현진 가만히 있고. 태하 앞만 보고 운전하는. 태하 마음 복잡하고.
중간에 차 세우면 현진 내리려 하는.
태하 : 타고 있어요.
태하 혼자 내리고. 편의점 들어갔다 나오는. 현진 차안에서 무표정하고.
#24. 다현 집앞
태하 차문 열어주고 현진 내리고. 현진 내리는데.
태하 : 이거, (약이에요) 멍....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아픈건 덜할거에요.
현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약봉지 손에 들고 걸어가는.
#25. 다현 방
현진 얼굴에 다현 약 발라주는.
다현 : 이 바보야. 거길 왜 혼자가? 오빠랑 가던지 나랑 가야지.
현진 : (오늘) 엄마 생일이었어. 안 갈 수 없잖아. 추석때도 못가봤는데...
다현 : ...(조용하게, 흥분하지 않고 혼잣말하듯) 그 사람은 어떻게 어머니 생일날도 주먹을 휘두르니?
현진 : 그 인간, 사람 아니야. 사람 취급 안한지 오래됬어.
다현 : ... 오빠 보면 또 난리 나겠다.
현진표정 없다가, 서현 이야기에 잠깐 감정 들어오고.
현진 : 다현아. 오빠한테는 비밀로 해줘.
다현 : 얼굴이 이런데 어떻게 비밀로 해? (붕대 같은거 붙이고, 약상자 닫으며, 혼잣말 처럼) 병원에는 또 뭐라고 둘러대니...
현진 : 응급실에 매 맞고 오는 여자들이 뭐라고 그러는줄 알아?
다현 : ...
현진 : 벽에 부딪혔어요... 길가다 넘어졌어요... (현진 혼잣말 처럼 말하고, 다현 바라보는)
부딪히고 넘어진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아마, 우리 엄마도 매일 부딪히고 넘어질거야...
현진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리는.
다현 얼른 현진 감싸안는. 현진은 얼굴 무표정하고, 다현 눈에 눈물고이는.
밤 지나가고, 아침 되고.
#26. 다현 방
현진 출근준비 마치고 있고, 그런 현진 바라보고, 다현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다현 : 오늘 병원 하루 쉬자. 응?
현진 : 나한테... 지금 병원 밖에 없어. 이제.... 조금만 더 견디면 돼.
다현 가만히 현진 안는.
다현 : 그래.... 조금만 참자 우리.
#27. 다현 거실
현진 : 다녀오겠습니다.
미정 : 밥은? 먹고 가야지. (이러다 현진 얼굴 바라보고) 아니, 너 얼굴이 (왜 그래)
하려고 하면, 진만 툭치며.
진만 : 갔다와라. 이번주 못들어 오는거야?
현진 : 예. 주말에 올게요.
하고 나가는, 현진 나가면, 미정 눈치주며.
진만 : 아니, 눈치가 그렇게 없어? 왜 애 힘들게 그런걸 물어봐.
준현 : 누나, 또 거기 간거야?
진만 : 그러니까 얼굴이 저 모양이지.
준현 : 가기만 하면 맞으면서 거길 뭐하러 간데요. 가지 말라고 해요. 아버지.
진만 : 그래도 부몬데... 어떻게 안 찾아봐. 저도 어쩔수 없으니까 갔겠지.
미정 : 부모가 애를 저 모양으로 만들어놔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진만 : 현진이 앞에서 보고도 못 본 척해. 지 마음은 오죽하겠어. 주니 너도.
준현 : 누나 불쌍해서 뭐라고 말도 못하겠어요.
진만 : 불쌍한 척도 하지마. 걔, 지 힘으로 버텨나가는 애야. 당신도 알았지?
미정 : 알았어요. 정말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없고. 우리가 데리고 있길 천만다행이에요.
진만 : 누가 아니래....
#28. 서재
책상위에 노트 펼쳐져 있고, 액자. 너무 작지 않은. 미소짓는 환갑정도의 여자.
규철 : (사진 바라보며 심각한 얼굴로, 서서 바라보고) 이봐. 정여사, 첫줄을 뭘 집어넣어야 근사해 보일까.
돈이 최고다. 뭐 이렇게 쓰고 싶은데.... (다시 사진 바라보며) 그래도 성현그룹 왕회장의 비망록인데...
그건 좀 그렇지 여보. (노크소리 나고, 선희 들어오는)
선희 : 아버님.
규철 : 그래, 들어와라.
