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특등이 피었습니다>는 샘터 동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동화책에는 세 편의 수상작이 실려 있다. ‘특틍이 피었습니다/강난희’ , ‘리광명을 만나다/제스 혜영’ , ‘연두색 마음/오서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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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____<특등이 피었습니다> 강난희____
그 중에서 첫 번째로 <특등이 피었습니다>의 동화 내용을 나름대로 재구성하여 보았다. 저자는 준이라는 소년을 통하여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3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점차로 사라져가는 풍경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 구성은 3대로 이루어진다. 우리 인간 사회의 구성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신체적 고통이 손자인 준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가족의 공동체에서 보통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구조가 더 부각되지만, 실제로는 그 영향은 가족 구성원 전체에 파급된다. 할아버지의 일은 아버지의 일이기도 하고 손자의 일이기도 하다. 가족의 공동체에서 할아버지는 손자의 양육에 관여될 수밖에 없다. 물질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더 친근한 대상이자 의지의 대상이 된다.
일반적으로 한 세대를 건너뛰면 오히려 어떤 친구 같은 평평함으로 친밀한 감정이 형성되며, 그 감정에 의해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부모처럼 직접적이지 않고 한 세대를 건너는 간접적 혈연관계는, 나이차라는 세대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서적 유대감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손자손녀들이 더 어리광을 부리게 된다. 그리고 손자손녀들은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알고 있고, 그것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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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감 따는 문제로 집안에 소란이 있었다. 새벽에 내린 서리를 보고 할아버지가 감을 따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거리를 해서 몇 개 안 남은 감을 식구대로 매달려 딸 필요가 뭐가 있냐며 할아버지는 혼자 따겠다고 고집했다.
엄마도 아빠도, 나도 모두 그런 할아버지를 말렸다. 기침도 심한데 이 추위에 감을 따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안 따면 마치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완강한 할아버지 모습에 모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
“감이 참 야물게 둥글고 크지? 컥, 해거리하면, 열리는 개수는 적어도 크기는 또 이렇게 크단다. 컥컥.”
“이 감은 더 큰 것 같아요. 특등이예요.”
할아버지 말처럼 야물게 둥근 감은 내 두 손에 꽉 차고도 남았다. 나는 감을 바구니에 넣으며 고백하듯 말했다.
“ 우리 할아버지, 완전 최고예요.”
감꽃이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싫었고 툭하고 튀어나온 모든 것은 다 싫었던 준이, 준이의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는 멈추었다. 그 후로 준이는 할아버지와 늘 함께 하였을 것이다. 감꽃처럼 함박눈이 내리던 날, 할아버지의 따릉따릉 자전거 소리는 멈추었을까. 준이가 할아버지 대신 울려보던 할아버지 자전거 소리가 함박눈 사이에서 퍼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준이가 툭툭 떨어지는 감꽃이 싫었던 이유는 ‘툭’이라는 감꽃이 땅에 떨어지며 내는 소리 때문이었다. ‘툭’이라는 소리는 약간은 움찔하게 만든다. ‘툭’은 예고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거나 불거져 나와서 사람을 놀라게 한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서도 갑자기 ‘툭’ 끊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은 그 순간 사람을 멈추게 한다. 정적으로 인해 사방이 고요해지며, 그 순간 그 세계는 주변과 분리된다.
준이에게 어떤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툭’은 준이의 마음에서 ‘툭’ 튀어나오지 않도록 억누르고 있었던 감정이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준이네 집을 ‘툭등네’라고 불렀다. 대문에 걸려 있는 문패에 새겨진 할아버지 이름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말은 할아버지, 아빠, 엄마, 그리고 준이까지 보이지 않는 줄로 아프게 꽁꽁 묶었다.’
할아버지의 등에 대한 준이의 마음은 할아버지가 자신을 업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준이는 지금보다 더 어렸던 그때를 회상하며 할아버지를 안아 드리고 싶었지만,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할아버지에게 업어 달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준이를 업을 수 없을 만큼 준이는 자랐고 할아버지는 노쇠해졌다. 할아버지는 그럼에도 준이를 업어주는 시늉을 하면서 등을 내어 주었다. 준이는 업히는 척 하면서 할아버지를 안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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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해요. 할아버지 등은.”
“우리 준이가 업힐 때 불편하지 않았니? 할아버지의 등이 공처럼 둥글게 툭 튀어나와서 말이다. 바람 빠진 공이었다면 편했으련만. 헛, 허허”
둥근 등을 통해 내 가슴에 전해지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몹시 슬펐다. 웃음마저 축축하고 아릿했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향하는 내 마음을 시처럼 말했던 것뿐이었다. (...) 요즘 나는 시 쓰기에 흠뻑 빠져 있다. 학교에서 ‘나만의 시집 만들기’를 하다 나도 모르게 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할아버지 제가 시 쓰기를 배우면서 알게 된 건데요. 시에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이랑 다른 느낌과 뜻이 숨어 있대요. 내가 할아버지 등을 둥글둥글하다고 한 말은요,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뜻이었어요, 할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이었어요.”
“그랬니? 참 고운 말이구나. 여태 할아버지는 ‘툭등’이라는 말만 들어 봤는데, 하하하.”
“할아버지는 ‘툭등’이 아니라 ‘특등’이예요. 제게는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사람의 등’에요.”
