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의 원산지인 인디언 전설에 의하면 추한 얼굴로 태어난 소녀가
단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는데, 그 소녀의 소망이,
"다음 생애에는 모든 남자와 키스하고 싶어요"
그 소녀의 무덤에서 피어난 풀이 담배였다는 것이다.
슬픈 전설인데 그 소원이 성취된 걸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조선시대 정조대왕
정조대왕은 담배를 정말 사랑하여 신하들의 빗발치는 금연 상소도 물리치고 끝까지 담배를 피웠으며
심지어 조선의 대학자들을 모여놓고 시험 주제로 담배를 내기도 하였다.
정조의 담배예찬론
"여러 가지 식물 중에 사용함에 이롭고 사람에게 유익한 것으로는 남령초만 한 것이 없다.
이 풀은 『본초(本草)』에도 실려 있지 않고 『이아(爾雅)』에도 보이지 않지만,
후세에 나와서 약상자 속의 필수품이 되었다.
일찍이 맛보니, 그 맛은 제호탕보다 낫고 향기는 난초향보다 나으며,
술에 비교하면 취해서 실언하는 잘못은 없으면서 선왕들이 말씀하신 합환의 즐거움이 있으며,
차에 비하면 입에 맞지 않아 억지로 마시는 괴로움은 없으면서 도가에서 말하는 상쾌함이 있다.
민생에 이용되는 것으로 이만큼 덕이 있고 이만큼 공이 큰 것이 어디 있겠느냐?"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위인들 공통점 = 애연가
"연초는 맵고 열이 있어 장담, 한독, 풍습을 몰아내며 살충 효과가 있다. 연초는 양성으로 쉽게 이행하고 퍼지므로 냉한 음식에 체한 데 쓰면 신효하다."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에 나오는 구절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이주일 이력서]
이주일(67)
"내가 암에 걸렸다고요?"
분당 집 거실에는 내가 요즘 들어 가장 자주 보는 큰 사진이 걸려 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내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성황봉송주자로 서울 거리를 뛰는 사진이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다시 일어나 뛰어야 한다고 다짐을 한다.
지난해 7월이었다.
기침도 나고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아서 어느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 그렇지.
이 이주일이가 누군데….
몸 하나는 무쇠로 만들어졌다니까’.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바로 제주도로 내려갔다.
골프도 치고 술도 마시고 즐겁게 보냈다.
대학병원에서 보증해준 몸이니 안심하고 평소보다 배 이상 술을 마셨다.
제주 서귀포시에는 내가 1990년대 초 구입한 두 칸짜리 농가주택이 있다.
그리고 서귀포 아래쪽에는 '지기도'라는 섬이 있는데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마다 두 곳을 왔다 갔다 하며 며칠씩 머물곤 했다.
종합검진 후 제주도에 내려갔을 때에도 라면 2박스, 소주 1박스를 배에 싣고 '지기도'에 가 며칠 동안 신나게 놀았다.
바다낚시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3개월쯤 지나자 자꾸 몸이 아파왔다.
피곤하고 졸리기도 했다. 살아오면서 이런 일이 없었다.
다시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올라오니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친구 박종환(朴鍾煥)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몸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어쩌면 좋냐?”
그러자 박 감독은,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 가봐”
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의 종합검진 결과는 뜻밖이었다.
의사는 나를 보더니 불쑥,
“주변 정리를 하세요”
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뭘 정리하라는 말인가.
의사는,
“말기 폐암입니다.
폐암 중에서도 남자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암입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화가 났다.
“의사라면 고쳐보겠다고 해야 정상이 아니냐?”
고 따졌다.
의사는,
“너무 늦었다”
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학병원은 엉터리였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처음 검진을 받은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발견만 했어도 감기치료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환자 심정은 헤아리지도 않고 처음부터,
“주변 정리를 하세요”
라고 말한 그 의사의 의도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소한,
“말씀 드리기 힘듭니다만”
정도로 말을 꺼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의사는 국립암센터에서 통원치료를 받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하도 답답해 박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축구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잘못하면 월드컵도 못 볼 것 같구나.
천추의 한으로 남으면 어떻게 하냐?”
이 통화 후 박 감독이 내가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한 모양이었다.
이때부터 사방에서 전화가 오고 난리가 났다.
신문에 보도된 것은 한 달 후인 11월 말의 일이다.
암 선고를 받은 내 심정이 어땠는지는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암이란 놈이 참 고약한 병인 것만은 분명하다.
몸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찾아 질병을 일으키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이다.
항암치료를 잘 받으면 사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암보다는 암이 유발하는 염증과 고통이 무섭다.
어쨌든 벌써 암투병 8개월째를 맞고 있다.
3개월 사형선고를 받고서도 월드컵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것은 이진수(李振洙)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과 의사, 간호사 덕분이다.
아니,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주위 분들의 성원과 격려 덕택이다.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한 것이 국민 성원과 응원 덕분이듯 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결국 이주일씨는 폐암으로 타계하고 만다.
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이미 고인이 되신지 오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AI로 복원하여 흡연의 유해성을 광고하는
사진이다.
살아계셨을 당시에 60%로의 흡연율을 50%로대로 일시적으로나마 떨어트리게 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만큼 국민 배우에 대한 충격의 여파이기도 하다.
이주일씨는 담배는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독약'으로 정의하고 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