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요즘 어째 까페에 생존준비 글은 별로 안 올라오고 정치글만 잔뜩인 것 같아서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글을 올려봅니다.(정치는 생존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사회요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기는 생존까페이지 정치까페가 아니니 너무 비중이 올라가는 것은 좀 그렇지 않겠습니까.)
시작하기 전에 앞서
- 저는 의사나 의료관계자가 아니며 이 글은 제 기준으로 제 생각을 적은 것 뿐이지 아래 글이 절대적으로 맞는 소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든 지적&추가&수정 환영합니다. (그렇다고 대체의학 따위 들고오지는 마시고.)
- 의약품도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한번 비축하면 끝이 아니고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1. 가정에 의약품을 왜 준비해야 하나?
우리는 살아가는 중 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참 많이 겪게 됩니다. 사소하게는 손가락 끝을 책장에 베일 수도 있고, 심각하게는 심장마비나 중상으로 인한 대량출혈 등 직접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일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상처나 감기도 감염되어 악화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며, 중상의 경우에는 그냥 두는 것 만으로 생명이 위험합니다.
현대의 한국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나라 사람들보다 상당히 쉽고 저렴하게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만, 사소한 상처까지 전부 병원가기는 시간상으로도 좀 곤란하고, 상황이 위중한 경우 병원이나 구급대원 도착시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구급약품으로요.
2.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당연히 현대의 의약품을 준비해야 합니다. 천연?생약? X까라고 하세요. 그런 ‘천연’약 먹고살던 시절에 비해 현대 의학이 가져다준 수명증가를 생각해 보세요. 요즘 돐잔치를 누가 ‘아기가 1년을 살아남았으니 그래도 당장 급사하지는 않겠구나’라는 의미로 축하하며 치르고, 환갑잔치를 ‘인생 60살, 이만하면 축하할만큼 장수했다’는 의미로 치룹니까? 모두 현대의학의 덕분입니다.
3. 얼마만큼 준비해야 하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1) 사소한 상처/질병을 키우지 않기 위하여
- 재난 상황에서 뿐 아니라 평소에도 작고 사소한 상처/질병을 방치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상황이 흔합니다.
- 외상대응 : 소독약(머큐로크롬부터 세네풀까지 취향대로), 밴드형 반창고, 족집게/핀셋(상처에서 가시, 이물질 제거), 외용항생제(후시딘 등), 파스 등 진통제, 외용항진균제(무좀약!)
- 내복약 : 해열소염진통제(아스피린/타이레놀/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 진통제(펜잘 등 두통/치통/생리통 약), 설사약(지사제), 항히스타민제(콧물 등 알레르기성 증상용 ‘지르텍’ 등)
- 기타 : 체온계, 펜라이트
2) 의사의 진료를 받기 전 시간 벌기 응급조치
- 119가 아무리 우리 곁에 있어도 막상 신고하면 오는데 30분, 병원 찾는데 30분입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의사를 볼 수 있을때까지 몇일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의약품은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야메로 구하더라도 정확한 양의 처방을 받아야지, 알아서 먹고 주사하면 절대 안 됩니다) 필연적으로 외상용 응급조치 도구가 대부분이 됩니다
- 외상대응 : 지혈대(CAT 등이 좋습니다), 삼각건, 거즈/붕대, 탄력붕대, NBC 대비 다량의 방제약품(포비돈요드/락스/비누)
- 기타 : 은박담요(쇼크대비)
3) 홈 닥터링
- 재난 때문이건 주머니 재정 때문이건 세상이 완전히 X되어 의사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 의대/약대 공부를 직접 하는 수준의 사전학습이 필요합니다. 비축도 공부도 알아서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의학 서적도 서적이어서 대형/인터넷 서점에서 팔긴 하므로 여기까지 준비하려면 알아서. (돌팔이 야메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
- 다만 항생제는 워낙에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어느정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다만 보관기간이 짧고, 처방을 받아야 하므로 다량 비축은 어렵습니다). 단골 병원에서 감기 들었을때 엄살을 좀 부리거나/한동안 후진국으로 해외 여행갈거라고 떼쓰면(...의사선생님들께 미리 사과 드립니다...) 몇일분 정도 아목시실린 계열 항생제를 처방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걸 냉장보관하거나 주기적으로 다시 처방받으시는 방법으로 소량 비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어항용 항생제를 사람이 먹어도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외국의 서바이벌리스트 사이에서도 약간 논쟁이 있는 사안입니다. 나중에 별도로 번역글을 올려보겠습니다.
첫댓글 오호 그렇군여 좋은정보 담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원칙적으로 유효기간 내의 약품만 먹어야 하지만 아주 비상시라는 전제하에, 항생제중 시프로플록사신(시프로바이)은 잘 보관할 경우 꽤 오랜기간 유효한것으로 보입니다.
FDA와 DOD 에서 만든 Stability Profiles of Drug Products Extended beyond Labeled Expiration Dates 라는 자료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겉늙은 여우 감사합니다
몇년전부터 저걸 번역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귀차니즘으로 계속 미루고 있네요 ㅠㅠ
추가로 의사나 간호사와 친하게 지내면 좋습니다 ㅎㅎ
상처에 설탕이 즉효입니다. 꿀도 좋구요. 이런식로 음식이 약을 대체 할 수 있는 품목을 발견하시는 것도 권합니다.
...글 하나 소개드립니다
‘효과 좋은 민간요법은 더이상 없음’
- 흔히 ‘낭만닥터’로 불리는 배상준 의사님의 블로그 글을 알려드립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ityhuntorr&logNo=221356868335&categoryNo=29&proxyReferer=&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스킨스테플러/의료용/Weckstat/미국/35W 19,800원 스테이플이랑 같이 사놓으시면 응급시 좋을 것 같네요. 스테이플 리무버랑
있으면 없는 것 보다야 도움 되겠지만,
상처가 났다고 대충 봉합부터 하다가는 속에서 곪아 죽을수도 있습니다.
상처가 제대로 소독되어 감염 우려가 확실히 없을때 봉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열어놓고 그때그때 드레싱 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겉늙은 여우 네 저도 그게 너무 걱정되는데 깊은 상처는 뭘로 소독하면좋을까요? 숙소가 없고 끊임밊이 피난가는 상황 같을때 좋을것같아 샀는데
@HELLO(서울)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hapres&logNo=120114917079&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창상(찔린상처) 드레싱 방법입니다
잘 정리해주신 좋은 자료네요 ㅎ 사회시스템이 붕괴된 베네수엘라나 중남미에선 인큐베이터나 투석장치도 폐품으로 따로 만들기도 하죠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위의 기본 의약품이나 응급처치 책자등은 필요하다봅니다
별것 아닌 글에 칭찬을 해 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