“미안하구나, 말은 안 해도 알고 있단다. 할아버지 때문에 준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란 걸. 할아버지는 괜찮으니까 이제 준이도 시처럼 둥글둥글한 가슴을 가졌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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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의 ‘툭’에 대한 강박이 사라지고 새하얀 함박눈이 감꽃처럼 떨어지던 날, 따릉따릉 자전거 종소리는 바람타고 할아버지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온 가족이 함께 어떤 공통의 굴레에서, 그 굴레가 주는 억압을 이겨내는 시간은 온통 서로에 대한 사랑의 시간이었나 보다. 준이에게 할아버지의 ‘툭등’은 둥그렇고 포근하였다. 준이가 싫어한 것은 할아버지의 튀어나온 등이 아니라 사람들의 말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의 억압에서 준이와 할아버지는 감나무가 해거리하는 그 해의 어느 날 감꽃이 툭툭 떨어지는 바로 그때 풀려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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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대문이 바람에 열렸다. 나는 홀린 듯 문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유난히 향기가 나는 나무 앞에서 발을 멈춰 섰다. 문패였다. 대문 기둥에 걸려 있는 나무 문패에서 향기가 나고 있었다. 나는 감꽃을 실로 꿰던 할아버지 마음처럼 온 마음을 담아 문패에 쌓인 눈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옅어지는 눈 사이로 할아버지의 이름이 보였다. ‘신, 건, 수.’ 그 이름이 선명해질수록 향기는 더욱 짙어졌다." <책 본문에서 인용/ 위의 글 전체 구성은 동화책 본문의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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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이름이 드디어 되살아났다. 할아버지는 인생의 의미를 손자에게 알려주었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되살려내고 기억한다. 특등으로 실한 감처럼 준이는 아주 실한 사랑을 마음 안에 품고 자랄 것이다. 준이의 마음 안에 ‘특등’이 감꽃처럼 피어났다. 함박눈처럼 아름다운 ‘특등기억’이 소복하게 쌓였다.
#샘터수상작_특등이피었습니다_강난희
#축하해요♡ 강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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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작품들은 아래 리뷰로 따로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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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샘터수상작_리광명을만나다_제스혜영
주인공 초록이는 유년에 아버지를 따라서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다. 초록이의 아버지는 몽골인이었고, 한국에서 의과 공부를 하였고, 어떤 계기로 북한에 몽골비자로 들어가서 십여년 째 무료 안과 진료와 백내장 수술을 하였다. 북한에서 리 선생님 아들이라고 하는 ‘리광명’이라는 소년을 알게 되었다. 초록이는 그때 그림을 그리는 일이 너무 힘들고 지겨워졌는데, 리광명을 통해서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과 친숙해지는 방법을 알게 된다.
“저기, 구름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네.”
“아니디, 구름은 바람 따라 움직이는 거디, 그림도 마찬가지고. 마음 따라 기케 붓이 움직이는 거디.”
<리광명을 만나다>는 유년 시절을 회상하여 동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북한을 처음 방문한 그때의 초록이는 그림에 지쳐 있었지만, 현재의 저자는 그때의 리광명의 이야기를 따라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인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황토를 개어서 붉은 물감을 만들던 ‘리광명’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순수한 소년에게 소녀가 순수함을 회복하는 동화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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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샘터수상작_연두색마음_오서하
AI 로봇이 주인공인 동화. 한번쯤은 누구나 이 이야기처럼 로봇이 친구도 되어주고 손자도 되어주고, 청소도 해주고, 말벗도 되어 주고..., 이런 꿈을 꾸었을 것이다. 인간의 특성상 인간은 대상을 인간화 시켜서 보는 경향이 있다. 반려견이 점점 사람과의 생태적 환경에 익숙해지듯이, 어쩌면 로봇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인공 ‘연두’의 이름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색상이 연두색이었기에 고객의 취향에 따라 회사에서 로봇에게 붙여 준 이름이다. 할머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이었으므로 로봇 이름을 그대로 연두로 하였다. 로봇은 할머니에게 와서 할머니의 손자가 되었다. 할머니의 일상을 돕는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 동시에 할머니의 사랑을 받는다. 연두는 인간과 관계를 맺으면서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입력해 놓는다. 그리고 점점 사랑과 질투와 버려짐이라는 감정도 배운다.
그것은 두려움일 것이다. 할머니가 자기가 소용없어져서 회사로 돌려보내면, 연두가 그간 기록한 기억은 삭제된다. 연두는 그것이 몹시 슬펐다. 이런! 벌써 슬픔을 배운 것일까. 어쨌든 연두는 점점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이 되어가는 중이다.
나는 만약 연두와 같은 로봇이 내게 있다면, 이 연두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반려 로봇, 반려 인공지능, 반려 휴머노이드, 아니면 반려 친구, 이름이 무엇이 되었든 현재의 반려 식물이나 반려견의 추세를 보더라도 반려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에게 필수품이 될 날이 올 것이다.
점차로 미래로 갈수록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나 대화가 가능한 로봇은 인간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동화를 통해서 어린이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더 우호적인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더 상상의 나래를 쉽게 펼 수 있고, 어쩌면 어린이들은 상상을 그들의 현실로 더 앞당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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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6