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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대작(屠門大嚼)
푸줏간 앞을 지나가면서 입맛을 다신다는 뜻으로, 이는 실제로 먹지는 못하고 먹고 싶어서 먹는 흉내만을 내는 것으로 자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屠 : 잡을 도(尸/8)
門 : 문 문(門/0)
大 : 큰 대(大/0)
嚼 : 씹을 작(口/17)
출전 : 조식(曹植)의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 환담(桓譚)의 신론(新論)
푸줏간 문 앞을 지나가면서 크게 씹는 흉내를 낸다는 뜻으로, 갖지 못한 것을 가진 것처럼 상상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줄여서 도문작(屠門嚼)이라고도 한다. 부러워만 하고 실제로 얻지는 못하면서 이미 가진 것처럼 상상하고 만족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허균(許筠) 지음으로, 전국의 명물과 토산품을 설명하고, 상류층의 식생활에 관한 일을 서술한 책이다.
후한(後漢) 환담(桓譚)의 신론(新論) 거폐(祛蔽)에 "사람들이 수도 장안의 음악을 들으면 문을 나서면서 서쪽을 향해 웃음 짓고, 고기 맛이 좋은 것을 알면 푸줏간을 대하고서 입맛을 크게 다신다(人聞長安樂, 則出門西向而笑, 知肉味美, 則對屠門而大嚼)"는 기록이 있다.
중국 삼국시대 위(魏) 조식(曹植)의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에서도, "푸줏간을 지나며 크게 씹는 흉내를 내는 것은 비록 고기를 얻지 못했어도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이다(過屠門而大嚼, 雖不得肉, 貴且快意)"고 하였다.
이상의 고사에서 처럼 도문대작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라도 대신 만족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 도문대작(屠門大嚼)
허균(許筠)은 미식가였다. 어려서부터 사방의 별미를 많이 먹었고 커서도 갖가지 산해진미를 찾아다니며 맛봤다.
그는 1610년 과거 시험 채점 부정에 연루되어 전라도 함열 땅에 유배 갔다. 유배지의 밥상에는 상한 생선 아니면 감자나 들미나리가 올라왔다. 그마저도 귀해 주린 배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그런 밤이면 그는 책상에 오도카니 앉아서 지난날 물리도록 먹었던 귀한 음식에 관한 기억을 하나씩 떠올렸다. 떡과 과실, 고기와 수산물, 그리고 채소에 이르기까지 종류별로 적어 나갔다.
그것이 맛있었지. 이건 더 기가 막혔어. 이렇게 하나하나 적어가는 동안 무려 125항목이 채워졌다. 입맛에 대한 기억을 호명하는 사이 그는 시장기를 잊었고 책이 완성되자 유배에서 풀려났다. 이 책 제목이 도문대작(屠門大嚼)이다.
위나라 조식(曹植)이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에서 '푸줏간 앞을 지나며 크게 씹는 시늉을 함은 고기를 비록 못 얻어도 귀하고 또 마음에 통쾌해서다(過屠門而大嚼, 雖不得肉, 貴且快意)'라고 한 데서 따왔다. 흉내만으로 자족하는 것을 비유할 때 많이 쓰는 표현이다.
책 속의 항목은 각 지방 특산물로 가득해서 해당 지역에서 들으면 반색할 내용이 많다. 강릉 방풍죽(防風粥)은 한 번 먹으면 사흘 동안 향기가 가시지 않는다.
전주에서만 만드는 백산자(白散子), 안동의 다식과, 밀양과 상주의 밤 다식, 여주 사람이 잘 만든다는 차수(叉手) 떡 같은 목록이 눈길을 끈다.
과일로는 정선군의 금색 배와, 곡산과 이천 특산의 대숙배(大熟梨), 온양 조홍시(早紅枾)와 남양 각시(角枾), 지리산 먹감을 특기했다.
수박은 동과처럼 길쭉한 충주 것을 상품으로 쳤고, 모과는 예천산을 꼽았다. 대추하면 보은 대추요, 자두는 삼척과 울진 것을 높였다.
호남의 죽순 절임과, 나주 무, 제주 표고와 삼척 올미역, 순천 작설차와 경주 약밥도 허균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입맛의 기억은 강렬하다. 특정 장소의 추억을 동반한다. 배고픈 유배지의 거처에서 하나하나 호명해 복원한 별미 목록을 보며 역경 앞에서 지녀야 할 삶의 어떤 태도를 떠올려 본다.
