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쉰 세번째로 다루게 될 엔진은 탄생 10주년을 맞은, 크라이슬러의 주력 V6 엔진인 '펜타스타(Pentastar)'엔진이다.
크라이슬러의 오늘을 이끌고 있는 주력 6기통 엔진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은 2010년도부터 생산되어 크라이슬러 계열 차종에 사용되기 시작한 V형 6기통 엔진이다. 엔진의 이름인 펜타스타(Pentastar)는 옛 크라이슬러 코퍼레이션(Chrysler Corporation) 시절의 상징인 오각별을 말한다. 본래는 '피닉스(Pheonix)'라는 이름을 사용하려 했으나 이 엔진의 공개 직전에 상표권 충돌이 일어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펜타스타 엔진의 기초적인 뼈대를 이루는 실린더 헤드와 블록은 모두 다이캐스트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 밸브트레인은 실린더 당 4밸브를 사용하는 DOHC(Dual Overhead Cam)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가변밸브타이밍(VVT) 기구와 가변밸브리프트(VVL) 기구에 대응하는 설계가 이루어져 있다. 배기량은 3.0리터와 3.2리터, 그리고 3.6리터의 세 가지 사양이 마련되어 있다. 실린더 보어(내경)는 배기량에 따라 91mm(3.2리터 사양), 혹은 96mm(3.0 및 3.6리터 사양)이며, 피스톤 스트로크(행정길이)는 76mm(3.0리터 사양), 혹은 83mm(3.2리터 및 3.6리터 사양)이다. 실런더 보어에 비해 피스톤 스트로크 짧은 숏스트로크 엔진이며, 가로 배치와 세로 배치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까지 갖췄다.
이 엔진은 당초부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으로서 개발되었다. 압축비는 사양에 따라 10.2~10.7:1이며, 일부는 11.3:1이라는 고압축비를 사용한다. 연료의 공급은 기본적으로 시퀀셜 다점분사(MPFI) 기구를 사용하며, 연료는 일반 가솔린 연료 외에도 사양에 따라 E85(에탄올)를 사용하거나 두 가지를 혼용할 수 있는 사양도 존재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상황에 따라 행정 당 작동하는 실린더 숫자를 제한하는 가변 실린더 매니지먼트에 대응하는 설계 또한 반영되어 있다. 엔진 윤활은 웨트 섬프 방식을 사용한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은 배기량 등 사양에 따라 낮게는 234마력에서 높게는 309마력의 최고출력을 낼 수 있고, 최대토크는 작게는 285Nm(약 29.0kg.m)에서 크게는 365Nm(37.2kg.m)의 성능을 낸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은 크라이슬러의 최근 10년간을 이끌어 오고 있는, 명실상부한 주력급 6기통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크라이슬러 차종은 소형 차종을 제외한 크라이슬러 및 닷지, 그리고 지프 브랜드 대형 차종 대부분이 사용한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데뷔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3.6리터 버전을 들 수 있다. 3.6리터 펜타스타 엔진은 당대 크라이슬러의 신차종 대부분에 사용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 중 대한민국에도 수입되고 있었던 차종인 300과 그랜드 보이저(타운 앤 컨트리)에는 기본으로 탑재되었으며, 중형세단 세브링을 기반으로 한 1세대 200의 북미시장용 모델에도 이 엔진이 사용되었다.
펜타스타 엔진은 크라이슬러와 마찬가지로, 닷지 브랜드 내에서도 주력 엔진으로 기용되었다. 한 때 국내에서 피아트 프리몬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던 닷지 저니를 시작으로 듀랑고, 등의 SUV 모델에 차저, 챌린저 등의 모델에 사용되고 있으며, 차처, 챌린저, 듀랑고 등의 대형급 모델에는 기본 사양의 엔진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닷지 챌린저와 차저 등에 쓰이는 3.6 펜타스타 엔진은 최상의 성능을 내는 사양으로, 309마력의 최고출력과 365Nm(37.2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은 지프 브랜드에서도 거의 주력급에 해당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컴패스나 레니게이드 등의 소형 모델을 제외한 거의 전 모델에 사용되고 있다. 플래그십 SUV인 그랜드 체로키에는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며, 2018년까지 판매되고 있었던 3세대 랭글러(JK) 또한 이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이 엔진이 탑재된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는 모두 대한민국 시장에서도 판매가 되었으며, 그랜드 체로키는 현재도 주력 엔진이다. 한편, 중형 SUV인 체로키에 사용되는 사양은 3.2리터 사양으로, 275마력의 최고출력과 33.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크라이슬러의 승용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은 상용 부문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상용 부문의 모델로는 픽업/상용차를 전담하는 램(RAM) 브랜드의 풀사이즈 픽업, 'RAM1500'과 LCV(light Commercial Vehicle) 모델, '프로마스터(RAM Promaster)'가 있다. 램 프로마스터는 피아트 듀카토(Fiat Ducato)의 미국 시장용 모델이다.
펜타스타 엔진은 2016년을 전후하여 대대적인 개선을 거쳤다. 2016년 이후의 펜타스타 엔진은 가변 밸브리프트 기구와 함께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도 추가되었고, 신설계 인테이크 매니폴드와 신형 인젝터 및 점화코일이 적용되었다.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 또한 한층 개선되었으며, 마찰계수 저감 및 경량화 설계까지 적용되면서 효율 또한 향상되었다. 단, 이 이후의 펜타스타 엔진들은 더 이상 E85를 겸용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개선된 사양의 펜타스타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으로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4세대 랭글러(JL) 및 글래디에이터, 닷지 듀랑고,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와 보이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