선희 : (차 내려 놓으며) 식사하시고 바로 그렇게 앉아 계시면 해로우세요. 좀 쉬었다 하세요.
규철 : (책상 돌아 자리에 앉고) 앉아 있다고 쓰는 것도 아니야. 돈 버는게 나아. 이런걸로 골치 아픈것 보다는.
선희 : 자서전이니까 그냥 있는대로 쓰시면 되잖아요.
규철 : 솔직히 쓰자니 너무 까발리는 것 같고... 아닌 척하자니 위선 같고 그렇다.
선희 : (한참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아버님.
규철 : 왜?
선희 : 그날 온 그 아가씨, 재인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에요?
규철 그제야 제대로 눈 마주치고.
#29. 재인 거실
선희는 신문같은거 보고 있고, 재영은 차 같은거 내려놓으며.
재영 심술 난 얼굴로, 선희한테 이르는.
재영 : 엄마, 그 여자 진짜 오빠 만나고 있는 여자래.
선희 : 그래, 그렇다는 구나.
재영 : (불만스럽게 삐죽이고) 별루지 엄마?
선희 : 글쎄... 자세히 못봤으니까. 니 고모도 오고, (그래서) 정신이 있었어야지 찬찬히 보지.
재영 : 별루야. 그냥 평범해. 난 오빠가 만나는 여자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선희 : 아마 괜찮은 여잘거야... 니 오빠가 골라낸 걸 보면.
재영 : 엄만, 잘 보지도 못했으면서... (재영 입 비쭉거리는)
선희 : 안봐도 니 오빠, 엄마는 믿어.
재영 : 무조건? (재영 말에, 선희 재영과 눈 마주치며, 진지하고)
선희 : 니네 아버지가 왜 할아버지 그 반대를 무릅쓰고 엄마랑 결혼했다고 생각해?
재영 : 응?
선희 : 엄마가, 미스코리아 만큼 이쁜것도 아니고... 집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니 아버지 정도면, 얼마든지 괜찮은 여자 만나
할아버지 허락 받고 결혼 할 수 있는데... 왜 하필 엄마였겠니?
재영 : 그야... 엄마는 착하니까. 그리고 엄마 이뻐.
선희 : 아버지, 주위에는 더 예쁘고 더 착한 여자도 많았어.
재영 : 그럼? 아빠가 엄마, 뭐에 반한거야?
선희 : 믿는거. 난 니네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무조건 믿어줬어. 느이 아버지... 매일 나보면서 하는말이 '너, 나 믿지?' 였어.
재영 : 그럼 엄마는 매일 '네. 믿어요' 그랬어?
선희 : 그냥 웃기만 했지. 그냥 웃기만 해도, 아버지, 당연히 내 마음 알고 기분 좋아서 나갔어.
(선희얼굴에 미소 비슷하게 남아있고, 다시 정색해서) 난 재인이도 믿는다. 니 오빠도... 아버지 닮았어.
자기를 믿어주는 여자를 골라올거야. 알아서 잘 할거야.
#30. 다현 집
다현 출근하는. 진만도 옷갈아 입은 상태고. 준현도 2층에서 가방들고 내려오는.
진만, 미정 못마땅한 얼굴이고.
미정 : 오늘 그 사람 만나는 거니?
다현 : 네. (진만 시계한번 흘끗 보고. 무슨 생각들어)
진만 : 좀 앉아봐라.
다현 슬쩍 눈치보고 자리에 앉으면, 진만 심각하고.
진만 : 너도 이제는 잘 알겠지만, 그런 사람들 우리랑은 달라. 결혼생각하고 만날 집안 아니다.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는 아무리 좋은 집안이랑 혼인을 맺어도 힘들고 부대껴.
미정 : 그럼요.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얘기가 괜히 있어요. 현진네 봐요.
준현 : 에이. 엄만, 어떻게 재벌3세를 현진이 누나네랑 비교해요?
진만 : 왜 비교가 안돼. 똑같지. 너무 없는 거랑, 너무 많은 거는 똑같이 다 힘든거야.
돈 많으면 좋을 것 같지. 돈 있는 사람들 다 잘살 거 같니? 그거 아니야. 많으면 많은 만큼 고민도 많은거야.
다현 : 네. 조심할게요.
진만 : 아빠 말 명심해라. 그 녀석한테 정줘봤자 너만 다친다.
다현 : 재인씨...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에요.
진만 : 사람 나쁘다고 하는게 아니야. 그 집안이랑 우리랑 안어울려서 그러는 얘기지.
