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란 동물들은 집떠나면 생리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객고를 푸는 것이다. 고금과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전앞이나 전쟁터 부근에는 몸을 파는 여인들이 있는 사창가가 형성된다. 집떠난 남자동물들이 모이는 곳이기때문이다.
오래전에 회사일이 있어 선배들과 2박3일 여정으로 로마에 간적이 있다.1982년 11월 중순쯤이었다. 로마는 처음이어서 모두들 다소 설레고 들뜬 기분이었다.
관광 가는 것은 아니지만 틈틈이 콜로세움등 유명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파리에서 타고간 비행기는 알리딸리아 항공사 소속이었다. 스튜어드는 미남이고 스튜어디스는 영화배우같았다. 비행기가 오후 4시쯤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공항에
착륙했다.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는데 공항분위기가 살벌했다. 와인색 베레모를 쓴 군인들이 기관단총을 어깨에 거꾸로 맨채 요소요소에 경비를 서고 있엇다.
붉은여단의 테러때문이라고 했다. 입국장에 마중나온 현지 가이드분은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몇년전에는 전직총리를 납치,살해할 정도로 붉은
여단의 테러활동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했다.군경의 강력한 소탕작전으로 구성원 상당수가 지하로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가이드분이 좀도둑이 많으니 돈이나 귀중품은 방에 놔두지 말고 프론트에 맡기라고 조언했다,특히 호텔밖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포분이 하는 한식당으로 가 몇일 만에 김치찌개와 소주로 저녁을 먹었다. 강행군으로 모두 피곤한 상태여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로마시내에서 오전 한곳, 오후에 한곳씩 각각 방문해 미팅을 하고 공식일정을 마쳤다.. 오가는길에 있는 콜로세움과 판테온신전, 트레비분수에서 잠시 증명사진을 찍었다.
바로크 양식의 최대 걸작품으로 평가받는 트레비분수는 커다란 대리석 조각들로 둘러싸인 조그만 연못을 포함하고 있다.연못을 등지고 동전을 던져 넣으면 다시 로마를 방문한다는
속설이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우리도 그 바쁜 와중에 돌아서서 동전을 하나 씩 던져넣었다.
유럽이란 곳은 어디를 가나 저녁 8시만 넘으면 인적이 끊긴다.요즘은 가본지 오래되서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랬다. 음식점은 물론 상점이나 심지어 카페도 문을 닫는다.
쓸쓸한 밤거리는 화려한 밤문화에 익숙한 우리 대한국민들에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더 먹고 밝힌다는 말이 있듯 장가간 선배들이 머리를 맞댔다. 호텔인근에 역을 찾아가면 뭐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시내 지도를 보니 15분거리에 테르미니역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서울역같은 곳이다. 이탈리아 전역으로 뻗어나간 기차노선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이다.오후 9시넘어 힌빔에[ 호텔을 빠져나왔다.역쪽으로 슬슬 걸어가는데 길건너 5층빌딩에 낫과 망치가 그려진 대형 깃발이 세로로 걸려있는게 보였다.이탈리아
공산당사였다. 그때만해도 공산당하면 으시시했던터라 종종걸음으로 빨리 그곳을 벗어났다.
조금 가다보니 누구를 기다리는 듯 소형승용차에 기대어 서있는 30대 중반 여성2명이 나타났다. 털외투를 걸치고 각선미를 뽐내는 것이 직감적으로 거리의 여인이라고 생각됐다. 가까이
가자 이탈리아 미녀 아줌마가 '하이'하면서 손을 흔들었다.우리도 마주 손을 흔들었다. 그 아줌마들이 물었다. "아 유 재패니즈?' 우리는 "얘스"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당시 일본은
경제대국으로 농촌에 사는 사람들까지 단체로 유럽관광을 할때였다. 노란 코작은 동양인들은 모두 돈많은 일본사람으로 여겼다.아줌마들이 윙크를 하며 자기 차를 가리켰다.
함께 타고 가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마피아의 본고장이 이탈리아라는 생각에 잠시 멈칫했다. 잘못따라갔다 다 털리고 팬츠바람에 쫓겨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공포가 엄습했다. 그러나 본능이 공포를 이겼다.
일행이 3명인데 아줌마는 2명이니 누구하나는 빠져야 했다. 낌새를 보니 선배2명 모두 가겠다는 태도여서 내가 먼저 나섰다. 만에 하나를 대비 아줌마 차 번호를 적어 놓을테니 안심하고
다녀오시라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선배 둘이 차타는 것을 배웅하고 나혼자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내 카페에서 커피한잔을 시켜 먹었다. 근데 너무 썼다. 그때는 촌놈이라
이탈리가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지 왜 이렇게 쓰고 진한지 몰랐다. 다음날은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탄 카푸치노를 시켜먹었다.
.
