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고무신은 언제부터인지 황토먼지를 뒤집어 써 노란색 물들어 가는 신으로 바뀌었고ㅡ 늦여름의 석양빛은 한 전라도 산골의 황토배기 언덕을 넘어가는 대여섯살 사내애 손을 잡고 걸어가는 한 여인의 하얀 모시적삼의 옷깃을 반짝이는 노란빛으로 보이게 했다. 모시적삼! 삼베로 만든 성기면서도 값이 저렴해 당시의 여름옷으론 한참 인기를 끌었다. 바람 잘 통하겠다ㅡ때 잘 안타겠다?ㅡ값이 싸다. 는 최고의 이유로ㅡ 그래도 아이에게는 여름철 모시로 만든 상,하의가 못내 불만 이었지만. 풀먹인 빳빳한 옷은 조금만 움직여도 살이 벌겋게 되기 일수였고ㅡ 조금이라도 물에 젖기만해도 비에젖은 삽살개 털마냥 축 처지는게 워낙 꼴보기 사납지 않은게 아니었다. 옛날에는 시골구석 어디를 가든 잘자란 대마를 볼수가 있었다. 담배처럼 말아 피우기 위해서가 아닌 쪄서 껍질 벗긴다음 가늘게 뽑아내 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ㅡ 그리고 물레틀에 넣어 옷감을 만들어 냈다. 주로 없는 사람들이 주로 입는 여름용 씨스루 룩 으로ㅡ 요즘은 이리저리 물들인 모시로 만든게 고급 옷감 소재지만, 그당시에는 솥에 넣고 쪄서 말려서 가늘게 뽑아 내기만 하면 되는 서민용 옷감 이었다. 잘만 찌면 하얀색이고 대충찌면 약간은 누르스럼한 색으로 나왔다. 그 당시 어머니는 이 모시로 만든 성긴 옷감을 골무낀 손으로 한땀한땀 떠서 적삼도 만들고 바지도 만들고 속옷도 만들었다. 그렇잖아도 뻣뻣한 실을 가지고 만든 옷감을 가지고 만든 옷에 풀을 먹여 빳빳하게 만들었으니 속옷으로 이걸 입고 달음박질 이라도 치면 사타구니가 불붓는 듯해 쓰라림에 인상 구겨야만 했다. 그러니 마음놓고 줄달음 치거나 뛰어 놀 수 없는게 바로 모시옷 이었다. 한동안은 모시로 만든 풀먹인 팬티와 바지 그리고 잠방이를 입을라치면 몰래 꾸깃꾸깃해 입곤 했었다. 그것도 한여름까지 였지만. 세월도 한참지나 머리속에 남은건 하얀 모시적삼을 걸치고 머리엔 보따리하나 이고 한손엔 대여섯살 사내애 손잡고 황토길 언덕배기를 넘어가는 모습이니ㅡ 이 모습이 내 어렸을때의 모습인지? 아님 어렸을때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인지 모를 일이다. 어땠든 모시적삼하면 산뜻하고 바람 솔솔들고 하야면서도 약간은 껄끄러운게 생각 나는데ㅡ 무엇보다도 호롱불 아래 골무끼고 바느질 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내음이 같이 떠오른 건 기일이 근자에 지난탓 일거다. 이젠 전화 걸 수도 받을 수도 없는 머나먼 길을 가셨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각은 점점 더 어렸을 때로 되돌아 가는걸 보니 이제야 부모로서 사는것이 어떤것 인가를 어렴풋이 배웠나 보다. 또한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마음도ㅡ 모시적삼 ㅡ어머니 ㅡ호롱불 ㅡ바느질 이게 과거이고 현재이면서 또 미래다. 내가 기억 하는 한!
언젠가 산채품 모아 놓은거에서 흔적은 있는데 녹이 많이차 잘 분간할 수 없는 산반이 하나 눈에 띄었다. 무심코 집어들어 키우길 시작했는데 재작년 까지 눈에 띄질 않다가 작년 분갈이시 눈에 띄었다. 그리곤 그 변화된 잎을 보곤 떠오른게 모시적삼 이었다. 꽃이야 어떻게 필런지 모르지만 이 난잎의 생김이 어머니의 그리움까지 연결 되었으니 분명 나에게는 명화가 될게 틀림없질 않을까? 그래서 꽃피면 이름을 모시적삼! 이라 명명하면 어떨까?
첫댓글 이름하고 어울리는 꽃이 필거 같습니다
수수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이
진정 모시적삼을 떠올리게 합니다
모시적삼
좋으네요
원하시는꽃
보시기바랍니다
모시적삼 처럼 시원한 산반화 피길 바랍니다
멋진 삼반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모시적삼 이란 이름에 딱 어울리는
아주 멋진 산반입니다.^^
모시적삼을그리며 미리등록명까지염두에두시고배양하시는님의 마음이모시적삼보다 더 곱고 깔끔하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기대하시는멋진꽃보시고 모시적삼이라는 명품이탄생되기를 기대합니다
이품종은 그래도 상당히 녹이 차오는것 같습니다.
제가 키우고 있는 산반이 있는데 탄력을 받으면 받을수록 유령으로 돌아가는 놈이 있는 돌아버리겠습니다...
4촉 넘어가면 나 하늘나라 가요 합니다.....ㅠㅠ
정말 좋아 보입니다. 전면 서산반인거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