미정 : 일찍 들어와. 일분이라도 어겨봐. 너, 엄마가 가만 안있어.
준현 : 누나, 나도 오늘 일찍 들어올거야. 시간 잰다.
다현 : 너! 넌 공부나 해. (동생 한번 흘겨보고, 부모님 향해) 알았어요 시간 지켜서 들어올게요. (다현 푹하고 한숨 쉬고)
#31. 기획조정실
재인 들어오면서 에이하고 쾅하고 문닫고 들어가면, 직원들 찔금하고.
부장 : 요즘 우리 실장 참 조용해서 살만하다 했는데...
인규 : 그러게요... 살만하다 싶었는데... 오늘부로 좋은 세상 끝난거 같아요. (다시 우당탕 소리나면 기겁하고.)
유경 : 진짜요.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또 꽝소리 나는)
창수 : 원상보다 더 심하게 망가져서 돌아온 것 같아.
이러는데 문 벌컥 열리고, 재인 서류파일 들고 나오는.
재인 : 이부장님. 기획사, 여기말고 다른데 알아봅시다. 동네 구멍가게 이름 짓는것도 아니고... 이게 우리 호텔 CI 잡아보고
만든 거랍니까? 호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장산데... 이걸 이따위로 만들어서 들이밀어요? 당장, 짤라요.
이부장 : 짤라요?
재인 : 짜르던지, 제대로 된 시안을 가지고 오던지. 둘중에 하납니다.
탕하고 서류내려 놓으면, 직원들 완전히 긴장하는 얼굴이고, 재인 나가는.
직원들 휴우 하고 한숨 쉬는.
부장 : 최과장... 당신이 전화해. 짤리던지 새로 해 오던지...
인규 : 제가요? 실장님이 부장님 시켰잖습니까?
부장 : 난 마음이 약해서 심한 소리 못하겠어.
창수 : 우리 실장한테 깨지는 거 보다, 그래도 그 쪽 상대하는게 좀 낫지 않나요?
부장 : 맞다. 그게 더 낫다. (얼른 전화기 드는)
#32. 생과일 쥬스 파는 곳
재인, 색깔좋은 음료, 두개 나란히 놓은 쟁반 들고. 두 사람 자리에 앉으며.
재인 :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지?
다현 고개 끄덕이면, 3회때 처음 시작했을때 대사..
재인 : 뭘 할까?
다현 : 글쎼요? 뭘할까요? (하다가 얼른) 음악회는 안가요.
다현 딱 잘라 말하면, 재인 픽 웃고.
재인 : 난 도서관 안가. 그 녀석 얼씬거리는 미술관도.
다현 : 강선생님, 유학갔어요.
재인 : 알아. 그래도 안가. 기분 나빠서. (다현 어쩔 수 없고 픽하고 웃으면)
다현 : 암튼, 성격도 이상해요. 뭘 그런걸 가지고 기분이 나빠요. 삐딱하게.
재인 : 삐딱해? 그러고 기분 안나쁜게 더 이상한 남자야. 내가 정상이고.
다현 : 알았어요, 알았어. 재인씨 정상이에요. 그럼 뭐해요? 음악회도 안가고 도서관도 못가면....
재인 : 미술관도 빼지마. 그냥.... 남들처럼 하자.
다현 : 남들은 어떻게 하는데요?
재인 : (툭툭 말하는) 나도 몰라요. 안해봤으니까. 삐딱한 내 성격에 여자가 있었겠습니까?
재인 빈정빈정 얘기하면 다현 웃음 터뜨리고.
#32-1. 태하사무실
태하 곰곰히 생각하고 있고. 서류(현진이꺼) 보고 생각하는.
#33. 병원 복도
현진 챠크 잔뜩 들고 가면, 누가 옆에서 위에거 대신 들어주고. 바라보면 서현이고.
현진 : ....
서현 : 씩씩하지?
현진 표정 변하면. 그리고 고개 끄덕이는. 서현 현진 보고 안쓰럽게 웃는.
서현 : 그래, 조금만 참자. 얼마 안남았어.
현진 고개 숙이고 있고. 서현 따라가는.
#34. 생과일 전문점
재인 : 별?
다현 고개 끄덕이면. 재인 한심스럽다는 듯 한숨 푹 쉬고.
재인 : 후... 왠만하면 참고 말 안하려고 했는데... 당신 정말 머리 나쁘다.
다현 : 머리가 왜 나빠요?
재인 : 뭘 가지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그런 실현가능성 없는걸 얘기하는 바보가 어딨어?