⏹ 도문대작(屠門大嚼)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도살장 문을 바라보며 입을 크게 벌려 씹으면서 고기 먹고 싶은 생각을 달랜다는 뜻으로, 흉내 내고 상상만 해도 유쾌하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중국 후한(後漢)의 환담(桓譚)이 신론(新論)에서 ‘고기 맛을 아는 사람들은 도살장 문을 바라보고 크게 씹어본다’라고 한 데서 비롯된 이 재미있는 말을 음식에 관련된 산문책의 제목으로 쓴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홍길동의 작가 허균(許筠)이다.
도문대작은 1611년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실린 것으로, 조리서라기 보다는 조선 팔도의 명산 식품을 열거한 식품서이다.
성소(惺所)는 허균의 호(號) 중 하나로, '성소부부고'라는 이름으로 유배 기간 중에 저술한 시와 산문을 직접 엮은 문집이 26권 12책으로 남아 있는데 마지막 책에 '도문대작' 편이 실려 있다.
도문대작의 서문에는 허균이 이런 제목으로 책을 쓰는 심정을 풀어놓았다. 몇몇 문장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각 지방 토산품의 산해진미를 다 맛보았고, 피난 갔을 때 강릉 외가에서 기이한 음식도 맛보았으며,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살이 할 때는 각 도의 소산품을 다 먹었던 것, 귀양살이 때는 바닷가에서 거친 음식을 먹었던 것 등이 생각난다.
내가 죄를 짓고 바닷가로 유배되어 살게 되니 지난날 먹었던 음식이 생각난다. 그래서 종류별로 나열하여 기록해 놓고 가끔 읽어보면서 맛본 것과 같이 여기기로 했다.
당대의 문장가가 유배지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식도락의 추억에 빠져서 긴 글을 남긴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음식을 주제로 쓴 가장 오래된 산문으로 여겨진다.
요즘에야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얻은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전국의 이름난 음식을 찾아다니며 그 감상을 남긴 글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사실 식도락이 대중화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 성소부부고 권26 도문대작 중 서문
◻ 지역별 명물 음식 및 식품 명산지를 소개한 본문 첫 번째 장
조선 팔도의 맛을 직접 경험에서 건져 올려 책으로 엮은 허균의 풍요로운 삶과 섬세한 감각은 400년이 지난 지금 보기에도 부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유배된 처지였던 그는 서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먹는 것에 사치하고 절약할 줄 모르는 세속의 현달한 자들에게 부귀영화는 도문대작이라는 말처럼 무상할 뿐이라고 이른다.
◻ 직접 맛본 전국의 명물 음식들
허균은 자신이 직접 지역을 방문하여 맛본 음식을 회상하며 각지의 이름난 산물과 음식을 분류, 나열하고 명산지와 특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병이지류(餠餌之類, 떡류) 19종, 과실지류(果實之類) 33종, 비주지류(飛走之類) 6종, 해수족지류(海水族之類) 52종, 소채지류(蔬菜之類) 38종, 기타 차, 술, 꿀, 기름, 약밥 등과 서울에서 계절에 따라 만들어 먹는 음식 43종을 기록하였다.
외가가 있는 강릉에서 2월에 이슬을 맞고 처음 돋아난 방풍 싹으로 끓인 방풍죽은 사흘이 지나도 단맛과 향이 가득하다고 칭찬했으며, 금강산 표훈사에서 단옷날 맛보았던 석이병은 다른 떡과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하다고 했다.
박산(산자)은 전주, 다식은 안동, 밤다식은 밀양과 상주, 차수(유밀과의 일종)는 여주, 이(飴, 엿)는 개성, 큰 만두는 의주, 두부는 장의문, 들쭉정과는 갑산과 북청의 것이 제일이라 했다.
배, 감, 귤 등 과일의 품종과 각 명산지, 맛이나 향의 특징도 자세히 소개하였는데 이제는 볼 수 없는 과일 종류가 많이 등장한다.
배는 천사리(天賜梨; 하늘에서 내려준 배), 금색리(金色梨; 금색을 띤 배), 현리(玄梨; 검은 배), 홍리(紅梨; 붉은 배), 대숙리(大熟梨; 잘 익은 배) 등이 있고,
귤류는 제주에서 나는 금귤(金橘), 감귤(甘橘), 청귤(靑橘), 유감(柚柑), 감자(柑子), 유자(柚子) 등이,
감 종류로 조홍시(早紅柹; 일찍 딴 감), 각시(角柹), 수분이 적어 곶감으로 이용한다는 오시(烏柹; 먹감)가 있다고 했다.
