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미국의 싱크탱크들이 한국의 핵무장 타당성을 주장했다. 바이든이 한국에 와서 반도체, 전기 자동차, 배터리 등 미국 투자를 권유해 놓고 돌아가서 뒤통수를 쳤기 때문이다. 이 문제로 국내외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미국은 심지어 바이던의 탄핵까지 언급했다. 그래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바이든의 잘못을 한국 핵무장으로 슬쩍 잠재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이 너무 눈치가 없었다. 한국 대통령이란 자가 직접 핵무장 운운하자, 이제 미국은 이때다 싶은지, 한국 핵무장을 반대한다. 너무 솔직해서 사태가 반전된 것이다. 이제 자체 핵무장이란 기회는 물 건너갔지 않나 싶다.
어떤 논자는 핵무장이 필요 없다는 설도 내세운다. 지구에서 가장 핵을 많이 소유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는 쓰면 인류가 공멸하기 때문에 사실 쓸 수가 없다. 그러나 한국이 이번에 핵무장을 허락받았다면. 앞으로 한국은 더 이상 미국, 중국, 러시아, 심지어 못살아 건건이 트집을 잡는 동생의 나라 북한까지 포함해서 핵보유국 눈치를 안 보아도 되었을 것이다. 국제 외교란 너무 솔직하면 안된다. 손해본다. 윤석열 보좌하는 비서실에 인물이 없지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30일 한국 핵무장론을 주제로 온라인 포럼에서 1994년 당시 북한과 협상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직접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대북 특사는 “한국의 핵 보유 주장은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북한에서 오는 주요 위협은 재래식 무기의 위협이지, 핵위협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은 미국의 방위 공약에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다. 그게 근본적으로 우리(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했던 핵과학자 지크프리트 헤커 박사는 “ 핵무장력을 갖추려면 핵폭탄 1~2개로는 의미가 없다. 무기급 핵물질을 만들려면 재처리 시설부터 건설해야 하고, 미국과 원자력협정도 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은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다면 한미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커 박사는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원자로 건조국인데, 왜 그것을 희생하려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는 자체 핵무기 보유를 시도하면 한국 원자력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