호텔방에 들어와 가볍게 씻고 자고있는데 같은 방을 쓰는 선배가 들어왔다. 선배는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가 샤워를 하며 연신 뭐라고 했다. 왠놈의 노린내가 그렇게 지독하냐는 것이었다.
몇차레 물소리가 난 걸로 보아 비누질하고 씻어내기를 반복하는것 같았다. 화장실을 나와서도 연신 코를 자신의 몸 이곳저곳에 갖다대며 냄새가 가시지않는다고 투덜댔다. 나도 잠이 다
달아났다. 선배는 이어 말했다. 역시 우리마누라가 최고야라고 했다. 이탈리아 미녀아줌마가 100m밖에서는 그렇게 멋져 보이더니 코앞에서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했다. 팔에는 노란 털이 수북
하게 나있고 입가에도 노란 수염이 나 있어 정나미가 뚝 떨어지더라고 했다. 노린내를 무릅쓰고 일을 시작했는데 태평양바다처럼 한없이 넓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송충이가 솔잎을 먹듯
역시 대한국민은 대한국민이 제격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나에게서 백마의 꿈이 사라진 순간이었다.
선배는 겨우 일을 마치고 바지춤을 끌어올리며 무심코 창밖을 내려다 봤다고 했다. 바로 그곳이 낮에 가본 트레비분수여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트레비 분수와 거리의 여인이 살고있는 아파트가 부조화를 이루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도 트레비 분수하면 동전 던진 생각보다 테르미니역전 앞 거리의 미시아줌마가 먼저 생각난다. 날라간 백마의 꿈과 함께...
삐에르 바슐레(Pierre Bachelet)는1944년 파리에서 출생한 프랑스 싱어송라이터다. 1974년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엠마뉴엘 부인 (Emmanuelle)'의 OST를 만들고 불러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실비아 크리스텔 주연의 이 영화는 개봉당시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켜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보다 사운드트랙이 먼저 들어왔다.1966년 가수로 데뷔한 그는 부드럽고 낭만적인 음색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대표곡으로는 Emmanuell외에 'Elle est d'ailleurs'(1980),'Écris-moi' (1982), 'Marionnettiste' (1985), 'En l'an 2001' (1985) ,'Vingt ans' (1987)등이 있다.2005년 폐암으로 떠났다.
첫댓글 어느나라나 거리의 걸들은 수준이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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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구역에 가시면 선택의 여유가 조금 있지요.ㅋㅋㅋ 유명한 암스테르담...ㅎㅎ
암스텔담 진열장은 유명하지요ㅎㅎ
댓글이 늦었습니다.혜량하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10.09 12:46
남자동물에서 웃어 봅니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듯 하여.
제가 아는 친구 중 모 공중파 방송국 다큐피디가 들여 준 에피소드가.
그도 방송촬영 차 유럽출장을 갔었는데,그 당시는 유럽 교포사회 힘 꽤나 쓰는분이 호텔로 여자를 보내 주더랍니다.
그런데 흑인이었다고.
이 친구는 미녀였지만 왠지 싫더랍니다.
그래서 돈만주고 가라고 했다고.
그 시절은 방송촬영 가면 어디든 그렇게 대접(?)을 받곤 했다는...ㅎ
본능이 이성을 앞도하면
동물이나 다름없지요..ㅎ
좋은 댓글 주셨는데 답장이 늦었네요..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 되세요.
내 상식으로는 돈만주고 보냈다는게 이해가 안돼요.해외에 나가서 대한남자의 기개를
보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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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랫다는 증거있나요?
(예;돈만 받고 갑니다라고 쓴 영수증)ㅋㅋ
.
.나는 한번도 그런적없어요.흠
@음유시인 이것도 인종차별 일텐데,
그 친구의 말로는 백인이나 동양인이었다면 좋아했을거라고.뭐 그럴수도 있다 생각되는데요.
음유시인님과 다 같을수는 없지요.아무리 남자동물이라해도 취향이라는게 있지않을까요?
@리진 네.그렇습니다.단지 내상식일 뿐입니다.ㅎㅎ
저번에는 런던이야기.오늘은 로마 이야기.
당시에 일반인은 꿈도 못꾸었을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셨군요.
이야기꺼리가 무궁무진 할듯 합니다.ㅎ
그렇지는 않구요...
이야기 소재가 없을 때
1~2개끄내 쓸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접대받은걸 자랑하면서 돈만주고 보냈다?
.
.다들 그렇게 말은 하는데...ㅎㅎ
대부분 남자동물의 경우 시인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각양각색이다보니
간혹 그렇지 않은 남자사람도 있지않을까요?
결국은 남자들이 집나가서 다 하는것들인데 아닌척 한다는 거짓말인거군요.
저도 걸러 듣는답니다.
@리진 그러려니 하는거지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