들짐승과 날짐승을 이르는 비주지류로는 강원도 회양의 곰 발바닥과 사슴 혀, 양양의 표범 태, 전라도 부안의 사슴 꼬리, 평안도 양덕과 맹산의 꿩, 평안도 의주의 거위 등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식품들이다.
수산물도 지역 명물로 소개했다. 한성과 경기도는 숭어, 웅어, 뱅어, 복어, 곤쟁이, 쏘가리, 맛조개가, 강원도는 붕어, 열목어, 은어, 송어, 고래 고기가, 충청도는 뱅어, 조기가 유명하다고 했다.
경상도는 청어, 전복, 은어가, 전라도는 오징어, 큰 전복, 곤쟁이새우가 맛이 좋다고 소개했다.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 등 북부 지역은 청어, 청각, 소라, 게, 굴, 송어, 청어, 언숭어, 새우알젓 등이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채소류는 한성과 경기도의 토란, 여뀌, 파, 부추, 달래, 고수 등이 질이 좋다고 하였고, 전라도의 순채, 생강, 무가 좋고, 경상도는 토란, 강원도는 표고, 평안도는 황화채(원추리꽃)가 유명하다고 했다.
고사리, 아욱, 콩잎, 부추, 미나리, 배추, 가지, 오이, 박 등의 채소류는 전국에서 나는 것이 다 좋다고 했으니 당시에 흔히 먹던 일반적인 채소로 볼 수 있겠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식품의 종류와 품종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지역별 특산물의 특징을 언급한 덕에 조선 중기의 식품과 음식의 실상에 관한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도문대작에 기록된 식재료와 음식 내용
1. 병이지류(餠餌之類)
식품 : 들쭉(豆乙粥)
음식 : 방풍죽(防風粥), 석이병(石耳餠), 백산자(白散子), 다식(茶食), 밤다식(栗茶食), 차수(叉手), 엿(飴), 대만두(大饅頭), 두부(豆腐), 웅지정과(熊脂正果)
2. 과실지류(果實之類)
식품 : 배(天賜梨, 金色梨, 玄梨, 紅梨, 大熟梨), 귤(金橘, 甘橘, 靑橘, 柚柑, 柑子, 柚子), 석류(甘類), 감(早紅枾, 角枾, 烏枾), 밤(栗), 죽실(竹實), 대추(大棗), 앵두(櫻桃), 살구(唐杏), 자두(紫桃), 오얏(綠李), 복숭아(黃桃, 盤桃, 僧桃), 포도(葡萄), 수박(西苽), 참외(甛苽), 모과(木苽), 산딸기(達覆盆)
3. 비주지류(飛走之類)
식품 : 웅장(熊掌), 표태(豹胎), 녹설(鹿舌), 녹미(鹿尾), 꿩(膏雉), 거위(鵝), 돼지(猪), 노루(麞), 꿩(雉), 닭(鷄)
4. 해수족지류(海水族之類)
1) 해수어
식품 : 숭어(水魚), 웅어(葦魚), 황석어(黃石魚), 청어(靑魚), 복어(河豚), 방어(魴魚), 연어(鰱魚), 송어(松魚), 가자미(鰈魚), 광어(廣魚), 대구(大口魚), 정어리(丁魚), 도루묵(銀魚), 고등어(古刀魚), 민어(民魚), 조기(石首魚), 밴댕이(小魚), 준치(眞魚), 병어(甁魚)
2) 담수어
식품 : 붕어(鮒魚), 뱅어(白魚), 은어(銀口魚), 열목어(餘項魚), 쏘가리(錦鱗魚), 눌치(訥魚), 궐어(鐝魚), 황어(黃魚)
3) 패류
식품 : 맛조개(竹蛤), 소라(小螺), 대전복(大鰒魚), 화복(花鰒), 홍합(紅蛤), 작은 조개(齊穀), 꼬막(江瑤珠), 자합(紫蛤), 석화(石花), 윤화(輪花)
4) 갑각류
식품 : 게(蟹), 언게(凍蟹), 왕새우(大蝦), 곤쟁이(紫蝦), 도하(桃蝦)
5) 연체동물
식품 : 오징어(烏賊魚), 낙지(絡締), 해양(海양), 문어(八帶魚), 해삼(海蔘)
5. 소채지류(蔬菜之類)
음식 : 죽순절임(竹筍醢), 초시(椒豉), 삼포(蔘脯), 산갓김치(山芥菹)
1) 채소류