그런걸 물어볼때는 가능한한 비싼걸 얘기해야지. 그거 몰라?
다현 : 비싼거요?
재인 : 그래. 내가 사줄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비싼거. 하늘에 별 따주세요. 하는 뜬구름 잡는거 말고. 별이 뭐야, 별이.
재인, 불쌍하다는 듯이 혀차면, 다현도 기가 막히고.
다현 : 치, 괜히 못해줄거 같으니까 트집이야, 트집이. 해주길 싫으면 묻질 말던지.
재인 : 누가 트집이야?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해야지. 당신이 여섯살짜리 애야? 하늘에 별을 따달라고 하게.
다현 : 싫으면 관둬요. 재인씨는 로맨틱한, 뭐 이런 단어 몰라요?
재인 : '현실적인' 그게 더 유리해. (그만 싸우고) 가자.
재인 일어나서, 다현 손목잡고.
다현 : 어딜요?
재인 : 별 따달라며. (툴툴대고)
다현 눈 약간 커지고, 고개 갸우뚱 하지만, 할수 없이 따라가는.
#35. 한강둔치 (밤)
폭죽(끝에 별처럼 반짞이는) 두 손에 들고 있는 다현.
다현 : 이게 별이에요?
재인 : 어차피 손에 안닿는거. 이거나 그거나 비슷하면 되지. 하늘로 들어 올려봐... 그럼 별보다 더 반짝일테니까.
다현 한쪽 들어.... (너무 높이 말구요) 한쪽 눈 찡그리며 겨냥하듯 바라보고 있는. 다시 내려서 타들어가는 폭죽 바라보며.
다현 : 꼭 손안에 별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에요. 정말 별이에요. (자기 폭죽 하나 건네주는) 재인씨도 하나 들고 있어요.
(재인 바라보며) 좋지요. 재인씨?
재인 : 응. 싸게 먹혀서 더 좋아.
재인 진지하게 말하면 다현 어쩔수 없이 웃고, 그런 다현 바라보며, 재인도 웃고.
재인 가는 폭죽, 다현 손에 넘겨주고. 또 다른 폭죽 쏘아 올리면, 펑펑거리고 터지고.
두 사람 바라보며, 행복한.
#35-1. 다현 거실
미정 과일 같은거 깍고 있고. 진만 차 마시면서 시계 찾는.
진만 : 지금 몇시야?
준현 : 아홉시 반이요. 통금시간 삼십분 남았어요. 아버지.
미정 : 시간 다되는데... 왜 안들어오는거야. 늦기만 해봐. 아주 그냥 놔두나.
준현 : 들어올거에요. 누나, 어른 말 잘 듣잖아요.
진만 : 니 누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남자가 걱정이야.
미정 : 그러게요... 자꾸 만나다보면 정들텐데... 얼른 다른 사람 찾아봐야겠어요.
진만 : 다른 사람?
미정 : 네. 이사람 저사람 만나다 보면... 지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날지도 모르잖아요.
진만 미정, 그럴까 하는 얼굴인데.
#36. 다현집 앞 거리
다현과 재인 열심히 뛰는. 집앞에 도착해서 헥헤거리고.
다현 : 몇시에요?
재인 : 아홉씨 오십분. 아슬아슬하게 맞췄다.
다현 : 그러게 좀 일찍 출발하자고 그랬잖아요.
재인 : 그럼 밥먹다 말고 나와? (서로 얼굴 바라보다, 픽하고 웃는)
다현 : 들어갈게요. 시간 없어서, 차까지는 못데려 주겠어요. (들어가려 하면, 재인 팔목 잡는)
재인 : 잠깐만.
다현 : 왜요?
재인 : 아직 십분 남았잖아.
다현 손목 잡고, 재인 걸어가면, 다현 눈 커지고.
골목길 들어서서. 다현 가만히 바라보는.
다현 : 왜 그래요?
재인 : 진짜 무드없다.
하고는 재인 가만히 안는. 다현도 순순히 안기고.
재인 : 앞으로 더 어려울거야. (그러다 가만히 바라보고)
다현 : ...
재인 : 다다만, 참을 수 있으면, 난 중간에 포기같은거 안해. 집에서 아무리 뭐라고 그러셔도... 참아봐. 나도... 노력할테니까.
다현 고개 끄덕이면서. 가만 안겨있고.
#37. 다현 거실
준현 손목 시계 바라보며.
