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건어물 장사를 하고 있는 백순이씨는 완도읍 5일장이면 어김없이 가게를 지킨다"완도장에서 팔리는 수산물은 수입산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외지에서 온 일부 상인들이 타지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완도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바람에 시장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완도읍 5일장에서 멸치ㆍ오징어ㆍ다시마ㆍ김 등의 건어물을 팔고 있는 백순이(56)씨. 남편(홍성진ㆍ59)과 함께 20년째 완도산 건어물을 취급하고 있는 그는 완도산 수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늘(지난 5일)도 한 외지상인이 타지에서 잡힌 수산물에 '완도산' 포장을 하는 현장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그만큼 옛 명성에 조금이나마 해를 끼치는 행위가 늘 못마땅하다.
그는 평일에는 미역가공공장에서 일하고, 남편은 강진ㆍ장흥 등의 5일장을 돌며 건어물을 판다. 완도읍 5일장에서는 부부가 함께 가게를 지킨다. 이 건어물은 매일 완도수협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구입한다.
'비교적 잘 나가는' 완도 경제이지만 학교급식이 보편화되면서 건어물 판매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한숨 짓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매상이 50만원은 거뜬했지만 올해부터는 이의 절반밖에 안됩니다. 여기에는 신지대교가 개통되면서 외지인의 손님이 많이 줄어든 탓도 있답니다." 즉,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재래시장에서 특산품이나 구경하고 가자'라며 이 곳을 많이 찾았으나 지난해 말 신지대교가 개통되면서 완도읍을 찾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완도읍 5일장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외지사람들이 판치면서 시장 질서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이 곳은 완도 돈이 유출되는 창구역할도 합니다. 이는 그만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곳의 판매경쟁은 여느 5일장보다 치열하고, 이 때문에 가격도 싸다는 것. "과일의 경우 시중가격의 절반 수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근 상설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는 "여느 시골장도 마찬가지이지만 완도읍 5일장도 상인이나 이용자들이 갈수록 늙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다른 시골장보다는 활성화되어 있지만 보다 젊어져야 미래도 있습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양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