식품 : 황화채(黃花菜), 순채(蓴), 석순(石蓴), 무(蘿蔔), 거여목(苜蓿), 여뀌(蓼), 동아(冬苽), 토란(芋), 생강(薑), 겨자(芥), 파(蔥), 마늘(蒜), 고사리(蕨), 아욱(葵), 콩잎(藿), 부추(韮), 달래(小蒜), 고수(荽), 미나리(芹), 배추(菘), 가지(茄子), 오이(苽), 박(瓠蘆)
2) 버섯류
식품 : 송이(松栮), 표고(標高), 참버섯(眞菌)
3) 해조류
식품 : 홍채(紅菜), 황각(黃角), 청각(靑角), 참가사리(細毛), 우뭇가사리(牛毛), 곤포(昆布), 올미역(早藿), 감태(甘苔), 김(海衣)
6. 기타
식품 : 꿀(蜂蜜), 기름(油)
음식 : 차(茶), 술(酒), 약반(藥飯), 소면(絲麵)
7. 서울의 시절음식(時食)
1) 봄
음식 : 쑥떡(艾糕), 느티떡(槐葉餠), 두견전(杜鵑煎), 이화전(梨花煎)
2) 여름
음식 : 장미전(薔薇煎), 수단(水團), 상화(雙花), 소만두(小饅頭)
3) 가을
음식 : 두텁떡(瓊糕), 국화병(菊花餠), 시율나병(枾栗糯餠)
4) 겨울
음식 : 떡국(湯餠)
5) 사계절
음식 : 증편(蒸餠), 달떡(月餠), 삼병(蔘餠), 송기떡(松膏油), 밀병(蜜餠), 개피떡(舌餠), 자병(煮餠)
8. 밀병(유밀과)
음식 : 약과(藥果), 대계(大桂), 중박계(中朴桂), 백산자(白散子), 홍산자(紅散子), 빙과(氷果), 과과(苽果), 봉접과(蜂蝶果), 만두과(饅頭菓)
▶️ 屠(죽일 도, 흉노 왕의 칭호 저)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주검시엄(尸; 주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 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屠(도, 저)는 ①죽이다 ②(짐승을)잡다 ③무찌르다 ④짐승을 찢다, 찢어 죽이다 ⑤앓다 ⑥백정(白丁: 가축을 잡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 ⑦도수장(屠獸場: 도살장) ⑧지명, 그리고 ⓐ흉노 왕의 칭호(稱號)(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사람 죽일 시(弑), 죽일 륙(戮), 다 죽일 섬(殲), 죽일 살(殺), 죽일 살(煞)이다. 용례로는 마구 죽임으로 육축을 잡아 죽임을 도살(屠殺), 닭을 잡아서 죽임을 도계(屠鷄), 무참하게 마구 죽임을 도륙(屠戮), 가축을 도살하는 일을 도축(屠畜), 소나 돼지 등을 잡는 사람을 도자(屠者), 사람을 죽이고 재물을 약탈함을 도략(屠掠), 도륙하여 없애 버림을 도발(屠拔), 백성을 도륙하여 해침을 도해(屠害), 성이 함락되면 그 안의 사람들이 살육된다는 뜻으로 성이 함락됨의 비유한 말을 도성(屠城), 법령을 어기고 함부로 가축을 도살하는 일을 범도(犯屠), 관청의 허가 없이 소나 돼지 따위를 부정하게 잡는 일을 사도(私屠), 푸줏간에서 소 잡지 말란다는 뜻으로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일을 경계한다는 뜻의 속담을 도문계살(屠門戒殺), 도살장에서 염불하기라는 뜻으로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을 이르는 속담을 도문송불(屠門誦佛), 온 집안의 가족을 모두 도륙함을 이르는 말을 도문멸족(屠門滅族), 용을 죽이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용이 이 세상에 없는 동물이므로 세상에 쓸모 없는 기술을 이르는 말을 도룡지기(屠龍之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이란 뜻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 또는 무상한 인생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소지양(屠所之羊) 등에 쓰인다.