준현 : 누나, 아주 칼이야. 10시 땡이네. 밑에서 기다렸다가 시간 맞춰서 들어오는 거야.
다현 : 너! (동생 향해 눈흘기며 뭐라고 그러려는데, 진만 끼어드는)
진만 : 아빠, 시계보고 있다. 일분만 늦어봐. 계약이고 뭐고 간에 그날로 끝이니까.
다현 : 안늦었어요.
미정 : 앞으로도 늦지마. 늦기만 해. 그럼 니 아버지 보다, 내가 먼저 들어앉힐 테니까.
다현 : 네 안늦게 들어올게요.
#38. 병원
현진 스테이션에 차트 정리하는데... 태하 앞에 서고.
그러면 간호사 톡톡 현진 건드리면 태하 있고. 아직도 현진 얼굴은 엉망이고.
#39. 작은 커피숍
태하 : 괜찮은 거에요?
현진 : (현진 무표정하고, 태하와 시선 안마주치는...) 괜찮아요. 그래도 명색이 의산데... 설마 맞아 죽을때까지 있었겠어요?
태하 : ...
현진 : 그날, 약 고마웠어요. 인사도 못했네요.
태하 가만히 현진 바라보고 있는. 그런 태하한테 다시 현진 얼굴 돌리고 똑 바로 바라보는.
현진 :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요.
태하 : ?
현진 : 그날 그 시간에 태하씨가 왜 거기, 있었던 거지요?
태하 얼굴 난감해지는데.
현진 : ...거기 그 자리에 태하씨 있었던거 우연이에요? (우연일수 없다는거 알고 있는)
태하 : ... 우연 아니다(라)고 생각하니까 물어보는거 아니에요? 맞아요. 현진씨 생각대로, 우연 아닙니다.
현진씨한테 개인적으로 관심있어요.
현진 : ... (현진, 똑바로 태하 바라보고) 그날, 그 꼴 다 봤으니까, 오히려 말하기 쉽네요.
나 내 한몸도 벅찬 사람이에요. 지금 나한테 남자는, 사치에요.
현진 딱 잘라 말하고, 태하 현진 얼굴 똑바로 바라보고. 아무 말 없지만, 포기할 생각없는 얼굴이고.
#40. 다현집
응 알았어. 하고 미정 전화 끊는데 다현 외출복 차림으로 나오는.
다현 : 다녀오겠습니다.
미정 : 잠깐만... 다현아 앉아봐.
다현 : 왜요?
미정 : 이번주 토요일날 선보자.
다현 : 엄마. 나 그사람 만나고 있잖아요.
미정 : 누가 만나지 말래. 어차피... 그 사람이랑 결혼할 것도 아니고.... 세월만 자꾸 보내면 뭘해. 너도 결혼해야지.
다현 : ... 그래도, 그 사람 만나면서 어떻게 또 선을 봐요.
미정 : 왜 못봐. 그럴수록 니가 마음 단단히 먹고. 정주지 말아야지. 그럴려면, 이 사람 저 사람 자꾸 만나보는게 더 나아.
다현 : ...
미정 얼굴 단호하고... 다현 곤혹스러운.
#40-1. 영화관 앞
재인 시계 흘긋 보고.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나오면 손에 팝콘이랑 콜라든. (빨대 두개 꽂혀있구요)
사람들 다 들어가는데도 다현은 오지 않고. 이제 사람 다 들어가고...
사람들 콜라든 재인 흘긋거리면. 재인 푹하고 한숨 쉬고. (포기했다)
#41. 영화관 패스트푸드 점
콜라 김 다 빠져있고. 팝콘 반쯤 먹어버리고 없앤... 재인. 심술나 있고.
누군가 와서, 어깨 툭툭치면 다현인가 싶어 홱하고 고개 들면, 주희고.
재인 : 넌 여기 어쩐일이야.
주희 : 친구랑 영화보러 왔다가. 앉아도 되지요? (벌써 옆자리에 앉으면서 묻는) 혼자 온거에요?
재인 : 누구 기다리고 있어. 넌 안가도 돼? 친구들이랑 같이 왔다면서.
주희 : 괜찮아요. 오빠보다 중요한게 어딨어요?
재인 : 가봐. 여기 이러고 있지 말고.
재인 인상쓰는데. 다현 저쪽에서 뛰어오는. 고개 돌려 재인 찾다가 재인 발견하고.
다현 : 재인씨?
재인 얼른 일어서면, 주희도 재인따라, 다현 바라보고, 다현 의아하게 재인 바라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