▶️ 門(문 문)은 ❶상형문자로 门(문)은 간자(簡字), 閅(문)은 동자(同字)이다. 두 개의 문짝이 있는 문의 모양으로 문짝을 맞추어 닫는 출입구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門자는 ‘문’이나 ‘집안’, ‘전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門자를 보면 양쪽으로 여닫는 큰 대문이 그려져 있었다. 戶(지게 호)자가 방으로 들어가는 외닫이 문을 그린 것이라면 門자는 집으로 들어가기 위한 큰 대문을 그린 것이다. 門자는 대문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문’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집안’이나 ‘문벌’과 같이 혈연적으로 나뉜 집안을 일컫기도 한다. 다만 門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문과 관련된 행위나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門(문)은 (1)담이나 판장 따위로 둘린 안팎을 연결하기 위하여 드나들거나 통할 수 있도록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구조물. 판자문, 골판문, 띠살문, 완자문, 정자살문, 빗살문 따위가 있음 (2)생물의 분류학(分類學) 상 단위의 한 가지. 강(綱)의 위 계(界)의 아래임. 동식물을 합하여 10여 개의 문으로 나뉨 (3)칠사(七祀)의 하나로 출입(出入)을 맡아 본다는 신 (4)성씨(姓氏)를 함께 하며 혈연적으로 나뉜 그 집안을 가리키는 말 (5)성(姓)의 하나 (6)포나 기관총 따위를 세는 단위 등의 뜻으로 ①문(門) ②집안 ③문벌(門閥) ④동문(同門) ⑤전문 ⑥방법(方法) ⑦방도(方道) ⑧가지 ⑨과목(科目) ⑩부문(部門) ⑪종류(種類) ⑫분류(分類) ⑬비결(祕訣) ⑭요령(要領: 가장 긴요하고 으뜸이 되는 골자나 줄거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문도(門徒), 집으로 드나드는 문을 문호(門戶), 성과 본이 같은 가까운 집안을 문중(門中),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집안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를 문벌(門閥), 문의 안이나 성과 본이 같은 가까운 집안을 문내(門內), 문 앞이나 대문 앞을 문전(門前), 문하에서 배우는 제자를 문인(門人), 문객이 드나드는 권세가 있는 집이나 가르침을 받는 스승의 아래를 문하(門下), 문을 여닫을 때 나는 소리를 문성(門聲), 대문 또는 중문이 있는 곳을 문간(門間), 세력이 있는 대가의 식객 또는 덕을 보려고 날마다 정성껏 문안을 드리며 드나드는 손님을 문객(門客), 문지기를 문사(門士), 한 집안의 가족들의 일반적 품성을 문품(門品), 문벌이 좋은 집안이나 이름 있는 학교 또는 훌륭한 학교를 명문(名門), 갈라 놓은 분류를 부문(部門), 한 가지의 학문이나 사업에만 전적으로 전심함을 전문(專門), 공기나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벽에 만들어 놓은 작은 문을 창문(窓門), 집안과 문중 대대로 내려오는 그 집안의 신분을 가문(家門), 큰 문이나 집의 정문을 대문(大門), 정면의 문이나 본문을 정문(正門), 성의 출입구에 있는 문을 성문(城門), 어떤 일에 바로 관계가 없는 사람을 문외한(門外漢),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문전성시(門前成市),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빌어 먹음을 문전걸식(門前乞食), 집에 사람이 많이 찾아 온다는 말을 문정여시(門庭如市), 문 밖에 새 그물을 쳐놓을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짐을 뜻하는 말을 문전작라(門前雀羅),집 앞 가까이에 있는 좋은 논이라는 뜻으로 곧 많은 재산을 일컫는 말을 문전옥답(門前沃畓)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대기만성(大器晩成), 거의 같고 조금 다르다는 대동소이(大同小異),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대실소망(大失所望), 큰 글자로 뚜렷이 드러나게 쓰다라는 대자특서(大字特書), 매우 밝은 세상이라는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 등에 쓰인다.
▶️ 嚼(씹을 작)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爵(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嚼(작)은 ①씹다 ②맛보다 ③술을 강권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씹을 저(咀), 씹을 담(啖)이다. 용례로는 부럼을 깨묾을 작절(嚼癤), 음식물을 씹음을 저작(咀嚼), 음식물을 충분히 잘 씹음을 난작(爛嚼), 아래 위턱이 단단하여 식물을 씹어 먹기에 알맞은 메뚜기나 잠자리 등의 입 따위를 저작구(咀嚼口), 안면근의 하나로 음식을 씹는 작용을 맡은 근육을 저작근(詛嚼筋), 푸줏간 문 앞을 지나가면서 크게 씹는 흉내를 낸다는 뜻으로 갖지 못한 것을 가진 것처럼 상상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을 도문대작(屠門大嚼)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